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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기 30(컬럼비아대 랭귀지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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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 달간 맨하튼 업타운(Up town)에 있는 컬럼비아대에서 영어 공부를 했다. 컬럼비아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위해 ‘ALP(American Language Program)’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국의 거의 모든 4년제 대학들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ALP에 처음 등록하면 청취, 단어, 독해, 문법 등 총 180문항으로 된 토플(TOEFL) 형식의 시험을 치러 학급을 배정한다. 학급 정원은 15~20명 정도. 어학을 배우기엔 인원이 다소 많은 편이다. 내가 배치된 반은 한국인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홍콩, 대만 포함) 6명, 일본 3명, 브라질 1명, 볼리비아 1명 등의 순이었다. ALP를 마치고 석사과정에 들어간 한국 유학생에게 한국인이 왜 이리 많냐고 물었더니, IMF 이후 오히려 많이 줄었다는 대답이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 학생이 50%를 넘었다는 것이다.

^ALP에 등록하는 학생들은 1년간 대학을 휴학하고 영어 연수를 오거나, 미국 유학을 목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반의 경우 기자와 ‘맨하튼 음대’ 입학을 준비 중인 타이완의 음악교사, 브라질의 여변호사 등 세 명을 제외하곤 모두가 대학생이었다.

^수업료는 4주(주 당20시간) 프로그램이 1,576달러(약210만 원)로 무척 비싸다. 주 당 4시간은 영어 테이프를 듣는 랩(Lab)이 배정되기 때문에, 시간 당 20달러 이상 되는 셈이다. 여기에 등록 신청비 50달러, 배치 고사비 20달러, 학생활동비 15달러, 책값 70~100달러 등이 추가된다. 물론 생활비는 별도다. ALP 행정사무소는 “생활비 1,550달러와 수업료(책값 등 포함) 1,650달러 등 최소 월 3,200달러는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ALP 등록생은 컬럼비아대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늦어도 학기 시작 2개월 전에 신청해야 한다)와 인터내셔널 하우스(외국인 학생 300명과 미국 학생 200명 수용)를 이용할 수 있다. 대학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인터내셔널 하우스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매월 댄스 파티, 영화 박물관 야구경기(뉴욕 양키스 등) 관람, 농장 견학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캠퍼스 밖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아파트 등을 구해야 한다.

^ALP는 연중 개설된다. 봄(2월 중순~5월 중순), 가을(9월 중순~12월 중순), 여름방학(7월 중순~8월 중순), 겨울방학(1월 초~2월 초) 등 네 차례 진행되는 집중 코스(주 당20시간) 외에 토플, 발음, 작문 등 파트 타임(Part-Time) 프로그램도 개설된다. 봄과 가을학기(12주)의 집중 코스 등록금은 5,356달러(학생 활동비 45달러, 의료보험 345달러 등 포함). 2개월 이상 진행되는 집중 코스 프로그램은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파트 타임 프로그램은 주 1~3회(2~10시간) 수업이 진행된다.

^ALP의 가장 큰 장점은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등 네 가지를 종합적으로 다룬다는 것. ‘영어공부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작문 교육을 중시하기 때문에, 컬럼비아대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에겐 큰 도움이 된다. 대신 회화 실력을 키우려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강사진도 우수하다. 영어학, TESOL 등의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