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권인터넷을 취재한다
- 저자경향신문 인터넷팀
- 발행LG상남언론재단
- 발행일2001-09-03
책을 내면서
경향신문 인터넷팀 저
우리가 처음 인터넷의 바다를 향해 도전을 시작하던 때는 말 그대로 새로운 정보혁명의 세계가 불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9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인터넷, 정보통신(IT)의 혁명은 하루가 다르게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테헤란 밸리의 불은 꺼질 줄 몰랐고 날마다 새로운 성공신화가 입에서 입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이 낯선 미지의 세계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새로운 문맹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앞다퉈 컴퓨터 앞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IT는 희망의 언어가 되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고도 활황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그 동안 감추어졌던 부정적인 모습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과잉공급 논쟁 속에 미국에선 정보통신 기업들이 연일 도산하고 있다. 분식회계와 주가조작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벤처의 신화는 씁쓸한 도덕성 시비마저 일고 있다. 그럼 이제 IT는 끝난 것인가. 인터넷은 그저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어쩌면 처음 인터넷을 향해 도전하던 때부터 아니 이 책을 기획하던 때부터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 탓인지 모르겠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현대의 삶에서 불과 1~2년의 시간은 그만큼 세계의 모습을 바꿔놓아 버렸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이러한 IT 붕괴조차 실은 여전히 정보혁명 시대의 현기증 나는 속도에 지배받고 있는 현실의 역설적인 증거가 되고 만다.
인터넷은 분명 하나의 혁명이다. 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았고 그런 사정은 전통적인 활자매체의 대표격인 신문도 마찬가지다. 이제 인터넷 없는 신문, 취재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단적으로 신문사 국제부의 풍경은 예전과 비교하면 판이하다. 불과 4~5년 전만 하더라도 국제부 기자들은 어두컴컴한 텔렉스실에서 AP니 AFP니 외국 통신사들이 보내는 원물질(기사)이나 몇 안되는 특파원들의 기사를 목 빠지게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른 아침부터 모두 노트북에 머리를 박고 넷 세상을 헤맨다. 때로 특파원들보다 더 빨리 바깥세상의 소식을 잡아내기도 하고 그 동안 전혀 접근하지 않았던 곳에서 망외의 소득을 올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인터넷으로 인해 국제부의 취재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혁명의 총아 인터넷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며 속속들이 알아 극복해야만 할 대상인 것이다.
디지털시대, 정보화시대, 글로벌시대를 맞아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발전은 실로 눈부시다. 지구 반대쪽에도 인터넷을 통해 불과 몇 초 만에 정보가 전달되고 글, 화상, 목소리 등 각종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오가고 있다. 그 결과 인터넷은 이제 단순한 취재 수단을 넘어 그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사회-사이버 사회-로 취재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경향신문사 인터넷팀이 지난 2년 동안 인터넷 취재를 통해 발굴, 보도한 기사 내용과 진행과정, 성공 및 실패 경험 등을 자세히 소개해 언론인들의 실무 가이드로 제공하고자 했다.
이 책의 목적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인터넷 취재의 원칙을 정립하고 둘째, 언론인들이 새롭게 발굴할 수 있는 인터넷 취재영역을 소개하며 셋째, 인터넷 안의 사실(Fact) 확인과 심층 추적 조사기법과 넷째, 인터넷 속의 취재원 발굴 및 해외 인터뷰기법 등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기존에 알려진 인터넷을 이용한 취재서들보다 한 등급 높아진 실무서의 특징을 갖고 있다. 기존의 ‘컴퓨터 활용 보도(CAR :Computer Assisted Reporting)'는 인터넷과 컴퓨터를 통한 자료 검색 및 수집, e메일 기사전송 등의 기술적인 사용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기자가 ‘인터넷’이라는 무기를 통해 새로운 취재영역을 어떻게 확보해 나가는지를 설명해준다. 구체적인 사례가 상세히 실려있어 실무에 큰 도움이 된다. 경향신문 인터넷팀이 2000년부터 2년간 실시한 보도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취재과정에서 공부한 내용과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을 자세히 소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또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취재 영역을 개척했다. 인터넷이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 생겨난 취재 분야, 인터넷 없이는 유효적절한 취재가 불가능한 분야가 등장한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미국 상하원 의원을 상대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e메일 설문조사도 언론사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해봤다.
무엇보다 이 책의 성과는 2년여의 긴 기간 동안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쪼개 힘을 보태준 인터넷팀원들 모두에게 돌려져야 할 것이다. 또 경향신문 인터넷팀의 귀중한 경험이 그저 개인이나 한 회사의 기억으로 끝나지 않고 긴 생명을 얻을 기회를 준 LG상남언론재단에도 감사한다. 비록 여기저기 결함이 많은 결과물이지만 앞으로 인터넷을 취재의 대상과 수단으로 삼아 보도의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제1장e메일 인터뷰 및 설문 기법
1. e메일 취재의 이론과 실제
가. 새로운 취재수단으로서 e메일의 등장
인터넷이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잡으면서 일선 취재기자들이 e메일을 업무에 이용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e메일을 통해 독자가 보내온 의견에 답변을 보내주거나 취재현장에서 미처 기사화하지 못한 내용들을 인터넷 독자들에게 보내주는 e메일클럽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이는 94년 기사실명제 도입 이후 99년부터 취재기자들에게 고유한 e메일 아이디가 부여되면서 나타난 새로운 언론관행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각 학교, 관공서, 일반 가정에까지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e메일은 독자와 취재기자를 연결해주는 채널로서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e메일이 독자들에게 기사의 이해도를 높여주는 단순한 애프터서비스 수단에서 한 발 더 나가 직접 기사생산 및 가공과정에서 새로운 팩트를 확인하고 시중의 여론을 탐지하는 적극적인 취재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 e메일을 활용한 취재영역
e메일을 통한 취재영역은 인터넷 네트워크 시스템만 구축돼 있으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하다. 기사제보 접수, 취재원과 대담 등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취재활동은 대부분 e메일로 대체가 가능하다. 여기에 오프라인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취재영역도 e메일을 통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 e메일을 통한 취재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것이 해외 유명인사에 대한 e메일 인터뷰다. 지금까지 해외인사들의 인터뷰는 현지에서 직접 대면 인터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앞으로는 점점 더 e메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지 인터뷰가 기획단계에서 일정조정, 인터뷰, 기사작성 및 출고단계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e메일 인터뷰는 이 모든 과정이 오프라인에 비해 경제적이고 압축적으로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2001년 9월 17일자 김영희 대기자의 e메일 인터뷰 ‘무엇이 자폭테러 만들었나’는 온라인을 통한 인터뷰의 장점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김영희 대기자는 앤서니 기든스 등 4명의 해외 석학과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미 테러 참사를 바라보는 지구촌의 다양한 시각을 밀도 있게 소개한 바 있다.
e메일 인터뷰와 함께 아직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e메일을 통한 설문조사 기법도 새로운 취재 기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는 e메일이 갖고 있는 있는 통신수단으로서 장점 중 동보(同報)통신의 특성을 활용한 취재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오프라인 설문조사는 면접원들이 일일이 전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설문대상자로부터 답변을 이끌어내야 했으나 e메일을 통하면 간단한 기술적 조작으로 수백, 수천 명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설문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e메일 아이디만 수집 가능하면 추가적인 비용부담 없이도 설문대상자의 범위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넓힐 수도 있다. 동시에 설문 회수방법도 역시 e메일만 열어놓으면 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 비해 훨씬 편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e메일을 활용한 취재 기법은 오프라인에 비해 다양한 확장성과 효율성, 경제성 등의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장점일 뿐, 막상 e메일 취재를 시도해보면 오프라인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점이나 난관과 쉽게 만나게 된다. 또한 e메일 취재는 취재방법의 특성상 아직까지는 전화나 대면접촉을 통해 이뤄지는 오프라인 취재에 비해 아무래도 심층성이나 현장감이라는 측면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단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다. e메일 취재의 한계 및 난점
e메일 취재를 시도해본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질문지에 대한 응답률을 높이는 문제일 것이다. e메일 취재는 상대방의 아이디만 알아내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질문서를 보낼 수 있으나 대면이나 전화로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하는 경우에 비해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항상 바쁜 일정속에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유명 인사일수록 아이디 입수 및 질문지 구성단계부터 응답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단순히 e메일 인터뷰 성사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질문지는 간단하고 상대방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언론사에서 요구하는 인터뷰는 민감한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답변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메일로 취재를 할 때는 응답률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원하는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한 신중한 배려가 필요하다.
온라인 취재에서는 특히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희망하는 대상자가 e메일을 보낸 기자나 언론사에 대한 신뢰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메일 인터뷰시 상대방에게 전화나 제3의 방법으로 e메일 인터뷰 수락의사를 확인하고 질문지 도입부에 인터뷰를 기획하게 된 취지를 설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메일 질문을 받아본 인터뷰 대상자가 ‘이건 꼭 응답을 해줘야겠다’는 욕구나 의무감이 들도록 하지 못한다면 해당 e메일 취재는 거의 100%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 유명인사일수록 스팸 메일이나 사이버 테러를 의식, 대외적으로 공개된 아이디는 비서진들을 통해 관리하고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아이디는 비공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e메일 취재 전에 상대방이 직접 볼 수 있는 아이디를 찾아내는 작업도 중요하다.
그리고 사전준비가 아무리 치밀하게 이뤄졌다 하더라도 e메일을 통해서는 자칫하면 너무 식상하거나 뻔한 대답이 나오기 쉽다. 이는 기본적으로 e메일 취재 속성상 현장에서 이뤄진 답변내용을 실마리로 다양한 각도에서 추가 질문을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또 민감한 질문의 경우에는 아예 답변을 하지 않고 공란으로 남겨놓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2000년 4월 ‘스트로베리닷컴’이라는 홍콩의 사이버 화장품 쇼핑몰 운영자에게 e메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지를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운영자가 보내온 답변이 이미 6개월 전에 만들어서 배포한 기존의 홍보용 보도자료를 그대로 언급한 내용이어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결국 e메일 취재를 통해 깊이 있는 정보나 의미 있는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취재 때와 마찬가지로 기획, 예비, 실행단계에서 충분한 사전준비와 전략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e메일 취재 요령
가. 사전기획 및 준비단계
e메일을 이용한 취재과정은 크게 사전기획, 질문지 작성, 발신, 수신, 자료정리, 기사작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중 e메일 취재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 바로 사전기획 및 준비단계다. 사전기획 및 준비단계는 e메일 취재가 목표로 하는 기획취지와 취재대상을 확정하고 응답률을 높이기 위한 사전준비 활동까지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사전기획 단계에서는 먼저 목표로 하고 있는 취재 현안이 e메일 취재에 적합한 것인지, 둘째로는 목표로 하는 취재 대상이 e메일 취재에 대답할 환경이 조성돼 있는지, 셋째로 원하는 시기에 e메일 응답 및 기사작성이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화나 대면취재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e메일 취재는 e메일을 받는 상대방에게 응답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메일을 발송할 당시 상대방이 처한 여러 가지 환경에 대한 고려와 함께 적당한 타이밍을 선정하는 작업이 그래서 중요하다. 가능하면 상대방이 e메일 취재에 응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을 통해 필요한 취재협조 요청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e메일을 발송하기 전이나 발송한 직후 전화를 통해 본인과 직접 연락을 취하거나 중간에 제3자를 끼워넣어 e메일 취재요청에 응하도록 설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메일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된 메일외에 상대방이 별도의 비공개 메일 아이디를 관리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도 사전기획 및 준비단계에서 반드시 점검해봐야 할 사안 중 하나다.
그러나 e메일 취재를 통해서 뻔한 대답밖에 나올 게 없다고 판단된다면 일단 e메일 취재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에게는 e메일을 보내봐야 답변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설사 답변이 오더라도 감각적인 구어체 문장이나 현장감이 생명인 엔터테인먼트 기사의 속성상 e메일 인터뷰는 무의미해질 수 있다.
또한 e메일 답변이 오더라도 너무 시간이 늦어버려 e메일 인터뷰 기획 자체가 시의성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기획단계에서는 유념해둘 필요가 있다.
경향신문사 인터넷팀은 2001년 3월부터 e메일을 통한 여러 기획을 추진했으나 결과적으로 사전 기획단계의 준비부족 탓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먼저 남북문제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한 e메일 설문조사(사례연구 (1) 참조)를 기획했다. 상원 100명, 하원 435명 등 총 535명을 상대로 e메일을 보냈지만 실제 응답률은 기대 이하였다.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대북 강경책으로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당시 상황에서 적절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러 가지로 준비부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e메일로 답변할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점을 너무 가볍게 봤다. 더구나 제3국과 외교적 마찰 소지가 있는 민감한 외교안보 정책을 의원들 앞으로 e메일을 보내 의견을 묻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한 발상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미 의원의 경우 일반 사이트에 공개된 e메일 외에 개인이 특별히 관리하는 아이디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유권자들로부터 하루 1,000여건 이상의 메일이 쇄도하는 공개 메일로 설문지를 보낸 것이 응답 가능 확률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던 셈이다. 이후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관련해 일본 중의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e메일 설문조사(사례연구 (2) 참조)도 비슷한 이유로 기대에 못미쳤다. 특히 일본의원들 중에는 아예 e메일이 없는 사람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야후’ 등에서 메일 주소를 어렵게 찾아낸 350명의 중의원 앞으로 메일을 발송했지만 회수된 것은 불과 20여건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대부분이 우익교과서에 비판적인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의 답변이었고 자민당소속 의원의 답변은 단 2건에 불과했다.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처럼 민감한 외교현안을 외국 의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할 때는 현지 언론사와 공동으로 하거나 철저히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별도의 기술적인 문제점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을 절감한 계기가 되었다.
경향신문 인터넷팀에서는 2건의 e메일 설문조사를 시도하고 난 뒤 해외 유명인사에 대한 e메일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
필자는 첫 번째 순서로 스웨덴의 예란 페르손 총리에 대한 e메일 인터뷰를 추진했다. 페르손 총리를 인터뷰 취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서방국가 정상으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한 인물이라는 점이 우선 고려됐다. 그리고 때마침 6.15 남북정상회담 1주년이 가까운 시점이라 특집기획 인터뷰물로 적절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또 페르손 총리로서도 유럽연합(EU) 의장 재임중 주요한 업적의 하나인 평양방문 성과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긍정적으로 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도 한몫했다. 페르손 총리 인터뷰는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작업을 진행했다.
먼저 외교통상부를 통해 스웨덴 정부에 페르손 총리를 상대로 e메일 취재를 희망하는 의사를 전달했다. 공식적인 외교경로를 통해 인터뷰 희망 의사를 전달한 것은 스웨덴 정부에게 경향신문의 인터뷰 기획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의도였다. 동시에 어느 정도 ‘답변을 해주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외교적 부담을 느끼게 하기 위해 주한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 독촉을 했다.
페르손 총리의 외교 일정을 검토한 결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는 일정과 겹쳐 일단 당초 목표했던 6월 15일 안에는 힘들겠지만 6월중으로는 인터뷰 회신이 가능해 보였다. 결국 스웨덴 총리실과 e메일로 계속 교신을 거듭한 끝에 최초 인터뷰 의사 타진 일주일 만인 6월 7일 총리 공보담당관으로부터 질의서를 보내보라는 e메일이 왔다. 그리고 6월 24일 마침내 페르손 총리의 e메일 답변(사례연구 (3) 참조)을 받아 쥘 수 있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페르손 총리의 e메일 인터뷰가 성공한 것은 타이밍상 6.15 남북정상회담에 즈음한 시점에 서방지도자를 통해 남북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인터뷰 기획 및 취지가 취재대상인 페르손 총리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적절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교부 및 현지 대사관의 오프라인을 통한 외교적 협조도 인터뷰 성사에 큰 힘이 됐다. 페르손 총리 인터뷰는 e메일 취재기획 단계에서 치밀한 사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 계기였다.
특히 해외 인물을 인터뷰할 경우는 e메일을 발송하기 전에 자신이 추진하고자 하는 e메일 인터뷰 취지 및 내용에 대해 상대방이 미리 알도록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한 사전 준비활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주지해둘 필요가 있다.
페르손 총리의 e메일 인터뷰 성공 경험은 이후에도 몇 건의 e메일 인터뷰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나. 질문지 작성 및 메일 교환
(1) 질문지 작성
사전기획 및 준비단계에서 마찬가지로 질문지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상대방이 메일에 응답하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친 욕심으로 질문문항을 너무 많이 제시하거나 민감한 질문들을 많이 포함시키면 메일을 받는 사람은 지레 부담을 갖고 답변을 포기하거나 회피하는 수가 많다.
페르손 총리 인터뷰의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가능성, 평양방문을 통해 이룩한 외교적 성과, 북한의 개혁 개방 가능성, 6.15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EU와 북한간의 향후 관계, 북미대화 재개 전망 등 14개 문항으로 질문지를 구성했다.
