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30년쯤 전인가요, 초등학교 때인가 중학교때 ‘사랑의 유람선’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본 기억이 납니다. 대형 유람선을 무대로 만들어진 코믹 드라마였는데, 당시 꽤나 인기를 끌면서 오랫동안 방영이 됐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크루즈 여행’ 하면 국내에서 흔히 ‘호화 유람선’으로 소개돼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크루즈 관광을 ‘황혼 여행’ 이라고들 합니다. 가격이 워낙 비싸다보니 평생 저축해 놓은 돈을 가지고 노인이 되서하는 마지막 여행이라고 해서 생긴 말입니다. 실제로 크루즈에서 만나 승객 가운데 절반 이상은 50대 후반 이후 연령대 승객들로 보였습니다
미국에 연수를 오시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크루즈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에 가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크루즈 여행이었습니다.
제 경우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7박8일 일정의 크루즈 여행을 했습니다. 배에서 내릴 때 가족 모두 내리기가 아쉬울 정도로 훌륭한 여행이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아, 그때 조금만 더 알고 떠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앞으로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정리해 봅니다.
1. 여행 경로
– 저도 미국에서 크루즈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았습니다만, 여행 경로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수십가집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보면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동부쪽은 주로 플로리다 남쪽, 바하마 제도와 카리브해 쪽을 돕니다. 바하마는 플로리다에서 가깝다 보니
보통 3박에서 4박 정도로 일정이 짧습니다. 카리브해는 짧게는 5박에서 7박,10박,12박까지 일정이 다양합
니다. 또 eastern와 western,southern로 나뉘어지는데, 이 가운데 southern이 가장 멀고 일정도 깁니다.
서부쪽을 보면 대표적으로 미국 서부나 캐나다 서부연안에서 출발해 알래스카를 여행하는 경로가 있습니
다.
이밖에 여유가 되는 분들은 유럽쪽으로 가서 지중해 연안을 돌거나 스칸디나비아 반도 쪽을 도실 수도 있
습니다.
2. 여행 시기
– 미국 동부를 기준으로 보자면 겨울에는 당연히 따뜻한 남쪽으로 여행을 가고, 여름에는 캐나다, 즉 북쪽
으로 여행을 갑니다. 따라서 바하마나 카리브해는 주로 겨울에 많이 갑니다. 알래스카 쪽은 당연히 여름
에 가는게 좋겠죠.
그러나 막상 크루즈 여행을 해 보니, 시기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춥고, 덥고 할 따름이지, 큰 문제가 되지않을 것 같습니다.
유럽 지중해의 경우도 겨울에도 크루즈가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크루즈는 4-5월 이후부터 시작됩니
다.
3. 크루즈 선사
–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만, 전 세계적으로 크루즈 선사만 30여개나 됩니다.
이 가운데 ‘로얄 캐리비언’과 ‘카니발’ ‘스타 크루즈’가 3대 크루즈 선사로,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졌습
니다. 이 밖에 다른 럭셔리 크루즈 선사들도 여럿 있습니다만, 로얄 캐리비언이나 카니발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4. 객실
– 객실은 등급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방 크기는 스위트룸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오션뷰쪽인가 실내쪽인가, 방에서 바깥 창문을 통해 발코니로 나갈 수 있는가, 없는가로 나뉘어
집니다.
1)스위트: 가장 크고 럭셔리한 방.
2)발코니: 방 크기는 일반 호텔방보다는 조금 작고, 바다쪽으로 발코니가 붙어있는 방.
방과는 창문으로 연결돼 있어서 창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갈 수 있게 돼 있음.
아쉽게도 크루즈 당시 객실을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다만, 객실에서 딸아이를 찍은 사진인데, 퀸사이즈
침대 너머로 발코니로 나가는 창문이 있습니다. 소파는 간이 침대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3)오션뷰: 방 크기는 발코니방과 같으나, 발코니가 없고 바다쪽으로 동그란 창문 한 개가 있는 방.
