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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데이터 저널리즘인가
인터넷 발전으로 기자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속보 대응엔 늦고 깊이 있는 분석도 ‘일반 논객’들에 비해 얕아 지고 있다. 사고 현장 영상과 소식들은 SNS등에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기자들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기술 발전을 따라가며 저널리즘의 기본도 지켜야한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데이터에 숨어있는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이다. 이를 시각화하기 위해 표나 그래픽 또는 다양한 수단을 이용한다. 여기에 독자 참여를 유도한다. 기자와 독자가 피드백을 주고 받는 쌍방향 저널리즘이다. 독자들은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시 가공해 기사를 수정 보완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석이 더해지면서 의미가 더욱 풍부해진다.
2. 미국 등 해외 데이터 저널리즘
미국 정부는 매년 공식 사이트(data.gov)에 데이터를 공개한다. 현재 약 30만개의 자료가 모여 있다.
미국 등 해외 언론들은 이미 이 데이터들을 가공, 분석하는 노하우를 쌓고 있다. 새 수입원과 새 독자를 만들어낸다. 영향력은 뒤따라온다.
영국 ‘가디언’과 ,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온라인에 이미 데이터 분석만을 위한 사이트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표와 그래픽, 동영상 등 시각화 자료는 기본이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독자 참여로 내용은 더욱 풍부해진다. 언론사들의 절반 이상이 데이터 저널리즘 담당자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3. 데이터 저널리즘의 실제
1)우크라이나 전쟁과 식량 위기
2022년 6월에 나온 로이터의 분석 기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 가격과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https://graphics.reuters.com/UKRAINE-CRISIS/FOOD/zjvqkgomjvx/)
로이터는 이를 위해 유엔식량농업기구, 국제식량정책연구소, 경제협력개발기구 데이터를 참고했다. 밀 가격이 오르면서 각 국가들은 국내 시장을 통제하기 위해 수출을 제한했다. 비료 가격 상승은 전 세계 농업 생산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로이터는 이 기사를 통해 인플레이션 주요 희생자는 가장 가난한 국가와 그곳에 살고 있는 국민들임을 보여준다.
2) 총기 사건에 노출된 학생 31만명
워싱턴 포스트는 2018년부터 뉴스 기사, 오픈 소스 데이터베이스, 법 집행 보고서, 학교 웹사이트, 학교 및 경찰서에 걸려온 전화를 사용해 총격 사건에 대한 자체 데이터를 쌓았다.
(https://www.washingtonpost.com/graphics/2018/local/school-shootings-database/)
이를 통해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사건 이후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총기 폭력에 노출되었는지를 분석해 시각화했다. 그 결과 331개 학교에서 어린이 31만명 이상이 노출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신문은 또 학교 총격 사건이 특히 유색 인종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 학교 총격 사건 대상 평균 연령이 16살이라는 점, 총기로 숨진 미국 청소년 수가 자동차 사고로 숨진 학생보다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여전히 열악한 여성 지위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3월 8일엔 여성과 관련된 많은 자료와 기사가 공개됐다. 영국 더 타임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영국의 여성 정치인에 대한 다양한 사실과 수치를 분석해 그들의 현실을 전했다.
(https://www.thetimes.co.uk/article/women-in-politics-facts-figures-jbvdn30bs )
스페인의 엘 컨피덴시알(El Confidencial)은 해당 국가의 성 폭력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하고 숫자를 도표로 작성, 사망자 수를 매핑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 등을 분석했다.
(https://www.elconfidencial.com/espana/2022-03-08/panel-violencia-machista-genero_3387417/ )
4) 눈 없는 겨울 올림픽
기후 변화로 동계 올림픽에 인공 눈을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인공 눈이 화제였다. 워털루 대학 연구팀이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이 크게 감소하지 않으면 이전 개최 도시 21개 중 1곳에서만 이번 세기 말까지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이 연구 결과와 현재 배출량 증가 추세, 파리 협정에 따른 배출량 감소율 등을 시각화하여 2050년대와 2080년대에 동계올림픽 개최 가능 국가를 예측했다.
4. 한국의 데이터 저널리즘의 미래
국내 데이터 저널리즘 수준은 아직 미약하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인력, 돈이 필요하다. 투자 대비 효율이 높지 않다.
유행처럼 생겨났다가 금방 사라진다. 제대로 된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거듭한다. 회사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공공 데이터 수집도 한계다. 국가 데이터 공개 수준은 아직 미미하다. 질적, 양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기엔 부족하다. 데이터 없이는 분석도 없다. 부실한 데이터 분석은 잘못된 해석을 낳기 쉽다.
이럴수록 데이터 저널리즘을 더욱 정확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한다. 국내 데이터 저널리즘은 ‘블루 오션’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