# 호텔 로비와 클럽하우스 벽면엔 1895년 시작한 이곳의 역사를 담은 사진이 즐비하다. 호텔 조식 뷔페에선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식당을 휘감는다. 커피잔을 쥔 한 사람은 피아니스트와 농을 주고받는다. 1박2일 간 마주친 사람들은 9할 이상이 말쑥하게 차려입은 백인 남성들이다. 라운딩을 마치면 직원이 골프채를 싹 씻어 고이 캐디백에 넣어준다.
# 주차장엔 픽업트럭이 많다. 2인용 카트 액셀을 밟으면 경운기 마냥 ‘웽~’하는 굉음을 내며 앞으로 내달린다. 평일 특정 시간대 요금은 30~40달러가량. 머리가 하얀 은퇴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을 치며 앞으로 나간다. 혼자 라운딩을 나온 어떤 이는 공 2~3개씩을 치면서 앞으로 천천히 나간다. 우리로 치자면, 거의 동네 복덕방 분위기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미국 골프를 상징하는 두 장면이다. 첫 번째는 지난해 11월 연수 중인 노스캐롤라이나의 파인허스트(Pinehurt)에 1박2일로 다녀왔을 때다. 두 번째는 집 주변 대중 골프장의 통상적인 모습이다. 한국에서 골프가 갖는 이미지는 복합적이다. IMF 외환위기 때 박세리가 맨발 투혼으로 US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는 감격스러워하다가도, ‘골프=접대’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의 골프도 다른 의미로 복합적이다. 남녀노소 장삼이사가 즐기는 대중 스포츠인 동시에, 매우 보수적인 측면도 있다. 연수 중에 미국 골프의 다양한 면모를 경험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테다. 경험에 기반한 몇 가지 팁을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골프채와 골프공
미국에선 골프가 대중스포츠니 골프채도 그만큼 쌀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최근의 고환율을 제외하더라도 한국이 더 싸다. 힘 좋은 미국인의 스펙에 맞는 채들이 대부분으로,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골프채를 구하는 건 더 어렵고 더 비싸다. 연수 올 때 짐이 너무 많다고? 캐디백 안에 옷가지 등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
골프공도 미국이 많이 비싸다. 그런데 여기 골프장은 주로 산악지형인 한국보다 넓다. 생각보다 잘 안 잃어버린다는 얘기다. 그리고 현지인들은 공을 잃어버려도 열심히 찾지 않는다. 이는 곧, 로스트볼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미국 골프장에선 골프공을 돌려가면서 쓴다”는 말이 있는 이유다.

골프장은 어딜 가나
크게 1년 단위 회원권을 끊는 경우와 그때 그때 내키는 곳으로 가는 두 가지로 나뉜다. 골프장 두 세 곳을 묶어서 연 단위로 파는 회원권을 구입할 경우 초기 비용은 꽤 들지만, 이후는 경제적 부담 없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같은 곳만 주로 다녀야해 단조로움을 느낄 수 있겠다.
그때 그때 골프장은 가는 대표적인 방법은 ‘골프나우’라는 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료 회원 1년 가입비가 99달러인데, 매월 할인 쿠폰이 나온다. 핫딜 내지 유료회원 전용 할인 그린피도 쏠쏠해 몇 개월이면 가입비는 회수한다. 골프 나우에 없는 곳도 있는데, 회원 가입한 뒤 예약하고 가면 된다. 가격대는 30달러 안팎부터 좋은 곳은 80달러대 정도까지 다양하다.
레슨은 어떻게
환경이 한국에 비해 워낙 좋으니 ‘미국 가서 골프를 처음 시작해보자’는 이들도 적잖을 테다. 맞는 말이다. 연수 기간 골프 실력을 쌓아 돌아간 이들도 많다. 그런데 아무 준비 없이 오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유튜브 등이 잘 돼 있다고는 하나, 기본기는 만들어놓은 뒤 경험을 늘리는 게 첩경이다. 지역 마다 상황은 다르겠으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티칭 프로를 구하는 것도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