우리가 듣고 싶은 대목은 페르손 총리가 평양방문중 느낀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체제에 대한 인상과 한반도 화해 진전을 위한 EU의 구체적인 계획들이었지만 일단 응답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페르손 총리의 방북성과에 대한 질문을 중간중간에 적절히 곁들였다. 그러다보니 질문 항목수가 당초 계획했던 10개보다 다소 늘어나 e메일 인터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스웨덴 총리실로부터 다소 질문문항이 많아 부담이 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두번째로는 e메일 취재를 하는 기자나 언론사에 대한 신뢰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해외인사들을 상대로 e메일 취재를 하는 경우는 소속 언론사가 어떤 기관인지, 왜 이런 e메일 취재를 기획하게 됐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질문 문항이 모두 본인이 대답해주고 싶은 내용으로 이뤄졌다 하더라도 메일을 보낸 기관이나 취지가 불분명하다면 상대방도 답변을 해줘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스팸메일이나 광고메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셋째로는 e메일 답변이 곧바로 회신이 오면 좋지만 통상 발송에서 회신까지 일주일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지나치게 세부적인 질문은 자칫 구문이 되기도 쉽고 답변하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9.11 미 테러 참사 직후 해외 석학들을 상대로 e메일 취재를 할 경우 ‘미국이 언제 공격할 것으로 보느냐’, ‘어느어느 나라를 공격할 것으로 보느냐’와 같은 미시적 질문보다는 ‘왜 미국이 테러 공격을 당하게 됐다고 보느냐’, ‘앞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느냐’ 등 가능한 호흡이 긴 질문 위주로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2) 질문지 발송 및 수신
질문지를 완성한 뒤 메일을 발송하는 단계는 이제 더 이상 손을 쓰기 어려운 최종 단계라는 점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메일 제목의 선택은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메일 수신인이 하루에 수많은 메일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면 일일이 본문을 읽어보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 수신된 메일을 지워버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전에 상대방에게 메일 발송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메일을 보내는 경우라면 본문 내용을 압축적으로 대변하면서도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메일 제목을 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더구나 메일이 바이러스의 감염수단으로 악용되는 상황에 대한 부담까지 고려하면 단어 하나 하나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경향신문 인터넷팀은 미국 상하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시 ‘URGENT KOREAN NEED TO KNOW; WHAT IS YOUR VIEW ON NORTH KOREA AND U.S POLICY?’를, 일본 중의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는 ‘Opinion poll about Japanese middle school history textbook’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페르손 총리에게는 ‘Big issue on Korean Media’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발송했다.
질문지를 작성하고 발송을 마치고 나면 사실상 e메일 취재는 90% 이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질문지를 보내고 나도 답변이 오지 않을 경우 중간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e메일을 띄워보낼 필요가 있다. 이때 상대방을 너무 재촉하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다.
페르손 총리 인터뷰의 경우 ‘참고로 이 기사는 6월 15일을 전후해 게재될 것이며 한국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전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며 은근히 마감시한을 6월 15일로 못박았지만 직접 마감을 독촉하는 표현은 삼갔다. 6월 15일이 지난 뒤에도 e메일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중이라 바쁘신 와중에서도 경향신문의 인터뷰 협조 요청에 관심을 기울여주신 데 감사드린다’고만 언급하고 넘어갔다.
다. 사례연구
(1) 미 상하의원 e메일 설문조사
경향신문 인터넷팀은 미 상하의원들을 상대로 e메일 설문조사를 할 때 그들이 한국언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특히 e메일 도입부에 신경을 많이 썼다.
e메일 설문조사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발송자도 편집국장 명의로 발송했다. 경향신문이 어떤 신문인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회사 인터넷신문 주소(www.khan.co.kr)를 링크해 놓았다. 아래는 e메일의 도입부.
Park Myung-Hoon
the Chief Executive editor
Kyunghyang Daily News
Jung dong 22 Seoul
Republic of Korea
Dear Senator (for upper house member),
On behalf of the Kyunghyang Daily News (www.khan.co.kr), a major daily newspaper published in Seoul, I would like to ask for your kind assistance. We have been preparing a feature on the topic, ‘The Korean peninsula in 2001 & Options for the United States’. As a central element of this feature, we plan to conduct an on-line survey on how members of the U.S. congress view events in Northeast Asia, especially on the Korean peninsula.
Since Bush administration appears to have initiated a policy on Korea that differs markedly from that of the previous administration, there has been considerable debate here as to the nature of the outlook of the United States toward the Korean peninsula. Most people believe that President Bush is believed to take tougher stance toward the North Korea, demanding reciprocity from the North in return for gestures of reconciliation by the South as well as the United States.
In view of your own role as a member of the U.S. Congress, we would like to know what you think of those involved in establishing U.S. foreign policy. We will, of course, keep confidential the names of those responding to the survey.
Your cooperation is deeply appreciated, and we look forward to receiving your reply in our ongoing effort to understand U.S. policy toward North Korea. In the meantime, please accept my thanks for your valuable contribution to our survey.
With best wishes,
Sincerely,
설문 문항수는 모두 16개였고 질문은 주로 북한의 위협설, 제네바 핵 합의,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평가 등을 묻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설문지 끝에는 답변을 팩스로 송부해올 경우에 대비해 팩스번호를 명기했다.(부록 1)
(2) 일본 중의원 설문조사 및 응답(일본 야당의원)
무기명으로 설문조사를 한다고 했지만 전원이 실명으로 답변을 보내왔다. 이는 역사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고 자기 주장이 외부에 공개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의원들만 설문조사에 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설문에 대한 응답은 의원들 이름으로 보내왔지만 대부분 비서진을 통해서 메일을 보내왔다. 또 역사교과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1번 문항과 같은 경우는 복수 응답이 많았다. 마지막 소속정당을 묻는 질문 항목의 경우 착오로 인해 제1야당인 민주당을 예문에서 누락, 이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아래는 일본 의원들에게 보낸 e메일 도입부. (질의서 전문은 부록 2 참조)
日本國國議員各位
韓國京鄕新聞社
編集局長 朴明勳
日本國史敎科書檢閱アンケ一ト依賴について
拜啓 陽春の候, 各位にはますますご健勝のことと存じます?
さて, 弊社(韓國の京鄕新聞社www.khan.co.kr)では平成14年中學曆史敎科書の檢定結果が日韓外交懸案として浮かび上がっている現事態に關連して「國史敎科書問題, いかにとくべきか? 日本の選擇」という企劃を準備している次第です?
國史敎科書問題は日韓兩國が未來指向的な同伴者の關係に發展するためには必ず乘り越えなければならないものです?
日韓關係が國史敎科書問題で過去に回歸してはいけないということには日韓兩國民に異見がないと存じます?
その点から日本の對外政策に至大な影響力をお持ちになっている議員の皆さんのご意見は韓國民が國史敎科書問題を客觀的に見られるいいガイドラインになることとご期待しております?
つきましては, もう一回アンケ-トにご協力していただけるようにお願いいたします?
敬具
記
1.京鄕新聞社(www.kyunghyang.com)
-1946年 創刊
-慫業員:約600名
-住所:ソウル中區正洞22 京鄕新聞社
-電話番號:3701-1114(代表交換)
-子會社:メディアカン, e-ハウジング, 仁賢文苑など 3社
-參照:日本 サンケイ新聞社と姉妹結緣
-擔當:政治部 姜珍九 記者
001-82-2-3701-1715, (HP)016-522-0970,
(ファクス)001-82-2-737-2662.kangjk@kyunghyang.com
通譯:許敬七/001-82-2-503-0970, (HP)018-364-0970
kyongchil@hotmail.com
2.アンケ-トの處理
送っていただいたアンケ─トは通計に處理されます?
ファクス(001-82-2-737-2662)をご利用してもよろしいです?
(3) 페르손 총리 e메일 인터뷰
외교통상부를 통해 이미 인터뷰 희망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경향신문 자체에 대한 소개는 생략한 채 e메일 인터뷰 취지만 간략히 소개했다. 역시 발송자는 편집국장 명의를 사용했다. 아래는 e메일 도입부.
Park Myung-Hoon
the Chief Executive Editor
Kyung-hyang Daily News
Jung Dong 22 Seoul
Republic of Korea
The Kyung-hyang Daily would like to have an e-mail interview with Prime Minister Persson on the occasion of the 1st anniversary of the historic South-North Korea summit meeting.
Prime Minister Persson was the first Western leader to visit Pyongyang and hold talks with Defence Committee Chairman Kim Jong-il. The talks ended up with several important diplomatic results reducing tension in the Korean peninsula. The Kyoung-hyang Daily would especially like to note KJI?s message that he would like to visit South Korea this year and the announcement that North Korea would put a moratorium on missile tests.
However, one year after the S-N Korea summit meeting, S-N dialogue has deferred and US-NK are expected to face difficulties because of nuclear and missile problems. The Kyung-hyang Daily would like to know Your Excellency’s opinions on the course of S-N Korea and US-NK relations, the EU’s plans for reducing tension in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role it is willing to assume for that purpose. The article will be published around the 15th of June, and will be sent through the Swedish Embassy in Seoul.
Your cooperation is deeply appreciated. Please accept my thanks for your valuable contribution.
질문서는 주로 페르손 총리 방북을 계기로 유럽과 북한과의 관계진전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유럽의 역할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부록 3)
(4) 그린피스 e메일 인터뷰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사무총장 인터뷰는 여러 차례 시도한 e메일 인터뷰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 라이폴트 총장 인터뷰는 오프라인의 도움없이 오로지 온라인만으로 인터뷰를 실시해 원래의 e메일 인터뷰 기획의도에 딱 들어맞는 모범적인 사례다.
이 인터뷰는 당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주요 분야의 세계적인 인물들과 인터뷰를 하는 ‘2002년 신년 인터뷰 시리즈’로 기획되었다. 우리팀은 환경 분야로 그린피스를 선정, 인터뷰를 시작했다. 먼저 그린피스 홈페이지(www.greenpeace.org)에 있는 e메일 주소를 통해 “우리는 한국의 종합일간지인데 신년 인터뷰를 해줄 수 있느냐”는 간단한 질문을 띄웠다. 며칠 후 그린피스의 언론담당관이 “인터뷰가 어떤 내용인지, 마감일은 언제인지 알려달라”는 답을 보내왔다. 우리의 인터뷰 의도와 신년기획물에 해당한다는 간단한 소개 메일을 작성해 보냈다. 아래 참조.
Dear sir.
Seoul, 15th Dec 2001
I highly appreciate your warm-hearted acceptance of our coverage.
I’m going to explain in a bit detail about our interview coverage that we’re planning for.
‘Kyoung-Hyang Daily Newspaper’, at the portal of the new year, 2002, is planning for an interview series for the next year with the worldly-esteemed personnels from main spheres of the world such as political,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fields. In accordance with this, we’d like to have an e-mail interview with the Secretary general Green Peace who is the most representative personnel of the environmental organizations in the world.
The dead line of this column is 26th, Dec. We’ll send 10 or more questions to your president by e-mail until next Monday. The questions are about the overview of the world environments, newly emerging problems and the policy of Green Peace for the new year.
If we can get the reply before 24th, Dec, we will be able to publish 1st week of 2002. We also need photo image(jpg file ect.) of Secretary general Green Peace or let us know how can get the photo. which internet site and so on....
Thank you wholeheartedly again for your cooperation.
I’ll get in touch with you soon.
Yours faithfully
이어 12월 18일 17개의 질문을 담은 질문지를 송고했다. 연말과 신년이 걸려 있어 그린피스측의 답장이 일찍 올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었다. 질문서를 송고한 지 20여일 만인 2002년 1월 23일 드디어 답장이 도착했다. 17개의 질문에 대해 자신들의 정책과 입장을 설명하는 긴 내용으로 무려 13페이지에 달했다(부록 4). 원래 의도했던 신년 기획으로는 시간이 늦었으나 기획특집 한 면을 마련해 2002년 2월 18일 지면화할 수 있었다. 기사가 나간 후 기사가 실렸다는 내용과 함께 지면을 캡처해 그린피스측에 보내주었다.
그린피스의 라이폴트 총장 인터뷰는 오프라인의 도움없이 오로지 e메일로만 섭외부터 질문서 송고, 답장 수신까지 완벽하게 실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화나 팩스도 사용하지 않았고 국내 환경단체를 통해 그린피스와 따로 접촉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e메일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점이 오히려 e메일 인터뷰의 가치를 올려준 것 같다. 사례 3의 페르손 총리의 경우는 외무부 유럽지역 담당자에게 협조를 구해 e메일 인터뷰를 실시할 수 있었다. 만약 오프라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페르손 총리의 e메일로 직접 질문서를 보냈다면 우리가 인터뷰를 성공할 수 있었을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온라인으로만 의사를 서로 교류하다보니 인터뷰 섭외를 하고 답변서를 받기까지 약 50일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나마 그린피스가 비정부단체(NGO)로 인터넷을 상당히 중시했기 때문에 시간은 걸렸지만 성사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좀더 일찍 인터뷰를 시작했더라면 원래 의도대로 신년 기획으로 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신년기획으로 e메일 인터뷰를 기획한다면 최소한 두 달 전에 e메일을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5) 노엄 촘스키 교수 인터뷰
그리 성공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노엄 촘스키 교수와의 e메일 인터뷰는 또 다른 사례다. 인터넷팀은 한국에서 `행동하는 지성’으로 인지도가 높은 MIT대학의 언어문화학자인 촘스키 교수와 e메일 인터뷰를 시도했다.
먼저 이미 국내에 촘스키 교수의 책을 번역한 바 있으며 또 한 권의 역서를 준비중이던 중앙대 정영진 교수를 통해 그의 e메일 주소를 알아냈다. 동시에 촘스키 교수가 2001년 가을 학기에는 인디애나 주립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강의를 하기 때문에 꽤 바쁠 것이라는 신변정보까지 알 수 있었다.
2학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8월 29일, 노엄 촘스키 교수에게 e메일을 보냈다.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 코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스웨덴의 고란 페르손 총리가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임을 밝혀 저명인사가 주요 인터뷰 대상자임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또한 e메일을 통해 간단하게 질문서와 답변을 주고받는 것이 과정의 전부임을 설명해 이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만이 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촘스키 교수는 새로운 학교에서의 학기 시작을 이틀 앞두고 있어 시간을 내기 어렵다며 e메일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는 답변을 보냈다. 그의 거절 이유가 타당했기 때문에 다른 인터뷰 대상자를 물색하기로 결정하고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오프라 윈프리 등에게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던 중 9월 11일 미국의 월드트레이드 센터에 대한 테러 사건이 터졌고 아랍권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삼각관계를 깊이 있게 연구해온 촘스키 교수는 다시 한 번 매력적인 인터뷰 대상자로 떠올랐다. 또한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답신을 보내는 것은 인터넷 사용에 익숙할 뿐 아니라 어느 정도 e메일 인터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되었다.
인터뷰를 요청하고 허락을 받아 다시 질문을 보내는 과정을 반복하면 무언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느껴져 거절당할 것 같아 직접 두 가지 질문을 보냈다. 즉 이번 테러의 의미와 이것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은 것이다.
그는 역시 바로 다음날 답변을 보내 지난 주 내내 전세계에서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으로 정신이 없었다면서 우리가 한 질문 두 가지에 대해서는 이미 진보적 인터넷 학술지 znet(zmag.org)에 답변을 올렸으니 이를 참고해 달라고 답했다. 또한 한반도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기 때문에 혹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다시 질문을 보내라고 했다.
그가 알려준 사이트를 살펴보자 월드트레이드 센터 테러와 관련한 촘스키 교수의 인터뷰 5개를 찾을 수 있었다.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이다보니 이번 테러의 의미에 대한 그의 생각은 자세히 나와 있었지만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은 찾기 힘들었다.
다시 한반도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을 보내기로 했다. 지난 번의 두 가지 질문은 너무 범위가 넓어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다시 분명하게 한정된 질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분야를 담당하는 정치부 기자에게 자문을 구한 뒤 이를 바탕으로 명백하고 구체적인 질문 세 가지를 보냈다.
하루가 지난 뒤 그는 각 질문에 대한 답을 보냈을 뿐 아니라 미국내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시카고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를 추천하며 ‘그가 훨씬 많이 알고 있으니 좀 더 자세한 것은 그에게 질문하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행히 처음 인터뷰 시도부터 세번째 e메일까지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건이 진행 확대되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팀은 이를 언제든 기사화할 계획을 잡을 수 있었다.
인터뷰 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이 번거로운 것이 아님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의 책을 한국에 번역해 내놓고 있는 중앙대 정교수의 소개를 받아 e메일을 보내는 것임을 명시하고, 한편으로는 중앙대 정교수에게 촘스키 교수를 상대로 가능하면 인터뷰에 응해주라는 부탁을 해달라는 도움을 청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또한 우리 신문의 위상과 규모에 대한 설명도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앞으로는 회사로고, 전경, 신문 등의 그림파일과 함께 회사의 연혁, 소개, 비전 등을 담은 회사 소개서 파일을 만들어 두면 e메일로 의사소통을 하는 어떤 경우든지 유용하게 쓰일 것이므로 만들어두길 권한다.
