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최근 수 년간 동성애(同性愛)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남성 동성애자인 게이 부부(gay couple)가 전체 시인구의 2.7%나 된다. 며칠 전 TV 아침 프로그램에서 40대 게이 부부의 가정을 방문, 그들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인터뷰하는 장면을 봤다.
^이들은 정상적인 결혼을 해 아들과 딸을 각각 낳았지만, ‘운명적인’ 사랑의 힘 때문에 부인과 헤어진 뒤 재결합했다고 한다. 문제는 그들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딸과 함께 가정을 꾸렸다는 점이다.
^이들 부부는 “무엇이 정상적인 가정인가. 남녀가 만나 이루는 가정만이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들은 “우리는 누구보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 음식, 세탁 등 집안일과 교육 등이 정상적인 가정과 똑같이 이뤄지고 있다. 게이 부부라고 백안시하는 사회의 차별이 오히려 정상적인 육아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두 명의 40대 남성과 10살 전후의 딸, 아들 등 네 가족이 웃고 있는 거실의 가족사진은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게이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남녀의 성 역할을 제대로 배우며 정상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
^2000년 인구 센서스 자료를 보면 미국의 동성애 가구는 47만9,107 쌍이다. 하지만 뉴저지, 텍사스,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테네시 등 일부 지역의 센서스가 포함되지 않은데다, 독신자도 제외됐기 때문에 실제 동성애자는 100만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델라웨어와 네다바주는 지난 10년 간 동성애 가구가 7배 증가했고, 버몬트 인디애나 네브라스카 루이지애나주는 4배, 코네티컷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몬타나주 등은 2배가 늘었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가 9만2,138쌍, 동성애 결혼이 합법화한 버몬트주가 1,933쌍으로, 전체 인구 당 동성애 커플이 가장 많았다. 단일 도시로는 샌프란시스코가 8,902쌍으로 타도시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샌프란시스코의 동성애자는 인구의 10%인 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레즈비언(Lesbian:여성 동성애자)은 시골에 사는 경향이 있는 반면, 게이는 도시 지역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동거하는 미국 내 이성간 커플은 모두 385만524명으로 조사됐다.
^동성애자에 대한 미국민들의 시각은 갈수록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갤럽이 7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85%는 게이나 레스비언도 동등한 취업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55%는 서로 합의하는 성인간의 동성애는 도덕적으로 나쁘지 않으며, 52%는 동성애를 ‘대안적인 생활방식(alternative lifestyle)’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의 결혼을 합법화하거나, 게이 부부가 자녀를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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