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에서 정착하기(3)
*어느 정도 생활에 안정을 찾다보니 처리해야할 사소한 일들이 많이 생겨 후속 통신(3보)이 늦었습니다. 주말엔 여행도 다녀오고 해서…독자(?)분들께 죄송합니다.이번 3보에선 쇼핑센터 이용하기와 길찾기, 여행과 관련한 이런저런 요령등을 정리해보겠습니다.1편은 이번 3보로 마감하고 2편은 나중에 문화와 관습의 차이,미국에서 잘 사는 요령 등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띄우도록 하겠습니다.
*쇼핑하기=미국에 와서 당황한 것중 하나는 쇼핑이다.쇼핑센터도 많고(솔직히 오기전엔 walmart밖에 몰랐고 그나마 스펠링도 walmarket인줄 알았다) 각 쇼핑센터마다 물건이 하도 많아 무얼 사야 하는지 난감했다.우유나 베이컨만 해도 제품성분표를 유심히 보지않다간 소금(sodium)이 많이 들어간 상품을 사 입도 못대고 버리는 일이 생긴다.더욱이 영어와 숫자로만 구분되는 상품들중에서 어느 것이 맞는 건지를 고른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먹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니 당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싸게 살 수 있는데도 몰라서 비싼 요금을 주고 쇼핑하는 것을 피하는 일일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보건데,생수(이곳 덴버에선 산들이 많아 수돗물을 그냥 먹어도 문제는 없지만 조금 찜찜하니까 대부분 생수를 사서 먹는다)나 고기 과일등 식품류을 대량으로 구입할 때는 costco를 이용하는 것이 싸다.짤라 팔지 않기 때문에 많이 사야 한다. 이곳에선 우리쌀과 비슷하다는 calrose를 살 수도 있다.22kg짜리 한 포대가 9.4달러로 무척 싸다.담배도 다른 곳에 비해 절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단 1년짜리 회원카드를 사야하는데 40달러(몇달 전에는 30달러였다는데 손님이 많이 늘어서인지 올랐다)를 줘야 하는 것이 억울하지만 물과 쌀만 사도 그만한 값은 한다(담배 피우는 사람은 꼭 이용해야 한다). costco는 아멕스카드와 제휴를 맺고 다른 카드는 받지않기 때문에 아멕스카드가 없으면 현금을 내야한다.
연간 회원카드를 사야하는 곳은 costco말고도 samsclub이 있다.이곳도 대량구매할 때 유리한데 costco 카드가 있으면 굳이 카드를 살 필요가 없다(한국등 해외와 미국내 장거리 전화를 이용하는 전화카드는 이곳에서 사는 것이 가장 유리한 것같다).
청소년 이하 아이들과 여성 옷은 주로 target을 이용한다.청바지나 초등학생 옷등은 종류도 많고 싸다(미국에선 옷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곳에 와서 느낀 바로는 잘못된 것같다.특히 아이들 옷은 색깔이나 디자인이 다양하고 값도 싸서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들고 올 필요는 없는 것같다).주방용품이나 포스터같은 생활용품등도 target이 상대적으로 종류가 많다.물론 식품도 구매할 수 있는데 어떤 target은 고기가 없는 곳도 있다.회원카드는 없다.청바지등 캐주얼 의류는 kohl’s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회원카드(무료)를 만들면 할인도 해준다(내 경우는 신용카드(비자)를 조회해보더니 안된다고 해서 만들지 않았다.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귀찮아서 ‘너 아니면 못 사냐’하는 생각에서 만들지 않고 있다).
walmart는 다들 알다시피 세계최대의 쇼핑센터인 만큼 그릇같은 아기자기한 생활용품이나 다른데서 구하지 못하는 물건을 찾으려면 이곳에 간다.그렇지만 고기등 식품류는 costco등에 비해 못한 것같고 가격도 그렇게 싸지않아 줄기차게 찾아갈 필요를 못 느낀다.