라. 기타 참고 사항
(1) 외국어로 e메일 전달하기
해외인사들을 상대로 한 e메일 취재시 외국어로 메일을 작성하고 발송하는 것은 항상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특히 외국의 정부인사들을 상대로 한 e메일 취재시에는 왠지 공식적인 어휘선택이나 정확한 문장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한다. 그러나 어차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e메일 취재시에도 제대로 의미만 전달하면 된다는 가벼운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스웨덴 페르손 총리를 취재하면서도 필자는 공식적인 영어표현에 충실하기 위해 전문 에디터의 도움을 받기도 했으나 의외로 상대방은 평이한 어휘와 교과서적인 문법표현으로 답변을 보내왔다.
기본적인 사항이긴 하지만 질의서를 첨부파일로 보낼 때는 상대방 국가에서 호환 가능한 형식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메일 취재시 별다른 생각없이 한글 버전으로 보냈다가 상대방에서 글자가 깨져서 알아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보통 우리가 사용하는 웹메일에서는 다국어 문자코드 방식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 이외에 일본어 등 다른 외국어로 메일을 전송할 때는 글자가 깨져서 보이게 된다. 일본어로 메일을 보낼 경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Windows 95, 98에서 Outlook Express로 메일을 보내는 것을 기준으로 해결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메시지 작성 메뉴를 선택하고 새로운 메시지 발송 창이 열리면 수신인과 편지 제목을 입력한다. Outlook Express의 경우 수신인과 제목란에 일본어를 입력할 수 없기 때문에 영어로 작성을 한다. 그 다음 [메뉴]-[서식]-[언어]로 가면 여러 나라의 문자코드가 나오는데 여기서 일본에서 표준으로 쓰고 있는 [일본어(Shift-JIS)]를 선택한다. 그 다음 Global IME Japanese Kit를 이용하여 메일을 작성한 뒤 보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Global IME 프로그램은 www.microsoft.com/msdownload에 접속한 후 정해진 순서에 따라 설치하면 된다.
(2) e메일 주소 확보하기
e메일 취재시 가장 번거로우면서도 중요한 작업이 e메일 아이디를 입수하는 작업이다. 특히 미국 상하의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정부기관이나 민간기구 어디에도 이들 아이디를 갈무리해놓은 것이 없다는 점을 알고 놀랐다.
인터넷이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자리를 잡은 마당에 미국 상하의원처럼 우리나라의 정치, 외교,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들의 메일 주소가 정리된 적이 없다는 것은 국내 ‘e 인프라’의 중대한 허점으로 생각됐다.
결국 경향신문 인터넷팀은 미국 상하의원 550명의 e메일 주소를 입수하기 위해 ‘politics.yahoo.com’, ‘www.house.gov’, ‘www.senate.gov’ 등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개개 의원들별로 e메일 아이디를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먼저 politics.yahoo.com에 들어가서 Congress를 누른다음 House of representatives(상원의 경우 senate of representatives)를 클릭하고 list of Members를 누르면 의원들의 이름이 뜬다. 여기서 해당의원의 이름을 클릭하면 사진밑에 [send e-mail]이 나오고 다시 이를 클릭하면 메일 보내기용 박스가 뜬다. 여기에 희망하는 설문내용이나 질의서를 작성 또는 복사한 뒤 발송하면 된다. 단 사진 밑에 [send e-mail]이 없는 의원들은 직접 홈페이지를 통해 e메일 주소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www.house.gov, www.senate.gov에 들어가서 해당의원들의 이름을 보고 일일이 대조해야 하는 다소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일본 중의원의 경우도 yahoo.co.jp>국회>의원 데이타 베이스(50음도순)로 들어가서 의원들 이름을 일일이 확인해가면서 e메일 아이디를 정리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러나 중의원들 앞으로 보낸 메일중 100여개 이상이 주소불명으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앞으로 e메일 취재가 언론사의 보편적인 취재관행으로 자리잡는 시대에 대비, 각 언론사는 이제부터라도 미국 상하의원이나 일본 중의원, 참의원 등과 같은 중요한 집단은 메일그룹으로 정리해 계속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져보게 됐다.
문제는 해외 유명인사들의 경우 이렇게 인터넷에 오픈된 e메일 주소가 대개는 본인과 직접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대리인이 관리하는 업무용 메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메일 발송량이 많은 e메일 설문조사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e메일 인터뷰시에는 일반에 공개된 메일주소 이외에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아이디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사전 점검 포인트가 된다.
(3) 첨부파일
메일 발송시 고민이 되는 대목이 제목설정과 함께 질의서를 메일 본문으로 보내는 게 좋을지 아니면 첨부파일로 보내는 게 좋을지 하는 대목이다.
경향신문 인터넷팀은 미국 상하의원이나 일본 중의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의 경우 질문내용은 본문에 싣고 똑같은 내용을 첨부파일로도 보냈다. 그러나 답변메일을 보면 곧바로 회신(reply)메뉴를 선택한 후 본문 질의서에 그대로 대답을 해서 메일을 보내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첨부파일이 덧붙여진 메일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된 메일로 오인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질의서 내용이 특별히 길지 않다면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본문에 질의서를 실어 보내는 것이 무난해 보인다.
페르손 총리를 상대로 한 e메일 취재시에는 본문에 인사말과 함께 질의서를 보냈고 첨부파일은 보내지 않았다.
3.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좌담회
가. 좌담회란
좌담회의 목적은 그 주제에 대하여 출석자끼리만 여러 가지 지식이나 의견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직·간접으로 듣거나 읽는 사람들이 그 지식과 의견에 접함으로써 이익을 얻게 하는 데 있다. 무엇을 결정한다기보다도 그 이야기 자체를 전개하는 과정이 더 흥미가 있는 셈이다. 전개하는 방법에는 방송에 의한 시청과 활자화에 의한 독서가 있고 인원수에 따라 두 사람의 경우는 대담(對談), 세 명의 경우는 정담(鼎談)이라고도 하며 각각 따로 사회자가 있을 때도 있다. 직접 방청자 앞에서 특히 전문적인 얘기를 나눌 경우에는 패널 디스커션(panel discussion) 혹은 심포지엄(symposium)이라고 할 때가 있다. 이와 같은 형식의 좌담은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발달과 함께 널리 유행하게 되어 현재는 거의 매일 방송·출판물 등에 등장하며 신문·잡지뿐만 아니라 단행본으로 출판하는 일도 있다.
출석자로는 각기 주제에 대한 전문가나 특수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선정되며 그 주제에 대하여 다방면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시청자나 독자는 단시간에 주제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된다. 좌담회의 사회자는 그 주제에 대하여 넓은 지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듣는 방법, 유도해내는 방법에 숙련된 사람일 때에 보다 좋은 좌담회로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식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이 사회자를 겸하는 경우도 잦아 사회자가 의견을 말하는 일도 많다.
나. 온라인 좌담회의 필요성
좌담회를 위해 짧은 시간안에 주제에 적합하면서도 뉴스가치가 있는 유명인사들을 한자리에 모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좌담회에 응하겠다는 답을 받는 일부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혹 인터뷰에 호의적이더라도 지방이나 외국에 가 있거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좌담회 참석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게다가 취재의 특성상 갑자기 발생한 일에 관해 긴급히 기사를 써야할 때 신속히 좌담회를 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 좌담회는 이렇듯 모으기 어려운 인사들이 어느 장소에 있든 컴퓨터에 접속하도록 해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좌담을 하는 것이다. e메일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좌담회도 시간, 공간상의 제약을 뛰어넘도록 도와준다. 또한 취재원을 직접 만나는 것에 비해 노력과 실제적인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e메일 인터뷰를 통해서는 인터뷰 상대자의 어느 정도 정제된 답변만을 들을 수 있다면 온라인 좌담이나 화상인터뷰 등은 현장감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상대적인 장점이다. 게다가 e메일 인터뷰라면 인터뷰 상대자가 대답하지 않고 피해갈 수 있을 법한 곤란한 질문까지도 온라인 좌담회에서는 쉽게 넘어가기 어렵다는 점도 또 다른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반면 상대자가 인터넷에 접속된 컴퓨터 앞에서 직접 키보드를 두드려 대화를 나누도록 만드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기자들이 인터뷰할 만한 사람들은 인터넷 업계 인사가 아니라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아직 대부분이며 혹 그렇지 않더라도 타이핑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좌담을 할 경우 각 사람들의 자판을 치는 능력(주로 속도)의 차이가 많아 평소 채팅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모니터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본 뒤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올릴 정도의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온라인 좌담회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이 되어 있는 인물을 골라야 하는 것은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이를 좀더 축소해 적용하면 기자가 한 사람과 진행하는 온라인대담이 가능하다. 반면 확대한다면 화상 카메라 설치를 통해 화상 인터뷰나 화상 좌담회도 가능하다. 지방이나 외국에 나가 있는 국내의 유명인사는 물론이고 언어소통상의 문제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해외 저명인사와의 따끈따끈한 인터뷰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온라인 좌담회에 국한해 살펴보기로 한다.
다. 온라인 좌담회의 실제
온라인 좌담회를 통한 취재과정은 크게 ‘사전기획→접속→자료정리→기사작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자는 벤처 열기가 수그러들던 2001년 경향신문사의 시사주간지 <뉴스메이커> 신년호의 커버기사 ‘그래도 벤처는 살아있다’의 일부로 벤처업계 CEO들의 좌담회를 기획했다. 기획에서 기사작성까지의 기간은 4일뿐이었다. 게다가 보통 사람도 약속이 꽉 차 있는 연말, 그것도 새천년을 맞이하는 연말이었던 점이 큰 장애요인이었다.
일단 접촉해보니 벤처업계의 대표적인 CEO들은 빠짐없이 스케줄이 꽉 찬 상태였다. 사전 약속도 없이 이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아 좌담회를 열기에는 너무 촉박한 시간이었다. 또한 대상자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던 시큐어소프트의 김홍선 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지사에 출장가 있는 상태였다. 오프라인식으로만 생각하면 좌담회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기사작성은 이미 정해진 것이고 그렇다고 인지도가 낮은 CEO를 불러모아 벤처의 미래에 대한 간담회를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모두 e메일 등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벤처 CEO들이었기 때문에 온라인 좌담회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좌담회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부담이 적어진 데다 비중이 큰 기사이며 벤처업계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보니 벤처 CEO들은 바쁜 가운데도 흔쾌히 시간을 내주었다.
전체가 원고지 60매 분량이나 되는 비교적 긴 기사였다. 온라인 좌담회만으로는 충분히 깊이있는 토론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 같았고 CEO들도 먼저 깊이 있게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필요할 것 같았다. 따라서 그 보완책으로 질문서를 먼저 보내기로 했다. e메일을 이용해 각 참가자에게 질문서를 보내고 그에 대한 답변 역시 e메일로 받았다. 이를 모두 취합해 다시 모든 참가자에게 보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살펴보도록 했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온라인 좌담회에서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일곱 가지 질문으로 구성된 e메일 질문서를 모든 참가자들에게 보냈다. 모든 참가자가 이틀 안에 답변을 보내주었으므로 이를 취합해 다시 각 참가자들에게 보냈다. 특히 상반되는 의견이나 눈에 띄는 의견은 기억해 두었다. 간단하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인터넷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도구 덕분에 참가자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서 각자 가장 편리하고 가능한 시간을 이용해 문서를 읽을 수 있었고 따라서 진행이 가능했다.
모든 참가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간을 골라 한 포털 사이트의 채팅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채팅방의 이름과 비밀번호도 알려주었다. 채팅을 위해서는 먼저 채팅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를 각 참가자들에게 고지했다. 기자가 먼저 채팅룸에 접속해 비공개 채팅방을 만들었다. 채팅방에는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공개방과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만 들어올 수 있는 비공개방이 있는데 좌담회중 참가자 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곤란해지기 때문에 비공개방으로 선정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채팅방에 접속해 토론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온라인상이어서 불편하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들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인 데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적극적으로 코멘트하는 것을 꺼려한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진행이 쉽지 않았다. 또한 제각각인 타이핑 실력도 문제였다. 취합한 e메일 답변을 통해 미리 체크해둔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상반된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톡특한 의견을 내놓은 사람에게 이를 좀 더 설명해달라는 식으로 답변을 유도했다. 이미 e메일을 통해 답을 한 데다 비슷한 의견이 많아 온라인 좌담회는 금방 마무리됐다.
온라인 좌담회 자체가 예상보다 미흡하게 진행된 감이 있어서 실제 기사작성 때는 좌담회나 e메일보다 좀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했다. 결국 오프라인 도구인 전화를 이용해 몇몇 참가자에게 추가 질문을 했다. 결국 e메일, 온라인 채팅, 전화라는 온·오프라인 상의 여러 도구를 함께 사용한 셈이다. 그러다보니 필요한 분량의 2배가 넘는 방대한 원고가 만들어졌고 이를 주요 부분만 간추려 원고지 60매로 만들었다.
라. 온라인 좌담회의 확장
실제 시행해 본 적은 없지만 멀리 있는 사람의 생생한 의견을 상호작용적으로(interactive)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좌담회를 변형해 화상채팅 인터뷰까지 확장하는 것은 의미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뷰하는 사람이나 인터뷰 대상자 모두 웹 카메라를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우리나라 안에 있다면 웹 카메라가 설치된 PC방을 찾아가면 되지만 외국의 경우 이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뷰 대상자가 웹카메라를 갖고 있어서 이를 설치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웹 카메라는 보통 20만~30만원 정도의 가격이면 살 수 있다.
또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사람을 인터뷰할 경우는 의사소통 자체도 어려운 경우도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외국에 있는 한국인을 인터뷰하거나(가제: 자랑스러운 해외동포 등) 북한사람을 인터뷰하는 방법이다. 북한인의 경우 외국, 특히 중국에 파견되어 있는 인터넷 기술자를 인터뷰하거나 곧 설치될 북한과의 인터넷 핫라인을 이용해 인터뷰하면 좋은 기사거리가 될 것이다.
4. e메일 취재를 위한 제언
e메일 취재는 우선 대상자 선정을 위한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하며 e메일을 주고 답장을 받기까지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일을 보내고 난 뒤 중간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상황에 맞게 취재계획의 변경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e메일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률이 낮아 회수율이 통계학적으로 별의미가 없는 정도가 된다면 메일을 보내온 사람들만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설문조사에 응해온 사람은 자신이 e메일 취재계획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e메일 인터뷰는 글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구두 인터뷰에 비해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필자의 경우 미 테러 참사 후 미국의 에드위 풀너 헤리티지 재단이사장을 상대로 e메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메일을 발송했으나 풀너 이사장측으로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에 직접 인터뷰를 하자’는 수정제의를 받기도 했다. e메일 사용이 보편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도 아직은 e메일 인터뷰가 직접 대면 인터뷰보다 시간이나 절차상 더욱 번거롭고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면 e메일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대면 인터뷰 때보다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
페르손 총리처럼 외국 정부 인사들의 경우 우리 대사관이나 외교부 등 공식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해외 석학의 경우 해당학자와 친분관계가 있는 국내인사들을 찾아 조력을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메일 취재란 것이 적당히 대상자를 물색해서 질문서를 작성한 뒤 메일만 보내고 나면 모든 일이 끝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e메일 취재는 상대방의 의견이나 생각을 온라인을 통해 담는다는 것뿐이지 아직까지는 오프라인의 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념해야 할 것은 e메일 취재는 아직은 오프라인 취재의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될 뿐이고 주요한 취재수단으로 활용되기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e메일 취재가 갖는 경제성, 기록성, 정확성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발로 뛰고 직접 만나서 상대방의 숨결까지 잡아낼 수 있는 직접취재를 따라 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핸드폰을 사용하는 N세대들이 별다른 불편없이 대화하듯 인터넷 채팅을 나누고 핸드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듯이 인터넷을 통한 통신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을수록 e메일 취재의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e메일 취재만이 갖는 고유의 특성을 활용한 과학적인 취재기법에 대한 개발이 이제 본격화될 때가 됐다고 본다.
제2장인터넷 쇼핑몰
1. 왜 쇼핑몰인가
경향신문 인터넷팀의 인터넷 대탐사는 하나의 거대한 항해였다. ‘인터넷 쇼핑몰 체험진단’이라는 이름의 항해. 새천년의 시작과 함께 거대한 물결처럼 밀려온 인터넷의 바람은 이 항해의 동력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바다에는 항해를 위해 닻을 올린 탐사팀의 앞길을 밝혀줄 등대도 없었고 그 도달점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은 새로운 시작이었고 탐사팀은 오직 선구자의 마음으로 항해를 떠났다.
2000년은 새천년의 시작이라는 설레임과 함께 국내에선 인터넷이 거대한 화두로 다가온 해였다. 불과 2년 전 IMF 치욕으로 실의에 빠졌던 국민들에게 인터넷과 정보통신(IT)산업은 불황의 길고 긴 터널의 끝을 알리는 등불이었다. 주식시장에서 연일 치솟는 주가와 함께 테헤란 벨리에선 ‘닷 컴’의 신화가 희망의 찬가를 불렀다.
