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신문의 얼굴을 바꾼다
디자인이 신문의 얼굴을 바꾼다
< 목록보기

8권디자인이 신문의 얼굴을 바꾼다

  • 저자강은미
  • 발행LG상남언론재단
  • 발행일2000-11-14
Contents

제1장왜 디자인인가

디자인(design)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장식, 꾸밈을 뜻하는 것일까? 사전적인 뜻은 ‘어떤 구상·작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과정 또는 마음 속에 이미 세워져 있거나 밑그림으 로 나타낸 구상이나 계획 자체를 말한다’(브리태니커)고 되어 있다. 오늘날 디자인 개념은 구상에서부터 재료 선택,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기능과 아름다움을 고 려하여 한데 묶어내는 종합적인 개념의 계획·설계를 말한다. 또한 이와 같은 과정으로 만 들어진 결과물도 디자인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미술 용어로 한정되어 쓰이고 있지만 폭넓 은 외연을 가진다. 디자인은 순수 미술과 다른 ‘실용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신문 디자인은 시각 디자인 에 속한다. 시각 전달 디자인은 시각적 기호를 이용하여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 다.
지금은 전자 영상 매체가 불붙인 시각혁명 시대다. 이미지가 문자를 대신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영상 문화는 문자를 읽는 ‘노동’ 개념을 뛰어넘어 이미지를 ‘그냥 편하게 보는’ 행위로 다가와 있다. 또한 다양한 매체와 같은 매체 안에서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문자 위 주의 신문도 독자에게 새롭게 다가서지 않는 한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멀티 미디어 시대에 신문은 디자인 개념을 적극 도입하여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정보를 보 기 좋고 읽기 쉽게 체계적으로 시각화하여 독자의 구매력을 높이고자 한다. 시각 디자인은 신문 편집의 전 과정에 반영되어야 하는 총체적 개념이다.

1.디자인 발자취를 되돌아보자

디자인 즉, 계획하고 실행하는 행위는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말 이 의식적으로 사용된 것은 근대 디자인 운동이 전개된 19세기 후반부터다.
18세기 기계에 의한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들은 하나의 제품에 대하여 재료에서 완성까지 공정 과정을 파악하고, 그 원형을 생각하게 되었다. 원형은 완성된 제품과 한 치도 틀리지 않는 완전함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디자인이란 사고 방식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산업 혁명 이후 근대 디자인 운동은 기계와 예술이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기계에 의한 생산 으로 일상 용품이 조잡해지자 예술과 손잡게 함으로써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였다. 존 러스킨(John Ruskin, 1819~1900),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 등이 주장 한 ‘예술의 생활화’는 근대 디자인 운동의 기초를 다졌다.
초기 근대 디자인 운동은 장식성에 치중된 심미성과 기능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서로 충 돌하였다. 점차 장식성은 일차적인 재료의 낭비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노동력의 낭비로 보았다. 디자인 운동은 장식으로 옷 입힌 아름다움을 갈구하던 움직임에 제동을 걸며, 사물 의 단순화를 통한 기능주의를 추구하였다.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 1856~1924)은 “형 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명제를 낳았다. 이는 기능에 충실했을 때 형태가 아름다우며, 효율적인 형식이야말로 심미성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후 현대 디자인의 이정표가 된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 1919 ~1933)는 예술과 기술을 조형적 실천을 통하여 통합하고자 교육에 힘을 쏟았다. 바우하우스의 이념은 기능주의를 바 탕으로 표준화, 합리화의 기초를 다졌다. 이어 대중적 소비 사회의 등장과 급속한 산업 발전은 시스템화의 길을 열며, 미와 기능에 상징적 의미를 도입하여 부가 가치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몰두하게 된다. 간략히 뒤돌 아 본 디자인의 역사는 기능성이라는 대명제 아래 심미성을 어떻게 조화하느냐를 고민했음 을 보여주고 있다.

2.디자인의 다섯 가지 조건

좋은 디자인은 목적에 맞는 기능성과 아름다움이라는 심미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또 한 좋은 디자인은 경제성과 독창성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융합되도록 하는 질서가 필 요하다. 이러한 기능성, 심미성, 경제성, 독창성, 질서를 디자인의 다섯 가지 조건이라고 한 다. 신문 지면에서 디자인의 다섯 가지 조건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아보자.

디자인의 기능-독자와 대화를

(1) 기사 내용이 레이아웃을 결정한다
편집 기자는 1차 재료인 기사를 어떻게 시각화해야 하나를 고민한다.
정보 전달의 효용 가치가 큰 디자인을 위해 마감시간까지 머리를 쥐어 짠다. 뉴스가치 재기, 제목 달기, 레이아웃하기 등이 시각화 작업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의 작업에서 재료인 기사 내용에 따라 잔잔하게, 시원시원하게 또는 어떤 재료에 강조 점을 둘 것인가를 고민하며 레이아웃을 한다. 즉 그 날의 기사 내용이 레이아웃을 결정하는 것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디자인의 명제를 명심할 일이다.
뒷면 보기 1-1은 ‘한겨레 광고대상’ 수상작에 대한 지면이다. 지면이 시원한 그래픽과 안 정된 면 분할 등으로 눈길을 끈다. 그러나 독자와 교감하는 지면인지 생각해 보자.
이 지면 은 광고대상 심사평, 선정 방식, 작품과 수상 소감 등으로 이루어졌다. 독자는 가장 무엇을 먼저 알고 싶어하겠는가. 당연히 어떤 광고가 수상 작품으로 뽑혔을까이다. 독자들은 ‘유려 한 카피가 소비자를 깨운다’는 머리 제목이 말하듯이 수상작의 카피를 읽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수상 작품은 하단에 처박혀 있다. 궁금한 부분은 찾아 읽으라는 식의 불친절한 디자 인이 된 것이다. 대다수의 독자는 ‘유려한 카피가…’라는 제목과 그래픽만 보고 넘기기 쉽다. 화려하지만 정보 핵심을 부각시키지 못한 유인력 없는 지면이 됐다.
보기 1-2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주요 뉴스로 올라와 있는 날이다. 중앙일간지 각 신문마 다 초판 1면 머리 기사로 다루었다. 그런데 1면 담당편집 기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사진을 머리로 올리는 레이아웃을 했다. 지면 사정에 따라 사진 크기는 달리했지만 편집 기자들의 생각은 같았음을 말해 준다. 이날 아펙 회의에 참석중인 한·미·일 정상들의 회담은 합의 내용보다는 만남 그 자체에 의미를 갖고 있었다. 편집 기자들은 만남을 생생히 보여주는 사 진을 당연히 머리 위로 올리고 싶었을 것이다. 기사 내용이 사진을 강조하는 레이아웃을 낳 은 것이다.
보기 1-3은 1면 머리 기사도 내용에 따라 1단으로 레이아웃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계속된다는 날씨 기사이다. 같은 날의 다른 신문들과 달리 사회면이 아닌 1 면 머리 기사로 가져온 것도 기사 배치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이에 걸맞게 1단 제목으로 처리한 것도 눈에 띈다. 또한 사진을 옆에 놓아 3단 효과도 얻고 있다. 지난 밤에 열대야로 뒤척였던 독자들은 큰 비 뒤에 오는 가마솥 더위 기사를 보며 잠 못 이룬 눈을 더욱 부릅뜰 것이다.

(2) 뉴스 초점을 만들어라
레이아웃을 할 때 뉴스의 가치를 재며 기사 선택을 한다.
대개 머리기사는 독자의 눈을 사 로잡는 상석에 위치한다. 머리 기사가 그날 지면 구성의 초점이 된다. 그러나 편집 기자는 독자와 마음을 나누며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머리 기사뿐만 아니라 단신이라도 오늘 지면의 강조점을 만들 자세로 임해야 한다. 보기 2-1은 ‘왜 다시 언론 개혁인가’를 강조한 지면이다. 사이드성 상자 기사지만 ‘무관 심한 5·18’이라는 머리 기사와 함께 오늘 지면에서 독자에게 ‘이것만은 꼭 읽어주시오’ 라는 표현이다. 언론 개혁 시리즈를 1면 중심에 가로로 길게 눕힌 형태의 특이성으로 독자 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이한 형태는 시각적 흥미를 만들며 지면의 초점이 된다. ‘언론 개 혁’은 사회 목탁으로 거듭나기 바라는 시대적 요구에 힘입어 중점적으로 펼치는 시리즈이 다. 지면에서의 초점은 독자에게 읽기의 시발점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3) 내용별로 잘게 나눠라
장문의 기사를 독자가 소화하기 쉽게 잘게 나눠 레이아웃해보자. 큰 덩치의 기사는 문자로 뒤덮인 ‘시커먼 지면’이 되기 쉬우며, 요점을 파악하기 힘들다. 물론 마감 시간이라는 제 약이 뒤따르지만 큰 덩어리의 기사를 내용별로 떼어내 여러 개의 작은 덩어리로 만들어 보 라. 독자들은 부분별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원하는 부분만 취사 선택하여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간 중간에 작은 제목을 다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더 적극적으로 지면 을 구성해 보자.
보기 3-1은 ‘재테크’ 기사다. 편집자주와 함께 금리, 절세, 금융상품 등 부분별 재산관리 전략이 다이아몬드 형식을 빌려 한 꼭지로 편집되어 있다.
보기 3-2는 한 꼭지로 출고된 이 기사를 내용별로 쪼게 레이아웃하였다. 큰 덩어리가 잘게 분리되어 쉽게 한눈에 읽히고, 경 지 정리된 논처럼 깔끔해 보인다.

(4) 기사 공통점을 알려라
하나의 주제에 대해 두 개 이상의 기사를 실을 때 독자에게 그 기사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려야 한다. 기사간의 공통점을 돋보이게 처리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 편집기자는 기사들간의 연관성을 보여줄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관련짓기를 해 야 할까? 가. 제목 사진 등 시각 요소와 지면 구성방식 이용하기 기사 내용의 공통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제목, 사진 등의 시각 요소를 대비되게 지면 구성 을 하면 관련성이 증대된다.
보기 4-1과 4-2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휴가 구상을 기사화하였다. 지면 구성 형 식과 내용면에서 여름 휴가 구상이라는 공통점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이 차별성도 얻고 있다. 독자들은 대비를 통해 기사 내용을 쉽고 빠르게 받아들이고 오래 기억한다. 나. 상자로 둘러싸기 한 주제의 여러 개 꼭지 기사를 관련짓는 손쉬운 방법은 선으로 둘러싸는 ‘한 묶음 처리’ 이다. 선으로 묶어진 기사는 다른 기사와 명확히 구분되며, 강조 효과도 얻는다.
보기 4-3은 ‘국회 대정부 질문’ 관련 5개 꼭지의 기사를 굵은 선으로 둘러 집중 편집을 했다. 상자는 5개 꼭지의 기사를 한 덩어리로 묶어 혼란을 막고, 입체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 다. 다. 관련 요소 상하로 놓기 단위 기사 관련 사진은 업거나 안아라. 관련 사진을 옆 블록에 배치하는 것보다 제목 바로 위에 놓거나 본문에 안으면 연관성은 증대된다. 제목, 본문 등과 다른 블록에 처리하는 경우 가 많은데, 관련성만을 생각한다면 같은 블록에 처리하는 것이 좋다.
보기 5-1은 ‘분단 반세기 만에 금강산 관광 유람선이 출항했다’는 기사다. 사진과 기사가 블록을 달리하여 ‘상석’인 좌우 상단을 차지했지만 되레 기사 따로 사진 따로 보일 수도 있다. ‘금강산 관광 유람선’의 첫 출항 사진도 의미 있다고 판단되어 보기 5-2는 사진을 위로 업었다.
관련성이 확연히 드러나고 시선 흐름도 자연스럽다. 또한 애초 사진이 자리하 던 ‘노른자 자리’인 오른쪽 상단에도 다른 기사를 돋보이게 배치하였다. 뒷면
보기 6-1의 ‘새 천년 건강 설계’ 머리 기사를 보자. 건강을 위한 10계명과 건강나이 측정 기준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독자들은 자신의 건강나이가 몇 살인지 가장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건강나이 측정표가 한쪽 옆으로 비켜 길게 서 있어 본문과 한 덩어리로 읽 히지 않는다. 아래는 관련 측정표를 본문 위로 업고 선으로 둘렀다. 본문과 표의 관련성이 확실해지면서 집중 효과를 얻고 있다. 라. 관련 짓기 형식 빌리기 서로 이질적인 기사이지만 관련 짓기 형식을 빌려 시각적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단조 로운 기사와 레이아웃에 충격을 주는 방법이다. 이때 기사 내용이 왜곡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기 7-1은 기사 내용의 직접적인 공통점은 없지만 행간에 밴 느낌을 숫자나 문장 부호라 는 형식으로 재치있게 공통점을 만들었다. 문장 부호라는 공통점을 이용하여 강력한 시각적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 또한 물음표와 느낌표라는 확연히 다른 부호는 내용의 차별성을 보 장한다.

(5) 딸림 기사를 이용하자
대충 훑어보는 독자를 어떻게 하면 호기심을 자극하여 자세히 훑어보게 할까? 독자의 관심 을 지면으로 끌어들여 읽게 하는 방법으로 본 기사와 딸림 기사 배열 원리를 이용하는 방법 이 있다. 물론 기사 작성에서부터 본 기사와 딸림 기사 형식으로 써야 한다. 대체로 독자들 은 장문의 글을 보면 질려 읽을 염두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짧은 딸림 기사는 잘 읽는다. 단지 짧은 기사가 읽는 데 시간이 덜 걸려 읽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딸림 기사를 통해 독자를 본 기사로 유도해 보자. 본 기사와 딸림 기사를 레이아웃할 땐 무엇보다도 ‘부가적인 매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우선 본 기사와 딸림 기사를 명확히 분리시켜 보자. 본기사를 홀로 되게, 딸림 기사를 주변 적인 요소로 처리하는 것이다. 딸림 기사는 작은 스케일을 가지도록 한다. 이때 딸림 기사를 눈에 띄는 곳에 배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짧은 분량의 딸림 기사는 화제거리나 인터뷰 등 읽기의 시발점으로 부담없고 흥미로운 내용이면 좋다. 또한 딸림 기사 처리 방식은 지면 에 아기자기한 장식 효과도 준다. 이와 같은 딸림 기사 배치 방식은 특히 잡지에서 효과적 으로 이용하고 있다.
보기 8-1은 세계 경제학의 거목인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 인터뷰 기사다. 1976년 ‘소비이 론’ 등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리드먼의 이력을 소개하는 딸림 기사를 지면 중앙에 돋보이게 처리하고 있다. 일반 독자에게 프리드먼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우선 독자들에 게 짧은 딸림 기사를 통해 프리드먼의 이력을 알린 뒤, 본 기사로 유인하려는 편집 의도가 엿보인다. 시각 집중력이 큰 중앙의 딸림 기사를 본 독자들은 케인스에 맞선 프리드먼에게 새 천년의 경제 전망을 듣고 싶어할 것이다.

