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마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파는 상품은 대동소이하지만 미국에선 A마트에 있는 물건이 B마트에는 아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트마다 특색이 있고 종류도 다양한데요. 처음엔 이 마트 저 마트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서면 식재료가 떨어지다 보니 장보기가 갈수록 보통 일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미국 마트는 어떤 곳들이 있고 각각 뭐가 좋은지, 철저하게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으로 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마트에도 계급이 있다? 홀푸즈부터 달러 스토어까지
1. WHOLE FOODS / The Fresh Market
홀푸즈(WHOLE FOODS)는 주로 유기농 제품을 취급하는 고급 식료품 체인입니다. 홀푸즈가 있는 동네라면 어느 정도 소득 수준이 높은 대도시일 확률이 높습니다.
견과류를 직접 골라 배합해 그래놀라를 만들 수도 있고, 간단하게 요기하기 좋은 샐러드나 따뜻한 음식을 무게에 따라 팔아서 직장인들이 퇴근길 들러 저녁거리를 사는 곳입니다.
더 프레시 마켓(The Fresh Market)도 홀푸즈와 비슷하지만 홀푸즈보다는 규모가 작고 미국 전역이 아닌, 동남부에만 포진해 있습니다. 한국인이 설립한 수산물 유통업체가 프레시 마켓에 해산물을 독점 공급하는데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가면 회로 먹어도 될 만큼 신선한 연어를 살 수 있습니다.

2. Costco / Sam’s club
코스트코(Costco)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대량 유통업체죠. 미국에는 코스트코와 함께 샘스클럽(Sam’s club)도 있습니다. 취급하는 상품이 거의 비슷하지만 코스트코는 김치 김 라면 같은 한국 음식을 포함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안 푸드가 많고 샘스클럽은 보다 미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품에 초점을 맞춘 느낌입니다.
코스트코와 샘스클럽 모두 주유소가 있는데 회원만 주유할 수 있고 기름값이 비교적 싼 편입니다. 요즘같이 유가가 치솟을 때는 여행 가서도 주변 가까운 거리에 코스트코나 샘스클럽 주유소가 있나 찾아보게 됩니다.
코스트코는 일반 회원 가입비가 연간 65달러인 반면 샘스클럽은 25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3. Publix / Kroger
퍼블릭스(Publix)와 크로거(Kroger)는 식료품 위주의 마트입니다. 월마트나 코스트코에 비해 매장 규모가 작고 소량 포장으로 판매합니다.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가장 자주 가는 마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퍼블릭스는 미국 남부에만 있고 크로거는 미 전역에 있지만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랄프스(Ralphs)인데요. 지역 마트를 인수하면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랍니다)

크로거는 퍼블릭스와 달리 아시안 푸드를 일부 판매하는데요. 라면과 고추장 같은 한국 식품은 굳이 한인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크로거에서 살 수 있습니다.
4. Target
타깃(Target)은 20~30대 미국 여성들의 최애 마트입니다. 우선 들어서자마자 입구에 스타벅스 커피가 있습니다. 그다음 꽃과 화장품 숍, 의류 코너가 보입니다. 카트에 어린이 의자는 물론 앞에 커피잔 꽂는 거치대와 휴대전화 거치대까지, 역시 여성 고객의 마음을 잘 아는 마트인 듯합니다.


식료품 코너도 있지만 주로 식료품보단 옷이나 미용 관련 용품, 장식품, 장난감 등을 다양하게 판매합니다. 12월 초쯤 기프트 카드(상품권)를 1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5. Trader Joe’s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특색이 강한 소규모 식료품 체인입니다. 전체 제품의 80% 이상이 PB(자체 제작) 상품이라 가성비가 좋습니다. 포장과 글씨체가 예뻐서 한국 관광객들이 선물용 아이템을 사러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매장 분위기도 아기자기하고 계절 따라 신상품을 내놓아 소비자를 유혹합니다. 직원들이 친절해서 계산할 때 종종 스몰토크를 하기도 합니다.
트레이더 조에선 비교적 다양한 문화의 식품을 접할 수 있는데요. 김밥 떡볶이 잡채 파전도 인기 냉동식품입니다.


