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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기16 (교육예산 삭감의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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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사건만 아니었다면, 뉴욕시 공립학교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요즘 연일 데모를 벌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대폭적인 교육예산 삭감 때문이다. 10년 이상의 장기 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교육과 복지 분야의 예산을 축소하는 게 최근의 미국 현실이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Alice Austen School은 교육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학부모들의 참여를 독려하던 중, 이 번 사건으로 시위를 취소했다. 이 학교 교장은 며칠 전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내 “교육예산 삭감으로 아이들의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복지와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교육예산이 원상 회복되도록 파타키 뉴욕주지사, 줄리아니 뉴욕시장, 존 마취 상원의원 등에게 항의 전화와 편지를 보내자”고 호소했다.



^교육예산 삭감의 부작용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Alice Austen School의 경우 이 번 학기 들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레슨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영어, 수학 등의 학습 지진아를 위한 특별반도 없앴다. 교장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서, 경비원, 유치원의 보조교사, 보조 교장(Assistant Principal) 등 상당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예술활동 지원비도 절반 가량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예산 축소로 인해 맞벌이 부부를 위한 방과 후(Latchkey) 프로그램 비용은 지난 해 보다 배 이상 올랐다.



^이 때문인지 요즘 ‘학부모 교사 협의회(PTA)’는 적극적으로 회원 모집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학부모가 회원으로 가입하면 5달러의 기부금을 내기 때문이다. 기부금은 교육청이 제공하지 않는 학습 기자재를 구입하는 데 사용된다. PTA는 “학부모가 100% 회원으로 가입한 학급에는 아이스크림 파티를 열어주겠다”라는 ‘당근’까지 제시하며, 회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