(6) 지면 시각화는 빠른 정보 전달 전략 정보에 컬러풀한 이미지를 입히자.
수백 단어의 기사보다 한 컷의 그래픽이 독자를 사로잡 는다. 영상 시대 독자는 시각물을 선호한다. 시각적 이미지는 문자보다 강력하다. 지면 시각 화의 목표는 정보의 효율적 전달이다. 또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정보를 확장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시각물이 장식으로 전락한 지면을 종종 본다. 기사 내용을 삭이지 못한 시각물 은 되레 정보를 왜곡시킬 뿐이다. 시각 요소는 결코 장식 요소가 아니다.
보기 9-1은 ‘Y2K 대처요령’ 기사다. 정보 그래픽을 사용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 가 극명히 대비된다. 도표 처리와 삽화는 기사 내용을 명확히 할 뿐더러 이미지를 확장시킨 다. 그러나 보기 10-1 ‘주식투자 열풍’에 관한 스케치성 기사를 보라.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 이 구속돼 있을 때 수감자들까지도 투자 문의를 했다는 사례를 통해 증시 열기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지면은 웬 나비와 꽃으로 구성된 그래픽이 강력한 힘으로 시선을 잡아끌고 있 다. ‘요즘 주식 모르면 왕따’라는 제목에 맞춘 듯한 꽃을 향한 한 무리의 나비와 왕따된 나비의 시각물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래픽의 이미지와 기사 내용이 따로따로 작용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딱딱한 경제기사에 화려한 그래픽을 넣어 독자의 눈을 놀라게 하는 데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가독성에 도움을 줄 것 같지 않다. 그래픽의 ‘장난스러움’에 기사의 신뢰도가 손상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뉴스 감각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그래픽은 시각 공해물이 되기 쉽다. 또 보기 11-1 은 담배인삼공사 공모주 청약 경쟁률을 다룬 기사다. 불 붙은 담배가 기사 본 문을 요란스럽게 자르며 첫눈에 들어온다. 대충 훑어보는 독자에게 신문을 덮고 생각해 보 라면 ‘아마 흡연기사일 걸…’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흡연 관련 기사에 단골로 사용되던 불 붙은 담배의 이미지를 공모주 청약과 바로 연결시키기 힘든 까닭이다. 기사를 두 동강내 며 불 붙은 담배를 중앙에 지배적인 시각 요소로 사용하여 주제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7) 시선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
독자들은 대체로 사진, 제목, 그래픽을 훑어보고 기사 본문을 읽기 시작한다. 사진, 제목, 그 래픽은 읽기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핵심 시각 요소의 자리 배치는 중요하 다. 최우선으로 독자의 시선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 독자의 눈길 방향에 맞춰 배치하면 읽기 가 자연스런 흐름을 타며 가속도를 얻는다. 독자의 시선은 어떤 특성을 갖는지 살펴보자. 가. 독자의 시선 흐름은 왼쪽 상단에서 시작하여 오른쪽 하단으로 내려가는 대각선 구조다.
(보기 12-1) 대각선 흐름을 벗어난 시각 요소는 장식적 요소로 전락하고 만다. 일상에 바쁜 독자들에게 시선을 거슬러 보아 주기를 기대해선 안된다. 자연스런 시선 방향에 따라 한눈 에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뒷면 보기 13-1을 살펴보자.
식목일에 간벌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드리 나무들을 마구 베어내 는 백두대간 현장을 고발하는 상자 기사다. 제목과 사진, 지도가 아울러져 있다. 제목, 사진 이 순차적으로 한 덩어리로 인식될 것이다. 그런데 지도가 시선의 대각선 흐름에서 비켜 한 모퉁이에 있다. 일부러 눈길을 주지 않으면 안된다. 또 시각 요소가 분산되어 산만하고 따로 노는 인상이다. 아마도 편집 기자는 상자 왼쪽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 배치했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본문도 어엿한 시각 요소라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에 생긴다. 본문은 여백과 대 조되는 작은 글자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상자 모퉁이를 밋밋하게 느낄 일은 아니다. 보기 13-2는 지도를 상자 위쪽으로 이동시켰다. 제목, 사진, 지도가 눈길 따라 자리잡고 있 다. 시선 흐름이 훨씬 유연해지고 집중 효과도 얻고 있다.
또 보기 14-1 을 보자.
국내 캐릭터 업체들이 외국에 빼앗긴 국내 시장을 되찾기 위해 발벗 고 나섰다는 기사다. 용가리, 둘리, 삐약이 등 토종 캐릭터를 상품화하거나 애니메이션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삐약이가 큰 사진으로, 둘리가 작은 사진으로 처리되어 있 다. 그런데 제목 첫 단어인 용가리는 상자 맨 아래 모퉁이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 둘리 는 워낙 유명세를 타고 있어 삐약이보다 작게 해도 서운하지 않겠지만 용가리는 편집 기자 에게 항의하고 싶을 것이다. 용가리는 꼼꼼히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 자기의 존재를 알리기 힘든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또 어찌 보면 돌출 광고쯤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것도 시각 흐 름을 무시한 결과이다. 당연히 용가리를 둘리 아래쪽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나. 수직 블록의 단위 기사에서도 시선 흐름은 사진, 제목, 본문 순서이다. 독자들은 우선 사 진을 보고, 그 다음에 제목, 본문을 본다. 이와 같은 배열 방식은 전통적인 수직적 배열 방 식이다.
(보기 15-1) 보기 16-1은 ‘하회마을에 영국 여왕이 방문하기 앞서 관광객이 몰렸다’는 기사를 수직 블록으로 처리하였다. 상자 밑 바닥에 있는 그래픽은 정독하지 않는 독자에게는 기사와 한 덩어리로 읽히기 힘들다. 우선 위쪽의 제목을 읽고 밑 바닥의 그래픽을 보기엔 시선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다. 수평 블록의 단위 기사는 사진을 제목과 기사의 오른쪽이나 왼쪽에 배치하면 시선 흐름 이 자연스럽다.
(그림 17-1) 오른쪽에 놓인 시각물은 왼쪽보다 먼저 시선을 받는 부분이므로 강조된다. 이미지가 뛰어난 사진이라면 오른쪽에 놓아 강조해도 좋을 것이다. 또 피처 기사 에서는 기본형에 다양한 변화를 주어보자. 요소를 배치할 땐 가독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단위 기사의 배열도 전체 지면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8) 기사 몸통을 동강내지 말라
기사 본문을 유연하게 흐르게 하라. 본문이 건너뛰기를 하면 읽기의 흐름도 끊긴다. 좀더 시 각적으로 보이기 위해 가독성은 생각하지 않은 채 기사 몸통을 뚝뚝 자르고 사진, 제목 등 을 삽입한 경우가 있다. 화려한 지면 구성으로 독자를 본문으로 끌어들였다 하더라도 끝까 지 읽기엔 인내가 필요하다.
보기 18-1을 보자. <초록물고기>로 데뷔한 이창동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박하사탕> 기사 다. 청순한 신인들의 사진을 보며, `안티 스타 시스템 선언’이라는 제목에 흥미를 느낀 독 자라면 읽기를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사진들에 의해 본문이 뭉텅뭉텅 끊겨 몇 차례 건너뛰 기를 하며 읽어야 한다. 읽기의 흐름이 건너뛸 때마다 깨지고, 사고 과정에도 방해를 받아 중도에 포기할지도 모른다.
보기 18-2는 사진 위치만 본문 밖으로 몰았다. 한결 기사 흐름이 간결해져 쓸데없이 독자 눈의 근육을 자극하는 일은 없다. 또한 레이아웃도 깔끔해져 미적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 다. 또 주제목과 부제목의 위치를 서로 가깝게 배치하여 독자가 기사 핵심을 빠르게 이해하 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보기 18-3도 18-1과 같은 유형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만 본문의 건너뛰기가 지나쳐 읽기 엔 불편한 지면이다. 시각물을 지면 중앙으로 끌어들여 부각시키고 싶다면 보기 18-4와 같이 중심 부분을 새기 는 방법을 이용해 보자. 기사의 경계선으로 작용하면서 새기면 본문 몸통을 자르지 않고서 도 시각물을 중심으로 끌어올 수 있다.

(9) 시각물은 제자리를 잡아야
기사 내용을 농축한 제목을 뽑고, 보기에 좋은 레이아웃을 한 것 같은데 멍텅구리 지면이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제목, 사진 등 시각 요소가 제 위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 히 제목은 기사 내용을 압축한 것으로 독자들을 유인하는 기능이 크다. 그런데 첫 단어로 읽혀야 할 제목이 엉뚱한 곳에 박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기획면이 나 간지면에서 나타난다.
보기 19-1은 “죽느냐 사느냐, 별들의 결투”라는 주제목과 남녀 배우들의 사진이 우선 눈 에 들어온다. 제목으로 보아 유인촌, 최민식, 이혜영 등 스타급 배우들이 연기 결투를 벌인 다는 기사쯤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문을 읽어본 독자들은 연극 ‘햄릿 1999’에 관한 기사 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문패성 제목인 연극 ‘햄릿 1999’가 작게 처리되어 눈에 잘 안 띌 뿐더러 유인촌 사진 안에 들어가 있어 그 개인에만 관련된 제목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제목이 제자리를 잡지 못해 기사를 왜곡시키고 있다. 보기 19-2도 독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지면이다. ‘서울 한복판에 재팬타운?’ 상자 기사를 훑어보는 독자는 ‘왜’라는 궁금증이 밑바닥에 있는 ‘현대건설, 일 업체에 매각 추진중’ 이라는 제목을 보고서야 풀리게 된다. 제목과 서체 크기 등이 제대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중요한 시각물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생기는 혼란이다.
보기 19-3은 작은 상자 기사다. ‘학교로 보내는 한 권의 책’ 상자 기사의 레이아웃은 짜 임새 있어 보인다. 제목과 사진 등의 요소를 좌우로 놓아 시각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시각 적 짜임새는 기사의 핵심인 누가, 어떤 책을, 왜 학교로 보내는지를 드러내야 한다. 그러나 아무런 설명도 없이 보내는 사람의 얼굴 사진을 책 사진과 붙여 놓아 오해를 불러 일으킨 다. 얼굴 사진이 책의 저자 같기도 하고, 저자라면 왜 사진을 크게 사용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정현백 교수를 알고 있는 독자라면 `언제 책을 냈나’하고 잠시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 기사는 정현백 교수가 학교에 「바닷가 아이들」이라는 책을 추천하는 글이다. 정현백 교수의 얼굴 사진을 작은 크기로 기사 첫머리에 놓아 책 사진과 떨어뜨려 놓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10) 주제를 명확히해야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 핵심을 시각적으로 한눈에 확연히 드러내야 한다. 기사의 핵심을 시 각적으로 부각시켜, 본문을 읽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선명한 메시 지가 없는 지면은 독자를 본문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 보기 20-1을 보자. ‘청년 3인방 중국집 재건 나섰다’라는 주제목과 ‘생기 유머 넘치는 막내 정준, 배달 정신으로 무장한 김중기, 요리의 달인 중국 동포 김석훈, 조화와 우애로 따 뜻함 빚어내라’는 부제목과 사진이 배치되어 있다. 본문을 읽지 않고서는 어떻게 영화 <북 경반점> 기사인지 알겠는가. 영화 매니아가 아닌 이상 ‘중국집 재건’이란 단어와 사진을 통해 <북경반점>을 짐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깔끔한 지면 구성을 염두에 두고 제목의 수를 줄이다 빚어진 결과인 것 같다.
보기 20-2 , 3에선 `북경반점’이라는 제목을 돋 보이게 처리하여 주제를 뒷받침하므로 일단 정보전달에 성공한 셈이다.
보기 21-1도 주요 시각 요소를 통해서 기사의 내용을 단번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빈사의 흰 소 기력 되찾았다’라는 주제목과 붓질하는 사진은 호기심 많은 독 자에게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주제목에 나타난 `빈사의 흰 소’가 독자에게 얼마 나 호소력이 있을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는 이중섭 그림의 ‘흰 소’일 땐 독자에게 다가오는 강도는 다를 것이다. ‘흰 소’ 그림을 보고 이중섭을 생각해냈다 하더 라도 작게 처리된 부제목 다섯 줄을 읽고서야 독자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일반인들은 이중섭의 ‘흰 소’ 작품이 유화물감이 갈라지고 떨어져 보관 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전 지면을 이중섭의 역작 ‘흰 소’가 ‘수혈’을 받는 기사들로 털었는 데 핵심 단어인 `이중섭’이 시각적으로 부각되지 않아 모호한 편집이 됐다.

 

디자인의 심미성-정보를 보기 좋게

(1)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신문 디자인은 기능적인 아름다움을 목적으로 한다. 신문의 기능인 빠른 정보 전달의 열쇠 는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레이아웃을 단순명쾌하게 하는 것이다. 구성 요소가 단순할 수록 정보 전달이 쉽고 빠른 이치는 자명하다. 특히 단순미는 뉴스 감각을 바탕으로 명확한 이미지로 형상화될 때 가능한 것이다. 제목, 서체, 그래픽, 레이아웃의 간결한 형식미는 독자 에 대한 최대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장의 사진은 자칫 혼란스러울 수가 있는데 주변 배경으로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깔끔한 효과를 얻고 있다. 한눈에 신세대의 개성 있는 머리 모양과 그 의식을 보여 준다. 아름답게 단순화한 디 자인은 보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2) 큰 단어부터 구성하라
주요 내용을 담고 있는 시각물을 우선 순위로 배치하자. 시각적으로 주목할 만한 요소를 먼 저 지면의 중심에 놓고 레이아웃을 시작하면 효율적인 구성을 할 수 있다. 또 레이아웃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균형있는 지면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중요한 사진이나 그 래픽을 시각적 중심에 배치하면, 나머지 요소들의 선택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큰 덩어리의 시각 요소가 우선적으로 선택되므로 지면에 초점이 만들어져 산만함을 막을 수 있다. 만약 레이아웃 용지가 광야처럼 넓어 보인다면 우선 머리 기사 제목, 사진, 그래픽의 위치를 순차적으로 정하면 가닥이 잡힐 것이다. 이렇게 큰 요소들의 위치가 정해지면 나머 지 요소들은 저절로 자리가 잡힌다.

(3) 읽기 시발점을 제공하라
일상에 바쁜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각적 유인물을 고안해 보자. 시각물은 강력한 흡 인력을 갖는다. 시각물은 즉각적이고 감성적이며 구체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따라서 시각 물은 정보를 좀더 쉽고 구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움직임, 감정, 퍼스낼 리티를 제공한다. 지면에 ‘특별한 시각물’을 만들어 ‘대충 훑어보는 독자’를 ‘읽는 독 자’로 이끌자.
보기 2-1, 2, 3은 2000년 1월 1일치 1면이다. 1월 1일치 신문의 화두는 새로운 천년이 시작 됐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로 요약되는 새 세기의 시작을 2000.01.01이라는 ‘디지털 숫 자’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시각적 함축성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참신하다.
보기 2-4는 1면에 ‘2000년 1월 1일’이라는 글자만을 담았다. 이를 발행한 신문사는 ‘2000년 1월 1일’이라는 메시지엔 한 장의 사진, 한 구절의 설명조차 사족이라 판단되었 다는 제작 배경을 다음 날 신문에 알림으로 실었다.
보기 4-1, 4-2는 ‘그린벨트 해제’ 기사를 다룬 지면이다. 건설교통부 발표 그린벨트 해제 기사를 똑같이 1면 톱으로 다루었지만 시각물엔 차이가 있다. 각각 사진, 권역별 지도를 사 용하고 있다. 독자들은 어느 시각물에 관심을 보일까? 당연히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지역 지 도일 것이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기사의 알맹이를 시각화할 때 더 큰 호소력이 생긴다.

