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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착 이렇게만 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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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LG상남재단 사이트에 찾아와 해외 연수기를 뒤지고 있는 당신은 틀림없이 연수를 꿈꾸거나 결정된 언론 종사자이거나 그 동반자일 것입니다. 우선 그런 결심을 한 것에 대해 축하 드립니다. 갈수록 열악해지는 국내 언론 환경 속에서 해외연수 기회는 정말 소중한 기회입니다. 저도 지난해 이맘때 해외연수를 결심하고 여러 관련 사이트를 뒤지며 쓸모 있는 정보를 찾아내려고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먼저 연수를 경험한 분들의 친절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 때 제가 궁금했던 것들을 되살리며, 해외연수를 결심하고 여기에 오기까지 1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정리하는 것으로 연수기 제1신을 대신하려 합니다.

1. 연수지 결정하기
해외연수를 준비하면서 가장 막막한 것이 ‘어느 곳으로 갈 것인가’ 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선배들의 다양한 경험담이 있으니, 전 제 경우만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학을 선택한 것은 솔직히 간판이 주는 매력이 컸기 때문이지만, 전략적인 고려도 적지 않게 작용했습니다. 하버드라는 이름이 연수기회를 획득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실제 선발과정에서 얼마나 큰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모르지만, 연수 신청과 심사과정 그리고 직장내외 동료들에게 작은 화제를 제공한 것은 확실합니다. “알고 봤더니 하버드 대학, 아무나 가는 거구나”라는….
학교 지원은 늦어도 연수지원 원서접수 6개월 전에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주로 이메일로 연락하게 되는데, 이메일 한 번 왔다갔다하는데 1주일에서 보름은 걸립니다. 여러 학교와 동시에 일을 진행하십시오. 일면식도 없는 담당자에게 불쑥 편지 한 통 보내고 마냥 기다리지 말고, 학교 은사, 동창, 연수 다녀온 동료 등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는 교수를 하는 대학동창의 도움이 컸습니다. 보스턴의 경우 인맥의 위력이 한국보다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참 요즘은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비를 요구합니다. 저의 경우는 1년에 1만불을 냈습니다.

2. 연수출발 시기
상남재단의 경우 3월에 그 해 해외연수자가 확정됩니다. 그러면 스스로 출국일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빨리 가는 사람의 경우 6ㆍ7월초에 출발하기도 하고, 늦는 경우는 12월로 출국 날짜를 잡기도 하더군요. 저의 경우는 아이들 학교가 8월말 개학한다는 누군가의 조언에 따라 8월 10일로 출국일자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아이 개학은 9월 7일이더군요. 덕택에 뉴욕으로, 케이프 코드(미국에서 힘께나 쓴다는 넘들이나 스타들의 별장이 우글우글한 곳) 등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초등학교의 경우 같은 도시에서도 학교에 따라 개학일자가 10일 이상 차이가 나니까, 그냥 8월말쯤으로 생각하는 게 안전할 듯 합니다.
도착해서 알게 된 것인데, 보스턴의 경우 8월 초순 이전에 오는 것이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대학이 많은 도시인만큼 봄학기가 끝나고 졸업시즌이 되는 6월말 7월초부터 내놓는 집이나, 헐값에 정리하려는 세간이 쏟아집니다. 이때가 세간을 저렴하게 마련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이런 매물들이 8월 하순이 되면 급격하게 줄어들고 당연히 가격도 비싸집니다. 비슷한 처지의 한국 유학생의 살림살이, 가능하면 아파트까지 통째로 물려받는 것이 가장 편한 케이스 인데, 이 같은 행운을 잡으려면 한인 관련 인터넷을 6월부터 부지런히 방문하십시오. 보스턴의 경우 www.bostonkorea.com이 가장 접속자가 많은 것 같더군요.

3. 비자 만들기, 집 구하기, 비행기표 사기
집구하기, 짐 꾸리기, 비행기표 사기, 비자 만들기도 모두 빠를수록 좋습니다.