이밖에 safeway(식품류를 주로 파는데 가격이 싸지는 않다.나는 집에서 이곳이 제일 가까워 고기 채소 과일 등을 조금씩 살 때 자주 간다),walgreen(약품과 사진관련 상품이 강점이다),kingsooper(주로 고기나 채소등 식품류를 사게 된다),office depor(공책이나 파일같은 문구류를 사는 곳이다) 등이 있다. 특히 이들 쇼핑센터를 이용할 때는 주간 또는 월간 단위로 신문이나 신문과 함께 배달되는 광고물에 붙어 있는 할인쿠폰을 이용하는 곳이 어딘지를 미리 알고 이용하는 것이 몇 달러라도 절약할 수 있는 요령이다.이 때문에 신문은 특히 일요일자(평일은 50센트지만 일요일자는 면수도 많고 특히 주간단위 TV프로그램이 딸려 있어 1달러다)는 꼭 사야 한다.
*길찾기=미국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행이다.눈을 즐겁게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여행은 미국생활과 바로 부딪히게 된다는 점에서 미국을 알고 배우는데 즉효인 것같다. 여행과 관련해서 먼저 알아야하는 것이 길을 찾는 요령이다.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나는 길에 눈이 어두운 편이라 동서남북을 깨우치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지금도 잘 모르지만).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가기 위해선 주(state)와 주를 연결하는 interstate(i로 표기된다) 도로를 먼저 알아야 한다.덴버의 경우 동서방향은 I-70,남북방향은 I-25가 메인도로다.70이나 25앞에 1이나 2가 붙는 도로가 있는데 이들은 I-70이나 I-25의 샛길로 생각하면 된다.보통 어떤 도로건 숫자가 홀수면 남북방향,짝수면 동서방향으로 달리는 도로라고 보면 된다.
출구앞에 붙는 숫자는 그 state의 북쪽경계에서 그 지점까지의 거리를 마일로 표시한 것이다.예컨데 덴버의 경우 I-25도로에서 exit 223이라면 콜로라도 북쪽 경계에서 남쪽으로 223마일 떨어져있다는 뜻이다.
interstate 도로와 이들로부터 갈리는 홀수,짝수 도로를 알면 길을 찾는 것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하는 문제는 있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다.다만 동서남북 방향을 깨우치는게 아주 중요하다.특히 시내도로같은 작은 도로를 달리다보면 지금 가는 방향이 동인지,서인지 모를 때가 있다.참고로 보통 도로앞에 붙어 있는 숫자가 커지는 방향이 북쪽이고 작아지면 남쪽이다.예컨데 Federal이란 도로를 달리는데 교차로에서 달려있는 도로표시판에 붙은 숫자가 124 kennedy에서 120 pecos,104 livingston등으로 줄어들고 있다면 나는 남쪽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다.여기서 kennedy나 pecos등의 도로는 물론 동서로 이어지는 도로들이다.덴버의 경우 남북으로 끝없이 이어진 Rocky 산맥의 오른쪽(동쪽)에 있기 때문에 앞에 산이 보인다하면 지금 서쪽으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덴버에선 동서남북을 아는데 3개월은 걸린다고들 말한다)
*여행관련=미국에선 여행을 간다는게 그리 쉽지많은 않다.서울에서 대전이나 강원도 정도 가는게 아니라 집에서 목적지까지 거리가 조금 과장하면 부산을 왕복하는 정도 되는게 보통이다.시속 70마일(110km정도)로 짧아야 6시간 가야 볼만한 곳에 닿는다(미국에선 도로마다 speed limit이 다 틀리다.같은 고속도로라도 65마일로 제한되는 것이 있는가하면 75마일짜리도 있다.같은 도로라도 speed limit이 줄었다 늘었다 하는게 다반사다.속도위반의 경우엔 speed limit을 초과한 속도분에 비례해서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나는 아직(?) 벌금을 물지는 않았지만 많을 땐 5백달러도 부과한다고 한다.그러나 예외없는 법은 없는 법.제한속도의 10% 정도는 경찰도 봐준다.제한속도의 5마일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증언을 종합해보면 10%가 맞는 것같다.나도 그랬다.그렇지만 규정속도에 5마일을 플러스한 속도로 달리는게 정석이다.그러나 시내에선 25마일이나 30마일로 정해졌다면 칼같이 지키는게 탈이 없다).
