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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생활기36(여행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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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롱아일랜드에 사는 랠프 테네브루소씨는 추수감사절 연휴(11월 22~25일)를 올란도(마이애미주) 디즈니월드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다. 그는 최근 아내 로라와 아들 크리스토퍼(5), 딸 캘리(2) 등 네 식구의 편안한 여행을 위해 10인승 레저용 차량(RV)을 계약했다. 그동안 단거리 여행은 승용차, 장거리는 비행기만 이용했기 때문에, RV차량을 빌리기는 이 번이 처음이다.



^그의 아내 로라는 “테러사건을 겪은 뒤부터 두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기가 겁이 난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끔찍한 경험이 될 수도, 신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테러사건의 후유증으로 악전고투하던 미 항공업계가 12일 여객기 추락사건으로 완전 글로기 상태에 빠진 반면, 레저용 차량업계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9.11 테러사건 이후 여행을 기피하던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황금연휴를 위해 레저용 차량을 집중 예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레저용 차량 대여업체 ‘Cruise America’(아리조나주)는 10월 예약률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4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마케팅 담당자인 밥 캘더론은 “내가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1985년 이후 지금처럼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바쁜 적은 없었다. 상당수 계약자가 RV차량을 처음 빌리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산 타페 스프링즈에 있는 ‘El Monte RV’ 역시 테러사건 이후 차량 대여가 3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 예약률은 지난 해보다 무려 67%가 상승,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일간지인 USA투데이는 미국 여행자들이 RV차량을 선호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테러사건으로 비행기 여행이 너무 불편해졌다. 잦은 연착과 예약 취소, 재예약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공항당국의 엄격한 보안검색으로 포장한 선물을 압수당하거나 뜯기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둘째, 가솔린 가격 하락으로 자동차 여행 비용이 무척 싸졌다. 여름에 갤런 당 1.7~2.0달러 부근을 맴돌던 가솔린 가격이 최근 1 달러까지 떨어졌다. 몇몇 주에선 90센트대까지 하락했다(어제 2,000cc 중고차에 가솔린을 가득 채웠더니, 갤런에 1.03 달러씩 총 18 달러가 들었다). RV차량 대여비도 크게 떨어졌다(더욱이 겨울철은 비수기 가격을 적용한다). 5~8월 하루 350 달러를 받던 18인승 RV차량을 요즘엔 125 달러에 빌릴 수 있다. 10인승의 경우 하루 50 달러면 충분하다.



^셋째, 자동차 여행은 편리하고 안전하다. 다른 승객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다. RV차량을 이용하면 가족이나 친구 등과 오붓하게 페이스를 조절해 가며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