비자의 경우 연수자들은 교환연구원(J1)이나 학생(F1) 비자를 신청하게 되는데, 초청학교로부터 DS-2019라는 비자신청에 필요한 일종의 입학 허가서를 받아야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입학허가서에는 정확한 연수기간이 적혀 있는데, J1의 경우 이 기간의 전후 각각 1개월간 만을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측에 미리 연수기간을 넉넉하게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경우는 아무 생각 없이 2005년 9월1일~2006년 8월31일로 신청했는데, 이게 여러모로 불편하더군요. 예를 들어 도착하자마자 Social Security Number(SSN)를 신청하는데, 연수가 9월1일에 시작한다고 9월이 돼야 신청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SSN이 있어야 은행계좌, 전화ㆍ인터넷 가설, 핸드폰 신청, 운전면허 취득 등등이 수월한데 그게 없어서 핸드폰은 예치금으로, 은행계좌ㆍ전화ㆍ인터넷은 보증인을 내세워 가설해야 했습니다. SSN은 9ㆍ11 이후 발급이 까다로워져 10주 이상 걸린다고 들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보스턴에서는 신청하고 늦어도 2주이내에 나오더군요.
집구하기도 6월말 이전에 결정하십시오. 빠를수록 좋은 가격에 좋은 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구한 아파트의 경우, 도착해서 알게 된 건데, 가까운 거리에 명문 고등학교가 있어서 한국교포를 비롯한 수험생 부모들이 선망하는 곳이더군요. 하지만 대부분 학기가 개학하는 9월 직전에 와서 집을 구하려다 실패해 발만 구르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우선 고려해 지역신문인 보스턴헤럴드가 운영하는 보스턴닷컴 사이트에서 공립학교 성적이 상위권인 지역을 몇 곳 선택한 후 www.rentnet.com에서 내 수준에 맞는 아파트를 골라 보스턴에 사는 친지에게 현장 확인을 부탁하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찍어 6월말에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한달 더 일찍 했다면 2달치 렌트비는 무료로 해주는 혜택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아파트를 구입할 때 반드시 고려 해야 할 점은 가급적 바닥이 나무 마루로 된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 와서 카펫 바닥의 아파트를 구하신 분들은 후회를 많이 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무마루 바닥의 아파트는 한국과 같은 주거 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비행기표도 열심히 인터넷 발품을 팔고 빨리 구입하는 게 유리합니다. 1인당 최고 80만원 까지 차이가 납니다. 인터넷으로 ‘할인항공권’을 검색하면 저렴한 할인항공권을 판매하는 여행사를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여행사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므로 가능한 많은 여행사와 컨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J1 비자의 경우는 학생할인이 되는 항공사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대게 미국 항공사의 경우는 학생 할인을 J1과 J2 모두에게 적용해 주므로 표를 살 때 본인의 비자가 학생 할인이 되는 비자인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비행기표를 편도로 할 것인지 왕복으로 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저는 편도로 구입했습니다. 현지에 와서 미국에 오래 계셨던 분께 여쭤봤더니 편도로 끊어 온 것이 잘한 일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고 합니다. 물론 돌아가는 시기, 당시의 환율 등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겠지만, 한국에서 왕복으로 구입하는 것은 전혀 혜택이 없었습니다. 연수자들처럼 장기체류의 경우는 편도×2의 요금을 정확하게 적용해서 받습니다.