동시에 인터넷과 IT산업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키게될 수단으로 입에서 입으로 떠돌았다. 마치 그것은 ‘새천년’이라는 정체불명의 언어와 마찬가지로 기대와 설렘, 그리고 불안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그런 상황속에서 미국에서 ‘아마존의 신화`를 창조한 전자상거래의 물결은 국내에도 빠른 속도로 상륙하기 시작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하던 인터넷 쇼핑몰은 쇼핑몰 대탐사에 착수하던 2000년 8월에 등록된 사업자만 4,700여개에 달할 정도로 급속도로 우리의 일상속을 파고 들었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이 유아기에 지나지 않았던 당시,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사어버 상거래의 특성상 각종 신용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사이트 해킹과 개인 정보의 유출, 상거래 사기 등은 유아기의 국내 전자상거래를 혼돈속으로 빠뜨리고 성장을 가로막는 부정적인 요소들이었다.
이런 까닭에 서서히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인터넷 쇼핑몰들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은 자연스레 생겨났다. 이미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의 ‘e 트러스트 인증’ 등이 실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정부관련 기관에 의한 기본적인 검증 절차였을 뿐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궁금증을 채워주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경향신문 인터넷팀은 ‘인터넷 쇼핑몰 대탐사’라는 거대한 작업에 첫발을 들여놓기로 마음을 먹게 됐다.
가. 전자상거래란?
전자상거래(EC; electronic commerce)는 한마디로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해 상품을 사고 파는 행위를 일컫는다. 좁은 의미에서 전자상거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된 사이버 상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다. 가전제품 같은 실물 거래뿐 아니라 교육, 원격진단 같은 서비스도 포함된다. 주로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B2C(기업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로 알려진 영역이 해당된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전자상거래는 개별 소비자만의 거래가 아니다. 공급자, 금융기관, 정부기관, 운송기관 등 거래와 관련된 모든 경제 주체가 포함될 수 있다. 바로 생산자(producers), 중개인(intermediaries), 소비자(consumers)가 디지털 통신망을 이용하여 상호 거래하는 시장으로 실물시장(physical market)과 대비되는 가상시장(virtual market)을 의미한다. 좁은 의미의 전자상거래에 ‘B2B(기업간 전자상거래)’까지 포함된 개념이다.
그러나 정보제공이란 신문의 사명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정보의 약자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좁은 의미의 전자상거래가 쇼핑몰 대탐사 여정의 주된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나. 인터넷 상점의 매력은 무엇인가
전자상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현실의 공간이 아닌 사이버상의 가상공간은 소비자는 물론 판매자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제공한다. 소비자로선 직접 매장까지 나가는 번거로움을 덜어내는 한편 판매자들 입장에서도 유통 비용이나 건물 임차료 등의 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는 모두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황금어장에 비유돼 왔다. 아이디어 하나로 우후죽순처럼 인터넷 쇼핑몰들이 간판을 올릴 만큼 전자상거래는 매력적이다.
사실 전자상거래는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에도 기업간 문서를 전자적 방식으로 교환하거나 PC통신의 홈쇼핑, 홈뱅킹 등을 통해 이미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그러나 화상 지원이 뛰어난 초고속 인터넷망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인터넷’이라는 공식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의 본격화는 경제활동에 있어서도 새로운 개념들을 요구하게 됐다. 국경을 초월한 인터넷의 접근 가능성은 기존의 관세제도는 물론 정부의 수입정책에도 변화를 요구하게 됐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통화 및 지불 제도에 대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야 했으며 e비지니스를 통한 혁신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 결과 거래인증, 거래보안, 대금결제, 소비자보호, 지적소유권보호 등 다양한 신개념이 대두됐다.
그러나 이제 막 전자상거래 시대의 초입에 들어선 국내의 현실은 마치 천지창조 초기의 ‘혼돈의 새벽’이라고 해고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인정보의 유출, 급증하는 상거래 사기, 해킹 등은 혼돈의 새벽을 보여주는 기호들이었다. 바로 우리의 대탐사가 기획된 이유이자 항해의 여정으로 삼아야 할 대상이었다. 과연 새로운 인터넷 시대의 상거래 개념은 어떤 것이고 지금 우리는 그 매력적인 특성에 맞게 나아가고 있는가. 바로 문제의식의 출발점이었다.
다. 무엇을 어떻게 취재할 것인가
‘인터넷 쇼핑몰 대탐사’라는 길고도 먼 항해를 떠남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은 신뢰도를 높이는 문제였다.
실제 쇼핑을 한 뒤 그 결과를 가지고 순위까지 정하는 야심찬 기획이었던 반면 참여 가용 자원은 한정된 것이 현실인 까닭이다. 특히 1위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인터넷 환경의 특성상 이번 결과가 소비자들의 구매는 물론 쇼핑몰 업체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쇼핑에 참여하는 개인들의 편차에 의한 차이를 최소화하고 작은 모집단으로 인한 일반화의 오류가 생길 가능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특히 작은 취재 참여 인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조사에 참여하는 모집단이 클수록 개인별 편차에 의한 오류의 가능성은 작아지기 마련. 하지만 대대적인 인력과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나 조사전문기관이 아닌 이상 그런 대규모 기획을 하기란 쉽지 않다. 또 기획 의도가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의 평가였기에 개인화, 원자화를 특성으로 하는 인터넷에서 그런 일괄적이고 대대적인 조사가 꼭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한 개인이 이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우연한 불편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단 개인별 편차에 의한 오류를 최소화하고 표준적인 취재 시스템과 기준 마련은 절실했다. 그것은 쇼핑몰 대탐사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나침반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계산된 취재 일정과 방법, 분석표 등을 마련해 쇼핑에서 분석까지의 행위를 최대한 객관화할 필요가 생겼다. 구체적으로 장소와 시간에 의한 차이, 개인별 취향과 감각의 정도에 대한 차이를 일정한 산술적 기준으로 환산해 내는 것이 필요했고 또 쇼핑몰 취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해 예측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 결과 사전에 충분한 연구와 토의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이고 정교한 취재계획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실제 2000년 3월 처음 아이디어 차원에서 시작된 실전 쇼핑이 실행되기까지는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대부분의 시간이 관련자료 조사와 평가방법 분석 등 취재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와 토의에 바쳐졌음은 물론이다. 일단 팀원 중 진행 담당자를 중심으로 기초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스터디팀이 꾸려졌다. 당시 스터디팀이 활용 가능한 선례로는 YMCA와 국제소비자기구가 시행한 인터넷 쇼핑 체험진단의 자료 정도가 전부였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스터디를 통해 개략적인 골격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다.(부록 5 참조)
2000년 5월 22일 숙명여대 정보통신대학원 문형남 교수팀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 비교 평가방법에 대한 1차 공동 스터디를 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YMCA측 간사들의 노하우도 전수받았다. 평가 시트와 진행 상황을 체크해 실제 쇼핑으로 이어졌을 때 벌어질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 전자상거래법과 관련 업체 전문가들을 통해 업계 전반의 사정과 국내외 상황을 검토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모의쇼핑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전자상거래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짚어보는 기획기사로 확대하자는 의견도 도출됐다. 수익모델이 불분명한 인터넷 사업 중 가장 확실한 기반을 지니고 있는 것이 전자 상거래인만큼 아직 유아기 단계를 밟고 있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의 실상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제반 여건을 검토해 전자상거래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대안까지 제시하자는 취지였다.
스터디팀이 마련한 개요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항목선정과 평가시트 작성작업이 시작됐다. 팀원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5~6차례 평가의 중점과 기준, 항목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물론 대부분 인터넷 쇼핑이 생소한 상태라 논리적인 추론과 상상력에 근거해 작업을 진행해 나가야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평가시트 초안을 만든 뒤 다시 항목별로 하나하나 따져보며 배점과 가중치 등에 대해 3~4차례의 토의를 거쳐 수정해 나갔다. 평가시트 작성과정에서 숙명여대팀이 마련한 ‘개별 쇼핑몰 평가서’(부록 6 참조)와 서울YMCA 시민중계실의 ‘인터넷 쇼핑몰 조사표’(부록 7 참조)가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그 결과 쇼핑몰 대탐사의 핵심인 평가시트의 초안이 마련됐으며 다시 초안에 대한 3차 수정을 거쳐 시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 ‘필요 이상의 정보’라는 항이 너무 주관적이라든지 ‘상품의 다양성’은 몇 종류 이상이면 다양한 것으로 볼 것인지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도 대두됐다. 그 결과 쇼핑몰 사이트의 컨텐츠에 대한 평가항목에서 상품 정보와 그 표시방법에 중요성을 두기로 의견을 수정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인 숙명여대 전자상거래 연구팀 문형남 교수의 자문과 전자거래진흥원의 감수를 거쳐 최종본(부록 8 참조)을 만들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그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자체 개발된 시트임에도 실제 쇼핑 진행과정에선 생각지 않았던 변수의 돌출로 배점 변화의 필요성이 생기기도 했다. 쇼핑 진행과 평가 과정의 실제는 항목별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결론적으로 쇼핑몰 실전취재는 탐사보도의 한 형태로서 예측을 통한 모델 개발과 취재계획 수립, 수정, 실행 등 취재의 과학적 방법론 훈련으로서 매우 유용한 기회였다.
라. 지금 사이버 쇼핑몰은
2000년을 달궜던 닷컴의 바람은 전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IT산업의 불황으로 잦아든 상태다. 그 결과 국내에서도 거품 붕괴론과 함께 이제 인터넷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은 주부들을 컴퓨터 앞으로 끌어들일 만큼 급속도로 우리의 일상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결과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몰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2001년 8월 발표한 ‘전자상거래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액은 2001년 1분기 7,077억 8,600만원에서 2분기에는 7,901억 700만원으로 11.6% 증가했다.
B2C거래는 1분기의 5,253억원에서 5,878억원으로 11.9%가 증가했으며 B2C 매출액이 소매업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에서 1.7%로 조금 높아졌다. 오프라인 업계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B2C,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를 통틀어 사이버 쇼핑몰을 통한 상반기 매출이 3,000여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400억원)보다 114% 증가했다. LG전자의 가전제품 전문 B2C 온라인 쇼핑몰인 LG나라도 상반기 매출이 180억원으로 작년 한 해 매출액 150억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현재 국내 쇼핑몰의 특징적인 양상은 온오프라인 병행업체의 증가세가 대세라는 점이다. 전체 쇼핑몰 운영업체는 1분기 1,915개에서 4.3% 늘어난 1,998개로 조사됐다. 이중 온라인 업체 수는 2분기에 577개로, 1분기에 비해 2개 늘어난 반면, 오프라인상의 사업기반을 토대로 온라인으로 진출한 온오프라인 병행 업체가 1분기 1,340개에서 1,421개로 81개가 늘어났다. 이런 결과는 기본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이라 하더라도 탄탄한 오프라인의 토대가 바탕이 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어쨌든 실물이 오고가는 상거래 행위의 본질상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런 결과는 우리의 쇼핑몰 탐사에서도 확인됐으며 실제 쇼핑몰 탐사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도 제공한다 할 것이다.
2. 실전취재
‘쇼핑몰 대탐사’에 대한 문제의식의 출발은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의 실태와 현상태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전자상거래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일단 직접적인 동기는 YMCA 시민중계실이 지난해 2월 15일~5월 4일까지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 169개를 대상으로 소비자권리 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 YMCA의 실태조사는 당초 소비자보호단체 협의회가 발행한 ‘전자상거래 국제비교연구(1999)’에 등장한 모의쇼핑 진단을 그 원형으로 하고 있다.
국제소비자기구는 1998년 11월~99년 2월까지 전세계 17개국을 대상으로 모의쇼핑을 실시했다. 미국, 영국, 스위스, 스웨덴, 스페인, 노르웨이, 뉴질랜드, 일본, 이탈리아, 홍콩, 그리스, 독일, 프랑스, 캐나다, 벨기에, 오스트리아, 호주 등 17개국에서 사전, 바비인형, 진바지, 헤어드라이어, 게임 소프트웨어, 샴페인, 쵸콜릿, 컴퓨터 램 메모리 등 151건의 물품을 대상으로 모의쇼핑이 이뤄졌다.
그러나 막상 탐사의 닻을 올리고 보니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한 분야로 한정하기에는 그 특성이나 종류가 다양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백화점식의 종합 쇼핑몰이 있는가 하면 선물 전문몰, 장난감과 유아용품 전문몰, 서적 전문몰 등 몇 가지로 단순화된 동일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각각의 개성을 지닌 쇼핑몰들이 존재했다.
그 결과 처음 1회성으로 시작했던 기획도 쇼핑몰별 주제에 따라 하나의 시리즈로 엮어보자는 욕심이 생겨났다. 또 앞서 말한 것처럼 각각의 개성에 맞는 차별화된 평가분석이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란 판단도 따랐다. 예를 들어 종합 쇼핑몰과 선물 전문몰에 대해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서비스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종합 쇼핑몰이 가격 경쟁력이나 편리성이 주요한 요인이라면 선물 전문몰은 부가 서비스가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그런 주제별 실전 쇼핑이 결국 인터넷 쇼핑과 쇼핑몰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음은 기대 밖의 소득이었다.
그 결과 전문몰의 가능성은 중, 소형 쇼핑몰의 존재 이유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이런 깨달음은 대기업의 시장 독식을 막는 중소 쇼핑몰의 존재 가능성 탐구란 거창한 주제로 나아갔음은 물론이다.
가. 주제 선정
엄밀히 따져보면 물품의 특성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도 다를 것은 당연하다. 만약 소비자가 물품의 특성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종합몰에만 의존한다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이 사이버 시장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한꺼번에 많은 소비자들이 동일한 쇼핑몰에 접속 동시에 구매를 할 수 있는 인터넷의 확장성을 감안하면 대기업 쇼핑몰 중에서도 불과 몇 개의 쇼핑몰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인터넷의 무한한 확장성은 동시에 독점의 위험이라는 치명적인 독소도 내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명한 소비자들은 그런 독점의 가능성을 허용치 않는다. 그것은 마치 곳곳에 거대한 규모의 백화점이 들어서 맹위를 떨치지만 재래식 시장과 상점도 여전히 존재가치를 지니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물품의 특성을 세밀하게 분화하는 틈새 시장의 공략은 다양한 중소 쇼핑몰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할 것이다.
2000년 12월 선물 전물몰들에 대한 평가에서 SK디투디, 야후 등 대기업 쇼핑몰들을 제치고 직원 3명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인 ‘날’이 1위를 차지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물론 날의 경우 작은 규모로 인한 제약 때문에 주문이 밀릴 경우 평가 당시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었지만 개성적인 주제별 쇼핑몰의 존재 근거를 증명하는 예로는 충분했다. 이런 사실은 숙명여대 전자상거래연구실과 경향신문이 함께 선정한 ‘베스트 쇼핑몰 100’(2001년 4월) 결과에서 서적, 음반 등 전문몰들이 약진하고 있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인터넷의 무한한 확장성만을 믿고 물건의 개성에 대한 고려없이 문어발 기업처럼 이런저런 상품을 모두 모아놓은 종합몰의 경우 자칫 난삽하고 책임있는 서비스의 부재를 불러올 수 있다. 같은 사이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모두 볼 수 있다는 편리함은 있지만 소비자의 욕구는 꼭 아이쇼핑에만 있지 않다. 반면 주제별로 분화된 사이트들은 훨씬 전문적이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주게 된다. 아이쇼핑 면에서도 소비자의 입장에선 각 주제별로 1개 정도씩의 사이트 주소를 즐겨찾기에 저장해놓고 클릭만 하면 되기에 그리 불편함도 없다. 이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오히려 전문화할 필요성이 생겨나는 것으로 원심력에 대한 구심력의 물리적 법칙을 연상시킨다.
이런 토대에서 우리 탐사팀이 4차에 걸친 쇼핑몰 탐사에서 각 주제별 개성에 대해 도출한 원칙은 아래와 같다.
▲종합 쇼핑몰 ─ 자본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 달성 여부
많은 종류의 다양한 상품 구비와 체계적인 유통망을 통한 배달의 신속성, 반품 과정의 편리성 등이 그 요소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량의 상품을 취급하는만큼 박리다매, 즉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선택기준일 수밖에 없다.
▲선물 전문몰 ─ 고객 감동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다르고 단순히 물건만이 아닌 마음을 실어보낸다는 특성을 감안했다. 즉 배달과정에 있어서 포장과 다양한 이벤트성 서비스, 지정한 날짜와 장소에의 정확한 배송이 생명이다. 결국 부가서비스가 얼마나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서적 전문몰 ─ 충실한 정보 제공
일반 서점과 달리 온라인 서점에선 책의 일부분을 즉석에서 읽어보고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꼭 필요한 책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가 주어지는지의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들이 평가를 현실감 있고 객관적인 것으로 만드는 데 각각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4차에 걸친 쇼핑몰 대탐사에서 주제의 직접적인 선택은 각 시기별 특성에 맞췄다.
