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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아닌 곳으로 해외연수를 가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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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아닌 곳으로 해외연수를 가고 싶다면

뉴욕시청 주변의 2021년 8월 모습

LG상남언론재단 해외 연수는 ‘본인 희망 연수 기관’으로 갈 수 있습니다. 꼭 대학 소속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죠.
그래서 저는 대학이 아닌 기업으로 연수기관을 택했습니다. 다만 주변에 경험자가 없었기에,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그 지원 단계서부터 미국 국경을 넘어서는 과정까지를 이곳에 남깁니다.
앞으로 저처럼 비 대학으로 연수 가시려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① 개별 연수 허가(Invitation Letter) 취득
제가 몸 담은 연수기관인 차트비트(Chartbeat, 뉴욕 소재) 측에선 저의 “방문연구원으로 받아달라”는 제안을 흥미롭게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엔 그런 제도가 있느냐”는 궁금증과 함께, “급여를 줄 필요도 없고, 지정된 사무실도 필요없다. 다만 주요 회의에 참관할 권한을 달라”는 제안을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연구를 할 거냐”는 내용의 간단한 전화 인터뷰를 마치고 연수 허가를 얻었습니다.
문제는 이 연수기관이 저 같은 연수생을 받기 위한 Invitation Letter를 써본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회사의 선배들이 과거에 받았던 몇몇 대학의 Invitation Letter를 예문으로 보내줬고, 저에게 적합한 연수 기간이 명시된 기관측의 문서를 받아 재단에 제출하는 것으로 지원을 마쳤습니다.

② 지원서에 기재하는 학비
LG상남언론재단 해외 연수 지원서엔 필요 학비를 기재하는 칸이 있습니다. 저는 연수기관 측에 내는 돈이 없기 때문에 ‘재단 결정에 따릅니다’라고 써냈고, 면접에서 “내는 돈은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결국 ‘학비 0원’ 계획은 번복됐기 때문에, 다음 내용을 참고해 사전 조사를 한 뒤 지원서 학비란에 해당 금액 기재를 하시기 바랍니다.

  -ⓐ Invitation Letter가 있다고 무조건 미국 1년 살이가 되는게 아니다
연수 준비 하시다보면 DS-2019라는 그 유명한 서류 이름을 계속 들어보시게 됩니다.
저는 대학으로 가는 연수가 아니라면 이 서류가 필요 없는줄 알고 학비가 안 들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J1비자를 받기 위한 사전 심사 통과 인증서’(DS-2019) 는 받아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미국 내에서도 상당 규모의 기업이 아니라면 이 서류를 발급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역할을 해줄 기관(Designated Sponsor)에 의뢰해 사실상의 학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저는 대학으로 연수 가는 게 아니면 DS-2019가 필요 없는줄 알고, B(비즈니스) 비자를 신청했다가 반려를 당하면서 이같은 절차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B 비자가 아닌 J1 비자로 변경 신청을 하라는 내용의 미 영사관 서신

  -ⓑ Designated Sponsor라는 건 뭔가
제가 경험해보니 미국이 J비자 방문자를 받아들이는 건 하나의 산업입니다. 전 세계에서 문화교류를 명분으로 한 방문자들이 몰려오니 그럴 만도 하겠습니다. 공식 비자기 때문에 미 정부의 심사가 필요하고, 다만 그 지원자 숫자가 많다보니 민간 기구-기관에 Designated Sponsor라는 자격을 부여해 DS-2019 발급 역할을 대신하도록 했습니다. 웬만한 대학은 다 Designated Sponsor 자격을 갖고 있으니, 이 문제는 저희처럼 기업이나 비 대학으로 연수가는 분들에게만 고려 사항입니다. 아래 링크를 보시면 수많은 Designated Sponsor 목록이 나옵니다. 스폰서라는 게 돈 대주는 곳 뿐 아니라 심사 역할을 하는 기관에도 쓰는 용어라는 걸 이번에 배웠습니다.
https://j1visa.state.gov/participants/how-to-apply/sponsor-search/

  -ⓒ 그래서 학비는 얼마나 든다는 얘기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떤 Designated Sponsor를 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위 목록에서 한 곳을 접촉하셔서 가격 문의를 해보셔야 합니다. 너무 무책임한 답인가요.
한국에 사무소를 둔 Designated Sponsor가 있습니다.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Intrax라는 데가 Designated Sponsor 중 유일하게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 문의해 가격 문의를 하셔서 학비 기재란에 써놓으신 뒤, 연수자로 선발되는 즉시 결재 및 후속 절차를 밟으시는 게 적당한 방법인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활용한 곳이 Intrax입니다.

③ DS-2019 발급 과정
지원자께서 의뢰한 Designated Sponsor가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연수기관은 Host Organization, 지원자는 Trainee 자격이 돼 관련 심사-발급이 이뤄집니다.
저 역시 연수기관엔 Visiting Scholar로 간 것이지만, 미국 이민법상의 지위는 Trainee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대학은 ‘Designated Sponsor+ Host Organization’을 함께 수행하는 셈입니다. DS-2019가 나오면 비자 발급이나 미 입국 등은 대학으로 연수를 가던 다른 동료들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최종 발급된 비자에 적힌 Designated Sponsor 명칭

아무쪼록 저의 이 같은 구구절절한 경험담이 후속 지원자들께 도움이 됐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