(4) 어긋난 블록은 혼란스럽다
블록쌓기식 편집은 세로쓰기 신문의 흘림식 편집과는 다른 지면 뼈대를 만든다. 기사와 관 련 제목, 사진 등이 한 묶음으로 직사각형 안에 처리된다. 단위의 직사각형이 서로 어긋나게 맞물리면 지면은 질서를 잃게 되어 혼란스럽다. 기사들이 서로 얽힌 지면에서는 위계 질서 도 한눈에 드러나지 않는다. 제목들도 얼기설기 엮어져 모두 도드라져 보인다. 모든 요소들 이 강조된 지면은 되레 모든 요소들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보기 5-1 은 ‘우편물 버리는 집배원들’ 기사 블록과 ‘한겨레 남북 응원단’ 머리 기사 블록이 어긋나게 쌓여 있다. 또 ‘충무공’ 기사가 밑으로 처져 있다. 보기 5-2는 어긋난 블록을 바로잡아 주고, ‘충무공’ 상자만 위로 올렸다. 한결 정돈되어 보인다. 정보 전달은 운동장에 흩어져 노는 아이들의 수를 세는 것보다 정렬된 아이들의 수 를 세는 것이 한결 빠른 이치와 같은 것이다.
보기 6-1은 세로짜기 편집의 특징인 기사 흘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지면이다. 이와 같이 ‘블록쌓기’를 무시한 레이아웃은 제목을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각각의 기사들이 톡톡 튀는 꽉찬 느낌을 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5) 어깨선을 맞춰라
‘마법의 선(magic line)’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 있다. 마법의 선은 지면 전체에 걸쳐 의식적으로 나타내는 정렬된 선을 말한다. 사진, 제목, 본문, 그래픽 등의 지면 요소들을 눈 에 보이지 않지만 일정한 선에 맞춰 배열하는 방법이다. 마법의 선은 단위 지면들이 구조를 갖게 하고, 그 구조를 반복함으로써 전체 지면을 결합시키는 경계선이 된다. 특히 단위 지면에서 상단 제목들의 옆 높이를 맞춘다든지, 사진과 옆 기사 또는 옆 기사의 제목과 어깨선을 나란히 맞춰야 한다. 마법의 선을 의식하지 않고 요소를 배치하면 요소들 이 정렬되지 않고 들쭉날쭉 보여 산만한 지면이 되기 쉽다. 마법의 선은 실제로는 보이지 않지만 정갈한 구성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그림 7-1)

(6) 만들어진 아름다움, 여백미
디자인에서의 여백은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니다. 여백은 기능적인 공간 즉 의도된 공간이다. 지면 이 구석 저 구석을 떠도는 빈 공간이 결코 아니다. 여백은 디자인 요소로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이다. 여백은 기하학적인 꼴을 가질 때 효율적이다. 명확히 의도된 방법으로 한정시키면 독자들도 의도된 방향으로 이해하게 된다. 여백은 눈에 쉼터를 제공해 주며, 본 문을 강조하는 구실을 한다. ‘흰 색’인 여백은 ‘검은 색’ 분문과 대비되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또 지면의 여러 요소를 하나의 조직으로 묶는 띠 구실을 한다. 여백을 동 일한 모양으로 반복 사용하면 연속된 동질의 기사를 시각적으로 하나로 묶을 수도 있다. 보기 8-1 상자 기사와 같이 여백은 처음부터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질 때 더욱 돋보 인다. 무엇보다도 여백은 형태와 위치가 중요하다. 실수로 만들어진 것 같은 들쭉날쭉한 공 간보다는 명확한 형태를 가질 때, 구석진 곳보다는 주목도가 높은 곳에 자랑스럽게 드러날 때 여백의 잠재력은 극대화된다. ‘흰 공간’을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보기 8-2, 3의 부제목 위치를 통해 여백을 효과를 살펴보자. 결론적으로 말하면 편집 기자 가 디자인 여건상 여백에 자신감이 있다면 부제목을 위쪽으로, 부담감을 느꼈다면 중간에 넣어야 할 것이다. 여백은 시원하게 드러날 때 다른 부분과 대비되어 효과가 증폭되고, 공간 이 둘로 쪼개지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보기 8-2와 같이 지면에 숨통을 열어주는 공간으로 자랑스럽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부제목 을 위쪽으로 붙여 ‘흰 공간’을 되도록 넓게 드러내야 한다. 그러나 여백이 지나치다거나 어색하다는 판단이 설 때는 보기 8-3과 같이 부제목을 중간에 넣어 공간을 둘로 쪼개 ‘흰 빛깔’의 위력을 감소시켜야 할 것이다. 또 여백에 의한 ‘선의 효과’도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여러 꼭지의 기사를 서로 구분하기 위해서 선을 사용한다. 여러 기사의 경계를 선으로 구분하다 보면 선이 많아져 지저분해 보 일 때가 있다. 이때는 여백을 충분히 주면 선을 이용하지 않아도 백색 공간이 ‘흰 고랑’ 이 되어 기사 사이의 경계선 구실을 훌륭히 해낸다.

(7) 면 분할을 아름답게
지면의 얼개는 면 분할을 통해 만들어진다. 비례 감각을 바탕으로 한 면 분할은 아름다운 디자인을 보장한다. 특히 좋은 비례로 분할된 지면은 보기뿐만 아니라 읽기에도 편하다. 황금 분할을 감각적으로 조직화하여 보자. 황금 분할은 통일과 변화를 용이하게 하는 비례 이다. 특히 이 황금 분할을 르네상스 시대에는 ‘신의 비례’로 존중하였으며, 오늘날에도 가장 아름다운 비례로 활용하고 있다. 블록쌓기에 의한 면 분할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어중간한 형태보다는 비례가 뚜렷한 직사각 형이 좋다. 가로로 길게 누운 직사각형은 세로로 길게 선 직사각형과 대비될 때 생동감을 얻는다. 비슷한 비례의 직사각형이 계속되면 지면은 다양성이 없어 지루해진다.
보기 9-1, 2를 보자. 지면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주가 관련 상자 기사의 면 분할을 새롭게 하였다. 본 기사와 닮은 꼴로 누워있는 직사각형의 딸림 기사를 세워 놓았다. 펑퍼짐해 보이 던 지면이 가로세로의 팽팽한 긴장감을 얻는다.
보기 10-1, 11-1은 머리 기사의 가로 분할 아래에는 세로 분할(세로 사진)이 가로 분할(가 로 사진)보다 활기찬 리듬을 보여 준다. 상단의 가로분할에 대비되어 세로 분할이 역동감을 주기 때문이다.

(8) 선도 그래픽 요소
지면에서 씨실 날실과 같은 선은 기사를 분리하거나 또는 묶는 구실을 한다. 이와 같이 선 은 분리·조직하는 기본적인 구실과 함께 그래픽 요소로도 사용된다. 명확한 선은 그래픽 무늬를 만들며 활기찬 시각적 힘을 준다. 또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보기 12-1에서 굵은 가로선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해 보라. 굵은 선이 바다처럼 넓어 만 보이는 지면을 작은 덩어리로 나눠 눈에 쉽게 흡수되게 한다. 큰 덩어리보다는 작은 덩 어리로 잘게 나눠 소화하기 편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특히 곧은 가로선은 ‘객관적 태 도’로 강력한 신호음을 내며 시선을 잡아끈다.
보기 13-1은 ‘90년대 만화걸작 20편’기사다. 만화의 이미지를 빌려 굵은 선으로 처리한 지면이 참신하다. 선은 ‘덩어리’의 면·형보다 글자 위주의 신문 지면에 단정한 장식 효 과를 얻는 데도 적절하다. 그러나 보기 13-2를 보라. 기사를 굵은 선으로 둘러싸면서 제목을 상자선 밖으로 처리하였 다. 강력한 시각적 힘을 가진 굵은 선이 제목과 기사본문을 명확히 나누고 있다. 장식적인 의미의 선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독자들은 당황스러울 것이다. 제목과 기사 본문 이 한데 뭉쳐 보이지 않고 따로따로 보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상자 기사의 제목이 ‘윗기 사에 속한 것일까’라고 잠시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보기 13-3은 선을 이용하여 상자 밖으로 제목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였지만 기사와 제목 이 분리되어 보이지 않는다. 상자와 연결된 굵은 선이 서로를 연결시켜 주기 때문이다. 선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판이하게 달라짐을 알 수 있다.

(9) 제목이 맞서면 형식을 달리하라
블록 편집을 하다보면 제목끼리 충돌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가로짜기 편집 특성상 제목 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데다, 다른 기사의 제목과 부딪히면 혼란스러워지기 쉽다. 이때 제목 의 형식 또는 글꼴을 달리하거나, 충돌된 제목 가운데 한쪽을 짧게 쓰면 산만함을 피할 수 있다. 보기 14-1에서 ‘낙동강 오염’ 머리 기사와 ‘대우 실사 차질’기사의 제목이 맞부딪쳤지 만 혼란스럽다는 인상은 주지 않는다. 제목의 서체를 달리하고 형식을 달리한 결과다.
반면 에 보기 14-2는 어떤가. 상단의 ‘추석 상품권’ 기사와 ‘특검제 국회 통과’ 기사가 비슷 한 형식의 제목으로 정면 충돌하고 있다. 연관성이 없는 기사가 시각적으로 서로 간섭하여 명료하지 못하고, 제목이 몰려 상단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보기 15-1처럼 사진을 이용하여 제목의 충돌을 피할 수도 있다. 가장 쉬우면서도 확실한 방 법이다. 또 중간 부분에 1단 기사의 기둥을 만들어 피하는 것도 좋다. 보기 16-1은 ‘50만 단어 수록 최대 국어사전 편찬’ 상자 기사를 멋을 내어 편집한 것 같 다. 그런데 상자 기사의 주제목이 하단에 자리잡아 ‘민혁당’ 기사 제목과 맞서면서 그 기 사를 압박하는 꼴이 되었다. 두 기사의 제목이 충돌하면서 요란한 소음을 내며 혼란스럽다.

디자인은 질서-정보에 위계 질서를

(1) 질서는 정보 전달의 지름길
‘디자인은 질서’라고 말한다. 디자인의 심미성, 기능성, 독창성, 경제성을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 질서다. 즉 각 원리들을 하나의 통일체로 조직하는 데는 질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자이너를 ‘조직하는 사람(organizer)’이라고도 한다. 신문에서 좋은 질서는 빠른 정보 전달의 디딤돌이다. 또 신문 제작의 시간 절약과 함께 독 자들의 시간도 절약하게 한다.
신문 디자인 질서의 첫 계명은 무엇인가. 제목의 하향식 구성이다. 기사 가치를 판단하여 중 요도에 따라 위에서부터 아래로 차별성을 갖게 해야 한다. 이와 같은 하향식 구성은 다양한 정보에 상하 질서를 부여하여 독자를 안내하는 통로 구실을 한다. 또 시리즈 기사나 매일 싣는 시각 요소를 되도록 같은 장소에 배치하여 독자들의 읽기 습관 에 기대어 질서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매일 같은 장소에 같은 형 식으로 들어가는 날씨기사 등 고정물들은 지면에 안정적 질서를 만드는 데 한 몫을 한다. 넓은 의미에선 전 지면에 펼쳐지는 블록쌓기나 같은 단수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질서를 세 우는 기본적인 수단이다. 만약 각 면의 단수를 편집기자들의 취향에 따라 하면 어떻게 되겠 는가. 각각의 면을 아무리 보기 좋고 읽기 편하게 구성했다고 하더라도 전체 지면의 인상은 무질서해 보일 것이다.

디자인의 독창성-신문의 정체성을

(1)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현대 디자인의 특징은 독창성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독창성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으로 무 한 경쟁 시대에 구매력과 직결된다. 신문 디자인에서 독창성은 그 신문의 정체성을 대변해 야 한다. 정체성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디자인 을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색이 이루어질 때 신뢰감과 안정감이 생긴다. 그러나 국내 일간지들은 서로 닮은 꼴로 차별화한 디자인을 찾기 힘들다. 디자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영미 신문 <타임스>와 <가디언 >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와 의 뚜렷한 개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 새로운 시도를 하라
어느 날은 좀 튀어보자. 매일 같은 형식의 디자인은 식상하다. 정보를 새로운 방법으로 시각 화해 보자. 독자들은 때론 독특한 디자인의 정보를 쉽게 기억한다. 항상 같은 옷을 입고 오 는 손님보다는 변화를 아는 옷차림의 손님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어제가 오늘 같은 고루한 디자인은 급변하는 디지털 영상 시대를 사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 시각화의 독창성 은 정보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참신한 디자인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오래 기억된다. 타성에 젖지 말고 새로운 정보 전달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레이아웃뿐만 아니라 기사작성 방법에서도 좀더 독자 에게 친절한 새로운 형식 찾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보기 1-1은 종합주가지수가 1000 포인트 시대를 열었다는 기사다. 증권사 객장의 전광판 숫 자를 활용하여 튀는 제목 효과를 얻고 있다.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지 않은가? 보기 1-1 이 후로 적잖은 지면에서 흉내내기가 있었지만 첫 시도의 인상을 따라갈 수 없음은 당연하다. 보기 2-1은 ‘인터넷 산업 혁명’ 시리즈 기사다. 스트레이트 면에서도 시리즈 컷과 제목, 사진을 독특한 형태와 배치로 눈길을 끌고 있다. 보기 3-1은 ‘광화문 젊음의 해방구’의 기사 내용과 어울리게 본문이 기본 틀에서 벗어나 흐르고 있다. 청소년들이 힙합, 록, 풍물 등 직접 참여하여 기성의 틀을 깨며 젊음을 발산하 는 잔치답게 레이이웃도 파격적이다. 다른 편집 기자들도 기사 내용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때론 톡톡 튀는 생각을 맘껏 펼쳐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보기 4-1도 파격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독창성에도 기능성과 심미성이 숨쉬어야 한 다. ‘긴급 진단 언론 권력’ 좌담회 컷과 사진, 제목 등이 지면 아래에 위치하여 본문을 아 우르지 못하고 따로 놀고 있다. 새로운 실험이 단지 눈을 놀라게 한다든지 진귀함을 자랑하 는 데 그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디자인의 경제성-최소 노력,최대 효과를

경제성 원리는 디자인에도 예외는 아니다. 최소의 노력과 시간, 재료로 최상의 디자인을 창 출해야 한다. 좋은 질의 상품을 대량으로 싼값에 공급해야 함은 현대 디자인의 변함없는 진 리다. 신문 제작은 198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 제작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맞이하 게 됐다. ‘디자인의 꽃’인 컴퓨터 그래픽 시대를 열며, 제작 환경도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기술 혁신이 부른 컴퓨터 제작 시스템은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고품질의 제품을 가능 케 한다. 지면 디자인에서도 경제성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편집 기자는 독자의 시선 흐름을 바탕 으로 한 읽기의 경제성, 빠른 개판을 가능케 하는 배열의 경제성, 여백 등 효과적인 지면 활 용의 경제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림 1-1, 2는 급박한 사건이 터졌을 때 개판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지면 의 오른쪽 상단을 활용하면 전체 지면을 흔들지 않고도 빠른 시간 안에 주요 기사로 처리할 수가 있다. 일반적인 레이아웃에서 사진은 오른쪽 상단에 자리한다. 이때 사진을 그대로 밑 으로 밀고, 오른쪽 상단에 새 기사를 배치하면 머리 기사 버금가는 대우를 받게 된다. 주요 기사로 처리하기 위해 지면에 자리한 기사를 순차적으로 단수를 내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 해 최소의 시간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때 새 기사의 제목 형식과 서체는 머리 기 사와 달리하여야 차별성을 갖는다.

제2장조형 원리를 알면 디자인이 보인다.

심미성을 결정하는 것은 아름답다는 느낌, 즉 미의식을 뜻한다. 미적 체험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시대나 민족에 따라 스타일이나 색의 유행 등 공통 의 미의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적 평가의 심리적 과정은 각양 각색이지만, 형태나 색채의 형식적 요소 및 감각적 요소에 대한 기본적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형식 원리나 미적 요소는 지면 구성 방법에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문자와 이미지를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와 이미지와 문자가 어떻 게 서로 결합하는지 등에 대한 전망을 갖게 한다.

1.이미지를 어떻게 인식하나
문 디자인은 시각에 호소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디자인이다. 따라서 우리들의 눈은 이미지 를 어떻게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는지를 알아보자.

