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보기

뉴욕 레스토랑•브로드웨이 위크

by

뜨거운 여름이나 매서운 겨울에 뉴욕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미슐랭 레스토랑과 유명 스테이크하우스, 화려한 뮤지컬을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간을 고려해 보셔도 좋습니다.

출처: NYC Tourism+Conventions

1992년 민주당 전당대회가 美食 축제 출발점

뉴욕에서는 매년 두 차례(1~2월, 7~8월), 약 3~4주간 ‘뉴욕 레스토랑 위크’가 열립니다. 올해 겨울 시즌은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12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사실 뉴욕의 여름과 겨울은 극심한 더위와 추위로 인해 관광객의 발길이 다소 줄어드는 외식업계의 ‘비수기’입니다. 하지만 뉴욕시는 이 정체기를 역발상으로 이용해 도시 전체를 미식의 성수기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 미식 축제의 시작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국에서 몰려든 정치인과 기자, 로비스트들에게 뉴욕의 맛을 강렬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처음 기획됐습니다. 첫 행사에는 90여 개의 레스토랑이 참여했고, 점심 코스 가격은 개최 연도를 기념해 $19.92로 책정됐습니다. 높은 문턱 때문에 평소 엄두도 못 냈던 고급 식당들이 문을 활짝 열자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단 일주일로 계획됐던 이벤트는 30년 넘게 이어지는 뉴욕의 전통이 됐습니다.

유명 레스토랑에서 가성비 코스 요리를

현재 이 행사는 뉴욕 관광청(NYC Tourism+Conventions)이 주관하며, 매 시즌 약 500~600개의 레스토랑이 참여합니다. 올해 겨울에도 약 600곳에 달하는 식당이 이름을 올렸고, 이 중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도 10여 곳이 포함됐습니다. 참여 업체 리스트는 행사 기간 뉴욕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www.nyctourism.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성비입니다. 평소 단품 요리 하나 가격인 $30, $45, $60~70 (이하 세금·팁 별도)로 점심이나 저녁 2~3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메뉴 중에서 일부를 골라 레스토랑 위크 메뉴로 선보이는 곳도 있고, 별도로 레스토랑 위크 메뉴를 새롭게 만든 곳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맨해튼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인 ‘르 파빌리온(Le Pavillon)’은 평소 저녁 3코스가 $145이지만, 이 기간에는 $70에 제공됩니다. 유명한 ‘벤자민 스테이크하우스(Benjamin Steakhouse)’ 역시 보통 인당 평균 $150를 웃돌지만, 레스토랑 위크에는 스테이크가 포함된 3코스 저녁 메뉴를 $60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류와 음료는 정상가로 판매되며 일부 레스토랑은 주말에 이 메뉴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으니 예약 전 확인은 필수입니다.

레스토랑 입장에서도 이 행사는 의미가 있습니다. 뉴욕은 약 2만 5000개 식당이 있고 외식 산업 종사자만 30만 명이 넘는 거대 시장입니다. 많은 업주는 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을 일종의 ‘브랜드 광고비’로 간주합니다. 행사 기간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그들이 맛과 서비스에 만족해 훗날 정가를 내고 다시 찾아오는 단골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죠.

또 평소 손님이 적은 비수기나 평일 점심 시간대의 빈자리를 채우는 효과도 큽니다. 비록 음식 가격은 할인해도 와인, 칵테일 등 주류는 정상가로 판매되기 때문에 식당 입장에서도 수익 보전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 행사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몰리다 보니 파인 다이닝 특유의 여유롭고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표적입니다. 메뉴 구성을 단순화하다 보니 해당 식당만의 고유한 개성이 희석된다는 의견과 주방과 서빙 인력의 노동 강도가 높아져 자칫 불친절한 응대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 때문에 순전히 저의 개인적 팁이지만, 레스토랑 위크 전용으로 급조된 메뉴가 아닌 식당의 상시 메뉴 일부를 코스에 포함한 곳을 공략해 보시길 권합니다. 또 평소 가격대가 높아 다소 부담이 됐던 곳을 선택해야 할인 체감도가 큽니다. 그리고 번잡한 저녁 시간대보다는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차분한 점심 시간을 이용하면 훨씬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점심과 저녁 위크 메뉴가 다른 곳도 있습니다.

출처: NYC Tourism+Conventions

뮤지컬•호텔•전망대도 할인

레스토랑 위크 외에도 뉴욕에는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위크’가 열립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브로드웨이 위크(Broadway Week)’입니다. 레스토랑 위크와 마찬가지로 연 2회 개최되는데, 겨울(1~2월)과 가을(9월) 시즌에 맞춰 찾아옵니다.

이 기간의 핵심은 ‘티켓 1+1(2-for-1)’ 프로모션입니다. 티켓 한 장 가격으로 두 명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사실상 50% 할인 혜택을 누리는 셈입니다. 알라딘, 라이언 킹, 위키드, 시카고 같은 스테디셀러부터 최신 화제작까지 매번 20~30여 개의 작품이 참여합니다. 인기작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초반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으니 행사 시작 약 2주 전부터 뉴욕 관광청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 오픈 날짜를 체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만약 원하는 좌석을 찾기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평일 낮 공연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오직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위크’들도 있습니다. ‘머스트 씨 위크(Must-See Week)’는 주요 박물관, 미술관, 전망대, 버스 투어 등 입장권을 1+1 혜택으로 제공합니다. 숙박 부담을 덜어주는 ‘호텔 위크(Hotel Week)’도 있습니다. 더 플라자, 롯데 뉴욕 팰리스 등 럭셔리 호텔을 포함한 뉴욕 전역의 140~150여 개 호텔 숙박료를 표준 요금 대비 25% 할인된 가격에 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