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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까지 위협하는 기후변화
언론의 보도 방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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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까지-위협하는-기후변화
건강까지 위협하는 기후변화
- 언론의 보도 방식에 대하여
MBC 박선하 연수기관: 오레곤대

들어가며 : “산불을 경험하다”

그 날은 2022년 9월 10일이었다. 한국이 추석이었던 날이라 정확히 기억한다. 아침이 되었는데도 주위는 깜깜했고, 하늘은 온통 회색과 검은색이 섞인 연기 더미로 뒤덮여있었다. 연기인지 구름인지 모를 것들 너머로 보이는 태양만이 정말 불에 타는듯한 선홍색으로 또렷이 보였다. 하얀색인 내 차는 원래 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까만 잿더미로 뒤덮여 있었다. 차 문을 여는 순간 잿더미들은 차 안으로 모조리 들어왔다. 주변은 온통 잿빛으로 변해있었고, 여기가 영화 속 재난 도시가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대기질은 건강에 해로운 수준으로 나빠져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었고, 며칠 동안 집 밖에도 나갈 수 없었다.

여기서 남동쪽으로 50마일 정도 떨어진 Cedar Creek Fire가 원인이었다. 8월 1일 번개 폭풍으로 인해 처음 발생한 산불은 Willamette National Forest 사이에서 번지며 한 달 넘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었는데 동풍과 낮은 습도, 높은 온도로 인해 새로운 화재를 또 발생시키며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매캐하고 뿌연 연기는 바람을 타고 북쪽으로 250마일 떨어진 시애틀까지도 퍼졌을 정도다.

사실 대형 산불은 오리건주와 남쪽으로 인접해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로 발생했었다. 하지만 오리건주 역시 산불 발생이 빈번해지고 발생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20년은 주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산불이 일어난 해로 기록됐고, 2021년엔 주 정부가 40여 년 만에 가장 빠른, 5월 중순에 산불 시즌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대형 산불 발생도 늘면서 1984-2001년과 2002-2020년 사이 산불로 탄 토지 면적을 비교한 미국 EPA의 통계를 보면 오리건주의 경우 제곱마일당 2.83에이커가 늘었다. 제곱마일당 3.62에이커가 늘어난 캘리포니아주보다는 적지만 화재 면적이 주 전체 토지 면적의 0.4% 이상 증가했다는 뜻이다. 1)

출처: 미국 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이 같은 산불은 이제 서부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산불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2019년 강원도 대형 산불, 2020년 최장기간 장마 등 이례적인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폭염이 심각해 2019년 이후 4년 만에 폭염 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고,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벌써 23명으로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2) 기후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고, 이로 인한 영향들은 앞으로 더 많아지고 심각해질 것이다. 특히 기후가 변하면 기존 감염병과 만성질환의 발생 양상이 달라지는 등 인간의 건강에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실태 파악이 중요하다.

1. 기후변화 영향 평가 연구 현황

1) 미국의 국가 기후 평가.

이 같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우선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이 대통령 발의로 ‘글로벌 변화 연구프로그램 (U.S. Global Change Research Program, USGCRP)’을 제정한 것은 지난 1989년이다. 이듬해 미 의회는 이를 Global Change Research Act (GCRA)로 위임했고, GCRA에서는 국가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NCA)를 4년마다 진행해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국가기후평가는 벌써 4차까지 마무리됐고, 2020년부터 진행 중인 제5차 국기기후평가(NCA5) 개발 평가보고서도 올해 하반기에 도출될 예정이다.4)

주목할 부분은 2016년 제3차 NCA 평가보고서의 건강 영향 부문만, 8개 기관의 1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따로 발전시켜 보고서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on Human Health in the United States a Scientific Assessment’를 발간했다는 점이다.3) 기온 관련 사망과 이환, 대기질 영향, 이상기후, 매개체 질환, 수인성 질환, 식품안전, 영양, 분배, 정신질환 등 다양한 부문으로 구분하고 건강 영향에 대한 관찰과 예측의 근거 등을 정리해 제시했다.

2) 한국의 기후보건영향평가

기후변화로 인해 건강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우리나라도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 근거가 되는 법령을 (보건의료기본법 제 37조의 2 등) 신설하고 평가방안을 마련하고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 2021년 처음으로 ‘기후보건영향평가’를 실시했고, 지난해 첫 결과가 공표됐다. 앞으로도 5년에 한 번씩 실시될 예정이다.

