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여러 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경쟁력있는 교육 시스템’을 꼽는 사람이 많다. 미국 동부 지역에는 이른바 ‘아이비 리그(Ivy League)’라고 불리는 명문 사립대학들이 있다. 뉴욕 맨하튼의 컬럼비아대학을 비롯,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코넬 펜실베이니아 브라운 다트머스 등 8개 대학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대학에는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몰려 든다.
^자본주의의 첨단을 걷는 나라답게 교육에도 돈의 논리가 그대로 개입된다. 좋은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려면 그만큼 돈을 많이 내야 한다. 명문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대학 4년을 마치는데 최소 12만 달러 이상 들어간다. 미국의 중산층에게도 버거운 액수다.
^물론 외국인 학생에겐 부담이 더 크다. 컬럼비아대학을 예로 들어 보자. 학부생의 경우 연간 학비는 약 2만6,000달러(학기 당 등록금 1만2,985달러). 기숙사비와 식비, 책값 등을 감안하면 최소 3만7,000~4만달러는 잡아야 한다(뉴욕주 이타카시에 있는 코넬대의 경우 연간 평균 등록금 2만3,800달러, 숙식비 1만1,000달러 등 최소 3만5,000달러가 든다). 대학원도 별 차이가 없다. 일반 대학원의 학기 당 등록비는 평균 1만3,000달러. 단신으로 유학을 오더라도 연간 4만달러는 기본이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특수대학원은 더 비싸다. 비즈니스 스쿨은 한 학기에 13~16학점을 신청할 경우 1만5,167달러(MBA와 박사과정 동일), 17~20학점은 1만9,712달러, 21~23학점 2만3,250달러 등이다. 컬럼비아대 MBA코스는 올해 파이낸셜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대학랭킹 1위를 기록했다. 700명이 넘는 대학원생 대부분이 MBA과정에 등록해 있다. 2년 과정을 마치고 미국내 5대 투자은행에 들어가면 최하 12만 달러의 연봉이 보장된다고 한다. 학부 과정까지 명문대에서 마친 미국인은 입사 첫해 30만 달러의 연봉을 받기도 한다.
^로 스쿨(10~19학점)은 학기 당 1만5,344달러, 저널리즘 스쿨(12~19학점) 1만4,729달러, 국제행정대학원 1만3,800달러, 치과 및 구강외과 대학원 1만6,304달러, 내과 및 외과 대학원 1만6,228달러 등이다. 등록비에는 의료보험, 체육관 및 컴퓨터 이용료 등이 포함된다(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학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로 스쿨이 1학점에 1,544달러로 가장 비싸다. 가장 싼 곳은 일반 대학원인 ‘Social Work(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Social Worker’를 위한 교육 과정)’로 학점 당 742달러.
^컬럼비아대는 우리나라와 같은 기숙사(dormitory) 외에 학교 주변의 아파트를 매입, 다양한 형태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비록 흑인 밀집지역인 할렘(Harlem)에 위치해 있지만, 24시간 완벽한 경비시설을 갖추고 있어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대학 중 하나로 꼽힌다.
^기숙사는 한 번 들어가면 졸업 때까지 입주권이 보장된다. 98%의 학생들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다. 조그만 독방 하나를 쓰는 도미트리 형태는 평균 임대료가 월 610달러(이하 전기 가스 물값 등 유틸리티 포함 가격). 방 3개짜리 아파트를 학생 3명이 방 하나씩 공동으로 이용하는 경우 월 평균 620달러를 낸다. 가구가 갖춰진(furnished) 아파트는 평균 665달러로 더 비싸다. 방 하나를 두 명이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월 430~490달러 수준이다. 물론 전망이 좋거나 시설이 좋은 아파트는 더 비싸다.
^기혼자를 위한 원 베드룸 아파트(furnished)는 평균 1,150달러, 스튜디오(furnished:우리나라의 오피스텔과 유사)는 평균 950달러를 받는다. 가구가 없는 집은 월 40~90달러 가량 싸다. 독신인 경우 기숙사비가 연간 7,000~8,000달러,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기혼자라면 연간 1만1,500~1만4,000달러 가량 드는 셈이다.
^책값도 장난이 아니다. 교재는 기본적으로 권 당 100달러 이상이다. 대개 학기 당 4~5권 정도 산다고 감안하면, 책값만 1년에 1,000달러 이상 들어 간다. 정가의 75%에 살 수 있는 중고 책(used book)도 있지만, 가격차가 크지 않아 한국 학생들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식비와 생활비는 개인의 경제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단신으로 유학 온 대학원생 이모(31)씨를 보자. 그는 등교하면서 정문 앞 간이노점에서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보통 2달러 정도 든다. 점심과 저녁은 학교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인근 한국식당에서 해결한다. 한국식당에서 비빔밥,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등을 먹을 경우 10달러는 잡아야 한다(음식값 8달러와 팁). 구내식당 가격도 만만치 않다. 샌드위치와 오렌지주스를 하나씩만 먹어도 7~8달러는 들어간다. 식비만 최소 월 500달러 가량 들어가는 셈이다.
^부인과 자녀 1명을 둔 기혼자가 MBA 과정을 밟는다고 가정해 보자. 학기 당 17~20학점을 신청할 경우 연간 등록금만 3만9,424달러, 기숙사비(기혼자용 원 베드 룸) 1만3,800달러, 생활비 1만5,000달러 등 약 7만 달러가 들어간다. 초기 정착비용을 감안하면 우리 돈으로 연간 1억원은 잡아야 한다. 2년 과정에 총 2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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