▲1차(2000년 8월)
시작의 의미에서 총체적인 점검에 초점을 맞췄고 그결과 종합 쇼핑몰들이 대상이 됐다.
▲2차(2000년 12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해 선물 전문몰들을 중심으로 삼았다. 특히 2차 선물몰에 대한 탐사는 특화된 아이템에 대한 집중이 왜 필요한지 검증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실전쇼핑 과정에서 가장 격렬한 난상토론이 벌어진 것도 이때다. 또 아이템에 따른 가중치 구성의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었다.
▲3차(2001년 2월)
다시 쇼핑몰 탐사 1년간의 변화를 짚어보기 위해 종합몰들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졸업입학 시즌을 고려, 책가방과 운동화, 상품권 등 선물성 물품을 대상으로 했다.
▲4차(2001년 7월)
휴가철을 앞두고 온라인 서점들을 집중 탐사했다. 특히 4차 탐사 때는 당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건강, 헬스용품 관련 사이트를 대상으로 삼아보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갈수록 높아가면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직장인들이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주요한 품목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자체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건강, 헬스용품 전문몰은 아직 그 수준이 미비해 결국 대상을 인터넷 서점으로 돌려야 했다.
나. 분석대상 쇼핑몰 선정
쇼핑몰 대탐사에 들어가던 당시만 해도 국내에 사업자 등록이 된 쇼핑몰은 무려 4,700여개에 이르렀다. 이중 실제 운영하고 있는 업체도 2,000여개에 달했다. 이런 거대한 쇼핑몰의 숲에서 탐사 대상이 될 만한 알짜배기를 고르는 일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고 그때부터 이미 실제적인 평가의 시작이었다. 따라서 대상 쇼핑몰 선정에도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을 만한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했다.
대상 선정 기준으로는 ▲공신력있는 기관의 인증 여부 ▲소비자들의 이용 빈도 ▲자본 규모 ▲오프라인상 브랜드 가치 등 대략 4~5가지 정도가 있다.
일단 쇼핑몰을 대상으로 ‘e-트러스트’ 인증을 하는 한국전자거래진흥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거친 쇼핑몰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 수가 너무 많았다. 회의진행 과정에선 아예 전자거래진흥원에 10개를 추천해 달라고 의뢰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만큼 객관적인 기준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던 까닭이다.
두번째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쇼핑몰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은 실전쇼핑의 규모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의 입과 귀를 통해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친 것이기에 실패할 확률도 적다. 다만 실제 정확한 쇼핑몰별 방문자수나 구매자수, 판매액 순위가 공식적으로 집계돼 공개되지 않을 경우 감에 의존해야 하는 난점이 있다.
그리고 쇼핑몰의 크기, 즉 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채택하는 방법과 온라인상이 아닌 오프라인상의 브랜드 가치를 기준으로 선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 두 가지 경우는 기존의 대기업이나 야후 등 온라인상의 다른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쇼핑몰이 유리하다. 그러나 실제 마지막 두 가지 기준의 경우도 현실적으로는 두번째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쇼핑몰과 대체로 일치한다.
경향신문 탐사팀은 위의 4가지 기준을 골고루 적용했다. 숙명여대 전자상거래 연구팀이 발표한 ‘국내 100대 쇼핑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고 이용자가 많은 10개씩의 쇼핑몰을 골랐다. 일단 대략적인 매출액 순위와 네티즌들의 추천 빈도가 많은 쇼핑몰을 가려 뽑았다.
대상을 선정하는 부분은 사실 취재 계획의 수립과정에서 그다지 혼란을 느끼거나 오류의 가능성이 많은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아쉬움이라면 소규모 전문몰 중 나름대로 훌륭한 환경을 구축, 평가의 대상이 될 만한 알짜배기 쇼핑몰들이 빠질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결론적으로 새롭게 추천할 만한 쇼핑몰의 발굴에는 이런 형태의 접근 방법이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이다.
다. 평가항목 선정
앞서 밝힌 바 있지만 항목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는 국제소비자기구의 모의쇼핑 자료가 바탕이 됐다. 당시 소비자기구가 쇼핑몰을 평가했던 항목은 아래와 같다.
▲판매업자에 대한 정보의 명시성
▲가격과 제품에 대한 정보의 명시성
▲배송절차 및 관련비용에 관한 정보의 명시성
▲계약 조건의 명시성
▲주문 절차의 명시성
▲고객에 관한 신상정보 수집 및 반품 불만처리 사이트의 안전성에 관한 정보 명시성
▲도착기일 및 물품의 조건, 지불취소, 반품 및 환불절차의 편리성과 효율성
일단 우리 탐사팀은 이를 바탕으로 보다 실전적인 감각을 살리기 위해 쇼핑의 흐름에 따라 항목을 재정리하고 구성키로 결론을 내렸다. 또 계약조건의 명시성이나 판매업자의 정보에 대한 명시성과 같은 약관상의 문제를 한 항목으로 독립시키는 것은 비현실적이란 판단도 있었다. 사실 평가항목을 만드는 데만 3개월이 거의 대부분 필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역을 나누고 평가시트를 설계하는 것은 이번 대탐사를 이끌어갈 지도를 만드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탐사팀이 장고 끝에 만들어낸 평가항목은 다음과 같다. 이는 쇼핑의 출발에서부터 완결까지의 시간적 순서를 토대로 했다.
▲웹사이트의 편리성(속도, 구조의 편리성, 검색기능, 회원가입 여부)
▲컨텐츠(다양성, 상품 정보, 사진 서비스)
▲구매(주문, 취소가능 여부, 결제방법, 확인기능)
▲상품수령(배달시간, 배송비, 포장, 전달 상태)
▲반품(불량 및 불만족 반품, 반품신청 난이도, 결제대금 반환)
▲고객서비스(약관, e메일 문의, 오프라인 문의)
▲보안
문제는 보안 부분이었다. 보안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이었기에 과연 현실적으로 쇼핑 과정에서 평가할 수 있을지에 회의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실전쇼핑의 주체로 가정한 인터넷 초심자들이 보안을 평가할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사이트만 봐서 보안을 평가할 수는 없었다.
즉 소비자의 입장에서 체험진단하는 이번 기획에서 보안은 사실상 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보안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생략하기는 곤란했다. 이에 따라 보안부분은 보안전문업체인 A3시큐러티에 평가를 의뢰키로 결정했다.
한편 네 차례의 체험진단이 각각 특수한 테마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으므로 세밀한 부분, 즉 각 항목별 배정이나 가중치 등에서 달랐다. 4차까지의 쇼핑몰 항해에서 매번 팀원 중 몇 명이 사전 쇼핑 체험을 통해 틀을 잡은 뒤 맞춤식 설계로 좌표가 될 지도를 다시 그렸다.
하지만 큰 틀에선 처음 토론을 통해 개발한 기본적인 평가의 틀을 유지했다.
(1)웹사이트의 편리성
사이트 구조의 편리성과 관련해 탐사팀이 제일 처음 떠올린 것은 ‘속도’였다. 만약 쇼핑을 위해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즐거움이 아닌 짜증이 될 터이다. 따라서 사이트의 속도는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러나 스터디팀의 브레인 스토밍 과정에서 심각한 모순을 발견했다. 사이트의 실행속도는 쇼핑몰 업체의 하드웨어와도 관련이 있지만 화면에 포함된 자료의 양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단순히 실행속도가 빠르다는 것만을 평가한다면 정보의 양을 적게 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속도의 배점 비중을 낮추고 검색기능이나 장바구니 기능, 회원가입 여부 등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항목을 추가했다.
웹사이트의 편리성은 웹디자인 업체에 의뢰,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평가와 조언을 덧붙일 수 있는 영역이지만 실전 탐사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2) 컨텐츠
상품의 내용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사이트 구조와 같은 단순한 하드웨어와 다르다. 상품의 다양성과 그에 대한 정보가 주된 부분이고 정보를 표시하는 방법도 중요한 평가대상이다. 특히 이 부분은 4차 서적전문 쇼핑몰에 대한 평가에선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평가됐다.
실제 소비자들이 그 웹 사이트가 ‘편리하다’,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사이트의 실행 속도 등이 아니라 이런 부분이다. 즉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서 차별화가 가능한 곳이란 얘기다. 이 부분에서 잘 디자인된 고객 서비스 방법 하나에 쇼핑몰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상품 정보의 제공과 관련해 상품 가격,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 무수한 구성요소를 모두 꼼꼼히 살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에따라 탐사팀은 특히 사진이나 동영상 서비스의 수준을 분별 기준으로 주목했다. 또 형식적인 정보의 구성보다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를 살린 쇼핑몰에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으며 이는 주관식 평가시트에 표기, 분석과 기사화 과정에서 참고했다.
(3) 구매와 상품 수령
실전 쇼핑에 돌입하기에 앞서 사전 답사에서 탐사팀은 의외로 이용자들이 사이버상에서 구매를 할 경우 실제 그것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늘 불안을 느낀다는 점을 깨달았다. 따라서 주문의 취소와 확인, 결제, 배송과 배달과 관련된 실제 구매과정에서 친절한 안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평가항목의 중요 항목으로 반영했다. 실제 쇼핑 참가자들도 결과분석을 위한 토론에서 e메일 등을 통해 구매와 배송과정을 친절히 알려주는 쇼핑몰에 호감을 느꼈음이 확인됐다.
또 이 단계에는 포장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1차에서 4차까지 모두 중요한 영역이었으나 특히 2차 선물 전문몰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핵심적인 영역으로 부상했다. 선물 전문몰 탐사 후 기획기사로 게재한 것처럼 이 부분도 개성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차별화가 가능한 부분이다. 선물과 함께 전달되는 메시지 서비스 등이 그 예로 탐사 후 평가회의에서 단 한 번 실전쇼핑을 한 이용자들이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낸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적용한 뒤 특허를 취득한다면 하나의 상거래 모델로서 그 자체로 수익성을 가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선물몰에 대한 분석에서는 이 영역에 대한 보다 세밀한 항목 조정이 아쉬웠다.
(4) 반품 및 고객 서비스
반품에는 일반적인 물건의 파손에 의한 반품과 소비자의 변심에 의한 반품 두 가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 탐사팀은 후자, 즉 소비자의 변심에 의한 반품에 중점을 뒀다. 이는 사이버 쇼핑몰의 특성상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변심의 가능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따라서 일반 오프라인 상점과 달리 소비자의 변심에 대한 반품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필수적인 요소라 할 것이다. 그 결과 배점도 보안을 뺀 전체 배점 90점 중 20점을 배정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 쇼핑몰들의 의식 수준은 매우 낮을 것으로 탐사팀은 예측했고 실전 쇼핑 결과 그 예측은 적중했다.
한편 고객서비스는 쇼핑몰 이용 전과정에서 얼마나 이용자들이 불편과 불안을 느끼지 않고 구매를 할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이용약관의 명시성, e메일을 통한 질의 응답 수준, 전화문의 가능 여부 등을 평가했다. 이 경우도 사이트 실행속도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편차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탐사팀의 한 명이 일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썼다.
라. 구입신청부터 배송, 환불까지
‘인터넷 쇼핑몰 실전 대탐사’의 D데이는 2000년 8월 9일로 잡혔다. 처음 3월에 아이디어가 나온 것을 생각하면 무려 5개월 만이다. 일단 D데이를 앞두고 2명의 팀원이 평가시트에 따라 쇼핑몰에 대한 사전 답사를 통해 마지막 점검을 했다.
쇼핑 개시와 물건을 배달받고 평가시트를 완성하기까지는 12일 가량이 걸렸다. 그러나 이는 21일을 기사화를 위한 D데이로 확정한 탓에 서둘러 평가 과정을 마무리한 탓이다. 당초 원안은 상품의 반품까지 모두 완료한다는 복안이었지만 예상보다 배달과 반품의 기간이 길어 평가 마감시점에서 상당부분의 물품이 반품되지 못했다. 그 결과 반품에 대한 평가기준은 긴급하게 수정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한편 1차에서 4차까지 대상으로 삼은 각 쇼핑몰들의 영역이 특징이 있었기에 조금씩 평가과정도 달랐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구입신청부터 배송, 환불로 이어지는 과정의 순서와 방법은 유사하다. 예를 들어 선물 전물몰들의 경우는 파손이 아닌 일반적인 반송이 의미없다고 판단해 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정도의 차이였다. 순서별로 탐사의 절차와 과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구입신청
탐사팀은 일단 8월 9일 당일 회사 소회의실에 10대의 노트북 컴퓨터와 랜을 설치하여 구매작업을 시작했다. 컴퓨터는 모두 같은 기종(삼성 센스 850)으로 맞추고 인터넷 환경도 랜 선을 이용해 속도를 동일하게 조절했다. 인터넷팀원 5명과 숙명여대 전자상거래 대학원생 5명이 참가, 같은 시간에 각각 1개씩의 품목에 대해 10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소요된 시간은 3시간 정도였으며 구매과정의 평가 중 속도부분은 따로 팀원 1명이 모두 일괄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같은 기종의 같은 환경이라 하더라도 실행속도가 개인간 편차와 시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난점 때문이다. 한 사람이 일괄적으로 해당 사이트를 3단계 이상 서핑하며 3차례에 걸쳐 반복 측정한 결과를 평균시간으로 산출, 개인간 편차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오류를 제거했다.
또 탐사팀은 인터넷을 잘 아는 네티즌이 아닌 ‘초심자’를 이용자로 가정하고 구매과정을 밟았다. 일단 웹사이트의 실행속도와 검색기능이 있는지, 또 있다면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는지가 일차 관문이었다. 특히 회원가입을 전제로 한다면 첫 관문부터 이용자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초심자들의 경우 개인정보의 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회원가입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구매과정에서 컨텐츠와 관련해서는 상품의 다양성에 대한 기준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품목에 따라 각 사이트의 사정이 상이하고 몇 개를 다양하다고 해야 할지 막연했던 탓이다. 이에 따라 상품의 다양성에 대한 배점을 낮추고 오히려 상품 정보부분의 배점을 늘리는 형태로 조정했다.
구매 결정 후 주문과정과 관련해선 ‘장바구니 기능’에 대한 강조점을 두기로 했고 주문 최종확인 기능과 주문 후 배달되기 전 취소 기능이 있는지를 평가에 반영하기로 조정했다. 또 주문의 복잡도와 구매자 인적 사항과 관련해서는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했다.
마지막으로 결제수단도 은행 계좌이체와 신용카드, 사이버 머니가 모두 가능한지를 살펴 보았다. 계좌이체의 경우 다양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계좌를 개설해뒀을 경우 편리한 것은 당연하다. 일단 신용카드와 e머니, 계좌이체가 모두 가능하고 거래은행이 4곳 이상인 경우 만점으로 기준을 정했다.
따라서 구입신청 단계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가 얼마나 부담없이 편리하게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2) 배송 및 상품수령
배송기간과 관련해 처음 탐사팀은 주문이 끝나는 순간부터를 시작시점으로 잡았으나 실제 구매결과 실제 대부분의 쇼핑몰이 결제가 확인된 시점에서 해당 업체에 주문을 낸다는 점을 확인, 결제가 확인되는 시점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경우 주문 후 1일~2일 후부터를 배송 시작시점으로 잡았다.
배송과 관련해 탐사팀은 처음 기준을 3일로 잡았으나 이는 탐사팀의 세상물정 모르는 착각이었다. 실제 국내 쇼핑몰의 경우 가장 빠른 경우라 하더라도 최소 3일의 시간이 필요했고 평균적으로 일주일 이상이 걸렸다. 그 결과 탐사팀은 논란 끝에 급히 배송의 평가기준을 3일에서 일주일로 완화하는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배송기간중 일요일을 포함 2일의 휴일이 낀 것도 평가를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 기사화 때문에 평가를 마감한 20일까지 배송이 되지 않은 물건도 있었다. 이경우는 사실상 0점 처리했다.
이는 처음 주문 상품이 품절되는 등의 사유로 배송될 수 없어 재주문을 내야 하는 경우도 생겼기 때문이다.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인증된 쇼핑몰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10% 정도의 재주문 상황이 발생했다. 따라서 배송평가를 위해 탐사팀은 8월 10일부터 20일까지 약 열흘간의 기간이 필요했다.
탐사팀은 배송과 관련한 이런 결과를 놓고 국내 쇼핑몰들이 대부분 인터넷이라는 장소를 빌려준 거간꾼 노릇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쇼핑몰들은 경비절감을 위해 직영 물류창고나 배송체제를 갖추지 않고 물품 제조사에 재주문을 내고 그 제조사가 상품의 배송과 반품을 떠맡는 구조임이 확인됐다. 이런 경우라면 식료품 등 신선함을 생명으로 하는 물품의 경우는 사실상 쇼핑몰 이용이 불가능하단 결론으로 이어졌다. 1차 쇼핑몰 탐사에서 평균점이 C에 불과했던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 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런 신선 식품들을 중심으로 속도를 요하는 물건들만 따로 코너를 만들어 하루 안에 배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상품의 배달과 관련해 또 지적할 점은 받을 사람에게 직접 전달되는지의 여부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이용자는 맞벌이 부부 등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느긋하게 앉아서 배달 물품을 일일이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처음 평가시트 항목에서 직접 전달 부분을 독립적으로 분리한 것은 옳지 않았다.