2. 기후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1) 극한 기온으로 인한 온열, 한랭 질환 발생

폭염과 한파같은 극단적인 고온과 저온에 노출되면 열사병과 저체온증 등의 온열, 한랭 질환이 발생되고, 심혈관계 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노인, 소아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건강 매트릭스 평가 연구소의 세계질병부담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9년 초과사망자는 307,847명이며 1990년 이후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2020년까지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수는 연평균 211명으로 추산되었다. 특히 연평균 14일인 폭염일수가 31일로 집계됐던 2018년의 경우 응급실을 통해 집계된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 열사병 사망자는 48명으로 각각 10년 평균치의 3배 정도로 증가해 폭염의 영향이 확인되었다. 또 폭염에 따른 기여사망자수는 심뇌혈관계 질환이 가장 많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폭염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자살과도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5)

2) 생태계 변화로 인한 감염병 발생 증가.

기온과 강우량 등의 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로 뎅기열같은 곤충이나 동물이 매개하는 감염병이나 비브리오 감염증 등의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발생이 증가할 수 있고, 신종 감염병이 출현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뎅기열과 말라리아, 간염 등 기존에 있던 인간의 감염성, 병원성 질환의 절반 이상을 악화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하와이대 연구팀이 7만 7천 개의 과학논문을 검토하며 온실가스 배출에 민감한 온난화, 폭염, 산불, 홍수 등 10가지 기후 위험이 감염성, 병원성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례를 조사한 결과 375가지 질환 가운데 58%인 218가지가 악화된 걸로 분석됐다.6) 온난화와 강수량 변화 등으로 각종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 매개체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등 기후변화가 병원체를 사람들에게 더 가까워지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위도에서의 온난화로 매개체와 병원균이 겨울을 생존할 수 있게 돼 지카와 뎅기열같은 바이러스 매개 질환의 발병이 악화되었다. 또 기후변화는 매개체 번식에 적합한 기후를 만들어줘 개체수를 증가시키고, 수명 주기를 가속화시켜 매개체의 전염 효율도 높이고 있다.

3) 대기질 변화로 인한 건강 영향

미세먼지나 오존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심혈관,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이 유발되거나 기존의 만성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미국 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 (IHME)와 Health Effects Institute (HEI)가 함께 펴낸 State of Global Air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7) 2019년에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667만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대기오염은 전 세계 조기 사망 위험 요인 중 고혈압과 흡연, 식이 위험에 이은 4번째 요인으로 떠올랐다. 또 전 세계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40%, 허혈성심질환의 20%, 신생아 사망의 20% 등 각 질환별 사망에 있어서 대기오염이 원인으로 차지하는 비율도 제시했다.

출처 : State of Global Air 2020보고서 https://www.stateofglobalair.org/

4) 기후변화로 인한 정신 건강 피해

기후변화는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풍과 홍수 등 기상재해는 급성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반응, 외상후스트레스장애 (PTSD)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사막화, 침식, 생물 다양성 감소는 장기적으로 슬픔, 무기력, 불안을 불러오고 주변 환경으로 인한 우울감이 발생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가 자살률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Marshall Burke 교수가 이끈 연구팀에 따르면 월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 월간 자살률은 미국에서 0.68%, 멕시코에서는 2.1% 각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8) 이례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는 달에는 자살률도 덩달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5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자살률이 미국은 1.4%, 멕시코는 2.3%로 증가하면서, 미국에서는 총 14,020명이, 멕시코에서는 7,460명의 초과 자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3. 기후변화의 건강 영향에 대한 언론 보도 방향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로 주목받으면서 언론의 보도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고 있다. 유엔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IPCC)’에 따르면 2016-17년 약 47000개에서 2020-21년엔 약 8만 7천개로 증가했다.9) 하지만 보도량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전달하는지 그 방식이다.

기후변화의 건강 영향을 알리면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증가시킬 수 있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로 건강에 기반한 기후 메시지 전달은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10) 그러나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위험만 강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규제 정책 조치의 잠재적인 건강상의 이점을 함께 전달했을 때는 설득력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11)

그렇다면 언론은 기후변화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 전달해야 하고,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 UN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지침12)을 토대로 오리건 대학교 Science Communication Research Center의 Director인 Ellen Peters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 의견이 담긴 저널이나 언론 보도를 종합해 공통적인 부분을 정리했다.

1) 권위있는 과학 정보 사용.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는 기후변화 문제에 널리 퍼져있고, 실제로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데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거나 혼란을 일으켜 행동을 지연시키거나 오히려 잘못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출처를 확인할 것
궁극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메시지는 더 설득력이 있다. 팩트나 수치들을 보도할 때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나온 것인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메신저를 사용할 것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나 그룹에서 온 메시지나 권장 사항을 많이 따르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1차 진료를 하는 동네 의사가 기후변화의 건강 피해에 대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정보원이 될 수 있다. 존경받는 과학자나, 기상 발표자, 의사 등 신뢰할 수 있는 소스를 통해 제공하면 보다 효과적이다.13)

잘못된 정보 공유는 중지할 것
정보나 기사를 공유할 때는 온라인에 게시하는 순간 빠르게 퍼지니 공유하기 전에 누가 만들었고, 어떤 출처를 기반으로 하는지, 누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또 온라인에서 잘못된 정보를 발견했다면 팩트에 기반해 반박해 잘못된 정보가 그대로 퍼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green washing’(그린워싱)에 주의할 것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회사나 제품을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거나 제시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예컨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축소하고, 재활용 등 일부 과정만 부각시켜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건데, 언론은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보도에 주의해야 한다.

