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을 다녀왔다. 4번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86가 역에 내려 10분쯤 걸으니 그 유명한 달팽이 모양의 건물이 위용을 자랑한다. 정문을 들어서니 여기저기 공사판이 벌어져 어수선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여름 정기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테마의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상당수 전시공간을 폐쇄했다고 한다. 입장료는 성인 12달러, 학생과 65세 이상 노인 8달러, 12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 공사 기간에는 33% 할인요금을 적용한다.
^내부로 들어서니 달팽이 모양의 나선형 복도를 따라 1층부터 꼭대기까지 차례로 둘러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 중앙홀은 건물 천장까지 뚫려있어 팍 트인 느낌을 준다. 자연광을 십분 살려 전시실 내부가 무척 밝고 아늑하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미술의 문외한인 내게도 낯익은 이름들이 즐비하다. 피카소, 모딜리아니, 세잔느, 고호, 드가, 칸딘스키, 샤걀, 미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걸작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노랑 머리의 여인(Woman with Yellow Hair:피카소 1931년작)’,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칸딘스키 1909년작)’ 등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도 눈에 띄었다.
^구겐하임은 독특한 건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독일계 이민 재벌이었던 솔로몬 R. 구겐하임이 1943년 당시 미국 건축계의 1인자로 불리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1867~1959)에게 설계를 맡겼지만, 구겐하임 사후 10년, 라이트 사망 6개월만인 1959년에야 완성됐다고 한다. 초현대식 분위기의 건물 외관이 당시의 고전적인 고급 주택가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뉴욕시민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었다.
^물론 지금은 뉴요커들이 ‘거대한 달팽이’라고 부르는 나선형 계단과 독특한 천장의 디자인으로 뉴욕의 상징적인 건물이 됐다. 설계자 라이트는 “아래층부터 꼭대기까지 어디서고 멈추지 않고 돌아볼 수 있는, 밝은 채광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리 비추는”, 그런 박물관을 구상했다고 한다.
^구겐하임 미술관(www.guggenheim.org)은 1976년 베니스를 시작으로, 뉴욕 소호, 베를린, 스페인 빌바오, 라스베가스 등에 분관을 설립했다. 관람객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세계화 전략의 일환이자, 방대한 컬렉션을 분산하기 위한 의도에서라고 한다. 실제로 구겐하임은 ‘소장품이 하도 많아 99%는 수장고에 있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소장품 규모와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뉴욕 본관의 개관시간은 일~수요일 오전 9~오후 6시,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9~저녁 8시. 목요일은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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