그래서 실제 평가에서는 직접 전달에 준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 예를 들어 거주지를 확인한 뒤 아파트 경비원이나 이웃집에 맡긴다든지 하는 경우는 직접 전달로 처리했다. 다만 2차 선물몰들의 경우는 직접 전달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선물은 단순 그냥 배달이 아니라 전하는 사람의 분명한 마음과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3) 반품 및 환불
반품은 일단 전품목 반품을 원칙으로 했다. 파손에 의한 반품은 당연한 것이고 소비자의 변심에 의한 불만족 반품을 중점적으로 평가키로 했다. 물건을 직접 보고 고르는 것이 아닌 사이버 쇼핑의 특성상 지극히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상에선 마음에 들어 산 물건이 막상 실제로 받고 보면 실망스러운 예는 충분히 많다. 이는 아직 사이버 세계와 현실세계간에 놓인 일종의 ‘감각 굴절’과 같은 것이다.
처음 탐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걱정을 했고 실제 반품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의외로 대부분의 쇼핑몰들이 반품을 순순히 처리해줬고 다만 반품 신청에서 환불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 물건을 받는 즉시, 반품 과정을 밟았지만 배송 자체가 늦었던 경우는 반품에 대한 평가가 불가능했기에 이 부분에 대한 평점이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결론은 배송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반품도 마찬가지란 점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특히 반품은 직접 전화로만 가능했지만 쇼핑몰들이 안내 전화를 충분히 갖춰놓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반품신청을 위한 전화를 하느라 든 경제적, 시간적 비용이 물건 값보다 크다는 우스개소리가 오갈 정도였다. 또 바쁜 언론사의 환경상 반품은 대부분 가족들이 떠맡아야 했다.
또 쇼핑몰들은 거간꾼 노릇만 하고 실제 배송은 물건 제조사가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생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바로 서로 다른 쇼핑몰에서 구입했지만 배달과 반품 수거는 같은 회사에서 한 경우가 많아 반품을 위해 집을 방문한 직원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반품과 관련한 비용은 구매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와 무료 반품이 7 대 3 정도였다.
한편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반품을 평가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쇼핑몰 탐사 과정에서 경비를 줄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뒀다. 실제 실전쇼핑 참가자 1인당 10개 정도의 물품을 쇼핑키로 계획, 처음 전체 경비는 만만찮은 부담이었다. 한편 지연 등의 사유로 반품이 되지 않은 물품은 회사내부에서 다시 60%의 가격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경비를 절감했다.
마. 결과 분석
실제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기사를 쓰기 위해선 실전 쇼핑 후 참가자 전원이 참석한 평가 분석 회의가 필수적이다. 기본 평가시트에 나타난 수치를 가중치를 줘 100점 만점으로 환산(부록 9 참조), A부터 E까지 5단계 평가(부록 10 참조)가 가능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수치일 뿐 기사를 위한 풍부한 자료는 되지 못하는 까닭이다.
실전 탐사과정에서 이런 필요성이 제기돼 급히 각 항목별로 예상되는 특이점들을 예시, 주관식 시트를 다시 돌렸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회의를 열었다. 평가회의에선 주관식 시트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디어와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한 예로 선물 전문몰들에 대한 체험평가에서 꽃 배달과 관련해 고객이 직접 꽃다발을 디자인할 수 있는 ‘플라워 DIY’ 서비스라든지 n세대를 위한 화상채팅 서비스 등의 아이디어는 평가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논의가 됐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선물 전문몰의 경우 부가서비스 아이디어에 대한 가중치를 새롭게 조정했으며 ‘선물쇼핑 가이드 10계명’과 같은 기사 아이디어를 도출하기도 했다.
또 각 개인간의 편차에 의한 오류를 바로잡는 계기도 됐다. 예를 들어 장바구니 기능의 활용 여부 등 개인의 인터넷 활용 능력에 따라 평가에 차이를 보인 부분에 대한 조정은 주관식 평가에서 오류를 수정하는 쪽으로 가능했다. 동시에 예정된 기사의 전체적인 포커스와 중심 제재들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평가회의는 1차에서 4차로 갈수록 더 간편하고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주관식 시트 작성과 평가회의를 위해선 실전 쇼핑 참여자들이 늘 깨어있는 마음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임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사이트에 나타난 같은 기능에 대해서도 참가자의 문제의식에 따라 새로운 추가적인 아이디어로 발전하기도 하는가 하면 그냥 무시되고 지나치기도 했다. 이는 분명 이번 탐사가 취재 훈련으로서 아주 훌륭한 한 방법이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앞에서 밝힌 것처럼 실제 객관식 시트의 결과 분석은 각 참여자가 평가한 점수를 모두 합산, 평균점을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 각 영역별 상관관계 등 다양한 관점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1차 쇼핑에서 국내의 쇼핑몰 수준을 단호하게 C로 평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든든한 1차 원재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기사에서 영역별 상관관계나 영향요소와 같은 보다 심도있는 부분의 데이터를 산출하고도 추가적인 기획력 부족으로 다루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 평가 및 제언
과학적 방법론으로서 쇼핑몰에 대한 탐사를 실시한다는 의도로 기획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과정을 편집국 내 각 부에서 모인 인터넷팀원들의 힘만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팀원들 전체에게 상당한 기간 동안 본업 이외의 가욋 일로 인한 부담이 주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 당초 예상보다 기획의 기간이 길어진 것도 그런 부분에 일부 원인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탐사보도의 한 부분으로서 취재 훈련을 위해서 아주 유용한 기회였다는 것이다. 당초에 의도한 결과를 얻기 위해선 정확한 예측력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취재계획 작성 능력,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수정하는 임기응변까지 다양한 역량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큰 기획에선 팀원을 지휘하는 리더십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기획의 안정성과 지속적인 시행을 위해선 늘 기자들이 동원되는 방식이 아닌 다른 형태의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단 판단이다. 일단 처음의 기본틀과 진행 시스템 마련을 위해선 기사 출고의 주체인 기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일단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춰지면 실전 쇼핑과 같은 많은 인력과 시간을 요하지만 직접적인 분석과는 무관한 일은 아웃소싱을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웃소싱을 하더라도 기자들이 직접하는 것 만큼의 신뢰도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수적이다.
현재 경향신문 팀의 경우 4차까지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작업의 경우는 숙명여대 전자상거래 연구팀의 대학원생들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한계가 있다. 보다 폭넓게는 네티즌들, 즉 직접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이런 기획으로 끌어들일 필요성이 제기된다. 일반 소비자들이 탐사의 선봉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보다 간편하고 객관적인 취재 방법의 개발과 기술적인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취재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보다 탐사의 영역과 질을 풍부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 경우 탐사 취재에서 출발한 것이 회사의 권위있는 사업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준다. 이미 경향신문은 숙명여대 전자상거래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국전자상거래진흥원의 후원하에 ‘베스트 쇼핑몰 100’ 선정 사업을 시작, 취재에서 사업으로 연결된 선례를 남겼다.
그러나 기자들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취재가 사업으로 전환될 경우에는 언제나 신뢰도와 책임감에 대한 부분이 문제점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라도 앞에서 말한 보다 객관적이고 정교한 시스템의 개발과 감시장치의 필요는 절실해진다.
한편 어렵게 만든 객관식 항목의 원자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반성도 남는다. 장기간의 원재료 축적에 이어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 각 영역별 상관관계 등 다양한 관점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음에도 그 활용은 표면적인 것에 그쳤다.
바로 영역별 상관관계나 영향요소와 같은 보다 심도있는 부분을 데이터를 산출하고도 추가적인 기획력 부족으로 실제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아쉬움이다. 이는 처음 기사 기획에서 이런 결과까지 도출할 것이란 예상을 못한 점과 통계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은 쇼핑몰 대탐사와 같은 기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획이 애초 출발보다 훨씬 깊은 영역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으로 달래고자 한다. 바로 탐사보도의 첫발은 마치 잔잔한 수면에 떨어진 자그마한 물방울과 같다. 그 작은 충돌이 끊임없이 물결에 무늬를 아로새기며 퍼져나가는 것처럼 경향신문 탐사팀의 첫발은 국내 언론에서 인터넷 탐험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제3장인터넷 취재의 기사화
1. 쇼핑몰 체험진단
우리가 실시한 체험진단을 기사화하는 것은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 흔히 이런 형식의 기사들은 보통 정부기관이나 민간 연구기관이 과제를 수행한 뒤 보도자료를 내면 이를 기사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 팀은 과제설정부터 연구작업까지 직접 수행했다. 이는 언론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예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했고 꽤 긴 기간에 걸쳐 상당한 노력을 투자해야 했다.
우리는 체험진단을 실시하기 전에 국내 인터넷 쇼핑몰의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보는 기획취재 시리즈로 준비를 시작했다. 당시 국내는 전자상거래 혹은 인터넷 쇼핑몰이 시작되는 초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사 자료는 거의 참고할 만한 것이 없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통계청 등에서 낸 보고서를 입수해 자료로 활용했다. 다만 우리가 직접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주도한 까닭에 일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을 순발력있게 반영할 수 있었다.
가. 1차 체험진단
시리즈 주제는 서론 부분인 국내 전자상거래 실태, 체험진단 결과분석 3회, 무차별적으로 새고 있는 개인정보, 복잡하고 허점이 많은 결제 수단, 급증하는 전자상거래 사기, 해킹에의 무방비, 보완해야 할 개인정보, 전문가 대담 등 10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었으나 토의 과정을 거치며 총 7회의 시리즈로 확정했다.
1차 체험진단 기사는 「유통혁명-인터넷 쇼핑몰 집중진단」이라는 제목아래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1회 모의쇼핑 총괄편 : 스트레이트 기사, 해설박스 1개, 소박스 1개 등 총 3개 기사로 구성
2회 모의쇼핑/검색과 구매
3회 모의쇼핑/상품 수령과 반품
4회 개인정보와 보안
5회 인터넷으로 밀려드는 외제품들
6회 전자상거래 업체의 미래
7회 보완해야 할 문제들
1회 기사는 시리즈 시작 기사이므로 비중있게 다뤘다. 업체별 순위를 평가한 스트레이트 기사를 1면 상단에 6매 분량으로 배치했다. 5면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던 원인과 실제 쇼핑사례 등을 엮어 해설박스를 10매 정도 게재했으며 체험진단 평가법에 대해 3매 분량으로 기사화했다. 2회에서부터 7회까지는 5면에 10~15매 분량으로 실었다.
1~3회는 인터넷팀과 숙대팀이 함께 실시했던 체험진단을 중심으로 엮었으며 4회는 체험진단에서 실시했던 보안 평가와 전자상거래에서의 보안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5회부터는 체험진단 결과는 아니지만 인터넷 쇼핑몰과 관련된 기획기사였다. 인터넷을 무기로 국경 구분없이 들어오는 해외제품들, 전자상거래 업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를 진단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과 앞으로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를 올바르게 이용하도록 필요한 소비자 10계명을 따로 만들었다.
나. 1차 체험진단의 결과 점검 기사
9월 중순쯤 인터넷 쇼핑몰 진단 한 달 후 시점에서 당시 지적되었던 문제점들이 얼마나 고쳐졌는지, 새로운 문제점이 없는지 다시 점검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인터넷 쇼핑을 한 뒤 물품을 취소·반품하는 과정에서 결제 오류가 발생하거나 환불에서 문제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쇼핑몰 업체들이 배달 확인을 않고 대금을 넘겨받으면서 취소 또는 반품을 해도 환불하는 데 시일이 걸렸다. 기사를 쓰고 모의쇼핑을 통한 환불, 반품 절차, 결제를 확인하는 데까지 시차가 있었기 때문에 뒤늦게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었다. 이 때문에 팀원들은 새로 제기된 문제들을 묶어서 재점검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1회적으로 문제점만을 지적하고 향후 관심을 갖지 않는 기존 기사 관행에서 벗어나 인터넷 쇼핑몰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올바른 제도 정착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9월 29일 ‘인터넷쇼핑몰 진단 이후 한 달’이라는 제목으로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는 1주일간 쇼핑 이후 신용카드 결제 오류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당시 평가대상이었던 9개 쇼핑몰의 변화 여부와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의 쇼핑몰 인증제도인 ‘e트러스트’의 평가기준 변경도 변화상으로 함께 묶었다.
다. 2, 3, 4차 체험진단
2회부터는 체험진단이라는 용어로 바뀌었다. 2, 3, 4차 기사는 그 형식에서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한 면을 할애해 스트레이트기사, 박스기사, 소박스 한두 개로 구성했다. 기사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기사를 쓸 때 받는 압박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각 주제에 맞게 특징적인 부분을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2차 체험진단
스트레이트 : 10개 사이트 평가결과
해설박스 : 선물 사이트, 이것이 아쉽다
소박스 1 : 크리스마스 선물로 좋은 추천 상품 8가지
소박스 2 : 인터넷 선물쇼핑 가이드
3차 체험진단
스트레이트 : 10개 사이트 평가결과
해설박스 : 온라인 쇼핑에 아쉬운 점
소박스 1 : 체험 쇼핑 노하우
소박스 2 : 온라인 쇼핑 용어
4차 체험진단
스트레이트 : 인터넷 서점 10개 사이트 평가결과
해설박스 : 책은 살 수 있지만 정보는 없다
소박스 1 : 해외서적 구입 노하우
위와 같이 기사 구성을 보면 스트레이트와 소박스는 모두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기사 작성도 회를 거듭할수록 쉬워졌는데 기사 양식이 거의 비슷해 앞 부분을 참고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설박스는 각 진단마다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고민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회사일로 지방에 내려간 김모 씨(36)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들의 선물을 사기로 했다. 우선 다섯 살 아이에게 적합한 선물을 찾기 위해 선물 전문몰에서 기념일별 쇼핑 가이드 안내를 받았다. 푸우 인형을 고른 후 배달일을 지정하고 배달지 주소를 입력했다. 이어 동물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와 장미꽃 카드를 선택한 뒤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못해 미안하다. 아빠가’라고 메시지를 입력했다.
그가 인터넷에서 선물을 고르고 결제까지 완료한 시간은 단 30분. 주문 후 20분 만에 주문이 확인되었다는 e메일을 받았다. 막상 선물이 잘 도착했는지 궁금해하던 배달일 그는 “아드님에게 푸우인형이 방금 전달되었습니다”는 전화를 받고 마음을 놓았다. 아니나다를까 이날 아들은 “우리 아빠 최고”라며 기뻐했다.
경향신문 인터넷팀은 이번 체험쇼핑을 실시해본 결과 각 사이트들이 실시중인 서비스를 종합하면 이같은 선물 전달이 현재의 서비스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각 쇼핑몰마다 장·단점이 있어 한 사이트에서 주문, 결제, 포장서비스, 배달 등의 모든 서비스를 완벽하게 받기는 힘들었다. (2차 체험진단 기사 중에서 발췌)
3차 진단은 기본적으로 선물이라는 점이 같았기 때문에 2차 때와 비슷한 기사화 과정을 거쳤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한 4차 진단 때는 서점 이용에 관한 가이드성 박스가 될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 인터넷 서점을 이용할 때의 구체적인 사항, 불편한 점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원서의 경우 책을 해외에서 직접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국내 사이트를 통한 해외서적 구입방법도 함께 소개했다. 실제로 국내에 대량으로 들어오는 책은 해외사이트를 이용할 때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또 저명 인사 중에서 인터넷 서점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 글을 기고받기로 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등에 문의한 결과 여균동 영화감독 과 페이퍼의 황경신 편집장이 골드회원이라는 소개를 받았다. 한 달에 15~20여권의 책을 구입, 모 인터넷 서점사이트의 골드회원인 여감독은 우량회원이기는 하지만 인터넷 서점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글을 보내왔다. 작가 인터뷰, 미술에 관한 칼럼 집필, 라디오 프로에의 책소개 등 직업상 많은 책을 접해야 하는 황편집장은 인터넷 서점을 애용하는 면면을 소개했다.(이 부분은 지면에 싣지 않고 인터넷 사이트에 실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인터넷용 기사 부분에 자세히 있다)
라. 인터넷용 기사
인터넷 경향신문에는 <인터넷 쇼핑몰 체험진단> 코너를 따로 만들어 시리즈 기사 외에 쇼핑체험기, 전자상거래 자료 게시판 등을 따로 만들어 온·오프라인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인터넷팀원들은 지면제한이 없는 점을 감안해 기사를 개작하는 과정을 거쳤다. 지면에는 실리지 못했지만 팀원간의 분석과 해설자료를 보강해 담았다. 이는 기사화 단계부터 지면의 제약으로 기사화할 수 없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용 기사의 종류는 첫째, 지면의 제약으로 다 싣지못한 부분 둘째, 기사의 가치로는 부족하지만 정보가 되는 체험기 셋째, 다양한 사진자료와 비주얼 편집 등의 부류로 나눠진다.