2) 문제와 해결책 전달

기후변화가 가져올 피해 규모나 위험성 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부분에만 집중하면 자칫 사람들의 흥미나 관심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반복된 보도로 인해 소위 피로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로감을 덜게 하는 좋은 방법은 해결책에 초점을 맞춘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현실로 만들라
통계적 증거와 사실 제시만으로는 대중의 행동 변화에 동기를 부여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또 특정 데이터의 수치만 나열할 경우 대중이 무감각해질 수 있다. 건강과 기후변화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관련성이 있는, 지역에 기반한 개별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야한다.

개별 이야기는 대중의 관심을 끌고, 공감을 일으켜, 세계적인 문제를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할 수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대한 믿음은 문화적 가치와 세계관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 같은 Narrative(내러티브)가 기후변화에 대한 개인의 이해와 선호도, 의견을 형성하고 행동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14)

다만 지나치게 드라마틱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유명한 환경 저널리스트인 Andrew Revkin은 언론이 대중의 관심을 끌어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극적인 각도에서 접근하고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매우 심각하고 우울한 내러티브는 일부 대중들에게는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오히려 잃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15)

가치-소속감과 권한 부여에 중점을 두라.
사람들에게 변화를 가져올 힘이 있음을 알려야 한다. 이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고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면 리더를 설득해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필요한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종교 공동체나, 시민단체 등 소속감을 느끼는 조직에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조직의 긍정적(혹은 부정적)효과가 나타나게 돼, 메시지에 대해 더 긍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고 메시지에 의해 설득될 가능성도 높아진다.16)

기후변화를 정의와 연결하라.
기후변화는 과학이자 정의의 문제임에 주목해야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은 홍수나 가뭄,폭풍 등 기후 위험이 증가했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 2020년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공기질이 최악으로 된 상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건 homeless, 노숙자들이었다.17) 기상 조건이나 극심한 기후 변화로 인한 사회 경제적 문제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 또한 노숙자들이다.18) 다시 말해 이런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모두에게 기회를 창출할 불의와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3) 행동 동원

긴급함을 전달하라
기후 행동이 필요하다는 걸 알리는 보도를 하면서도 마치 미래에만 해당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할 때가 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확히 전달하고 알려야 한다.

기회에 집중하라
대중들은 지속 가능한 세계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면 녹색 일자리,깨끗한 공기, 재생에너지, 식량 안보, 더 나은 건강 등 풍부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접근해야 한다.

관련성 있게 만들라
너무 과학적인 수치나 기술적인 전문용어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예컨대 지구온난화를 1.5℃ 상승으로 제한하는 건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가족과 지역사회, 종교 등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연결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의 틀을 잡아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것을 보호하는 안전과 안정성도 긴급성을 만드는 효과적인 프레임이 될 수 있다.

4) 구체적인 보도 방식

미묘하지만 강력한 언어 선택 사용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때는 단어 선택이 중요하다.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행동이 단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이점을 강조하면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데, 정치적으로 온건하고 다수 보수적인 사람들에게는 특히 효과적이다.19) 예컨대 바이러스가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직접적인 메시지나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정을 이용하라
감정은 의사 결정과 건강 행동 변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정서적인 충격은 좋은지, 나쁜지 상황에 대한 빠른 평가를 가져오고, 종종 상황의 초기 평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정보 검색을 지시하기도 한다. 감정은 관련 통계같은 다른 데이터 기반 소스를 대체하고 건강이나 환경 위협에 대한 개인의 평가를 알리는 정보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컨대 화석 연료에 대해 좋다고 느끼면 통계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보다 화석 연료의 이점은 더 크고 위험은 더 작게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를 전략적으로 정보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해수면 상승 증가와 같은 먼 미래로 보이는 위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전달하는 시각적 이미지나 언어 등을 추가해 이를 강조하는 것이다.20)

