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00달러 차량 수리비,50달러에 해결하기
‘발품 판 만큼 이문남는다’는 속설은 만국에서 통용되는 진실이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수리 등 기술이
들어가는 공임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무작정 수리 서비스를 맡겼다가는 덤터기를 쓰기 쉽다. 실제로
몇개월 전 자동차 뒷 트렁크 나사 하나가 헐거워져 바디숍(미국 차량수리센터)를 찾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트렁크 문을 자동으로 여닫게 해주는 나사 하나 헐거워진 단순한 문제로 여겨 집 근처 대형
바디숍을 찾았더니 견적이 1000달러가 나왔다.
“차량 생산때부터 양쪽을 용접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트렁크 문을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게다가 수리기간도 최소 2~3주다. 급히 구글을 뒤져 인근 바디숍 리
스트를 작성한 뒤 한집씩 들러 견적을 물었다.
“쉽지 않은 데 1주일 정도면 해결할 수 있다. 비용은 400달러”. 다음 가게로 향했다.
“만 하루 맡기면 고칠수 있다. 수리비는 200달러”.
‘이것 봐라’하는 마음에 주변 지인들에게 싸고 손재주 좋은 바디숍을 수소문해서 찾아갔다. 대학인근에
서 20년째 수리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17살때 미국으로 건너온 에콰도르 이민자였다. 그 역시 ‘쉽지
않다’는 설명을 한창 늘어놓더니 2시간이면 해결할수 있단다.
견적은요? “카드는 안받는다. 현금으로 50달러”
2시간도 채 안돼 차는 말끔하게 수리됐다. 최소 1000달러 이상의 수리비 바가지를 쓸 뻔한 상황을 50
달러에 해결한 셈이다. 그래도 나사 하나 용접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데 문짝을 통채로 교체하자는
정비소의 태도는 여전히 이해가지 않았다. 미국에서 30여년간 지낸 한 지인은 “대형 정비소일수록 수리
후 문제가 되는 것을 피하려고 무리한 수준의 수리견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차량
이든 가전제품이든 사람 손이 들어가면 수리비가 엄청나게 비싸지기 때문에 여러 업체를 비교해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반품 천국, 미국
연수 초기 820달러에 TV를 구입했다. 한국보다 엄청 싼 가격에 귀국 때 들고갈 요량으로 샀다. 그런데
한달 후 다시 마트를 찾았더니 동일 사양의 TV를 670달러에 할인하고 있었다.‘헉,한달만 늦게 샀으면
150달러나 싸게 살 수 있었는데’.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착한 한국 소비자는 너무 일찍 구입한 자신을
탓하며 체념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반품하고 다시 사면된다는 것이다. ‘설마’하면서도 한달간 잘 사용한 TV를 싸들고 반품
코너를 찾았다. ‘반품하러 왔다’는 말에 직원은 이유도 묻지 않았다. 기술자를 불러 파손여부와 리모컨
유무 등을 확인하더니 그 자리에서 반품을 받아줬다. 반품 영수증을 든 채 할인코너로 향했다. 할인행사
중인 같은 사양의 TV를 골라 카트에 실으며 반품 천국 미국을 실감했다..
한 지인은 플로리다 여행길에 월마트에서 산 수영복을 여행을 마친 뒤 조지아 집 인근 월마트에서 교환
한 적도 있다고 한다. 미국의 대형 마트에서는 영수증 등 증빙자료만 있으면 구입한 지 수개월이 지난
제품들도 반품을 허용한다. 집 근처 대형마트의 경우 3개월 이내까지 반품을 받아주고 있다.
미국 대형마트의 관대한 반품정책은 제조업체보다 우월적인 지위에서 나온다고 한다. 소비자가 반품한
제품의 재고관리는 제품을 만든 제조업체의 몫이기 때문에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굳이 반품에 까다로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은 반품된 제품들을 회수해 리퍼비시드(Refurbished) 제품으로 시장에
다시 내놓는다고 한다.
6.낯선 여행지에서 1차로를 피해라
미국의 주간 고속도로는 대부분 무료지만 대도시와 가까운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출퇴근길 정체 해소
를 위해 한국의 하이패스처럼 주별로 대부분 유료 익스프레스 레인을 따로 운영한다. 조지아는 주의 상징
인 복숭아에서 따온 ‘피치패스’, 인근 플로리다는 해바라기꽃을 의미하는 ‘썬패스’ 등 각 주별로 고유의
이름을 가진 익스프레스 레인이 있다. 대도시로 출퇴근하는 현지인들은 미리 패스를 구입해 차량에 장착
해 두지만 연수자들은 굳이 패스를 따로 구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주로 여행중에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의 지시대로 따라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
다.
특히 대도시 인근 민간도로가 많은 플로리다에서는 가급적 1차로를 피해서 2·3차로 운행하는 게 벌금
폭탄을 피하는 길이다. 미 동부와 플로리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난데없이 날아온 톨게이트
비용을 정산하느라 한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다..
7.에어비앤비 활용하기
미국은 호텔 자동차 예약 관련 사이트가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프라이스라인,부킹닷컴,호텔스닷컴,
핫와이어,익스피디아 등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미 전역의 호텔과 렌트카를 예약할 수 있는 다양한 사이
트들이 잘 발달해 있다. 다만 이들 사이트에서는 방 2개 이상, 6명 이상이 묵을 만한 객실은 찾기가 쉽지
않은 게 단점이다. 한국에서 가족이나 지인들이 방문,함께 여행을 떠날 경우 방이 여럿인 객실이 필요한
데 이들 사이트에서는 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에어비앤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방 3개와 부엌,거실 등을 갖춘 일반 가정집 형태의 방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음식도 직접 해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다운타운내 호텔값이 비싸면서 공간이 좁은 뉴욕 등의 대도시에는 에어비앤비의 ‘가성비‘
가 상대적으로 좋다.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선택할 때는 대중교통 접근성과 함께 집 주인에 대한 평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리뷰를 꼼꼼히 읽어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미국의 일반 가정집 형태의 숙소
에 머물면서 여행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지난해까지는 집 주인이 숙박 신청자가 미리 올린 얼굴사진
등의 신상정보를 보고 숙박유무를 통보했으나 인종차별 논란이 일면서 올해부터 그런 절차가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