시각의 원리

(1) 가까운 거리의 요소는 집단화한다
두 개 이상의 도형을 동시에 보게 될 때, 서로 흩어져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몇 개씩 뭉쳐 보 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이 페이지에 나열된 활자는 수많은 글자로가 아니라, 몇 글자 씩의 단어가 1행으로 통합되어 규칙적인 몇 개의 줄로 나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같이 시지각 상의 묶음이 생기는 것을 군화라고 한다. 이때 서로 가까이 있는 요소들이 하 나로 뭉쳐 보이는 현상을 근접의 법칙이라고 한다. 신문 지면에서 근접의 법칙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보기 1-1을 살펴보자. ‘희망의 정치 우리 힘으로’라는 시리즈와 함께 부속 상자 2개, 그리고 `정치 개혁 나도 한마디’라는 상자를 싣고 있다. 각각의 꼭지마다 사진, 표 등 부가 요소가 많아 자칫하면 산만해질 우려가 있다. 그러나 편집 기자는 지면의 상단 부분에 주제목과 시리즈 컷, 부제목, 삽화, 도표를 근접하 게 자리잡게 함으로써 한 덩어리로 묶어 집중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근접의 법칙은 큰 덩어리의 요소에 강조하고 싶지 않은 자잘한 요소들을 가까이 놓아 혼 란함을 방지할 수 있다. 서로 가까이 놓으면 종속적인 요소는 주 요소에 흡수되어 눈에 덜 띄어 깔끔한 지면을 이룬다.

(2) 선으로 둘러싸면 돌출된다
우리의 시각이 그리다 만 듯한 도형을 완결시켜 보려는 경향이나, 윤곽선으로 닫힌 폐쇄 공 간이 하나의 도형으로 보이는 현상을 폐쇄의 법칙이라고 한다. 폐쇄 법칙이 작용하는 도형 은 앞으로 도드라져 가까워 보이고, 바탕은 배경이 되어 멀어져 보인다. 따라서 입체적으로 보이는 도형은 주목도가 높아 쉽게 기억된다. 기사를 상자로 처리할 때 폐쇄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관행적으로 해설 기사는 상자로 처리하여 스트레이트 기사와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폐쇄의 법칙을 이용하여 스트레이트성 기사라도 특별히 강조하고 싶을 땐 상자 처리를 할 수 있다. 또 지면이 밋밋 하고 단조로울 땐 의도적으로 한 기사를 선으로 둘러싸면 입체 효과를 얻는다. 그리고 자잘 한 기사들을 한데 모아 폐쇄된 상자로 싸면 단정한 지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보기 2-1에서 ‘정국 현안 막판 절충’ 상자 기사를 보라. 스트레이트 기사지만 기사 가치 에 비해 지면 구성상 작게 다룬 느낌이 들어 상자로 쌌다. 폐쇄 원리가 적용돼 다른 1단 기 사보다 훨씬 눈에 잘 띈다.

(3) 단순한 형태는 빨리 흡수된다
우리의 시·지각은 형태를 상황이 허락하는 한 단순한 구조로 환원하여 보려는 경향이 있 다. 세부적인 것을 덩어리로 보려는 통합 현상과 복잡한 형태를 분해하여 보려는 현상을 단 순화의 법칙이라고 한다. 단순화 현상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세부가 흐려져 덩어리로 보 이는 것과 같이 대상에 물리적 자극이 약할 때 심화된다. 이와 같이 우리의 시·지각은 형태를 되도록 단순하게 보려고 한다. 우리의 눈은 단순한 형 태일수록 빠르게 흡수한다. 복잡한 형태는 시·지각이 여러 번 작용하게 된다. 빠른 정보 전 달을 목적으로 하는 신문 디자인은 최우선으로 단순하게 디자인해야 한다.

(4) 유사한 요소는 이미지를 만든다
비슷한 성질을 가진 요소는 비록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덩어리져 보이는 경향을 유사의 법 칙이라고 한다. 이 법칙을 이용한 예가 색맹 검사표다. 정상인은 글자를 비슷한 색상에 따라 읽는 데 비해 색맹인은 비슷한 명도에 따라 읽기 때문에 정상인에게 보이는 글자가 색맹인 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정상인들은 같은 성질을 가진 색상이 무리지어 이미지로 보이기 때 문에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왜곡되어 보인다-착시
우리는 시각의 착오로 사물을 다르게 지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착시라고 한다. 착시는 형태가 왜곡되어 보인다거나, 크기가 변화되어 보이는 등의 현상을 말한다. 수학적, 기하학 적 표준을 떠나 올바로 묘사하기 위해 지각된 것과 실제 크기 사이의 차이를 알고 조형하는 것이 중요하다. 착시의 여러 가지 현상 가운데 몇 가지만을 짚어보자.

(1) 대비의 착시
신문 지면에서도 ‘대비의 착시’를 흔히 볼 수 있다.
사진을 통한 대비의 착시를 알아보자. 편집 기자들은 사진을 될 수 있는 한 크게 키우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사진 상태가 뛰어나지 않는 한 극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내용 없이 크게 키우면 되레 지면이 엉성 하다는 인상만 줄 뿐이다. 지면만 낭비한 결과가 된다. 유능한 편집자라면 지면에 있는 다 른 요소들을 작은 크기로 활용할 것이다. ‘크다’와 ‘작다’는 상대적 개념이다. 즉 크다 는 것은 반드시 작은 것과 대비되었을 때 효과가 증폭된다. 어떤 것을 크게 보이기 위해서 는 ‘대비의 착시’를 이용하여 주변물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큰 단위는 작은 단 위와 대비될 때 더욱 커 보이며, 활기찬 리듬을 얻을 수 있다. 레이아웃을 할 때 중심 사진과 작게 쓸 수 있는 보조 사진이나 작은 그래픽이 있다면 지면 구성은 ‘절반의 성공’을 보장한다.

(2) 위쪽 과대 착시
같은 크기의 형태를 상·하로 겹쳐 놓으면 위쪽의 것이 크게 보이는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위쪽의 과대 착시 현상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상반부를 작게 그려야 한다. 보기 3-1과 같이 상자 기사를 다룰 때 분문 중앙에 제목이나 사진을 놓았는데 밑으로 처져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쪽 과대 착시 현상으로 위쪽 본문이 넓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는 수학적 중심 위치보다 조금 위쪽에 놓으면 시각적 안정감을 준다.

2.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조건-미의 형식 원리

균형을 이뤄라
균형은 시각적 영향력의 동등한 배분을 말한다. 우리는 균형엔 편안함을 느끼고, 불균형엔 불안함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균형에 접근하는 길은 대칭과 비대칭이 있다. 대칭은 중앙의 수직축을 중심으로 양쪽이 똑같은 위치와 똑같은 형태로 시각적 영향력이 배 분된다. 이는 사실상 한 면은 다른 면의 거울 같은 이미지가 된다. 심리학자에 의하면 우리 신체가 대칭이라는 사실에 기인하여, 직관적으로 예술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비대칭은 명암, 크기, 모양, 질감 등을 이용하여 지면의 균형을 잡는다. 균형을 이루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소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큰 덩어리는 중앙에 가까울수록, 작은 덩어리는 가장자리에 가까울수록 균형 있는 지면을 구성할 수 있다.
(그림 1-1) 또 명암에 의한 균형을 살펴보자. 예를 들면 회색의 넓은 면적은 명도가 더 낮은 검은 색의 적은 면적과 비교될 때 시각적 균형을 이룬다.(그림 1-2)
보기 2-1은 좌우 대칭을 응용한 지면이다. 좌우 대칭 지면은 강인함과 안정감을 준다. 이것 은 학술세미나, 대담 등의 레이아웃에 어울린다. 또보기 2-2와 같이 양쪽의 주장을 대등하게 전 달하고자 할 때 대칭형 편집을 주로 사용한다. 세 꼭지로 된 기사를 동등하게 다룰 때도 보 기 3-1과 같은 좌우 대칭 짜임새를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때 보기 3-2와 같이 제목이 중 간에 들어가면 기사가 나눠져 혼란스럽다.
또 비대칭꼴인 지면에서의 균형을 살펴보자. 보기 4-1의 지면은 시각적인 힘이 한쪽으로 쏠 리면서 불안정한 인상을 준다. 주요 시각 요소인 머리 기사와 그래픽, 상자 기사와 사진, ‘찰칵’이라는 고정 컷, 호주 증시 활황 사진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 시각적인 힘이 고 루 배분되지 않아 불안정하다. 머리 기사의 그래픽과 상자 기사의 사진을 왼쪽으로 옮겨보 자. 보기 4-2는 골격이 그대로인데도 한결 균형이 잡혀 보인다.

리듬을 만들어라
다양한 요소를 반복함으로써 발생하는 감각적이고, 동적인 변화를 리듬이라고 한다. 예를 들 면 물결처럼 각 요소의 강약이나 장단이 규칙적으로 연속되는 운동을 말한다. 또한 리듬은 독자의 시선 방향을 큰 요소에서 작은 요소로, 어두운 것에서 밝은 것으로 안내하는 길잡이 가 된다. 신문 전체 지면에서 리듬의 실마리는 반복과 변화를 통해 찾을 수 있다. 반복은 여러 쪽수 의 지면을 통합하는 안정된 리듬을 만든다. 규칙적인 간격으로 요소를 배치하면 부드럽고 조용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신문 상단에 둘러진 ‘티파일’(쪽수, 날짜, 요일, 면표시 난)을 살펴보자. ‘티파일’은 전체 지면을 잔잔한 리듬으로 감싸는 구실을 한다. 각각의 쪽수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편안한 리듬을 만든다. 그러나 잔잔한 리듬은 지루할 수도 있다. 반복과 변화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크기와 요소들을 돌발적으로 변화시키면 빠르고 활기찬 리듬을 준다. 신문 지면에서 강약의 활기찬 리듬을 제목이나 사진 운용에서 살펴보자. 대개 정치, 경제, 국제, 사회 등 각 면이 주·부면으로 2개면 이상 계속된다. 이때 마주보는 면에서 시선이 왼 쪽 면보다는 오른쪽 면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오른쪽 면을 주면으로 왼쪽 면을 부면으로 한 다. 이것은 신문 읽기의 오래된 습관도 작용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오른쪽 면은 머리 기사 제목을 3~4단 이상의 큰 활자로, 사진도 3~4단 이상으로 크게 사용한다. 왼쪽 면은 2~3단에 작은 활자로, 사진도 2~3단으로 작게 사용한다. 신문 지면을 넘길 때마다 왼쪽 면과 오른쪽 면이 번갈아 강약의 규칙적인 리듬을 갖는다. 이 규칙적 리듬은 전체 지면을 생기 있게 통 합하는 구실을 한다.

대비를 이용하라
주의를 끌기 위해 서로 다른 성질의 요소를 이용하여 시각적 집중을 만드는 방식을 대비라 고 한다. 단어들을 더 크게 소리내게 하거나, 밝은 색으로 더 화사한 웃음을 짓게 하여 지면 을 강조하는 것이다. 대비는 시각적 흥미를 만들며 초점을 이룬다. 초점은 독자들의 주의를 끈다. 초점이 없는 밋밋한 지면은 독자의 기억에 남지 못한다. 또한 초점은 지면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표시하며, 읽기의 순서를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 그러나 너무 많이 강조한다면 독자들은 처음에 어디를 보아야 할지 모른다. 모든 것을 강조하는 것 은 아무 것도 강조하지 않는 것과 같다. 신문 지면에서는 머리 기사, 버금 기사, 사진의 세 가지 정도를 강조하면 좋다. 대비를 이루는 손쉬운 방법을 생각해보자.
일반적으로 하나의 요소가 다른 요소와 대비될 때 초점이 만들어진다. 수평 요소는 수직 요소와 함께 하면 도드라져 보인다. 또 작은 글씨 와 큰 글씨, 느슨함과 빽빽함, 규칙성과 불규칙성 등을 이용하면 좋은 대비를 이룰 수 있다. 대비를 창출하는 텃밭은 단순성이다. 복잡한 전개 과정은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며, 강조하고 자 하는 점을 바로 전달하지 못한다. 보기 5-1은 얼굴 사진 크기의 대비를 이용한 지면이다. 단조로운 표정 사진 2장만 올라온 날이라 레이아웃하기가 곤란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김종필 총리의 얼굴을 트리밍하여 다른 요소에 비해 커다랗게 사용함으로써 시각적 흥미를 일으키고 있다. 김 총리의 얼굴이 머리 기사의 경기지사 임창열 씨 부인 얼굴에 비해 뜻밖의 크기로 확대되어 뚜렷한 강조점을 만 들고 있다. 또 수직·수평 블록을 더 길고, 더 가늘게 하여 형태의 대비를 이용해 보자. 수직 블록이나 수평 블록을 지면의 초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수직 블록을 더욱 날씬한 형태로 서 있게 해보라. 아기자기한 읽을거리나 인터뷰 등의 기사를 다른 블록과 차별화하여 더 긴 수 직 블록으로 처리하면 시각적 긴장감을 얻는다. 그리고 수평 블록은 더욱 가늘고 길게 눕혀 보라. 블록 안의 기사는 ‘나는 다른 기사와 특별하다’라는 인상을 줄 것이다. 특히 현행 지면의 형태상 수평 블록은 뚱뚱하면 지면이 펑퍼짐해지므로 가늘고 길게 눕도록 해야 한다.

통일성을 얻어라
여러 요소가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이루는 것을 통일성이라고 한다. 통일성의 목적은 디자 인을 조리있고 읽기 쉽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시각적 통일성에서 중요한 점은 전체가 부분 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즉 독자들이 각각의 요소를 따로따로 보기 전에 전체적인 것 을 보게끔 해야 한다. 통일성을 이루는 방법을 알아보자. 가. ‘근접’ 원리를 이용하여 각각의 요소를 가까이 둔다. 즉 아무 관계없이 서로 떨어져 있는 어떤 요소들을 서로 붙이거나 가까이 놓아, 전체로서의 관계를 맺는 ‘패턴’으로 만 든다. 나. 요소를 ‘반복’한다. 시각적 통일성을 얻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하는 방법이다.
다양한 요소를 서로 연결하기 위해 색채, 형태, 질감, 방향, 각도 등을 반복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문 제목 글자체를 명조와 고딕체로 제한하여 면마다 반복하거나, 그래픽의 색 상을 같은 색조판으로만 사용하는 것도 통일성을 거두는 한 방법이다. 그러나 통일성도 근 접, 반복 등의 장치 외에 변화가 함께 할 때 흥미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신문 스타일북을 만들자

신문 스타일북을 만들자
신문의 정체성은 기사의 내용적인 측면과 함께 이를 구현하는 디자인 컨셉에 따라 결정된 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문사는 디자인에 대한 기본 방향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시각 저널리 즘에 대한 인식 부족이 주 요인이다. 편집 철학이 기사·제목·사진·그래픽 등의 표현 형 식에 의해 시각화되어 독자에게 전달됨을 간과한 것이다. 신문사 나름대로의 디자인 컨셉을 정하고, 세부적인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즉 스타일북을 만들어 목표 지향적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일북에는 디자인 컨셉과 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 사진 운용 등 전반적인 규칙을 담아야 한다.
디자인 컨셉은 편집 목표와 독자 요구를 담아내는 중심 개념으로 정체성을 대변해야 한다. 또한 디자인 세부 규칙에는 정보 전달의 전반적인 표현 방식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예를 들면 지면 구성 얼개에서부터 제목, 사진, 그래픽 등의 표현 방식을 세밀하게 제시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뉴스 포장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한다. 세부적인 운용 틀을 마련하되 새 흐름을 담아낼 수 있는 유동성도 허락해야 한다. 이런 디자인 규칙을 편집 담당자들이 일관성 있게 적용할 때, 그 신문의 시각적 정체성이 자리잡는 것이다.

