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가장 강한 학내 스마트폰 규제법 도입
딸은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전 도시락만큼이나 중요하게 챙기는 물건이 있습니다. 바로 Yondr 파우치입니다. 2025년 9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급된 이 파우치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개인 전자기기를 보관하고 잠그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뉴욕주는 2025–2026학년도(2025년 9월 1일 시행)부터 주 내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 개인 전자기기의 벨-투-벨(Bell-to-Bell) 사용 제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6년도 예산을 통해 주 교육법에 반영된 정책으로, 학교 시작종이 울릴 때부터 하교 종이 울릴 때까지 학내에서 학생의 스마트폰 등 무단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학습 저하, SNS 중독, 따돌림 문제 완화 목표
이 정책은 수업 시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점심시간, 쉬는 시간, 자습 시간 등 학교 건물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시간대가 포함됩니다. 다만 절대 사용 불가가 아니라, 무단 사용을 금지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의학적 필요나 학습 지원 등 승인된 예외는 명확히 허용됩니다.
미국의 다른 주들과 비교하면 뉴욕주의 규제 강도는 높은 편입니다. 플로리다는 수업 시간 중 스마트폰 사용만 제한하고 있으며, 인디애나주는 교실 내 사용 금지에 초점을 둡니다.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등 일부 주는 학군 단위 자율 시행이나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에 비해 뉴욕주는 적용 범위와 시간대를 법으로 비교적 명확히 규정한 가장 포괄적이고 현재 가장 강력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정책 도입 배경에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뉴욕주 교육당국은 학습 집중도 저하, SNS 기반 중독 행동, 불안·우울 등 정신건강 악화,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한 따돌림과 갈등을 주요 문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 정부는 정책 시행과 함께 약 1350만 달러의 예산을 편성해 각 학교가 파우치, 보관함, 잠금장치 등 스마트폰 보관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지원했습니다.

학부모는 환영, 학생도 점차 적응
학교 현장에서의 운영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일관됩니다. 딸이 다니는 학교의 경우, 학교 건물 입구 바로 앞에 파우치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학생들은 등교 시 본인이 소지한 스마트폰을 파우치에 넣고 잠근 뒤 교내로 들어갑니다. 파우치는 하루 종일 학생 가방 안에 보관되며, 하교 시 건물 밖으로 나온 뒤 장치를 이용해 잠금을 해제합니다. 교실마다 별도의 보관함을 두지 않아 교사의 관리 부담을 줄인 구조입니다. 보관 방식과 위반 시 조치 기준은 주 지침에 따라 각 학군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설계합니다.
예외 규정도 명확히 마련돼 있습니다. 당뇨 관리나 심장질환 모니터링 등 의학적 사유가 있는 경우, 특수교육 대상 학생(IEP·504)이나 의사소통 보조 앱·번역 앱 등 학습 지원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이 허용됩니다. 또한 학부모가 긴급하게 학생과 연락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개인 휴대전화 대신 학교 행정실을 통해 학생과 연결하도록 시스템이 운영됩니다.
정책 시행 초기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2025년 9월, 제도 시행 약 일주일 후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에서 현장 기자는 “학부모들은 대체로 환영하지만 학생들은 상당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반에는 파우치에 넣지 않고 몰래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기가 지나면서 규칙이 정착됐고, 현재는 그러한 사례가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초기 데이터가 보여주는 교실 내 변화 및 한계
아직 제도가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아 스마트폰 금지가 학업 성취도나 시험 점수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학술 연구는 없습니다. 다만 학교 현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초기 설문 데이터는 공개됐습니다.
뉴욕주지사실은 2025년 11월 교장을 비롯한 학교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350건 이상의 응답을 받았고, 그 결과를 같은 해 12월 1일 공개했습니다.
응답자의 83%는 “교실 분위기가 더 긍정적으로 변화했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답했습니다. 75%는 “교사의 수업 효율성이 향상됐다”고 평가했으며, 92%는 “정책 전환 과정이 비교적 순조로웠다”고 응답했습니다.
학교·교사 인터뷰에서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내려다보지 않고 교사를 바라본다”, “토론과 발표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문학 수업에서 텍스트를 끝까지 읽고 해석하려는 태도가 강화됐다”는 현장 반응도 소개됐습니다.
다만 이 설문은 정책을 추진한 캐시 호컬 주지사 사무실이 직접 실시하고 공개한 자료라는 저점을 감안해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학교 현장에서는 스마트폰이 사라진 교실에서 학생들의 시선과 대화, 그리고 수업의 밀도가 다시 교실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초기 지표로서 의미 있어 보입니다.
뉴욕주와 접해있는 뉴저지주도 2026–2027학년도(2026년 9월 시작)부터 학생 개인 스마트기기의 비학업적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다만 뉴욕주와 동일한 벨-투-벨 방식으로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주 교육 커미셔너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각 교육구가 이에 맞춰 자체 정책을 채택하는 구조입니다.
앞서 언급한 설문 결과는 아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해 놓은 공식 자료도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
https://www.governor.ny.gov/news/new-survey-shows-governor-hochuls-distraction-free-schools-law-delivering-outstanding-results?utm_source=chatgp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