4. 짐 꾸리기
연수 준비 중 가장 힘든 것이 짐 꾸리기 입니다. 몰아서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틈나는 데로 미리미리 정리하십시오. 미국 생활에 필요한 짐을 미국으로 운반하는 방법은 1.해운회사를 통해 통째로 부치기 2.우체국을 통해 소포로 보내기 3.직접 가져가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1번이 제일 편리하겠지만, 비싸서 저는 2번과 주로 3번을 이용했습니다. 우체국 소포는 우체국 지정 박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박스가 영 못미더워서 겨울옷이나 김, 책 등을 4박스 정도 부치는 것으로 그쳤습니다. 배편으로 보스턴까지 오는 기간은 약 2달로 한꺼번에 오는 게 아니라 하나씩 도착하더군요. 그러니까 적어도 출발 1달 전에 미리 부치는 것이 좋습니다. 우체국 지정 박스가 허용하는 최대 용량은 25kg이고 저는 4박스를 보내는데 15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수화물의 경우 1인당 – 아이들도 포함- 32㎏짜리 2개까지 허용되기 때문에 저처럼 4인 가족인 온 경우는 필요한 것 대부분을 수화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민가방 8개는 웬만큼 큰 밴에도 모두 실리지 않기 때문에 공항 픽업 때 여러 대의 차량이 필요하다는 불편이 있습니다. 수화물의 경우 32㎏에서 단 1㎏만 넘어도 접수가 안되므로 짐 쌀 때 일일이 30㎏이내로 조절해야 인천공항에서 짐을 풀고 덜어 내는 수고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민가방은 이태원, 동대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기껏해야 두 번 쓰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가장 저렴한 1만 5천원짜리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싼 게 비지떡이었습니다. 결국 하나는 인천공항에서 터져 버려서 공항에서 3만원짜리를 구입해서 짐을 새로 싸야 했습니다. 이민가방, 절대로 싼 걸로 사지 마십시오. 그리고 모두 똑 같은 검정색 이민가방으로 구입하는데 나중에 짐 찾을 때 엄청 고생합니다. 가급적 눈에 잘 띄는 좀 다른 색깔과 모양의 이민 가방을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정착에 드는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서 많은 짐을 싸 가지고 왔습니다. 며칠분 식량 뿐만 아니라 냄비, 숟가락, 젓가락, 옷, 신발, 심지어 아이들 문구까지 모두 챙겨왔습니다. 하지만 와서 보니 옷이나 신발 뿐만 아니라 사려고 하면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싸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여기는 주로 ‘STAPLES’라는 문구 체인에서 문구를 구입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는 예쁜 문구 같은 것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의 디자인 좋고 품질 좋은 문구를 선물용으로 가지고 와서 미국 친구들에게 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5.미국에 가져 오면 안 되는 것
짐을 싸다 보면 어떤 걸 가져가야 할 지가 말 지가 가장 고민입니다. 많이 가지고 올수록 미국에 정착 준비 기간이 짧아지겠지만, 다음의 물품 들은 수고스럽게 가져와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하십시오.
우선 종자로 간주될 수 있는 농산물은 가져오더라도 입국심사에서 다 빼앗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우는 부모님이 보스턴 사는 친지분 선물로 정성스럽게 마련하신 구기자를 싸가지고 왔는데 대부분 뺏겼습니다. 콩 대추 등도 물론 안됩니다. 저는 가져오지 않았지만 한약 약재 같은 것에 대해서도 꼼꼼히 조사합니다. 제가 입국한 애틀랜타 공항의 경우 가방을 일일이 스캔하는 방식으로 조사하는데, 스캐너 성능이 장난이 아니어서 깊숙이 쑤셔 넣은 것들도 정확이 찾아내더군요. 하지만 막상 김, 멸치, 김치, 젓갈 등 냄새가 날 것 같아 가져오기를 망설였던 해산물 등은 아무 시비도 걸지 않더군요. 또 제 컴퓨터에 깔려있는 수많은 불법복제 프로그램들도 은근히 신경이 쓰였는데, 머 전혀 문제가 안되더군요.
미국 입국신고 직전 반입물품을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때 알아서 신고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묵살하고 그냥 들어올까 한참 고민하게 될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결론은 현금의 경우는 그냥 미국에서 요구하는 대로 한 가족 1만불 미만만 들고 오는 것이 속편 하다는 겁니다. 또 반입금지 농산물의 경우도 재수 없으면 곤혹을 치르게 되니까 앞에서 말한 물품들은 안 가져오는 게 최선입니다. 한국 슈퍼마켓에 가면 한국 식재료가 잘 갖춰져 있고 가격도 서울보다 많이 비싸지 않습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밥솥, 온풍기, 다리미, 토스터기, 드라이어 등 열기구도 가져오지 마십시오. 미국은 110볼트를 사용하는데 한국에서 사용하는 200볼트 전기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변압기를 구하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다만 카세트 시디 같은 소용량 전기기구를 사용할 수 있는 변압기는 ‘라디오 쇼크’같은 대형 전파상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하는 노트북은 반드시 가져오고, 데스크톱 피씨는 가져오지 마십시오. 노트북은 초기 정착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가지 민원 사항을 알아보고 신청하면, 말로 묻는 것보다 알아내기도 쉽고 빠릅니다. 미국 내 대학구내에서는 대부분 무선랜 접속이 가능하니까 무선랜 카드도 꼭 가지고 오십시오. 하지만 데스크톱은 파손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져올 필요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최신 기종도 본체만 구입하면 50만원 내외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 한글자판만 가져오시면 한글사용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