제3장구성시스템 '그리드'를 부릴 줄 알라

1.그리드란
그리드(grid)의 사전적인 뜻은 격자, 바둑판의 눈금 등을 말한다. 즉 일정한 간격으로 수평, 수직선을 그어 만든 조직망이다. 가로, 세로 일정한 간격의 선으로 면을 나누어 본문, 사진, 그래픽 등을 일관성 있게 구성하기 위한 일종의 ‘모눈종이’라 할 수 있다. 그리드는 타이포그래퍼, 그래픽 디자이너, 사진작가, 전시 디자이너 등 이차원, 삼차원에서의 시각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로 사용된다. 타이포그래퍼와 그래픽 디자이너는 인쇄광 고, 팸플릿, 카탈로그, 책 등을 디자인하는 데 그리드를 이용한다. 또 전시 전문가는 전시나 쇼윈도의 디스플레이 계획을 세우는 데 그리드 시스템을 이용한다. 신문 레이아웃 용지의 가로세로 망도 일종의 그리드이다.
신문 지면은 대개 6~7단 90~100행 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면 목적에 맞춰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나눈 그리드는 본문, 제목, 사 진, 그래픽을 효과적인 비례로 분할하여 배치하게끔 도와준다. 시각 요소들이 그리드에 따라 몇 가지의 표준 형태로 축소되고, 이것들의 크기는 중요도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드 시스템에 의해 결합된 제목, 부제, 본문,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등은 빠르게 읽힐 뿐 아니라 정보의 내용을 더 명확하게 이해시키고 오래 기억하도록 한다. 간결한 지면 구성, 독 이성 그리고 명확한 느낌을 창출해 내는 디자인의 질서는 정보의 진실성을 증대시키고 신뢰 감을 준다. 신문 지면은 잡지나 광고보다 촉박한 시간에 제작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단순한 그리드를 이용한다.
그리드의 세로 분할을 칼럼(column)이라고 말한다. 흔히 편집 기자들이 ‘단’이 라고 하는 칼럼은 그 넓이에 따라 가독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한 줄에 7개 정도의 단어가 들어가야 편안하게 읽힌다고 한다. 칼럼의 길이는 행의 길이로서 글자크기가 클수록 넓은 칼럼이 요구된다. 이에 맞춰 정한 행간, 자간 등에 의해 상쾌한 글 읽기 뼈대가 만들어진다. 신문은 미리 정해진 그리드 위에서 레이아웃을 한다. 기능적 신문 디자인을 주장하는 에드 먼드 아놀드(Edmund Arnold)는 칼럼 길이가 5.3센티미터일 때 가장 읽기에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글줄의 최소 길이를 3.7센티미터, 최대 길이를 8.6센티미터라고 한다. 7단 체제에서 2단을 풀어 변형단수로 사용하는 경우에 읽기에 부담스러운 것도 글줄의 길이가 10센티미터 이상이 되어 너무 길기 때문이다.

2.세분화된 그리드를 활용하자
국내 일간지는 대개 6~7 칼럼을 뼈대로 사용하고 있으나, 기본 칼럼을 더 잘게 나눠 사용하 면 다양한 레이아웃을 얻을 수 있다. 세분화한 칼럼은 본문과 그래픽 등 시각물을 융통성 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7 칼럼은 14 칼럼 등으로 세분화하여 사용할 수 있 다. 기본틀은 7칼럼으로 하고 사진, 표 또는 특별한 레이아웃을 위해 더 세분화한 칼럼을 활 용하면 좋다.
이때 필요에 따라 일관되게 반영하여야 통일성을 얻는다. (잡지에서의 세분화 한 칼럼을 이용한 그림 1-1)
<대한매일>은 분화된 그리드로 차별성을 갖는다. 29개로 나뉜 칼럼을 기본으로 한 흰 고랑 ‘여백미’가 특징이다.

3.변형 칼럼은 타이포그래피 전략
지면에서의 변형 칼럼은 디자인적 필요뿐만 아니라 강조 수단으로 사용된다. 변형 칼럼은 중요한 타이포그래피 전략이다. 변형 칼럼은 기사를 그래픽적으로 강조한다. 엄격한 그리드 (기본 칼럼)에서 벗어나게 하여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보기 3-1과 같이 중앙의 상자 기사를 기본 칼럼보다 더 큰 칼럼으로 처리하면 잔잔한 호수 에 파문이 일듯 지면에 강렬한 무늬를 만든다.
그러나 너무 많은 배수 조정 즉 칼럼 변경은 전체 지면의 통일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보기 4-1을 보자. 7칼럼 신문인데 기본 칼럼이 보이지 않고 변형 칼럼만을 사용하고 있다. 다른 지면과 동떨어지는 느낌을 줄 뿐 아니라 긴 칼럼들이 서로 경쟁하여 되레 시각적으로 긴장 감을 잃게 된다. 또한 읽기에도 먼 거리를 주시하며 수평적인 눈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
반면에 보기 5-1은 상단 부분에 짧은 길이의 기사를 꼭지별로 짧은 칼럼으로 운용하고 있 다. 이때의 짧은 변형 칼럼은 사진과 더불어 효과적인 그래픽적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4.통단을 이용한 뼈대 만들기
통단이란 지면 구성을 가로 혹은 세로로 분할하는 것을 말한다. 지면분할은 통단을 내는 것 에서 시작된다. 통단을 통해 큰 틀의 뼈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잘한 면 분할 이 이루어진다. 어긋나게 쌓은 블록보다는 통단으로 나누어서 쌓은 블록이 깔끔하고 시각적 안정감을 준다. 무엇보다도 단위 기사를 큰 틀로 나눠 구분해주므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시원한 면 구성은 지면에 1개 이상의 통단이 만들어질 때 이뤄진다.
세로 통단의 예를 들어보자. 7단 체제에서는 4-3, 5-2, 4-2-1, 3-3-1, 2-3-2 등 다양한 통단 을 낼 수 있다.
(그림 6-1) 머리 기사 사진 등의 주요 시각 요소의 정보 가치를 판단하여 통 단의 꼴을 결정해야 한다. 세로 통단은 광고 5단이 하단에 누워 있는 현행 지면 형태와 제 목이 가로로 눕는 가로짜기 특성상 펑퍼짐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효과적 방법이다. 가로 통단은 세로 통단에 비해 강한 인상을 준다. 이때 주요 시각 요소인 제목, 사진 등을 최대한 수평, 확장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도 한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현행 지 면 형태에서 가로 통단은 세로 통단의 기본 뼈대에 강조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다. 7단 체제 라면 4~6단의 가로 통단을 이용하여 세로 통단에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그림 6-2)
보기7-1 은 전단의 가로 통단을 사용한 경우다. 가로 통단의 ‘프로야구 스폰서 30억 경 합’ 상자 기사는 2-3-2의 세로 통단을 가로지르면서 강한 힘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다. 이때 가로 통단의 블록은 가늘게 상단으로 달라 붙을수록 지면이 위아래 둘로 갈라져 보이 지 않고 원하는 강조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4장왜 모듈러 디자인 인가

1.모듈러 디자인이란
모듈(module)이란 측정 단위 또는 공작물의 기본 단위를 말한다. 직사각형을 모듈로 하여 신문 지면을 구성하는 방식을 모듈러 디자인이라고 한다. 지면을 여러 개의 직사각형의 모 듈로 분할하여 한 개의 모듈 속에 본문, 사진, 도표, 제목을 집어 넣어 부분과 전체가 모두 직사각형의 형태를 보이는 편집 기법이다. 편집 기자들이 흔히 말하는 ‘블록 쌓기’ 편집 인 것이다. 신문뿐 아니라 잡지, 카탈로그 등 출판물에 폭넓게 활용되는 모듈러디자인은 역사적으로 그 리스 건축에서 비롯했다. 그리스 건축에서 기둥 하부의 굵기를 1모듈로 하여 다른 부분을 그 치수와 비례하도록 만든 것이 모듈의 초기 발생 형태다. 이것은 비례를 기술적으로 추구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건축 재료의 크기에 의해 정해지던 모듈의 개념에 새롭게 접근한 사 람이 20세기의 디자인 천재라 일컬어지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다. 그는 모듈 본래 의 사고 방식인 비례의 개념에 황금비의 중요성을 찾아내고 자신의 모듈에 `모듈러 (Modulor)’라는 새로운 단어를 붙였다.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는 주로 건축 형태에 관한 것이었으나 출판 디자인에도 응용되었다. 모듈러 디자인 시스템은 아름다움의 근원인 인간 신체의 척도와 비율을 기초로 황금 분할을 찾아 무한한 수학적 비례 시리즈를 만들었다. 그는 `훌륭한 비례는 편안함을 주고 나쁜 비 례는 불편함을 준다’라고 말하였다.(르 코르뷔지에의 면 분할 그림 1-1, 르 코르뷔지에 인 체 비례 1-2)
직사각형으로 된 모듈러 디자인은 현대 디자인의 특징인 기하학적 형태를 이룬다. 기하학적 형태는 강한 질서를 갖고 있어 규칙적이며, 단순명쾌한 조형적 감정을 유발한다. 신문 지면 의 얼개를 이루는 직사각형도 아름다운 비례를 이룰 때 가장 보기에 좋다.
또한 제목, 기사, 시각물이 한 묶음으로 처리되므로 단위 기사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독자에 게 기사의 처음과 끝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각 요소가 어디에 속하는지 명확히 드러낸다.
모듈러 디자인의 기하학적 형태는 자연적 형태에 비해 기술적 필연성도 내포하고 있다. 엮 어짜기식보다 컴퓨터 제작 공정을 단순화할 뿐더러 분할 편집이 자유로워 판갈이에 편리하 다.

제5장지면의 바탕질-타이포그래피

1.타이포그래피란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란 글자를 구성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글자체, 글자 크기, 글자 사이, 글줄 사이, 판형 크기, 인쇄 면적, 여백 등을 조절하여 전체적으로 읽기에 편하도록 구 성하는 것이다. 즉 활자와 여러 가지 요소들을 이용하여 지면이 아름답고, 내용이 충실히 전 달되도록 한다. 글자는 각 지면에 걸쳐 나타나는 공통의 요소이다. 지면의 바탕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단순해야 한다. 타이포그래피를 자질구레하게 변화시키면 전체 이미지가 깨지기 쉽다. 독자 들에게 시각적 혼돈을 줄 뿐이다.

2.글자체를 절제하라
신문 지면에서 글자체 종류를 가능한 최소로 사용해야 한다. 절제된 시각 어휘를 통해서 각 지면이 동질성을 얻기 때문이다. 물론 적절한 표현을 위해 융통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타 이포그래피의 재치를 부릴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글자체의 자족(字族)을 고수하는 것이 좋다. 자족이란 하나의 글자체 이름으로 묶인 기 본체와 변형체를 말하며, 서로 밀접한 특성을 갖는다. 자족 안에서의 서체 운용은 통일된 이 미지를 유지하면서 생동감을 준다. 일반적으로 국내 신문은 고딕과 명조체 2개의 서체를 기 본으로 운용하고 있다. 고딕체는 가로세로선의 굵기가 같고 공백을 최대한으로 줄여 강한 인상을 준다. 주로 제목으로 사용하며 강력한 호소력을 갖는다.
명조체는 세로선에 ‘꺽임’ 이 있어 시각적 안정감을 주며, 주로 본문과 제목 활자체로 쓰인다. ‘특별한 서체’는 특화된 면에서나 보기 1-1과 같이 내용에 따라 시각적 흥미를 위해 사 용하면 좋다. 지면에 ‘점’을 찍듯이 특별한 효과를 위해 이용해 볼 만하다.
보기1-2 는 ‘남북 이산가족 교환 방문’ 1면 머리 기사이다. 편집 기자는 민족 화해의 물 꼬를 튼 감격을 특별한 서체의 제목으로 표현하려 한 것 같다. 그러나 특별한 서체는 전체 지면과의 이질감을 주며 산만해 보인다.서체는 지면의 기본 바탕이기 때문에 통일성을 유지 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기1-3은 대변해 준다.
보기1-4의 신문은 전 지면에 걸쳐 제목 서체를 고딕, 명조 이외에 그래픽체를 기본으로 하 고 있다. 제목 서체가 여러 목소리를 내며 돌발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래픽체의 강력함이 본문 서체 등 다른 요소와의 이질감을 느끼게 함은 개인적인 느낌일까? 국내 신문 은 제목, 사진, 그래픽 등 주요 시각 요소 가운데 제목만 눈에 띈다는 일부의 평가를 떠올리 게 한다.

3.헐렁해 보이는 본문과 제목 서체
국내 신문은 영미 신문에 비해 전반적으로 지면이 느슨해 보인다. 왜 저밀도 인상을 줄까? 글자는 인식 패턴에 따라 선형 문자(line font)와 점형 문자(dot font)로 나뉜다. 알파벳은 선 형 문자다. 기본적으로 장체인 알파벳은 촘촘히 달라붙어 분명한 선으로 나타난다. 한자는 점형 문자로 한 글자씩 인식하게 되어 있다. 한글은 한자와 알파벳의 특성이 합쳐진 점선형문자다. 낱소리 글자이면서도 음절 문자로 쓰 인다. 한글은 순수 기하학적 조형 요소로 만들어졌다. 한글 모양은 점, 수직, 수평선을 기본 으로 하여 쪽자끼리의 조화와 전체적인 리듬을 중시한다. 뛰어난 조형미를 가졌으나 밀도와 모양이 다른 글자가 획일적인 네모틀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글자마다 속 공간과 주변이 일 정치 않아 느슨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본문의 짜임새가 느슨한 저밀도 현상의 현행 지면에서는 낱낱의 글자보다는 글줄 이 돋보이도록 하여 가독성을 높여야 한다.
이때 글줄은 ‘하나의 선’으로 정렬된 질서를 만든다. 지면 구성에서도 단(칼럼)과 단 사이를 너무 넓게 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백도 계획된 의도로 사용하되 과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획일적인 네모틀로 이루어진 한글 글자꼴은 정보화 시대에서 매우 불리한 단점을 안고 있다. 영문과 달리 자음과 모음, 받침을 일정한 네모틀에 넣기 때문에 24자가 아닌 3,000여 자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 의식 아래 ‘탈네모’ 한글꼴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탈네모꼴은 최소 24자 의 쪽자만을 이용하는 조합형으로 기계화에 쉽고, 글꼴 자체의 판별력이 월등하여 가독성이 높다.
그러나 탈네모 글꼴은 전통적인 독서 습관의 미감에 거슬리는 큰 단점을 갖는다. 특히 활자 매체인 신문은 한글꼴을 갈고 다듬는 데 선도적 구실을 해야 한다. 신문 서체는 세로짜기식 편평체의 잔재를 던져버리고, 가로짜기에 적합한 글꼴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글꼴은 눈에 잘 들어오면서도 싫증이 나지 않아야 하며, 지면에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 도록 공간 구성이 경제적이어야 한다. 즉 글꼴을 갈고 닦아 미적 감각, 전통성, 사용의 편리 성, 제작의 용이성이 충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꼴은 오 독을 유발하지 않는 변별력 높은 형태로 빨리 식별되어야 한다.

4.본문의 농도를 고르게 하라
글줄의 가독성은 글자체, 글자 크기, 글자 사이의 간격, 글 줄의 길이 등에 좌우된다. 신문 지면은 정해진 틀 안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은 없다. 그러나 기사량이 조금 모자랄 때나 넘칠 때 살짝 자간을 조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분문은 글자들의 집합 체인 회색 면이다. 회색 면이 균일한 농도를 유지해야 얼룩덜룩하지 않는다. 또한 자간이 넓 혀지거나 좁혀진 글줄은 읽기가 불편하다. 독자들은 갑자기 좁혀지거나 넓혀진 자간에서 눈 의 걸음걸이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보기 2-1 ‘취재파일’ 상자 기사는 전체적으로 기본 자간보다 넓혀져 있고, 옆의 ‘편집자 에게’ 상자는 좁혀져 있다. 또한 ‘한겨레 시평’ 상자도 일부분이 자간 넓힘이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분문의 농도가 고르지 못해 치밀성을 잃어버린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사소한 것 같지만 독자들은 왠지 엉성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5.본문 오른쪽 끝 흘리기
일반적인 양끝 맞추기 조판과 달리 오른쪽 끝 흘리기를 활용해 보자. 지면에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 편집자주, 필자 소개, 본문 첫문장 등의 작은 분량을 왼쪽 끝에 맞추고 오른쪽 끝을 흘리면 독특한 분위기와 함께 시각적 무늬로 쓰일 수 있다. 또 경직된 단구조에 숨통 을 틔워 주며, 글줄의 분량을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보기 3-1은 편집자주 성격의 기 사 첫 머리를 오른쪽 끝 흘리기를 활용하여 장식적 효과와 함께 여백미도 얻고 있다.