첫째, 지면의 제약으로 다 싣지 못한 부분은 기사화 과정에서 잘리는 부분 등을 말한다.
2, 3, 4회 체험진단은 지면 사정상 1개면만을 할당받았기 때문에 1회 체험진단 때처럼 많은 분량을 싣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면에 싣지 못한 인터넷용 기사를 따로 마련해 사이트에 올렸다. 인터넷은 지면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기사꼭지를 충분히 쓸 수 있었다. 예를 들어 2차 체험진단 때 지면에는 ‘10개 사이트 평가결과’(스트레이트), 선물 사이트, 이것이 아쉽다(해설박스), 크리스마스 선물로 좋은 추천상품 8가지, 인터넷 선물쇼핑가이드(소박스)의 4개를 실었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에는 시스템 평가, 컨텐츠 평가, 구매결제 편의성, 고객서비스, 배송평가의 5개 기사를 더 만들어 총 9개 기사를 올렸다. 이는 3차, 4차 체험진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차 체험진단 때는 기획단계부터 인터넷용 기사를 따로 구상했다. 지면에 실을 스트레이트, 해설박스, 소박스와 별도로 내용별 쇼핑체험기, 분야별 쇼핑체험기 카테고리를 미리 정하고 필자도 정했다.
기획시리즈 : 인터넷서점 10곳 평가, 온라인서점 아쉬운 점, 외국서적 쉽게 구하기
체험인터뷰 : 여균동(영화감독), 황경신(페이퍼 편집장)
내용별 쇼핑체험기 : 상품정보/컨텐츠, 주문/배송, 반품/교환/환불
영역별 쇼핑체험기 : 참고서, 경제/경영, 신간, 취미/스포츠, 베스트셀러, 컴퓨터
이렇게 인터넷용 기사를 정확히 계산한 뒤 쇼핑을 시작하니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쓸 수 있었다. 4차 체험진단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기사 수가 14개로 가장 성공적이었다.
둘째, 지면에 기사로 게재하기에는 가치가 떨어지지만 일반인들에게 정보가 되는 기사들이다. 여러 차례의 체험 진단에 공통적으로 삽입된 체험기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실제로 체험진단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지면에 게재된 기사만을 보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상황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구체적인 체험담에는 물건을 사본 사람들의 경험이 담겨 있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번 쇼핑몰 평가를 하면서, 나는 인터넷 쇼핑의 즐거움을 완전히 상실했다. 날마다 080 전화와 싸움을 해야 했고, 날마다 배송업체와의 전쟁을 치뤄야 했다. 전자상거래 쇼핑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웹사이트가 매력적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편안해야 하고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고 거의 대다수의 인터넷 쇼핑몰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사항이다.
환경이 거의 평준화 된 상황에서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효과적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e현대백화점, buynjoy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듯이 시즌별 또는 아이템별 또는 메뉴별 디자인을 소개하면서 한 사이트 내를 브라우징하더라도 지겨워하지 않도록 설계하면서 소비자의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예측 가능한 위험들을 감수하고 쇼핑을 마쳤을 때는 의심없이 상품을 안전하게 받아보는 것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평가기간 동안 소비자로 참가한 나는 이런 의심과의 전쟁에서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숙명여대 정보통신대학원생 체험기에서 발췌)
셋째, 인터넷용 기사를 쓸 때는 지면에 기사를 쓸 때와는 다른 방법으로 준비해야 한다. 1회 체험진단에서는 이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으나 차츰 인터넷용 기사는 좀더 재미있고 쉽게 문장을 구성해야 함을 배웠다. 또 기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사진자료와 비주얼 편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먼저 기존 신문의 기사는 문체가 딱딱하고 한 문장이 길다. 문장이 길면 오랜 시간을 들여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데 컴퓨터 화면으로 들여다볼 경우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한 문장을 몇 개의 문장으로 나누어 쉽게 쓸 필요가 있다.
아래는 독자를 직접 만나 설명하듯이 쓴 체험기이다. 실제 기사 문장으로는 쓰기 힘든 표현을 자주 사용한 점을 알 수 있다.
안녕하세요. 경향신문 국제부 OOO 기자입니다. 국제부는 세계 정세를 읽어내는 도구로 인터넷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 부서입니다. 부서 특성상 하루 일과중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찾아내는 서핑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기는 서적을 구입하는 수준입니다.
필요한 책만 콕 집어 사려면 서점을 가기보다는 배달까지 책임지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편이 편하더군요. 서점에 죽치고 앉아 신간, 구간 서적을 들척이는 재미를 누릴수 없다는 아쉬움을 제한다면요.
변명을 늘어 놓자면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인터넷 모의 쇼핑을 위해 처음으로 사이트에서 생활물품을 구입해 본 겁니다. 그래서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기억해내지 못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죠. 오히려 초심자들이 쇼핑 사이트를 대할 때 느끼는 막막함(?)을 동고동락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본지 기자의 선물쇼핑 체험기에서 발췌)
넷째,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진, 그래픽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들은 지면 기사를 그대로 싣기때문에 사진거리를 따로 제작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팀은 기사취재 과정에서 인터넷에 실을 수 있는 다양한 사진을 따로 준비해 독자들에게 생생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다.
체험진단의 <졸업·입학 선물 체험쇼핑>에서 추천 8가지 상품 기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아래와 같이 기사는 지면의 부족으로 단 3매밖에 쓰지못했으나 인터넷 사이트에는 인터넷팀이 사이트에서 구매했던 상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함께 사진을 실을 수 있었다. 또 해설기사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도 사진으로 현장감을 전달할 수 있었다. 종이에 휙 갈겨서 쓴 영수증 사진이나 야후에서 주문한 화장품 선물의 경우 엉망으로 포장된 상태를 생생히 전달할 수 있었다.
2. e메일 인터뷰 기사
해외에 거주하는 저명인물과 e메일 인터뷰를 실시한 다음 답변 내용을 기사로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적잖은 고민이 발생한다. 기자가 현장에서 인터뷰를 할 경우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다시 물어 뜻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인터뷰 도중 중요하지 않은 대답은 기록을 하지 않거나 요점만 적어둘 수 있다. 간혹 농담이나 말할 때의 분위기도 인터뷰에 녹아들어간다.
그러나 e메일 취재특성상 이미 인터뷰 대답 내용이 본인이 오랜시간 숙고 끝에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기자의 재량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인터뷰 내용을 본인이 말한 취지 범위 내에서 내용을 요약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변형시키고 싶어도 함부로 e메일 답변 내용을 다시 재가공하기가 부담스럽다.
예를 들어 페르손 총리의 메일도 14개 문항에 대한 답변을 그대로 전재할 경우 최소한 1개면 이상을 할애해야 할 상황이지만 지면 사정상 1개면의 3분의 2를 넘을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정작 불필요한 대목을 중간중간 잘라야 하고 답변 내용의 일관성과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기자가 e메일 답변내용 중 일부를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인터뷰도 마찬가지지만 e메일 인터뷰 역시 최종 출고 직전에 당사자에게 인터뷰 기사를 메일로 보내주고 다시 한 번 확인과정을 거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메일 설문조사의 경우는 내용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지만 회수된 설문자료를 정리할 때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e메일 인터뷰에서 한 가지 좋은 점은 오프라인 인터뷰 때처럼 기자가 현장에서 녹음을 하고 이를 다시 타이핑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뷰 대상자가 외국인일 경우 녹음기를 몇 번씩 앞에서 뒤로 돌리며 발음을 알아듣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 이미 본인 스스로 정확한 워딩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인터뷰 내용을 분량에 맞게끔 적당히 자르고 재배치하면 된다.
인터넷팀 소개
경향신문 인터넷팀은 2000년 3월 발족했다. 인터넷팀은 정치부, 경제부, 문화부, 체육부, 사진부 등 각 부서에서 한 명씩 뽑아 겸직 발령을 낸 일종의 사내 TFT팀이다. 각 부서의 소속원으로 일반 취재활동을 하는 동시에 인터넷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놓고 현실화시키는 기획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원래 인터넷팀은 사내 스터디그룹이 모태가 되어 시작했다. 2000년 2월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국제부 등 여러 부서의 기자 7명이 모여 인터넷과 관련한 새로운 현상을 공부하는 스터디를 시작했다. 이후 편집국장의 방침에 따라 사내 공식기구로 확대, 발전했다.
사내 공식기구가 된 뒤 우리 팀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정례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공부할 거리, 일할 거리, 기사쓸 거리를 마련했다. 먼저 종합 일간지에서 처음으로 게임면을 신설, 운영했다. 또 주부들을 위해 인터넷 사용법을 쉽게 설명하는 <왕초보 아줌마를 위한 인터넷 강의>를 연재했다. 또 창간 특집판이나 신년판에는 인터넷 혹은 정보통신과 관련된 기사를 발굴해서 실었다.
공부할 거리는 우리 팀 자체의 스터디와 편집국을 위한 인터넷 강좌가 있다. 우리 팀은 한 달에 평균 2회 정도 인터넷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을 초빙해 스터디를 했다. 포털업체, 보안업체, PC통신업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생하게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국 인터넷 강좌는 그 동안 기자들이 받는 컴퓨터 교육에 대한 문제점에서 출발했다. 보통 언론재단 등에서 마련하는 컴퓨터 강좌는 기자들의 일상활동을 생각하지 않고 일반인들과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는데 처음엔 한두 번 듣다가 나중에는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팀은 실제로 기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고 취재에 필요한 테마를 정해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총 8회 강좌로 2개반을 운영해 약 20여명이 이 강좌를 들었다.
인터넷과 관련한 사업으로는 인터넷 쇼핑몰 체험진단을 2년간 꾸준히 실시해왔다. 인터넷 쇼핑몰 체험진단은 기자들이 직접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 보고 결과를 기사로 쓰는 체험쇼핑이다. 2000년 8월말 7회에 걸쳐 시리즈 기사가 나간 후 정기적인 행사로 굳어졌다. 종합쇼핑몰, 선물전문몰, 인터넷서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갔다. 이 사업은 앞으로 경향신문사의 사업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며 사업팀에서 그 구상을 하고 있다.
인터넷팀 명단(2000.3~2002.2까지 활동한 1기팀)
이은정(팀장), 정동식, 김주현, 강진구, 박민규, 차준철, 김광호,
조장래, 성지영, 이채린, 윤성노, 김근철, 최효찬, 김준기, 임영주
부록
<부록 1> 미국 상하의원 대상 설문 질의서
*Please choose just one answer that you think is appropriate. If none, please mark the last choice, “none of the above”.
(1) What do you think should be the top priority of the United States in establishing diplomatic policy toward North Korea?
a)Keeping Northeast Asia at ease
b)Maintaining good relations with allies
c)Guaranteeing the security of the United States
d)Opening up new possibilities in trade and investment
e)None of the above
(2) What must North Korea do most urgently to improve relationship with US?
a)Abandon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b)Vastly improve human rights
c)Reform its system of state control
d)Seek to ease tension on the Korean peninsula
e)None of the above
(3) Do you view Korea’s missile and nuclear development programs as a real threat to the United States?
a)Absolutely
b)Yes, to a certain extent
c)Not particularly
d)None of the above
(4) The summit between South and North Korea last year brought about the possibility of rapprochment between both halves of the divided peninsula. Do you think the South’s newly adopted open and conciliatory policy has persuaded the North to reform ─ or contribute to easing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a)Definitely
b)To a certain extent
c)Not much
d)Not at all
e)None of the above
(5) What do you think of the Clinton administration’s relatively active involvement vis-a-vis North Korea?
a)There was tremendous progress
b)There little real progress
c)It actually was harmful
d)None of the above
(6) Do you think the 1994 Geneva agreement was effective in curbing North Korea’s nuclear threat?
a)Definitely
b)It has been available to some degree
c)Not useful at all
d)None of the above
(7) Concerning the Geneva agreement, what would you now advocate as the approproiate position of the United States?
a)Washington should abide by the terms of the agreement as long as North Korea keeps its side of the bargain and does not resume work on building a nuclear warhead
b)Washington should demand a much more critical system to guarantee compliance with the agreement
c)The agreement should be revised
d)None of the above
(8) What do you think of the assertion that the two light water reactors provided in the agreement should be replaced by conventional power facilites since the latter would be quicker to build and easier to operate on the North’s present electrical grid ─ and there is the danger that the North might extract plutonium from nuclear reactors?
a)We should continue to construct the twin light water reactors
b)While conventional facilities are more plausible, the reality is the North will not accept it in place of the twin reactors
c)We should consider constructing conventional facilities instead of light water reactors
d)None of the above
(9) What do you think the ideal way to resolve North Korea’s missile problem?
a)Gradually soften economic sanctions in response to North Korea’s visible efforts to abandon its missile development project
b)Maintain economic santions until the North agrees on a system to guarantee adherence to an agreement not to produce, test or sell nuclear weapons
c)Put heavy pressure, diplomatically and militarily, to compel North Korea give up its missile program
d)None of the above
(10) What do you think is the most effective way is to be sure that North Korea honors an agreement on missile development?
a)Carry out limited inspection over suspect sites
b)Gain the right to Inspect any time, any place
c)None of the above
(11) What is the critical difference between South Korea and the Bush administration in assessing policy toward North Korea?
a)Perception of the likelihood that the North will really change
b)Deciding how to get the North to give up its nuclear and missile projects
c)A difference in outlook on the meaning of “reciprocity” on the part of the North
d)A difference in perspective with South Korea viewing the North-South issue as a Korean national problem while the UnitedStates sees it a strategic issue
(12) The pronounced difference in attitudes between the Bush administration and South Korea toward the North is believed to affect ties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What do you expect?
a)Solid ties will never be damaged despite a huge gap in viewpoint
b)Friction is expected over the pace of improvement in U.S.-North Korea relations and the way to approach the topic of North Korea
c)A serious clash between the two countries is expected due to fundamentally different viewpoints on North Korea
d)None of the above
(13) Kim Jong-Il, North Korea’s leader, visited Shanghai recently following the inter-Korean Summit. How do you evaluate this kind of mission?
a)As a significant sign of reform and openness
b)As a limited sign of change rather than rapid overhaul
c)As simply a gesture to get more international support
d)None of the above
(14) What’s your opinion of the Bush administration’s National Missile Defence?
a)It is an inevitable policy to protect America and its allies from new threats
b)The United States should abandon NMD since most other countries oppose it
c)NMD is not worthwhile in terms of the cost and technical problems
d)None of the above
(15) When do you expect offical talks between the Bush administration and North Korea to begin?
a)No later than June of this year
b)No later than the end of this year
c)Sometime next year
d)Not until President Kim Dae-jung’s term as president is over
(16)To which political party do you belong?
a)Democratic party
b)Republican party
※ Thank you so much. You just email us back after finishing. If you have any questions, please contact us. Here’s email and fax number
editor01@khan.co.kr (F) 822-735-6140
<부록 2> 일본 의회의원 대상 질의서
アンケ-ト
(選擇肢に適した答えがない場合は「その他」の欄に直接ご記入ください?
1)平成14年度用中學曆史敎科書の檢定をきっかけに日本の曆史敎科書問題が日韓外交懸案として浮かび上がっています?曆史敎科書の波紋が發生した根本的な原因はどこにあると思いますか?
①日本の右翼團體の保守的な曆史認識
②日本政府の周邊國に對しての配慮不足
③日本政府の效果的な對應能力不足
④韓國など周邊國の度外れの內政干涉
⑤その他( )
2)平成14年度用中學曆史敎科書の中で何冊かがなお自國中心的な史觀に卽して,
過去の過ちを合理化して美化させる內容をしているという韓國政府の指摘についてどう思いますか?
①全的に同意する?
②大抵同意する?
③大抵同意しない?
④全然同意しない?
3)植民地支配が韓國の近代化に肯定的な役割を果たしたし, 太平洋戰爭がアジア諸國の解放に役立ったという<新しい曆史をつくる會>側の曆史認識についてどう思いますか?
①全的に同意し, 曆史敎科書に積極的に反映すべきだ?
②一部分には同意するが敎科書に載せるには適していない?
③同意できない?敎科書に載せてはいけない?
④その他( )
4)歷史敎科書問題が今後の日韓關係にどんな影響を及ぼすと思いますか?
①日韓の友好關係に深刻な影響を及ぼすだろう?
②一時的に外交的な摩擦があるだろうが, 日韓の友好關係の基本は搖れないだろう?
③別に影響を及ぼさないだろう?
④全然影響を及ぼさないだろう?
5)日本の歷史敎科書問題に對しての韓國政府の外交的な對應についてどう思いますか?
①內政干涉だ?
②のぞましくない?
③韓國政府の立場を理解する?
④韓國政府はもう少し積極的に對應しなければならない?
⑤その他( )
6)日本の過去侵略の事實をありのまま記述しなければならないという韓國と中國の要求に對して日本の文部科學省がとった態度についてどう思いますか?