걱정과 불안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명확한 행동 계획이 주어졌을때 암 검진과 같은 건강 행동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향후 10년 동안의 해수면 상승과 사람들의 이동 패턴은 먼 미래로 인식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그것들의 잠재적 결과를 시뮬레이션 해서 보여주는 것은 더 많은 정보를 추구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정부의 조치를 요구함으로써 사람들이 다르게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시각적 이미지 사용
시각적 이미지는 매우 효과적인 의사소통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전달하는 그림이나 심장병으로 인한 심장의 변화를 묘사하는 애니메이션 등이다.
이미지와 텍스트 또는 구두 정보는 주로 별개의 인지 시스템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관심에 차등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시각 이미지는 시선을 사로잡아 관심을 끄는데 있어서 텍스트보다 우수하다. 특히 두려움과 관련된 반응을 유도할 때 강력하다.21) 정보의 타당성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정보를 잘 수용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기억하기 쉬워 설득과 보호 조치를 촉진하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직감만으로 선택한 이미지는 비효율적이며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기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기후변화의 “글로벌” 특성과 그 건강 결과를 전달하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사용하면 문제가 개인적으로 덜 관련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 행동 및 정책 승인에 대한 메시지의 영향이 줄어들 수 있음.

이해도 높이는 쉬운 통계 사용
기후 관련 건강 통계는 정보 제공과 함께 동기 부여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다만 관건은 모든 정보가 아닌 중요한 핵심 정보만 담긴, 이해가 쉬운 통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학이 필요할 수 있다. 예컨대 올해 기후변화 관련 홍수의 위험보다는 해당 지역에 얼마나 오랫동안 거주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위험도를 전달해야한다. 숫자 정보의 경우 의미도 전달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9% 대신 빈도 형식으로 100명 중 9명을 사용해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22)

맺으며

COVID19을 겪으며 ‘인류에게 다음 위기가 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건강과 연결해 접근하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된 이번 조사는 상당히 의미 있었다. 우선 기후변화는 나의 예상보다 이미 많이 진행돼 사람의 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언론이 이를 어떻게 다루고 보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조사 전에는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도하는 것이 사람들의 기후 행동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정적인 부분만 전달할 경우 효과적이기보다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 보도의 방식에 있어서도 통계나 숫자같은 팩트 전달에 집중하기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위협을 개개인이 인식할만한 이야기를 만드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통계를 사용할 때도 간단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주는 것을 골라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통계 속 숫자의 의미까지 해석해서 보도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겠다.

  • 01. 미국 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 02. 연합뉴스 8월 2일 “올 여름 폭염 사망자 벌써 23명..작년 3배로 늘었다”
  • 03. https://health2016.globalchange.gov/
  • 04. https://www.kdca.go.kr/contents.es?mid=a20308040401
  • 05. 질병관리청, 제1차 기후변화 영향평가보고서 p25,50
  • 06. Mora, C., McKenzie, T., Gaw, I.M. et al. Over half of known human pathogenic diseases can be aggravated by climate change. Nat. Clim. Chang. 12, 869–875 (2022). https://doi.org/10.1038/s41558-022-01426-1
  • 07. State of Global Air 2020보고서
  • 08. Burke, M., González, F., Baylis, P. et al. Higher temperatures increase suicide rates in the United States and Mexico. Nature Clim Change 8, 723–729 (2018). https://doi.org/10.1038/s41558-018-0222-x
  • 09. UN NEWS https://news.un.org/en/story/2022/10/1129162
  • 10. Campbell E, Uppalapati SS, Kotcher J and Maibach E (2023) Communication research to improve engagement with climate change and human health: A review. Front. Public Health 10:1086858. https://doi.org/10.3389/fpubh.2022.1086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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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 https://www.un.org/en/climatechange/communicating-climate-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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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 https://news.un.org/en/story/2022/10/1129162
  • 16. Peters, E., Boyd, P., Cameron, L. D., Contractor, N., Diefenbach, M. A., Fleszar-Pavlovic, S., Markowitz, E., Salas, R. N., & Stephens, K. K. (2022). Evidence-based recommendations for communicating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on health. Translational Behavioral Medicine, 12(4), 543-553. https://doi.org/10.1093/tbm/ibac029
  • 17. https://www.streetroots.org/news/2020/09/16/homeless-portland-amid-wildfire-smoke
  • 18. Kidd, S.A., Greco, S. & McKenzie, K. Global Climate Implications for Homelessness: A Scoping Review. J Urban Health 98, 385–393 (2021). https://doi.org/10.1007/s11524-020-00483-1
  • 19. Peters, E., Boyd, P., Cameron, L. D., Contractor, N., Diefenbach, M. A., Fleszar-Pavlovic, S., Markowitz, E., Salas, R. N., & Stephens, K. K. (2022). Evidence-based recommendations for communicating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on health. Translational Behavioral Medicine, 12(4), 543-553. https://doi.org/10.1093/tbm/ibac029
  • 20. Peters, E., Dieckmann, N. F., Västfjäll, D., Mertz, C. K., Slovic, P., & Hibbard, J. H. (2009). Bringing meaning to numbers: The impact of evaluative categories on decision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Applied, 15(3), 213–227 https://doi.org/10.1037/a001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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