비용도 상당히 든다. 먹는 것은 전기밥통과 마른 반찬까지 챙겨 간다고 해도 숙박비와 입장요금 등이 며칠씩 쌓이면 그리 만만치 않다.
여행관련 비용을 줄이려면 우선 일정이 불필요하게 늘어나지 않게 길을 short course로 잡아야 한다,.이를 위해선 Map Qwest란 사이트를 이용하면 편하다.출발지와 경유지 목적지 등을 정해서 조회하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의 최단거리 경로를 마일수와 소요시간은 물론 어디에서 좌회전,우회전하고 어디어디에서 자고 하는 등등을 알려준다.
미국 전역에 깔려있는 캠핑사이트를 싸게 이용할 수 있는 koa 카드와 국립공원 연간 이용카드를 구입하는 것도 여행비용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koa는 가장 싸게는 텐트와 중간인 통나무집,1박에 70달러 안팎인 lodge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10달러인 연간 회원카드를 구입하면 한번 이용할 때마다 숙박요금을 10%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 한두번만 이용해도 본전을 뺄 수 있다.겨울이 가까워지면 koa에서 자기가 좀 추워지는 면이 있지만 한국에 있는 동안 얘기를 나누기가 어려웠던 가족들과 밤에 chacoal(한국식으로 말하면 조개탄인데 한번 불을 피우면 고기를 충분히 구울 수 있을 만큼 화력을 내고 1시간30분 정도는 간다.덴버지역의 경우 오기전에 큰 산불이 나서 제한이 많아졌지만 주말에 open fire 공원을 찾아 고기를 구워 먹는 것도 제법 재미있다) 을 피워놓고 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국립공원 연간카드는 50달러로 비싼 편이지만 차량 1대기준(5인까지다)인데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yellow stone과 grand canyon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사는 것이 좋다.한 곳을 여러번 이용해도 시한만 넘기지않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이 카드는 사진이 안들어간다는 익명성이 있어 카드 한 장으로 이사람 저사람이 사용하는 예가 많아서인지 톨게이트에 있는 산림청 직원이 카드를 건네주면서 바로 sign을 하라고 요구한다.
또 하도 넓은 땅인 만큼 이곳저곳을 따로따로 다니기보다는 덴버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서부지역으로 가면서 grand canyon을 거치고,남부 플로리다는 동부지역으로 장거리 여행할 때 거쳐 가는 방식으로 동선을 뭉치는 것도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요령이다.
**money order를 아십니까=money order는 일종의 ‘보증 가계수표’다.통상은 은행에 예금을 넣어두고 그 예금을 토대로 개인수표를 끊어 결제하는데 money order는 현찰을 우체국이나 쇼핑센터에 갖고 가서 일정 수수표를 내고 지급보증을 받아 발급받는 증서다. 한국에 예금계좌가 없는 사람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송금할 일이 있을 때도 이용할 수 있다.
나는 매달 1일 집세를 내게 돼있는데 집세를 내는 첫달인 9월(1년계약한 사람은 한달은 무료다)에 규정을 몰라 시한(내가 사는 아파트는 3일이 지난 4일까지다)을 넘기고 말았다.그랬더니 요금청구서에 벌금으로 50달러가 추가돼 집으로 배달됐다.아파트 오피스에 가서 항의했더니 몰라서 그랬으니 벌금은 빼주겠다고 했다.얼른 한달치 집세를 주소를 적은 봉투에 넣어 현찰로 줬더니 다음날 전화가 와서 현찰은 안받으니 money order로 내라고 연락해왔다. 아직 미국생활은 이런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한국경제신문 문희수차장
해외연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