6.타이포그래피의 특수 효과
본문에 먹 망을 깔거나, 먹 바탕에 백자로 뽑기, 사진 등을 이용한 타이포그래피는 다양한 장식 효과를 얻는다. 그러나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가독성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보기 4-1처럼 상자에 망을 깔 땐 먹 5~10% 정도의 엷은 회색 톤으로, 작은 상자에 액센트 를 주듯 사용하면 좋다. 먹망은 면적이 넓으면 지면이 무거워 보이고, 곳곳에 깔면 ‘옷을 기운 듯’ 산만하게 보인다. 또 먹 바탕의 백자도 100% 바탕보다는 50~70% 망을 쓰면 짙 은 회색 빛을 내며 한결 부드러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문서, 유인물 등의 자료를 실을 때도 신문 용지의 누런 색과 별 차이가 없어 구별하기 힘들 므로 먹망을 엷게 깔면 입체적 효과와 더불어 글자가 선명히 드러나게 된다.(보기 4-2)
보기4-3은 제목과 본문 활자를 사진 속에 넣어 1면을 꾸민 지면이다. 파격적인 구성과 함 께 제목과 사진이 강력한 시각 에너지를 얻고 있다. 또 보기4-4는 자료 사진의 반쪽 면을 엷게 처리하고, 그 위에 ‘코소보사태 일지’를 넣은 편집 재치가 엿보인다. 다만 글자체를 세리프가 없는 곧은 서체로 하여 더욱 명확히 읽힐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리프(serif)란 영문 활자 기둥의 위아래 끝을 맺음 장식하는 돌출형태를 말한다. 영문 글자 꼴 분류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한글 글꼴을 통해 보면 명조체 획의 ‘꺾임’을 말하며, 고 딕체에는 세리프가 없다. 세리프는 시선의 수평적 흐름을 용이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각각 의 글자도 쉽게 알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세리프가 있는 명조체가 고딕체보다 가독성이 좋다.

7.주.부제목의 단색 옷을 벗자
신문 타이포그래피의 묘미는 제목에서 찾을 수 있다. 제목은 내용으로나 형식으로나 ‘지면 의 꽃’이다. 제목은 뉴스의 핵심을 독자에게 알리는 광고 기능, 뉴스를 요약하는 압축 기 능, 활자 크기를 통해 중요도를 표시하는 등급화 기능, 본문과 대조되는 미적 기능 등을 갖 는다. 일반적으로 독자들은 우선 전체의 제목을 훑어보며 순간적으로 뉴스 흐름을 감지한다. 그리고 어떤 기사를 읽을 것인지를 판단한다. 이와 같이 제목은 독자를 유인하는 가장 강력 한 도구이다. 국내 신문의 제목 형식은 대체로 주·부제 모양을 취하고 있다. 같은 단수의 주·부제가 쭉 쭉 늘어진다. 세로짜기 관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나의 주제에 여러 줄의 부제목을 갖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형식은 제목이 난립하는 현상을 부채질한다. 기사 내용의 핵심을 주제에 담고, 부제는 최소화하여 본문 첫 머리에 1~2단으로 처리하자. 톱 기사나 강조해야 할 1~2개의 기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부제를 본문에 흡수시키자.(그림 5-1) 압축된 제목을 뽑아야 하는 편집 기자의 부담이 있지만, 간결한 제목 형식은 간결한 신문 디자인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또한 사진이나 그래픽 등 시각 요소를 키우는 데도 훨씬 자유로울 것이다. 지면의 지배적 시각 요소인 제목의 형식에 따라 신문의 인상이 좌우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신문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제목 형식을 찾는 작업도 뜻깊은 일일 것이다.

8.제목형식
가. 왼쪽 끝 맞추기: 신문에서 제목 형식은 일반적으로 왼쪽 끝 맞추기를 사용하고 있다. 왼 쪽 끝 맞추기는 제목을 왼쪽 끝에 맞추고 오른쪽을 자유롭게 한다. 오른쪽에 여백을 만들어 지면에 숨통을 틔워준다. 또한 편집 기자들에게 자수 맞추기라는 심리적 압박을 덜어주고, 군더더기 없는 글자수로 간결한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 이 형식은 활동적이고 긴박감을 준 다.(그림 1-1)
나. 중앙 맞추기: 제목을 중앙에 맞춤으로써 대칭을 이루는 형식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좌 우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고 위엄 있게 보인다. 반면에 약간 경직되고 정적인 분위기를 갖는다.(그림 1-2) <한겨레신문>에서는 스트레이트 기사와 해설 기사의 차별성을 위해 스트레이트 기사에는 좀더 활동적인 왼쪽 끝 맞추기를 하고, 해설 기사에는 좀더 위엄 있어 보이는 중앙 맞추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다. 오른쪽 끝 맞추기: 왼쪽 끝 맞추기의 반대형으로 왼쪽에 여백을 갖는다. 오른쪽 끝 맞추 기는 형식에서 해방된 느낌을 준다. 특히 간지면에서 디자인 의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사용 하면 다른 제목과 강한 대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왼쪽 첫 머리가 들쭉날쭉하여 읽기에 불 편하나 적절히 이용하면 좋을 듯싶다.(그림 1-3)
보기6-1 은 왼쪽 끝 맞추기와 오른쪽 끝 맞추기를 사용하여 두 꼭지 기사의 제목이 충돌하 는 것을 피하고, 미적 효과도 얻고 있다.
라. 제목꼴 변형: 기사 내용·지면 구성에 따라 꺾기대칭, 계단, 옆구리, 어깨 제목 등 다양 한 형식의 제목을 활용할 수 있다. 보기 7-1은 꺾기대칭 제목을 사용한 경우다. 꺾기대칭 꼴은 1행 제목의 변형이다. 스트레이 트면에서 제목이 지면 하단에 자리해 처져 보일 경우엔 꺾기 제목을 활용하면 처짐 현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도 있다.
보기 7-2와 같은 옆구리 제목은 밑에 있는 기사의 제목과 충돌을 피하여 사용해야 한다. 보기 7-3은 계단형 제목이다. 보기 7-4, 5는 제목 서체의 크기를 ‘2음조’로 변형한 예다. 보기7-6의 제목 꼴은 기사 내용의 핵심인 ‘타악기’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눈길을 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제목 꼴은 지면에 강조 효과를 주지만 통일성을 해치기 쉬우므로 연지곤 지를 찍듯이 사용할 일이다.

9.주-부제목의 크기
주제목과 부제목의 서체 크기를 어떤 비율로 사용해야 할까? 주제목과 부제목의 크기를 지 나치게 차이 나게 하거나, 비슷하게 사용하면 읽기 쉽고 보기 좋은 관계가 깨진다. 신문사마 다 글자 크기와 체제가 조금씩 다르지만 주·부제목의 크기를 3호수 정도 차이를 두고 쓰면 좋다. <한겨레신문>에서는 3단 이상의 머리 기사 주제목이 특호 이상일 때 부제목은 1호-한호를 쓴다. 한편 편집 기자는 제목 운용에 있어 임의로 장·평을 주어 변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자 제해야 한다. 글자의 가로·세로 비율이 제각각이면 글꼴의 통일된 이미지를 유지하기 힘들 다.

10.주제목은 길게,부제목은 짧게
일반적으로 주·부제목의 길이는 역삼각형으로 부제목에 비해 주제목의 길이가 길다. 부득 이 부제목이 긴 경우도 있지만 지양하고 있다. 또 꺾기 제목에서도 되도록이면 마지막 줄이 첫째 줄보다 짧게 운용하고 있다. 무엇 때문인 가? 시각적으로 큰 활자의 주제목이 길어야 작은 활자의 부제목을 흡수하여 깔끔하게 보인 다. 특히 짧은 부제목은 아래의 본문 첫 단어와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빠르게 읽을 수 있 게 한다. 이와 같이 주·부제목의 길이에도 가독성을 위한 배려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11.제목은 본문 상단을 덮어라
제목은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 면에서도 본문 전체를 아울러야 한다. 다른 기사와 명확히 분 리되도록 제 본문을 감싸야 좋다. 제목이 본문상단을 전부 덮지 않으면 인접한 기사와 맞붙 게 되어 혼란을 부를 수가 있다. 또한 기사 가치를 의도적으로 적게 평가하고 있음을 시각 적으로 드러내 힘이 없는 지면 구성이 되기 쉽다. 보기8-1을 보자. 머리 기사를 3단 블록으로 쓰면서 제목은 2단으로 달았다. 아마도 기사 가치 판단에 의해 제목 단수를 줄인 것 같다. 보기8-2는 이와 같은 기사 가치 판단을 존중 하면서 제목을 본문 상단 전부를 감싸게 다시 지면 구성을 하였다.
사진을 좀더 지면 중심 으로 끌어올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등 시각 요소의 운용 폭이 넓어짐을 알 수 있다.
보기8-3 은 본문을 다 감싸지 않는 제목을 달 때의 위험스러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머 리 기사의 본문이 쪼개져 보이면서 아래의 굵은 선조차 2개로 나누어 보이는 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 머리 기사의 세번째 단이 제목에 흡수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번째 단이 인접한 ‘금호그룹’ 1단 기사와 붙어 보이기도 하고, 홀로 기사인데 제목이 빠진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제6장지면의 생명체-사진

사진의 이미지는 활자로 가득 찬 지면에 살아있는 숨결을 불어 넣는다. 비언어 심볼로 구체 적인 움직임과 감성적인 이미지를 전달하여 ‘보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한다. 또 언어적 묘 사를 시각적 이미지로 대치시켜 빠른 이해를 돕는다.

1.좋은 사진 고르기
편집 기자는 사진을 보는 눈을 길러 취사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좋은 사진이란 어떤 사진일 까? 가. 정보의 핵심 이미지가 명확한 초점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이미지가 한눈에 들어와 야 한다. “하나의 사진은 하나의 메시지를 나타내라”는 말이 있다. 각 사진들은 우선적인 요점을 전달하기 위하여 선택되어야 한다. 이중적인 의도를 나타내는 사진은 혼란스러움을 준다. 명확한 초점은 독자에게 기사 내용을 즉각적으로 대변한다. 나. 자연스러운 이미지는 호소력이 있다. 연출된 사진은 독자의 눈을 놀라게 할 수 있지만 긴 감동을 주기 힘들다. 현장 속의 이미지를 잡아야 한다. 그러나 ‘안이한’ 사진은 재미가 없다. 틀에 박힌 형식적인 이미지는 독자에게 잘 읽히지 않는다. 다.
주의를 끄는 사진은 더욱 흥미로운 이미지를, 설명적인 사진은 더욱 세밀한 이미지를 담 아야 한다. 라. 사진의 노출 구도 등 질적인 상태가 좋아야 한다. 보기 1-1, 2, 3, 4, 5는 ‘20세기 마지막 개기 일식’을 촬영한 사진 기사다. 국내 중앙 일간 지는 주로 통신에 들어온 사진을 실었다. 통신에 들어온 사진 가운데 취사 선택에 따라 지 면의 표정이 다양함을 알 수 있다. 또 사진 효과는 편집 형식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사진 의 크기를 차별화 하여 사용한 지면이 대비 효과를 얻어 활기찬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이 ‘개기 일식’의 진행 과정을 나타내는 경우에도 크기를 통한 대비 효과는 극명하다.
또한 사진의 위치도 중요하다. 보기1-3, 5와 같이 사람들이 올려다보는 사진을 아래에 배 치하여 하늘에서 벌어지는 개기일식의 우주 쇼를 더욱 신비롭게 하고 있다. 한편 지면에서의 사진 위치는 자연 속의 공간 감각을 살려 배치하면 좋다. 예를 들면 하늘 을 나는 철새 무리의 사진은 지면의 위쪽, 항공기에서 찍은 논밭 사진은 지면의 아래쪽에 자리할 때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현실 세계의 위치 감각이 지면에서도 그대로 축소되어 반 영되기 때문이다.

2.흐릿한 사진 살리기
신문 지면에서 나쁜 사진은 상투적인 내용의 사진, 명함판 같은 표정없는 사진 등과 함께 흐릿한 사진을 꼽을 수 있다. 흐릿한 사진이나 가장자리가 선명하지 못한 사진을 살릴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사진에 가는 선을 두르면 이미지가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선명히 부각된다. 대체로 사진 에 ‘인공적인 선’을 긋지 않지만 가는 경계선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면 좋을 듯싶다.

3.사진치기
편집 기자는 노련한 사진 재단사가 되어야 한다. 사진부에서 넘어온 재료를 지면에 효과적 으로 반영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진에 가위질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은 순간의 포착이지만 사건 전모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 춘 이미지는 독자에게 사건의 전모를 느끼게 한다. 사진 이미지 극대화는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잘라낼 때 가능하다. 즉 사진 의미를 혼란스럽게 하는 일상적인 부분에 가위질을 해 야 한다. 그러나 사진 치기를 할 때 사람의 신체 일부분을 자르거나, 여백을 잘라 독특한 분 위기를 잃게 하거나, 의미를 왜곡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보기2-1,2는 대만에 강진이 발생하여 타이 중심지의 건물이 폭삭 내려앉은 AFP통신 사진 이다.
원래 세로 사진이었지만 2-1은 사진에 가위질을 하여 중심 부분의 이미지를 부각시켰 다. 시가지의 일상적인 부분을 잘라 시선 분산을 막고, 지진 참상의 건물을 크게 사용하여 현장감을 강화했다.
그러면 얼굴 사진도 잘라내기가 가능한가?
편집 목적에 따라 적절히 손질을 하면 좋다. 일상적인 사진에 얼굴이외의 부분을 바짝 잘라 내면 강렬한 표정을 얻을 수 있다.
보기 2-3과 2-4를 비교해 보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그린스펀의 얼굴을 보기 2-3은 얼굴과 손 일부분만을 강조하고 잘라냈다. 비록 1단 사진이지만 그린스펀의 ‘냉철한 판 단력’이 날카롭게 빛을 내고 있다. 2-4는 그린스펀의 사진을 2단으로 크게 사용했으 나 되레 냉철한 이미지의 긴장감이 사라졌다. 이와 같이 얼굴 사진도 길다란 가로 꼴이나 세로 꼴로 바짝 자르면 일상성을 벗고 독특한 분위기를 얻을 수 있다.

4.중심사진을 만들어라
여러 장의 사진을 쓸 때 먼저 중심 사진을 정해야 한다. 기사의 핵심을 강력한 이미지로 담 은 사진을 크게 사용하여 중요함을 알려야 한다. 중심 사진은 다른 사진의 2배 이상 크기로 쓰면 좋다. 사진도 기사와 마찬가지다. 독자가 각 사진의 상대적 중요성을 한눈에 알도록 편 집해야 하는 것이다. 크게 편집된 중심 사진은 지면의 초점이 되어 독자를 안내하는 이정표 노릇을 한다. 반면에 아무리 좋은 사진이라도 비슷한 크기, 모양을 나열하면 각각의 가치가 차별화되지 않아 효과가 줄어든다. 또한 조형미도 기대하기 힘들어 산만하거나 밋밋하게 보인다. 보기 3-1, 2를 보자. 고구려 첫 도읍지 환인을 담은 사진이다. 오녀산이 중심 사진으로 처리 되었다. 보기 3-1에선 중심 사진의 크기가 다른 사진에 비해 크게 차별성을 가지지 않아 흥 미롭지 못하다. 아래 사진들이 경쟁적으로 충돌을 하기 때문이다. 보기3-2처럼 오녀산의 중심 사진을 조금 더 키워 보자. 지면은 고만고만한 크기의 지루함을 벗고 활기를 얻는다. 주몽의 힘찬 말발굽 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것 같지 않는가.