①周邊國との關係を意識しすぎて, 過度に修正指示をした?
②大體正常的な檢定定をした?
③周邊國のおそれを反映しようとする努力が足りなかった?
④周邊國のおそれを全然考慮しなかった?
⑤その他( )
7)現行敎科書檢定制度についてどう思いますか?
①現行維持
②自律審査權限强化への補完
③政府の審議權限の强化
④現行制度を閉止して民間の自律に任せる?
⑤現行制度を閉止して檢定敎科書制度を導入する?
⑥その他( )
8)歷史敎科書の檢定基準に含まれている近隣諸國配慮條項についてどんな意見を持っていますか?
①閉止すべきだ?
②現行條項の維持
③現行規定の緩和
④現行規定の强化
⑤その他( )
9)今度檢定を通過した平成14年度用歷史敎科書の中で, 特に過去の侵略戰爭を美化する內容が含まれていて韓國政府が深刻なおそれを示している<新しい歷史をつくる會>側の歷史敎科書に對して韓國政府が再修正を要求していることについてはどう思いますか?
①再修正すべきだ?
②再修正の必要性はあるが, 檢定の結果は更新しにくいと思う?
③再修正の必要性はないと思う?
④再修正の要求を受け入れてはいけない?
⑤その他( )
10)歷史敎科書問題の再發防止策として日韓の歷史敎科書の共同執筆についてどう思いますか?
①さっそく導入を試みる必要がある?
②長期的に檢討すべきものだ?
③現實性のない制度だ?
④絶對に導入してはいけない制度だ?
11)韓國に對しての認識はどうですか?
①21世紀同伴者國家
②過去の植民地國家
③潛在的な競爭國家
④隣接の開發途上國
12)貴方の所屬政黨は?
①自民黨
②民主黨
③公明黨
④自由黨
⑤共産黨
⑥社民黨
⑦保守黨
⑧その他( )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부록 3> 페르손 총리 e메일 인터뷰 질문서
1. Your visit to North Korea was an important turning point in South-North Korean relations since it came at a time when inter-Korean and North Korea-US dialogues were brought to a halt after President Bush’s inauguration. Why did you decide tovisit North Korea, and what are the main results of your visit?
2. Although EU - North Korea relations have improved following your visit, not much progress has been made in US - North Korea relations. This has highlighted the importance of the E role as a mediator. What is your opinion on this?
3. The EU and North Korea have decided to establish diplomatic ties after your visit. When do you think this will be done, and what are the procedures that need to be taken?
4. Despite the decision on the establishment of diplomatic ties between the EU and NK, NK has not taken any definite measures to curb weapons of mass destruction or to improve human rights. What are the EU’s plans on these problems?
5. The EU is emphasizing that it plans to complement, and not substitute, America’s role in the Korean peninsula. However, there have been some who comment that the EU is engaging NK as part of its efforts to increase influence in the Korean peninsula. What is your opinion on this comments?
6. It is said that the Bush administration plans to end its policy review on NK and restart talks with NK sometime this month. What is your view on US- NK talks concerning NK’s nuclear and missile problems?
7. What are your plans in case the US requests that the EU give economic support to NK or make contributions for costs in maintaining peace in the Korean peninsula in return to solving NK’s nuclear and missile problems?
8. Does the EU have any plans to increase its food aid or humanitarian assistance in the field of energy to NK?
9. You have forwarded Kim Jong-il’s message that he wishes a second S-N summit meeting to be held to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owever, NK is vague on the prospects of another summit meeting, and it is also unclear whether NK is willing to execute the agreements of the 1st summit meeting. Do you think Kim Jong-il will be able to visit Seoul? Do you think NK will execute theagreements of the 1st summit meeting?
10. Kim Jong-il announced a moratorium on missile launches until 2003. What do you think are the reasons behind the moratorium?
11. Some South Korean analysts have recently claimed that NK has stopped S-N dialogues because the difficulties of the South Korea has lef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with little to offer for the North. There are also comments that Kim Dae-jung’s engagement policy is coming close to its limits. What is your evaluation on KDJ’s NK policy? Do you feel that there are any more measures to be taken?
12. You are the first leader from the West to visit NK. What are your impressions on Kim Jong-il and NK’s political and military system?
13. Do you have any plans to visit NK again?
14. Do you think that NK will pursue a policy of opening up and reform? What is your opinion on comments that NK is pretending a policy of openness and reform only to reap financial benefits from the outside world?
<부록 4> 그린피스 답변서
1. Greenpeace was known for its somewhat attactive way of demonstration. Nowadays it seems that such an unique style was altered to a bit softened way. what’s your opinion of this?
Greenpeace uses a large number of different approaches to its campaigning. Yes, we are most famous for our high profile actions, but we are also very effective in political negotiations, both publicly and behind the scenes. We have a skilled and respected Science Unite and we also do a great deal of direct communication work through advertising, cyber actions and general publications. Due to our actions we have been injuncted in many countries over the course of our thirty years history and we are still here and still campaigning. The strength of Greenpeace is our imagination and determination and that remains intact.
2. Unlike other NGOs, Greenpeace has given whole lot credit to branch offices which carry out its own activity independently. Considering this unique system, what is main role of the headquarter? and what do you see strongpoints are over this sort of system?
Greenpeace has one head office and 27 so-called National/Regional offices. All these offices are independent legal entities, but work of all offices is co-ordinated through the head office, in order to make sure Greenpeace offices work on the same campaigns and focus on the same campaign priorities.
The head office also supports the National/Regional offices that are not financially self-sufficient. The funds for this support comes from those offices that are financial self-sufficient and can contribute to the rest of Greenpeace.
The advantages of this system is that Greenpeace can operate as one organisation, conduct global campaigns, speak with one voice and can also work in countries where the resources are not (yet) available to support a Greenpeace office.
3. As you know, Tuvalu, one of pacific island nation, is in danger of being sunk down owing to the rise of sea level. On behalf of Tuvalu, Greenpeace is reportedly going to file lawsuit against the United States, which has been criticized for its massive production of carbon dioxide. How is the lawsuit going?
As part of our campaign to protect the climate, Greenpeace investigates all avenues, including taking legal action, political lobbying, scientific research, raising public awareness, and taking direct action to stop dangerous climate change. However at present we have no plans to pursue a legal case against the US on behalf of Tuvalu over sea level rise. However we do not rule this out in the future.
4. US has insisted the likelihood of winning the case is very low since it’s not easy to prove there’s connection between the production for carbon dioxide and the rise of sea level. What is your plan to prove the idea of US is wrong?
See above answer. However I refer you to the Greenpeace findings on the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third assessment report where we state: It is clear that US energy policy at present is in clear violation of this objective as it would not lead to or contribute to global efforts at stabilisation of CO2 at any level. Further more US energy policy is on track to contribute substantially to triggering the meltdown of the Greenland ice sheet which could be begin for a local warming of some 3oC (or a global mean warming of 1-3oC). This could happen within the next 3-5 decades and if sustained would lead to a 3 metre sea level rise over the next millennia. (see link for full report and click on Dangerous Interference with the Climate System: Implications of the IPCC Third Assessment Report for Article 2 of the Climate Convention ) http://www.greenpeace.org/~climate/climatecountdown/reports.htm
5. Japan’s Institute of Cetacean Research has called Greenpeace “no more than eco-terrorists” and the environmental group’s attempts to disrupt the research whaling program “a publicity stunt”. Japan claimed the possibity of being extinct of whale has drastically lowered. Do you think we still need campaign to curb activities which was once supposed to endanger whale species? Some people say the reason why Greenpeace has been involved in this campaign is to get westerner’s sympathy to draw supporting money. What do you think of this?
Greenpeace opposes whaling because it is a disaster for whale populations, not because we want to raise money on this issue. Indeed, the Institute for Cetacean research, a private company set up by the whaling industry which catches whales under a permit from the Japanese government, is probably the biggest fundraiser on whales in the world - they gross over 4 billion yen a year in sale of whale meat, not including a 900 million yen per year subsidy from the government.
Greenpeace is opposed to all commercial whaling. We see no need for it and there are a number of very real threats to whales, due to changes in ocean environment, whose long term dangers have yet to be evaluated such as pollution, global warming, ozone thinning, overfishing, etc. And despite years of study, the true condition of some whale populations is still not known.
For example, Japan as long been claiming that there are 760,000 minke whales in the Antarctic but recently the Scientific Committee of the IWC agreed that they do not know how many of these whales there. The Committee was unable to rule out that the population may have suffered a sharp decline over the past decade.
Whales are not fish. The have only a single calf at a time which requires over a year of maternal care before it can survive on its own and then takes several years to reach maturity. For this reason whale populations can never recover quickly from over exploitation. Greenpeace has been campaigning against commercial whaling since 1975 and the same factors which caused whaling to over exploit whales ─ the fact that each whale is very valuable and that whale populations are slow growing ─ still apply today. Wherever whaling operations have been undertaken they have depleted whale populations.
The reasons to oppose commercial whaling are as valid today as they ever were.
6. Could you tell me how Greenpeace makes money for its activity?
We do not take any financial support or subsidy from governments or business interests: only from individuals and independent foundations.
Recently NGOs in Korea got into the whirl over the claim that they are no longer clean in terms of drawing supporting money. what measures has Greenpeace taken to keep this matter clear and transparent?
We have audited accounts, we are open to questions about the way we conduct our affairs. We are visible and open to scrutiny. Every year we publish a “worldwide” combined financial statement. For more information check: http://www.greenpeace.org/Annualreport_2001/report.html
7. UN declared 2002 as the year of mountain. UN urged to settle down peace claiming environmental destruction is very grave following the factmountains in some countries, like Afghanistan and Chechen, are being turned to clashing area. Does Greenpeace agree on that? lf so, how do you evaluate the seriousness of destruction of forest and what is your resolution?
Of course the environment, along with the humans that it sustains, is often a victim of war and conflict but as we haven’t been working on this particular issue, mountains, we have no information to be able to comment.
8. What do you think environmentalists should do in dealing with post-Afghanistan, especially concerning mountain environment?
See above answer
9. The crisis of nuclear-terror is on the rise. Besides US pulled out of ABM treaty. How greenpeace see the near and far future of world concerning the matter? Does Greenpeace have any specific idea facing this situation?
Greenpeace believes that it is imperative for the US to abandon its Star Wars programme, rejoin the Anti Ballistic Missile (ABM) Treaty and devote all its efforts into supporting, rather than opposing, international efforts to rid the world of nuclear weapons.
Greenpeace is demanding that all nations must intervene to bring the US back into the ABM Treat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now has just under six months in which to dissuade the US from pushing ahead with Star Wars.
Greenpeace believes that each nation that remains silent is equally culpable.
The recently announced cuts in the US nuclear arsenal must be real cuts and the weapons must be destroyed. The cuts must be legally binding through a verifiable treaty between the US and Russia.
Greenpeace also fundamentally believes that the US must also immediately ratify the global ban on nuclear testing and not build new nuclear weapons.
10. The development of internet and telecommunication has contributed to the improvement of NGOs. How Greenpeace usaully makes use of internet? and what do you think of syber-demonstration like attacking the White House homepage?
The internet, and what we call “Cyberactivism” is revolutionising the way Greenpeace runs its campaigns.
Cyberactivism erodes boundaries between local, national and global communities and gives everyone the opportunity to act globally to help our planet.
For an organisation that has always championed the power of individuals to effect change, cyberactivism is a natural extension of Greenpeace’s campaign work.
In 1995, only a year after Greenpeace published its first website, Greenpeace publicized online a secret nuclear shipment route from France to Japan and listed the fax number of the French Embassy and newspaper Le Monde where online visitors could send letters of protest.
While the site was unsophisticated by today’s standards, the French government reportedly received enough faxes to demand that Greenpeace remove the fax number from its page.
Today Greenpeace employs similar tactics, though on a different scale. We bring millions of people to the scene of environmental crimes with our direct actions. But when we draw them there via the web, we also can give them the opportunity to DO SOMETHING about it themselves.
Recently, we stopped the placement of a nuclear fuel factory in Japan. We did it not by appealing to the Prime Minister of Japan or to British Nuclear Fuels (the corporation that planned to build it).
We set up a system where someone could mail an electronic postcard to the Mayor of the small town where the plant was to be built, demanding the issue be put to a referendum. When the Mayor received pressure from all over Japan, he agreed the referendum, publicly siting the email campaign as responsible. We won the referendum too!
We’ve also found tremendous new power in attacking global corporate brands. Coca Cola did the right thing a year ago when they agreed to phase out climate-killing chemicals from their refrigeration. They did this because we launched a campaign with a worldwide reach labelling Coke as environmental criminals.
When a a company puts a great deal of money into making their brand attractive, they want to be seen as good global citizens: they become very scandal-averse, and we can exact real behavioural changes that make for a better planet.
At Greenpeace, we believe the strength of internet activism is not in attacking servers or hacking websites. We believe the strength is in millions of people demanding the truth, demanding responsible actions by governments and corporations. And it’s in the internet’s ability to dissolve national borders, to help us act globally, and to remember that we’re all, literally and figuratively, connected to each other and to the planet we inhabit.
11. What do you think about the environmental problems in Korea? What is the crucial environmental problem of east Asia except for the world environmental crisis?
As we are not really working in Korea we are not very up-to-date about the situation there. We know urgent environmental problems/threats are nuclear power and water pollution. But we suggest you to contact the KFEM (Korean Federation of Environmental Movement) they are for sure a reliable source if you want detailed information about environmental problems affecting Korea.
In South East Asia we are working of Genetic Engineered Food, Toxics pollution and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We believe these are the most immediate threats to the environments and to the human welfare.
12. You have a branch in Japan, which is the only one in east Asia. Do you have any plan to open one in Korea?
Greenpeace has offices another office in Hong Kong. Besides that Greenpeace has an office in Southeast Asia, with presence in Thailand and the Philippines. We do not plan to open any new Greenpeace offices in the short to medium future. We would first like to see our new established offices in India and Southeast Asia in a more stable financial position, before expanding further. When Greenpeace is in the position to open a new office, we believe our first priority should be Africa. Greenpeace is not at all present on the African continent at the moment.
13. Some points out when it comes to environmental problems, there shouldn’t be same criteria between the industrialized countries and developing countries. What is Greenpeace’s stance on this?
Of course, we must recognise that there are different levels of responsibilities. Take climate change for example: the industrialised countries have become rich thanks in part to CO2 emissions that are now affecting first and foremost poor and remote regions. So, these industrialised countries have a duty to act most and foremost. This is the logic between the first commitment period of the Kyoto Protocol, and George Bush is unfair and immoral to say that he does not want to ratify because the developing countries are not obliged to reduce emissions in the first commitment period. 25% of greenhouse gas emissions originate from the US.
This where action to reduce should start, clearly. It is also clear that the environmental crisis is largely driven by the unsustainable consumption patterns that prevail in the rich North, while the majority of the world is struggling for food and fresh water. How do you want the developing countries to take their responsibilities seriously with regard to the conservation of their biodiverisity if in the North we continue to consume the planet irresponsibly?
14. As a result of opening New Round, globalization is likely to be accelerated. Would you explain the official position of Greenpeace about globalization? And do you have any plans to cope with it?
We were in Doha, Qatar at the ministerial conference of the World Trade Organisation last November. We had a positive agenda, a proposal to review the environmental and social impacts of the WTO, and a series of corrective measures (www.greenpeace.org/politics/wto).
The WTO did not support our proposals, though a lot of attention was pai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environmental and trade policy, and this is issue will be central in future discussions. But the so-called “New Round” launched in Doha is minuscule compared to the initial ambitions of the WTO: many controversial issues such as the liberalisation of investments, trade facilitation, government procurement, etc were left out. So, while it is true that to some extent in Doha the WTO fell back on its feet after its fall in Seattle, the message from Doha is that the WTO must stop acting arrogantly and that it must stop acting only for the rich few in the interest of large corporations at the expense of local communities and the environment.
15. Apart from somewhat popular environmental issues, which kind of things are threatening to global environment? What do you think is the most urgent thing to solve those problems and what kind of solutions does Greenpeace have?
Complacency, apathy and greed by governments and big businesses is the biggest “invisible” threat to the global environment. For year scientists, progressive businesses, environment groups and non government organisations including Greenpeace have been pointing out the dangers of climate change, nuclear power, genetic engineering, plundering our biodiversity and toxic chemicals. But governments and businesses are chronically slow to act. Alternatives exist now and we must act now.
Renewables such as wind and solar power can provide energy without polluting the atmosphere with greenhouse gases or nuclear waste. Organic farming and sustainable use of forests and fisheries can provide food without endangering our biodiversity, industries do not need to use, create or release toxic chemicals. But resistance by governments and big businesses, who don’t want things to change, who do not think about the long term future but keep their eye on short-term profits or re-election chances hold the environment to ransom.
Greenpeace will keep on campaigning on these important environmental issues─they are all urgent and we will continue to useany and all non-violent means to ensure that governments and businesses acknowledge the problems and act to stop damaging our enviro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