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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리의 사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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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미국의 미주리주에 있는 콜럼비아란 작은 시에 있는 UMC(University of Missouri, Columbia)에서 1년예정으로 연수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긴 일과 겪은 일을 몇차례에 나누어 전해드리겠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거나 궁금한 일이 있으신 분들은 메일을 보내주십시오. 최대한 도와 드리겠습니다.

한겨레 신문 곽윤섭 KwakY@missouri.edu





다음날 아침 드디어 세인트루이스공항에 착륙했고 마중 나온 회사후배의 차를 타고 두시간가량 달려서 콜럼비아에 도착했습니다.



콜럼비아는 작은 도시입니다. 인구가 7만 정도. 미주리주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미주리주는 또 어디에 있을까요? 미국이라고 해도 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정도나 알고 있었던 저도 이곳으로 오기 직전까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미국 본토에서 한가운데를 찾은 다음 약간 오른쪽으로 옮기면 미주리주가 있더군요. 이 곳 사람들은 미국의 중심에 있다고도 합니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찾았죠. 미주리를 중심으로 미국의 서쪽에 있는 주들은 모두 땅이 큼직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동쪽은 상대적으로 좁은 곳에 여러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아마 면적을 보고 절반을 나눈다면 미주리는 동쪽에 있는 셈이겠지만 정서적으로 보면 가운데에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위엔 아이오아주, 오른쪽은 일리노이주, 아래엔 아리조나주, 그리고 왼쪽으로는 캔사스주가 있네요. 이런 사실도 지도를 찾아보고 나서야 적는 이야기입니다.



콜럼비아는 미주리주 안에서도 동쪽 끝 세인트루이스와 서쪽 끝 캔자스시(市)의 중간에 있습니다. 이 대목은 지도에서 확인한 것이 아니고 제가 직접 세인트루이스와 캔사스시를 각각 다녀 오면서 확인한 사항입니다. 각각 가는데만 두 시간정도 걸립니다. 서부 개척당시 길목이었다고 하며 1920년경부터 발달한 고속도로망에 의하여 주요 자동차 교통의 요지로 발전했답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가운데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I-70번 고속도로가 콜럼비아시를 바로 지나갑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미주리 주립대의 본 캠퍼스(U.M.C)등을 비롯해 많은 대학교가 있습니다. 도시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립 암병원 ·정신병원등 많은 의료기관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기엔 은퇴후의 노인들이 많이 모인다는 군요. 시전체 인구중에선 대학생과 학교직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엄청 높을 것입니다. U.M.C에만 2만명가량의 학생이 다니고 있으니까요. 대학도시라고 부를 만 한 곳입니다.



University of Missouri, Columbia(앞으론 미주리대라고 부릅니다)는 1839년에 설립되었습니다. 1843년에 2명의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고요. 그후에 미주리 남부의 롤라에 새 캠퍼스가 생겼고 1908년엔 이곳 콜럼비아캠퍼스에 세계 최초로 언론대학(School of Journalism)이 만들어 졌습니다.

과연 전통을 자랑할 만한 하군요. 저널리즘스쿨을 세운 월트 윌리암스의 이름을 그대로 딴 건물의 입구입니다. 외관이 화려할 필요는 전혀 없죠.

윌트 윌리암스홀의 내부입니다. 이곳에 저널리즘 도서관 열람실이 있습니다.



그후에 사립이었던 캔자스시티대학교를 합병하고, 세인트루이스 캠퍼스를 개설함으로써 4개 캠퍼스로 구성된 종합대학교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곳 언론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콜럼비아란 지명에 대해 잠깐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우리가 흔히 콜롬비아커피로 잘 알고 있는 콜롬비아가 있습니다.

그 콜롬비아는 남미에 있는 나라 이름이죠. 철자가 다르죠. Colombia라고 씁니다. 별로 관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이름이 비슷할 뿐입니다. 그리고 미국에 콜럼비아란 시가 하나 더 있더군요. 여긴 철자도 같은 Columbia라고 쓰며 대서양을 끼고 있는 미국 동부해안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주도랍니다. 별로 큰 도시는 아니더군요. 아마 그 외 또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사는 미국인들이 그러더군요. 콜럼비아 라는 곳은 많이 있다고.

미국의 지명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각 주안에 여러 시와 카운티가 있고 수많은 동네들이 있는데 지명으로 쓸만한 영어단어는 한정되어 있으니 같은 이름들이 양산되는 것입니다. 한국에도 흔히 있는 일입니다. 신촌, 명동이란 곳은 전국적으로 아주 흔한 지명입니다. 그래도 이곳은 좀 심하다 싶은 경우가 있더군요. 이 곳 미주리주안에 멕시코란 곳도 있더군요. 서울 목동에도 파리공원이 있지만 여긴 그냥 동네 이름을 파리, 런던, 저팬등으로 붙여 놓았더군요. 도로 이름은 더 흔해서 broadway란 거리는 거의 모든 시에 다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이런 지명탓으로 혼동을 느끼는 일은 없는 모양입니다. 대화중에 이런 지명이 튀어나와도 곧 이어 나오는 시와 주에 따라 금방 구분을 하더군요. 한국에서 우편번호를 검색할 때 예를 들어 대화동(면)을 치면 대전시 대덕구, 강원도 평창군, 경기도 고양시, 전북 김제시, 충남 천안시, 충북 충주시 등에 수많은 대화동(면 혹은 리)가 있는 것으로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현지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 동네의 ‘대화’란 지명에 익숙할 것이고 서울에서 언급이 되더라도 앞에 나오는 더 큰 행정구역에 따라 이해를 하게 되죠. 그래서 여기서 미국인과 대화중에 “멕시코에 갔다 왔다”란 말이 나오길래 눈을 크게 뜨고 “where mexico?”라고 물었더니 “not Missouri mexico” 라고 하더군요. 진짜 멕시코란 얘기죠. 제가 눈을 크게 뜬 이유는 여기 사람들도 다른 나라에 가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어서 외국여행을 갔다왔다는 것은 자랑거리가 되는 탓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 미국인이 진짜 멕시코에 갔다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번 으쓱하도록 부추겨 준 것입니다. 다른 주에 가보는 것도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예전엔. 지금도 나이가 좀 많은 세대들은 자기가 난 주안에서 평생을 보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 식구가 사는 집입니다. 듀플렉스라고 불리는 형태의 단독주택 지구에 있습니다. 월세를 내는데 매달 말경에 650불씩 선불로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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