5.사진모둠,시선방향,배열 이용하기
가. 사진 모둠을 만들어 보자. 작은 사진을 모둠으로 묶어 놓으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 다. 예를 들면 표정이 담긴 얼굴 사진을 수평으로 묶으면 연속성을 얻어 섬세한 감정까지 읽을 수 있다.(보기4-1)
그러나 작은 사진 즉 작은 요소들을 흐뜨려 놓으면 산만한 구성이 되기 쉽다. 작은 요소들 이 ‘작은 섬’처럼 떠다니며 어지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큰 사진과 함께 쓸 경우에도 그 바로 곁에 놓아 ‘근접의 원리’에 의해 큰 덩어리에 통합되게 하여 정리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나. 시선 방향을 살펴라. 지면에서 인물 사진의 시선 방향은 중요하다. 두개의 사진을 대비 해 쓸 때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보기4-2) 또 하나의 사진을 사 용할 때는 시선 방향이 분문을 향하거나, 펼침 쪽을 보게 하여 지면 흐름과 함께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 사진 배열을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사진 배열에 따라 공간과 시간 등이 획 득되기도 한다.
보기4-3을 보라. 아인슈타인의 어릴적 사진에서부터 말년의 사진을 겹쳐 시계 방향으로 배 치하였다. 시계 방향의 사진은 시간 경과라는 편집의도를 나타낸다. 아인슈타인 생애의 발자 취가 시계의 이미지에 힘입어 한눈에 들어온다. 보기4-4는 사진의 농도와 크기를 달리하여 배열하였다. 연속적으로 나열된 비구니의 사진은 깨달음을 더해 가는 ‘세월의 두께’를 느 끼게 한다.

6.사진 윤곽선 따기와 흐리기
가. 사진마다 일률적인 사각형 모서리를 벗겨 보라. 이미지의 이야기 능력이 향상된다. 전체 또는 부분의 윤곽선을 따내면 사각형 속에 갇힌 2차원의 이미지가 3차원의 세계를 얻을 수 있다. 독자들은 한결같이 사각형의 틀 속에 갇힌 사진을 원치 않는다.(보기5-1, 2)

나. 사진의 모서리를 흐리게 하는 방법을 이용해 보자. 편집 의도에 따라 주제를 강조할 수 있을 것이 다. 더불어 산만한 배경을 없애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보기5-3) 색깔이 있는 정보 - 색채 현대 신문의 특징은 정보의 컬러화다. 무지개빛 색깔로 시각화된 정보는 즉각적인 커뮤니 케이션이 가능하다. 또 사람의 시·지각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색채는 감성에 기대어 흥미를 유발한다. 텔레비전, 인터넷 등 스크린 시대의 독자들은 풍부한 색감과 디자인 감각 을 지닌다. 특히 전자게임을 하며 자라난 신세대들은 활자 위주의 ‘시커먼 지면’보다는 ‘총천연색의 지면’을 선호한다.

제7장색깔이 있는 정보-색채

1.'신문 색채'를 부각시켜라
‘기업 색채’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기업 색채란 기업 이념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한 색채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면 ‘코닥’이라고 하면 노랑색, ‘코카콜라’하면 빨강색, ‘IBM’하면 파랑색이 연상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코닥사의 진한 노랑색은 주색이다. 진한 노랑색은 보조색인 검정, 빨강색과 함께 사용되어 명랑하고 맑은 컬러 사진의 이미지를 심 고 있다. 이와 같이 특정의 기업과 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되는 특정 색채를 ‘기업 색 채’라고 한다. 기업과 색채의 이미지가 동일화 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색채를 강력한 이미 지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 결과다. 기업의 철학과 사회 서비스 정신을 색채에 담아 소비자 의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인 것이다.
또 ‘기업 색채’는 대내적으로도 기업 구성원간의 소 속감과 일체감을 증진시킨다. CIP(Corporate Identity Program) 즉 기업 이미지 통합 계획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 다. CI란 기업의 미래지향적 비전과 실현을 위한 총체적인 활동을 말한다. CI는 기업색채를 통해서도 큰 성과를 얻는다.
기업 안내 표시, 명함, 작업복 등에서부터 사무실, 엘리이터 등 에 이르기까지 색채를 통일되게 사용하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신문에서도 편집 이념을 반영한 색채 전략이 필요하다. 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신문 상품의 이미지, 독자의 기호 등을 하나로 통합한 색채 계획을 짜야 한다. 신문 나름대로의 색채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매체간의 무한경쟁에서 전략적인 색채 사용은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 적인 수단이다.

2.색채 매뉴얼을 만들어라
지면에 여러 색깔의 물감을 뿌려 놓듯이 사용하면 되레 산만해진다. 여러 색깔이 서로 충돌 하며 시각적 혼란을 일으키기 쉽다. 특히 신문에서는 절제된 색채 운용이 필요하다. 주요색 과 보조색을 지정한 ‘색채 매뉴얼’을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또 주요색과 보조색을 바탕 으로 그래프, 지도, 다이어그램 등 분야별 ‘색채 팔레트’를 만들어 전략적으로 색을 사용 하면 좋을 것이다. 일관되게 ‘색채 매뉴얼’에 있는 색을 기본으로 구성하되 그 외의 색은 강조할 부분이나 정보의 성격상 적합하다고 판단될 때 쓰면 바람직할 것이다. 더불어 색채 매뉴얼은 원하는 색을 결과에 정확히 반영하고, 언제나 일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제작과정에 관련된 사람들이 공통의 색감각을 유지 하며, 색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색채 매뉴얼에는 신문 용지의 ‘누런색’과 질감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색채는 인쇄될 재 료의 표면, 질감, 빛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편 인간의 눈은 약 35만 가지의 색상, 명도, 채도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색채 의 미묘한 차이를 과학적인 색채 언어로 표시한 것이 색채 시스템이다.
각각의 색채를 숫자 나 기호로 표시하여 쉽게 구분하고, 결과물에 정확히 반영하도록 만들었다. 현재 먼셀 색채 시스템(Munsell Color System)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먼셀의 색채 시스템에 의한 빨 강 색은 5R 4/14 노랑색은 5Y 9/14의 색상, 명도, 채도로 표시된다. 위의 빨강, 노랑 등을 원색이라고 하는데, 모든 색을 조합하여 만들 수 있는 최소의 색이다. 물감의 3원색은 빨강, 노랑, 파랑이며 색광의 3원색은 빨강, 초록, 청색이다.

3.색채는 기능적으로 사용하라
신문에서 색깔은 정보 전달의 효율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디자인에서의 색채는 주의를 끌고, 관심을 유지시키며, 정보를 전달하고 기억하게 한다. 배색의 아름다움도 기능성이 충 족될 때 눈길을 끈다. 그래픽의 색 하나하나는 수천 마디의 단어와 같은 생생한 정보를 표 현한다. 또 기사 전체에 엷은 색을 까는 방식도 정보를 돋보이기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회 색 지면에서 색은 정보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로 써야 한다. 색채조화, 색채 심리학 등이 반 영된 기능적인 색채 운용이 필요하다.

4.컬러 사진은 신문 컬러의 핵심
핏방울이 선연한 사건현장 사진, 얼굴 혈색까지 드러나는 인물 사진, 땀방울에 젖은 스포츠 사진 등은 흑백의 사진보다 정보 전달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영상 시대 독자에게 흑백의 이미지는 호소력을 기대하기 힘들다.
신문사마다 1면을 비롯하여 전략적인 면을 컬러로 제 작하고 하고 있으며, 윤전기 등 여건만 허락되면 컬러면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신문색채 의 핵심은 컬러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컬러 사진의 주목도는 내용이나 위치, 크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봄철 나들이길을 다룬 지면은 컬러로 제작될 때 흑백보다 더 큰 효과를 내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 컬러 사진이라 하더라도 크기가 클수록 더 큰 유인력을 가진다. 위치도 중요하다. 상단이나 중앙 일수록 가장 눈에 띈다.

5.색채 인쇄 어떤 과정 밟나
신문의 색상은 옐로(yellow), 마젠타(magenta), 사이언(cyan), 검정(black)의 4가지 색이 혼 합하여 만들어진다. 흔히 C, M, Y, K라 부르는 사이언, 마젠타, 옐로는 색료의 3원색으로 감산 혼합 원리에 따라 인쇄된다.
감산 혼합은 물감의 혼색 과정에서 노랑, 빨강, 파랑의 기 본색을 섞으면 기본 색보다 어둡고 칙칙해지는 현상을 말하며, 이들 기본 색을 같은 양으로 합하면 검정 색을 낸다. 신문 색채는 노랑, 마젠타, 사이언, 검정 색 순서로 망점이 찍혀 만들어진다. 이론상으로 노 랑, 마젠타, 사이언의 3원색이 인쇄되면 감산 혼합에 따라 검정색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탁 한 갈색 톤이 생긴다. 이에 따라 어두운 부분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검정 색을 더하여 제작 하는 것이다. 사진도 원색 분해하여 3색판과 검정 색판을 만들어 인쇄한다.

6.색채의 기본 원리

색채 이미지를 이용하자
색채 감정은 성별, 나이, 교육 등에 따라 다르며 민족, 언어권, 문화권 등에서도 다르다. 그 러나 색채에 대한 기본적 감정 차이에도 불구하고, 색채가 지닌 감성적 특징은 비교적 보편 성을 갖는다. 예를 들면 빨강은 정열·용기·욕망·전쟁 등을 상징하며, 초록은 명상·신선 함, 노랑은 지혜·희망, 파랑은 신뢰·젊음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스포츠 신문에 유독 빨 강·파랑의 원색이 사용이 자주 사용되는 것은 열정, 투지, 땀방울 등의 상징성을 이용한 때 문이다. 또 소년기에는 가볍고 밝은 색, 성년기에는 풍부하고 화려한 색, 노년기에는 강도가 약한 색 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수입이 많은 계층은 부드럽고 섬세한 파스텔조의 배색에 흥 미를 느끼며, 수입이 적은 계층은 강하고 밝은 색채를 선택한다. 적색은 일반 계층이 좋아하 는 반면에 청색은 지식인 계층이 선호한다고 한다. 색채는 이와 같이 계급과 신분을 나타내 기도 하고 종교, 전통, 풍토에 따른 전승적인 감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폭넓은 공감각을 가 지는 색채는 문자보다 쉽게 이해되고 전달되는 ‘국제적 시각 언어’이다. 색채는 인간의 시·지각에 자극을 주므로 인간 욕구에 충족되도록 처리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의 색깔을 생각해 보자. 주로 밝은 붉은색, 밝은 황색, 밝은 녹색, 밝은 브라 운 등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색상은 식욕 촉진을 자극하는 색이라고 한다. 또 편안함을 주는 색은 청색과 녹색 계열이며, 모성애의 보호 느낌을 주는 색은 부드러운 파스텔조의 색으로 표현된다.

 

아름다운 배색 이렇게
색채 조화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배색미는 두 가지 이상의 색이 서로 어울려 하나의 색으 로 얻을 수 없는 놀라운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배색이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 움을 느끼고, 부조화할 때는 불안, 우울, 어둠 등의 불균형한 감정을 일으킨다. 색의 조화는 복잡성 속의 질서성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움은 어느 정도 변화가 있고 어떤 질서가 있을 때 느껴진다고 한다. 예로부터 색채 조화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다빈치를 비롯하여 독일의 대문호 괴테, 1839년 「색채의 조화와 대비원리」라는 책을 출간하며 체계화를 시도 한 쇠브렐(M. E. Chevreul) 등으로 연구가 활발히 이어졌다. 그후 “조화는 질서와 같다” 고 주장한 오스트발드(Wilhelm Ostwald, 1853~1932)는 독자적인 색 체계를 수립하였으며, 오늘날에도 색채 연구가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 색채 조화론인 오스트발드의 이론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
오스트발드는 둘 이상의 색 사이에 서열이 존재할 때 즐거운 감정이 생긴다고 한다. 이때 쾌감을 일으키는 색의 배 색을 조화색이라고 말한다. 오스트발드는 자신의 색입체의 계통적인 법칙에 따라 결합되는 색을 조화롭다고 하였다. 색입체에 있는 무채색들끼리 또는 백색량이 같은 등백 계열, 흑색 량이 같은 등흑 계열, 순색이 같은 등순 계열의 색은 조화한다고 역설한다. 전문적 색채 교 육을 받지 않는 대다수의 편집 기자에게는 오스트발드의 표색계는 직관적이지 못해 생소할 것이다.
일반적인 색채 조화론의 기초적인 뼈대만을 추려보자. 디자이너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재의 신문 제작 구조에서는 편집 기자들도 기본적인 색채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 히 편집 기자의 색채 감각은 디자이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조화로운 색감의 지면을 만드는 데 한 몫을 할 것이다.

가. 유사색의 조화 : 유사색상은 서로 어울린다. 색상환 위에서 차갑거나 따뜻한 느낌이 비 슷한 인접한 색끼리는 조화한다. 인근의 조화는 저녁놀과 같이 서로 융합되는 아름다움을 갖는다. 그러나 유사색끼리의 조화는 색상 차가 적어 색과 색의 경계선이 애매하게 보이기도 한다. 디자인 의도에 따라 경계선을 확실히 구분하고 싶을 때는 명도 차를 이용하면 좋다. 색상과 채도를 일정하게 하고 명도를 변화시키면 많은 색상을 사용한 복잡한 디자인보다 미도가 높 다. 한편 따뜻함이라는 유사한 느낌을 가지는 적색·주황색·황색 등을 난색이라고 한다. 난색 은 팽창·진출성이 있으며 심리적으로 느슨함과 여유를 가진다. 한색은 청록·청·청자색 등의 색상들로써 차가움을 느끼게 하며, 수축·후퇴성이 있다. 심리적으로는 긴장감을 준다. 녹색·자색·자주색·황록색 등은 따뜻함이나 차가움을 느끼게 하지 않는 중성색이다.

나. 보색의 조화 : 색상환에서 서로 반대편에 위치한 색끼리는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매우 부동적이며 서로 상대적으로 높은 색채감을 갖는다. 보색은 눈을 놀라게 하며 다소 과장되 고 강조된 효과의 즐거움을 준다. 예를 들면 빨강색과 녹색, 노랑색과 보라색, 주황색과 파 랑색 등은 정반대의 이미지가 충돌하며 조화한다.

다. 인근 보색의 조화 : 보색에 이웃하는 색상들과는 좋은 배색을 이룬다. 단순한 보색 관계 의 색보다 더 세련되고 풍부한 아름다움을 준다.

라. 등거리의 3색 조화 : 색상환 위에서 등거리에 위치한 3색 조화를 말한다. 예를 들면 등 거리에 있는 빨강, 노랑, 파랑 즉 가장 기본적인 3색은 가장 강한 대비를 이루며 어울린다. 2차색인 주황, 초록, 보라도 등거리에 위치하여 조화롭다. 이때 1차색끼리보다 2차, 3차색끼 리의 조화가 훨씬 세련된 느낌을 준다.

마. 무채색의 조화 : 백색, 회색, 흑색의 무채색을 균형 있게 선택하면 유채색의 배색에 못지 않는 아름다움을 준다. 이때 명도나 면적 대비를 활용하면 다양한 변화를 얻을 수 있다.