잠수함을 떠올리면 됨. 바다를 볼 수 있으나, 창문을 열고닫지 못해 답답한 느낌.
4)인사이드: 말 그대로 실내쪽 방. 바깥 바다를 볼 수 없는데다 햇살이 비치지 않아 당연히 어둡고 답답한
방. 이 때문에 가장 싼 방.
또 같은 등급의 방이지만, 방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시 세부 등급이 매겨져 가격에 차이가 납니다.
스위트의 경우 너무 비싸기 때문에 연수생들이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고, 가급적 발코니룸을 추천해 드리
고 싶습니다. 아래 등급 객실보다 비용은 조금 비싸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합니다. 두가지만 예를 들면,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석양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또 하나는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 아내와 함께
발코니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발코니방도 부담스럽다는 분들은 오션뷰를 택하면 될 겁니다. 인사이드방으로 크루즈를 다녀온 한
연수생은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니까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제 개인적
인 경험으로는 “오! 노! 노.노.노.노…”.
위의 사진은 객실을 청소하는 직원들이 매일 오후 만들어주는 갖가지 모양의 침대 인형들입니다.
5. 가격
– 가격은 시기에 따라, 객실 종류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다시말해, 성수기때는 엄청나게 비싸고
비수기때는 잘만 고르면 성수기보다 절반 이하 가격에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여름방학과
겨울방학,봄방학,휴가시즌,크리스마스 시즌을 피한 1월과 4-5월,10월,11월을 대략적인 비성수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글을 작성하는 오늘 인터넷에 들어가서 3-4월 캐리비안을 가는 크루즈를 살펴보니, 5박짜리 일정의 경우
인사이드방이 300불대, 오션뷰가 400불대, 발코니가 600불, 스위트가 800불 정도 합니다. 모두 1인당
가격이고, 세금이 포함안된 가격입니다. 세금은 10%쯤 추가됩니다.
7박짜리 일정의 경우엔 인사이드방이 500불대, 오션뷰 6백불대, 발코니 900불, 스위트는 1천불이 훨씬
넘습니다. 역시 모두 1인당 가격이고, 세금 포함 안 된 가격입니다. 성수기로 가면 이보다 가격이 더 올라
갑니다. 거꾸로 비성수기 때 잘 고르시면 이보다 훨씬 싼 가격에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경비도 생각해야 합니다.
집에서 배가 출발하는 항구까지 자동차로 갈 경우 기름값과 주차비, 중간 경유지 숙박비, 식사비 등을
감안해야 하고, 비행기로 갈 경우 비행기 요금을 포함해야 합니다.
또 하나, 배안에서는 먹는게 모두 공짭니다만, 술과 칵테일,콜라 등 청량음료는 돈을 내야 합니다.
종업원 팁도 계산해야 하는데, 팁에 대해서는 뒤에 따로 적겠습니다.
또 여기에 기항지 관광 요금도 별도로 내야합니다. 기항지 옵션관광에 대해서도 뒤에 따로 적겠습니다.
계산해보시면 대략 견적이 나오실 겁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크루즈 여행 경비는 아래처럼 계산하시면
됩니다.
(가족 수*1인당 가격) + (세금) + (기름값+숙박비+식비+주차비 또는 항공료) +
(맥주.청량음료 이용가격) + (기항지 옵션관광) + (종업원 팁) + (쇼핑) + (기타)
계산을 해보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7박 일정을 가정할 때, 대략 4-5천불 이상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한화로 5백만원 가까이 되기 때문에 부담이 만만찮은 비용입니다만,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똑같은
크루즈 여행을 미국으로 온다고 가정할 경우, 항공료를 포함해 1인당 최소 5백만원 이상을 줘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연수가 아니라면 해보기 힘든 기회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4박이나 5박 일정보다는 7박이상 일정을 추천합니다. 비용은 올라가지만 일정이 길수록
배가 크고, 배가 클수록 편의시설을 포함해 여러 가지로 좋은 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배안에 어떻게
일주일이나 있나 싶겠지만, 시간 정말 빨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