미국 마트답지 않게(?) 환경친화적이어서 비닐백을 쓰지 않고 대신 장바구니용 에코백이나 보냉백을 판매합니다. 한국에선 일명 ‘트조백’으로 불리는 한정판 에코백이 유명하죠. 10월에 핼러윈 한정판, 4월에 부활절 한정판 미니백이 나올 때면 미국인들도 ‘오픈 런’ 합니다.
6. Walmarts
월마트(Walmarts) ‘없는 게 없는’ 대형 마트 체인입니다. 매장이 넓고 상품의 가지 수가 워낙 많아서 필요한 걸 찾아 가끔이라도 꼭 가게 됩니다. 학교 준비물과 학용품을 사기에도 좋습니다.
월마트는 직원이 불친절하기로 유명하고 별난 진상 손님들의 아지트로도 유명합니다. SNS에 보면 월마트에서 ‘진상 짓하기’ 챌린지 영상들도 많습니다.
7. ALDI
알디(Aldi)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식료품 체인입니다. 동전이 있어야 카트를 쓸 수 있고 직원을 거의 볼 수 없는데요. 대부분 무인 계산대입니다. 인건비를 아껴 제품 가격을 내리는 것 같습니다.

제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진열도 신경 쓰지 않는 느낌인데요. 대신 동선이 짧아 필요한 것만 사기 좋습니다.
독일계 마트라 그런지 소시지가 맛있습니다. 그나마 덜 짜서 한국인 입맛에 맞다고 하네요.
8. Dollar stores (Dollar tree / Dollar General)
달러 스토어는 ‘미국판 다이소’인데요. 달러 트리(Dollar tree)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 등입니다. 주로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달러 트리는 생활 잡화와 학용품 파티용품 위주로 가격은 대부분 1.25달러입니다. (원래 1달러였는데 물가가 올라 인상됐다고) 달러 제너럴은 곳곳에 있으며 생활용품이 많습니다. 우리로 치면 동네 슈퍼마켓쯤 되겠네요.

달러 스토어는 정착 초반에 자잘한 생활용품을 살 때 좋습니다. 저도 달러 트리에서 쟁반, 빨래 바구니, 장난감 정리 상자, 문구용품 등을 샀습니다. (그래도 여기서 쇼핑할 땐 마음이 편안합니다)
9. Goodwill
동네마다 이런 간판이 보인다면 중고품을 파는 곳입니다. 의류는 물론이고 가구나 전자제품, 주방용품, 심지어 골프채도 있습니다. 새것으로 사기 아까운 가구나 소품은 여기서 마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연수생 중에 소파를 샀다는 분도 있었고 가습기를 단돈 3달러에 사서 겨우내 잘 썼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여분용 그릇을 사기도 좋습니다.


구매뿐 아니라 직접 기부를 할 수도 있는데요. 저도 귀국 짐을 쌀 때 이용하려고 합니다. (그날이 곧.. 오겠지요..)
10. Home Depot / Lowe’s
홈디포(The Home Depot)와 로위스(Lowe’s)는 건축 자재, 가구, 인테리어 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체인입니다. DIY(Do it yourself)의 성지로 불리는데요. 한두 번쯤은 꼭 가게 됩니다. (저도 미국 집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전구 사러 갔었습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아침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목공 이벤트를 합니다. 미리 예약한 뒤 가면 간단한 키트를 주는데요. 아이들이 직접 못질하고 나사 조여 페인트칠까지 합니다. 완성하면 배지와 증서를 주는데 무척 좋아합니다. 무료니까 아이와 한 번 가보세요.

미국에서 장 보면서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약자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대부분 대형마트에는 이동 약자를 위한 전동휠체어 카트가 있고 아이들과 함께 타는 자동차 모양 카트도 흔합니다. 또 어린이 고객에게는 색칠 놀이나 스티커를 주기도 하고 장 보며 먹을 과일이나 막대사탕을 무료로 주기도 합니다. 정말 마트 천국이지요?

위에 소개한 것 외에도 운동용품 파는 마트, 인테리어 소품 파는 마트 등 종류가 정말 많습니다. 미리 특징을 알아두고 가면 편하니 슬기로운 마트 생활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