바. 명암의 효과 : 색상과 채도를 일정하게 하고 명도만을 변화시키면 의외로 전체 인상이 쉽게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다른 색상이라도 같은 명도일 때 전체 인상은 부 드러운 아름다움을 준다. 반투명의 맑은 막으로 각각의 색채를 덮은 것 같은 통일된 조화를 얻는다. 이와 같이 명도 대비를 이용하면 많은 색채를 사용한 복잡한 디자인보다 효과를 얻기 쉽다. 또 명도 차는 가볍고 무거운 무게감뿐만 아니라 멀고 가까움의 감정 등을 좌우하기도 한다. 같은 색상일 때 밝은 색은 가볍고 가까워 보이며, 어두운 색은 무겁고 멀게 느껴진다.

사. 면적의 효과 : 적은 면적의 강한 색과 큰 면적의 약한 색은 어울린다. 동일한 색이라도 큰 면적의 색은 적은 면적의 색보다 화려하고 힘이 가해진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면적 효 과는 다양한 색 평면의 넓이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편 색은 각기 다른 무게 또는 힘을 갖는다. 같은 면적의 밝은 노랑색은 보라색을 ‘어두 운 것’으로 밀어붙인다. 즉 노랑색은 보라색보다 더 큰 광선의 방사력을 지니고 있다. 이때 색 사이의 무게를 균등하게 하려면 ‘약한’ 색을 넓게 하여 무게를 더해 주어야 한다.

아. 숙지의 효과 : 관찰자에 친숙한 배색이 잘 조화한다. 최상의 아름다움은 자연에서 찾을 수 있다. 자연은 색채 조화의 근본이다. 단풍든 산, 저녁 놀, 겨울 풍경색 등 우리에게 익숙한 배색을 되살리면 잘 어울린다 한편 자연계는 색채뿐만 아니라 형태에서도 신비로운 조형미를 갖는다. 생물이나 무생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수학적이라고 할 만큼 체계적이고, 빼어난 기하학적 모양을 이루고 있 다. 식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균형의 패턴을 지니고 있으며, 동물들은 최상의 기능 을 가능케 하는 기하학적 미감을 갖고 있다. 예로부터 예술가, 디자이너, 건축가 등은 자연 에서 미적 창조의 실마리를 찾았다.

제8장비주얼 저널리즘의 진수-정보 그래픽

정보 그래픽의 효용 가치를 한마디로 보여준 사례로 의 1986년 1월 28일치 1면을 꼽을 수 있다. 우주 왕복선 챌린저 호의 폭발 사고를 1면 전면에 그래픽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륙 직후 돌발 사고라 사진 한 장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보 그래픽은 비주얼 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보기1-1)
정보 그래픽의 이미지는 복잡하고 급박한 현상을 단순화하여 즉각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한 다. 이미지의 상징적 기능은 강력한 힘으로 감성을 자극한다. 독자들은 읽는 행위를 노동으 로 생각하여 부담스러워하지만, 이미지를 보는 행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지금은 이미지 시대다. 다른 신문과 차별성을 갖는 현대적 이미지의 신문을 원한다면 정보 그래픽으로 승부를 걸어 보라. 한눈에 들어오는 시각 정보는 신세대나 제목만 훑는 독자들 을 본문으로 끌어들이는 주무기가 될 것이다. 물론 비주얼한 지면은 비주얼한 기사 내용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며, 비주얼한 새 형식 찾기에 끊임없는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보 그래픽은 정보 그림, 도표, 차트, 일러스트레이션, 지도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정 보 그래픽의 제작 과정은 취재 기자가 넘긴 원고를 편집 기자가 크기 등을 정하여 디자이너 에게 의뢰한다.

1.정보 그래픽의 필수 조건

정확한 원고와 이해가 첫걸음
충실히 작성된 원고와 축적된 정보 감각은 그래픽의 완성도를 높이는 필수 조건이다. 지면 시각화의 첫 단추는 취재 기자가 꿴다고 할 수 있다. 현장을 누비며 기사를 작성하는 취재 기자의 시각화 재료 구상 능력과 원고의 질에 따라 정보 그래픽의 질이 좌우된다. 또한 디자이너의 꾸준한 뉴스 검색도 중요하다. 연속선상에 있는 정보의 핵심을 추려 글의 논조를 강화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뉴스 감각이 필요하다. 기사 내용 가운데 수치, 시간, 자 세한 상황 등을 뽑아 그래픽화 하여 독자에게 서비스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디자이너가 정확한 자료를 얻기 위해 직접 현장에 가보고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1997년 4 월 29일치의 ‘조선일보’ 리빙섹션 첫 면에 실린 동대문 시장 그래픽을 보며 감탄한 기억이 있다.(보기1) 지면의 절반을 넘게 세밀히 묘사된 동대문 시장 그림은 그야말로 ‘서민들의 백화점’으로 자리잡은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그래픽의 현장감은 디 자이너(미술부 기자)의 현장 탐사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간단명료하게 표현하라
시각화의 첫째 이유는 정보를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빠른 정보 전달은 복잡한 수치나 현상을 단순하게 표현할 때 가능하다. 즉 표현 요소를 중복되지 않도록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료를 가능한 한 체계화 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 상대적 중요성을 대비와 초점을 통해 한눈에 잘 띄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정보 그래픽은 미적 감각을 한껏 발휘한 예술 작품과는 구별되는 단순 명쾌함과 상상력을 줘야 한다.

적절한 비례와 균형이 이뤄져야
요소들간의 상호 관계를 오류 없이 나타내야 한다. 특히 차트나 도표에서 요소들간의 크기, 색상, 선 굵기 등을 통한 정보 왜곡을 경계해야 한다. 척도, 비율 등이 시각적으로 과장되어 보이거나 애매모호하다면 되레 혼란만을 부채질할 것이다. 보기 1-1, 2는 같은 수치를 꺾은 선 그래프로 나타냈지만 척도에 따라 왜곡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치있는 조형 감각이 결합돼야
정보는 예술적 감각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될 수 있다. 예리한 조형적 사고가 중요하 다. 풍부한 상상력을 토대로 재가공한 그래픽은 정보를 확장하는 힘을 갖는다. 딱딱한 수치 로 가득찬 차트에 입체감을 불어넣거나, 색채를 입히거나, 주제를 상징화한 사진이나 삽화 일러스트레이션을 배경으로 까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보기 1-3, 4)

제9장지면 디자인

1.지면 디자인의 특징
최근 지면 디자인 특징은 정보의 그래픽화, 컬러화를 우선 손꼽을 수 있다. 그림 형식의 정 보, 생생한 현장감을 주는 컬러 사진 등 주요 시각 요소의 질이 신문 디자인의 질을 결정짓 는다. 또 단위 기사가 사각형으로 깔끔하게 묶이는 블록 편집을 하고 있으며, 잡지 형식의 완성도 높은 레이아웃을 선호하고 있다. 한편 현대사회의 다양화, 전문화는 증면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독자 가치관은 정 보를 개별적이며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섹션체제를 불러왔다. 재테크, 연예, 건강 등의 섹션이 요일별로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의한 뉴 미디어와 경쟁·보완 관계의 새틀짜기 초기 단계인 듯싶다. 뉴미디어의 특성인 쌍방향 교류를 지면에 효과적으로 담아낼 형식 찾기와 더 나아 가 인터넷 전송까지 고려된 스타일 찾기가 왕성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1면
1면은 신문의 얼굴이다. 각 신문사의 편집 목표가 내용과 시각적으로 응축되어 구현되는 첫 장이다. 또한 1면은 전체 내용을 안내하는 ‘창’ 역할을 한다. 주요 기사나 인덱스를 통해 독자를 지면 안쪽으로 인도하며, 전체 지면을 조직화한다. 1면은 그날의 최대 관심사를 집중 보도하는 종합 편집을 특징으로 한다. 머리 기사도 정치, 사회, 문화, 국제 등을 망라하여 뉴스 가치와 관심도에 따라 채택된다. 여러 꼭지의 정보를 다루기보다는 주요 뉴스를 엄선하여 집중 보도한다.
1면 레이아웃의 기본 형은 머리 기사를 오른쪽 상단에 놓고, 사진을 왼쪽 상단에 놓아 좌우 균형을 유지한다. 버금 기사는 중간이나 왼쪽 허리에 자리잡는다. 대각선의 시선 흐름과 일 치하는 구조를 갖는다. 최근에는 각 신문사마다 1면의 광고를 기본 5단에서 4단으로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면 이 어중된 정사각형에서 직사각형으로 바뀌었다. 판형의 변화는 기본 레이아웃의 변화를 불 러오고 있다. 주요 시각 요소의 크기나 배치 등 운용에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특히 지면의 중앙에 사진, 그래픽 등 시각 요소를 파격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섹션면
섹션면은 디자인 개념이 야심적으로 반영되는 면이다. 신문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디 자이너가 주도적으로 지면 구성을 하고 있다. 섹션성격에 따라 큰 사진과 그래픽 등 시각 정보가 지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편집 기자에 의한 세련된 언어 감각이 어우러 져 활기찬 지면을 이룬다. 섹션면도 그 신문의 편집 방향에 맞는 디자인 컨셉에 의해 제작되어야 한다. 분리된 섹션면 이라 할지라도 전체 지면과의 차별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섹션 체제는 정보의 다중 구조를 이룬다. 각 섹션면은 면 성격을 최대한 부각하여 특화해야 한다.
예를 들면 경제 섹션은 어렵고 지루한 수치 등을 쉽게 시각화한 그래픽 위주로, 스포 츠 섹션은 역동적인 사진을 위주로 차별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섹션면도 디자인의 기본 원칙인 간결, 명확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디자인이 강조되는 면이지만 우선적으로 정보 전달에 충실한 구성이어야 한다. 지면의 아름다움도 기사를 논리 적으로 조직화할 때 가능한 것이다. 기사의 성격과 가치 판단이 덜 반영된 지면은 보기에 좋게 꾸몄을지라도 정보 전달이 안 되는 ‘멍텅구리 지면’이 되기 쉽다. 우선 논리적으로 기사 가치 등을 판단한 뒤 디자인 감각을 발휘할 일이다. 디자이너도 기사 를 꾸준히 꼼꼼히 읽어야 한다. ‘정보 마인드’가 없는 디자이너는 기능적인 디자인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핵심을 재치 있게 드러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가독성을 바탕으로 조형성을 추구해야 한다. 시각물에는 사진, 그래픽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는 활자도 이에 속한다. 어떤 시각물이 정보의 핵심을 가장 빠르고 쉽게 전달하는 지를 우선 판단하여야 한다. 사진을 통한 가독성이 활자를 통한 가독성보다 앞설 땐 사진을 위주로, 그래픽이 앞선다면 그래픽 위주로 지면을 구성해야 한다. 이와 같이 레이아웃을 할 때 먼저 시각물의 교통 정리가 마음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상자 디자인
상자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사각 형태를 이룬다. 대표적인 모듈(module)로 단위 기사와 관련 사진, 그래픽 등을 한데 묶는다. 관련 요소가 효율적으로 사각형 안에 배치되어 명확한 느낌 을 창출한다. 상자 디자인은 해설 기사나 또는 특정 기사를 강조하거나 차별성을 주기 위해 사용된다.
특 히 사설, 칼럼 등의 고정물은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며, 독특한 개성미를 표현하기도 한다. 상자 디자인은 단위 상자 안에서 관련 요소들을 시선 흐름, 균형, 비례 등 가독성과 조형 원 리를 고려하여 배치해야 한다. 아울러 지면에 돋보이는 ‘무늬’로 이용하면 좋다. 세련된 레이아웃과 세련된 제목이 어우러진 상자 기사는 신문 읽기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제10장디자인에 유통성이 숨쉬게 하라

1.머리 기사의 고정 자리를 깨자
머리 기사는 항상 왼쪽 상단에 자리잡아야 하는가. 역피라미드의 전통적인 형식은 기사 가 치의 중요도에 따른 상하 질서를 만든다. 독자들도 역피라미드 형식에 읽기 습관이 굳어졌 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날마다 계속되는 역피라미드 형식은 지루하다.
독자들이 사진 등 현저한 시각물에 먼저 눈길을 준다면 머리 기사는 항상 왼쪽 상단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고정관념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때론 시선의 물꼬를 돌려보자. 디자인이 뜻하는 곳에 머리 기사를 세워보자. 독자들은 디자인의 의도를 알아차릴 것이다.

2.면적 개념을 도입하자
일반적으로 기사 중요도에 따라 단수가 정해진다. 또 머리 기사와 단신의 차이는 단수에 따 라 시각적으로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머리 기사는 꼭 가장 많은 단수로만 배치 해야 하나? 기사 가치의 잣대를 단수가 아닌 넓이로 계산해 보자. 넓은 면적을 차지한 커다 란 크기의 제목은 눈에 띄기 마련이다. 꺾기 제목을 활용하여 작은 단수를 사용하더라도 여 러 줄의 큰 호수로 제목을 처리해 보자. 기사 가치에 걸맞은 넓이로 대우해 주자. 명시성도 살리면서 특히 레이아웃하기가 훨씬 자유로워진다. 머리 기사는 항상 4~5단일 필요가 없다. 2단을 사용해서도 꺾기 제목을 활용하여 면적을 넓게 처리할 수 있다. 그러면 머리 기사도 강조하면서 사진, 그래픽 등 주요 시각물을 훨씬 크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3.제목만 키우면 큰 소리나나
국내 신문은 제목만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큰 덩어리의 제목이 지면 곳곳에서 서로 돋보이 려 경쟁을 하고 있다. ‘주먹만한’ 크기의 주제목이 여러 줄의 부제목을 거느려 각각의 단 위 기사는 머리만 큰 가분수 모양을 하고 있다. 매체간의 무한 경쟁도 더 큰 활자의 제목을 부채질한다. 지면은 제목들의 외침으로 시끌시끌하다. 상대적으로 시각 요소는 설 자리가 없 다. 정보 폭주로 제목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고, 훑어보기 구독 습성을 지닌 독자를 친절히 안 내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그 의도와 달리 결과물은 어수선하고 조잡한 느낌 을 주기 쉽다. 신문 가로짜기의 가장 큰 성과는 세로짜기의 먹자 컷을 없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일정 부분 선정성이 걸러졌으며, 지면은 차분해졌다. 요란한 먹자 컷이 없어져 되레 조금만 강조해도 큰 초점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 압축하여 간결하게 제목을 달고, 전체적으로 제목의 크기를 줄여보자. 글자 수를 최대 로 줄여 활자를 키우는 선정적인 방식을 벗고, 기사 내용에 좀더 가까운 간결한 문장 형식 으로 잔잔하게 운용을 해보자. 강조는 상대적인 개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체 지면의 제 목을 차분하게 운용하면서 강조의 효과를 거두자.

4.1면을 바꾸자
1면의 내용과 틀을 바꾸자. 우선 1면의 광고를 없애자. 현재 신문 발행의 주 재원인 광고를 없애는 것은 어려운 결단이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자. 신문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1면이 변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얻을 수 없다. 1면은 신문의 상품 가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홍보하여 구매력을 높이는 첫 장이어야 한다. 4~5단을 차지하는 광고는 지면의 다양한 운용 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광고를 없애 지면의 가용 면적을 넓히자. 특히 현재 국내 일간지의 1면은 판박이처럼 서로 닮은 꼴을 하고 있다. 다매체 시대의 무한 경쟁에서 신문 나름의 정체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1면에 신문의 컨셉을 효과적으로 반 영하여 차별성을 갖도록 하자. 독자가 쉽게 기사 접근을 할 수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시발점을 제공하자. 그리하여 차별성 있는 디자인으로 1면에 승부를 걸어보자. 먼 발 치에서도 독특한 개성미로 독자와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독창성은 전통을 바탕으로 얻어 짐도 잊지 말아야 한다. 1면은 ‘쇼윈도’처럼 그날치 지면의 주요 내용을 전시하여 ‘지나 가는 독자’의 구매력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저술출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