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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설 꼼꼼히 이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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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계획을 세울 때만 하더라도 연수 대학에 관심이 높지만 막상 연수 생활을 시작하면 학교 가는 것이 귀찮아질 때가 없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재충전의 기회를 갖겠다는 기자들의 경우 그런 경향이 더욱 짙습니다.

연수를 다녀오신 선배들도 남는 것은 가족 여행과 아이들 영어 실력이니 이 쪽에 치중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을 많이 해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수 초창기에 뭔가를 해보겠다는 의지는 점점 약해지는데요. 저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아 게으름이 늘면서 학교와의 마음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더군요. 학교 가는 것도 뜸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 내 시설들을 이용하면서 ‘아, 이런 것이 우리 학교에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학교에 출근 도장(?)을 자주 찍게 됐습니다. 특히 학교 내 시설은 가격 대비 훌륭한 데다 가족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자녀 캠프 등을 운영해 굳이 외부에서 이를 찾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제가 다니는 조지아대(University of Georgia)의 시설들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저의 경험이 조지아대만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미국 대학의 시설들이 비슷하고, 이용 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싼 학비를 낸 만큼 꼼꼼히 이용하는 것이 예의겠죠. 학교 가기가 귀찮은 분들에게는 연수 대학의 재발견이 될 수 있으며, 올해 연수를 오시는 분들은 해당 학교의 커리큘럼을 다시한번 살펴보세요. 미국에서는 요구를 많이 할수록 얻어지는 것도 많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체육과 오락시설

조지아대 내에는 램지센터(Ramsey student center)라는 종합체육관이 있습니다. 한국의 일반적인 체육관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국제 규격의 수영장과 다이빙 시설, 25m 규모의 연습풀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농구시설과 스쿼시, 배드민턴장, 배구경기장, 육상 트랙, 헬스클럽, 레이크이션 교실, 암벽 연습장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내에 운동과 관련된 모든 시설을 담아 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등록금을 전액 낸 학생에게는 무료이며, 저 같은 연수자와 가족에게도 체육관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달리 소정의 이용료를 내야하는 데요. 한 달에 15달러, 6개월에 90달러 정도입니다. 다만 어린 자녀는 금요일 저녁부터 토, 일요일에만 입장이 가능토록 했습니다. 가격은 어른의 3분의 1수준인 월 5달러만 받습니다.

저의 가족은 주말마다 이 곳을 찾는데요. 수영장과 배드민턴, 헬스클럽을 주로 이용합니다. 제 딸의 경우 그전에는 YMCA 수영장을 다녔는데 이 곳을 알고 난 뒤부터 끊었습니다. 또 이 곳에서는 요가를 비롯해 여러 가지 사회체육 수업을 진행하는데 그 가격이 비싸지 않아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됩니다. 또 다른 장점은 체육관 이용자 자녀를 위한 캠프입니다. 여름 방학동안 진행되는데 가격은 일주일에 100달러를 웃돕니다. 공공시설 캠프 가운데 가장 좋은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 야외 테니스장과 야구장, 축구장, 골프장 등도 오픈되어 있습니다. 대학 미식축구 경기나 농구 경기가 열릴 경우 연수자와 가족들에게 티켓을 주기도 합니다.

학생회관에는 오백여석 규모의 영화관이 갖춰져 있습니다. 영화비는 인당 2달러로 매우 저렴합니다. 물론 따끈따끈한 개봉작들을 바로 상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 대비 나쁘지 않다는 평입니다.

##어학 시설

조지아대 Writing Center는 에세이 작성과 수업 프리젠테이션, 영어에 힘들어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영어 튜터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연수자도 일주일에 두 번 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영어 회화와 영어 발음 수업을 듣고 있는데요. 최고 수준의 선생들이 맞춤식 지도를 해주고 있어 별도의 개인 튜터(tutor)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또 대학생들이 영어 회화 자원봉사자로 나서 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적지 않은 데요. 미국 젊은이들의 생각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영어 회화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여름방학 때에는 사설 학원과 같은 별도의 영어 보충수업이 진행되는 데 과목당 500달러 수준입니다. Writing Center 내에는 어학시설도 있어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저도 이 같은 내용을 알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요. 아무래도 대학 당국이 학생보다 연수자에 대한 관심이 낮고, 연수자도 학교 활동에 적극 나서지 않는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수자가 학교 측에 요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학시설이 있는 학교의 경우 튜터링 서비스를 연수자에게도 확대해 달라는 요구는 한번 해볼 만 합니다. 조지아대도 처음엔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다가 영어 공부에 도움을 달라고 하니 그제야 움직이더군요. 지난 학기 말부터는 학교 행사도 자주 알려주는데요. 이제는 좀 성가시고 해서 불만을 그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