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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기간에 영어를 늘리고 싶다면 여름캠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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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기간에 영어를 늘리고 싶다면 여름캠프로

비지팅으로 미국을 방문한 대부분의 경우, 가장 긴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여행을 한 달 이상씩 길게 계획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만약 연수를 겨울에 시작했다면 한 학기 적응하는데 보내고 이제 약간 영어가 들릴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여름 방학을 맞이하게 되는데, 2달이 넘는 여름방학 동안 식구들과 함께 보내고 나면 조금 익혔던 영어마저 다 까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여행을 안 갈 수는 없겠지만, 나머지 방학 기간 동안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 경우에는 약 2주간 여행을 다녀온 뒤 나머지 7주 동안을 여름 캠프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저희가 경험한 여름 캠프에 대해서 조금 상세히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캠프는 긴 여름방학 동안 낮시간에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카운티

미국에는 여름방학 동안 참여할 수 있는 캠프가 다양합니다. 우선 카운티가 제공하는 다양한 여름 캠프가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있는 오코니 카운티에는 야구, 골프, 테니스 등 몇 가지 스포츠의 여름 캠프가 있었습니다. 대개 종목별로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캠프였습니다. 일주일간 1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3시간 참여를 위해 오가는 라이드를 해야 하며, 식사나 스낵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일주일 간, 야구 캠프를 참여했는데, 원래 야구를 잘하는 아이들은 미니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어 괜찮았지만, 야구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이 배우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지역 공원

조지아주 아틀란타 주변, 특히 아테네(Athens) 주변에는 공원이 많은데, 공원에서 진행하는 여름 캠프도 있습니다. 일정은 카운티별 혹은 공원별로 확인하여 신청하여야 합니다. 저희는 오코니 옆 클럭 카운티(Clark county)의 샌드크릭 파크(Sandy Creek Park)에서 진행되는 여름 캠프에 참여했습니다. 비용은 다른 카운티에서 신청한 경우, 10달러 정도를 추가하여 주당 130달러 정도였고, 대상은 7세부터 15세입니다. 대가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진행됩니다. 공원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큰 호수 하나씩은 끼고 있는 큰 규모의 공원을 그대로 활용한 캠프입니다. 각 연령별로 한 반에 10명씩 나누어 활동합니다, 점심식사와 스낵은 모두 각자 준비해야 하고, 이번 여름에는 코로나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는데, 철저히 지키는 편입니다. 활동 내용은 연령 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안전 상의 문제로 인하여 어릴수록 제약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에서 수영, 카약타기, 낚시하기, 진흙놀이, 동물 관찰하기, 트래킹 등 다양한 활동을 할수 있는데, 내용이 비교적 알찬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캠프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경험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 아이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올해는 캠프 신청이 조금 수월했으나, 원래는 신청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 지역에서 상당히 유명한 캠프라고 하는데 올 여름에도 먼 지역에서도 캠프를 참여하기 위해 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3박 4일 정도로 진행되는 별도의 청소년 캠프도 있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

지역 YMCA 같은 기관에서도 여름 캠프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YMCA 에는 오전에 시작하여 오후 5시에 끝나는 캘리 캠프(Kelly Camp)라고 불리는 종일반 캠프가 있고, 우리나라의 방학 특강처럼 스포츠 종목별로 짧게 진행되는 캠프도 있습니다. 우선 캘리 캠프, 종일반 캠프는 매일 다양한 스포츠를 쉬지 않고 하는 형식입니다. 스낵과 도식락은 가져갈 수도 있고, 제공되는 점심을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수영, 축구 풋볼, 댄스 등 연령 별로 한반으로 묶어 진행합니다. 연령 전체를 한반으로 묶는데, 각 반 인원수가 많습니다. 각 반별로 고등학생 자원봉사가 다수 있어서 아이들을 함께 케어도 하고 운동을 하지만, 아주 세심한 케어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캠프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아이들이 활동적인 젊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밖에 수영에 특화된 수영 특강 형식의 서머 캠프도 있습니다. 하루에 한시간씩 10회 진행되었으며, 연령 혹은 수영 수준 별로 그룹을 나누어 진행되는데, 각 그룹별로 인원이 3-4명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는 보조교사가 추가로 들어오기도 하여 수영 수업이 매우 소그룹으로 진행됩니다. 미국의 수영 레슨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자세를 잡거나, 천천히 단계를 높인다기보다는 어린아이들도 바로 잠수하고, 물에 떠서 나가기부터 시작합니다. 보기에는 상당히 어설프고 체계적이지 못하게 보이는데, 신기하게도 2주가 지나면 아이들의 수영 실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주립대나 지역 사립 초중등

지역의 주립대학이나 사립 초중등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름 캠프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제가 있던 조지아주에서는 조지아주립대학(UGA)이 초등 고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캠프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사진, 미술, 과학 등 비교적 학습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이 일주일 단위로 다양하게 있습니다. UGA의 강사와 조교가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비용은 다른 캠프에 비하여 몇 배 가량 비싸고, 점심 식사는 포함할 경우 추가 비용을 내야 합니다. 제 아이는 만화를 그리는 프로그램(comic book class)을 신청하였는데, 대부분 활동적인 내용인 타 캠프와 비교하여, 상당히 교육적이고 정적인 편이었습니다.

교회

여름 캠프를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는 곳 중의 하나가 지역의 교회입니다. 저희 아이들 같은 경우에 CAA 캠프에 참여했습니다. 아틀란타 인근인 둘루스(Duluth)에 있는 perimeter church에서 하는 여름 캠프로, 수백 명이 참여하는 지역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캠프 중 하나였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캠프이기 때문에 기도 시간, 찬양 등 기본적으로 종교 분위기가 있으나, 워낙 활동적인 내용 위주이고, 찬양 역시도 미국 분위기로 상당히 흥겹게 노래하며 춤추며 진행되기 때문에 지루한 시간은 아닙니다. 6세부터 15세까지 연령을 대상으로 하며, 점심과 스낵은 준비해가야 하지만, 간단히 캔디, 젤리 류의 스낵은 1달씩 사 먹을 수 있습니다.
대학생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맡아서 진행되며, 선생님 한 명이 대개 6명 정도의 친구를 담당하기 때문에 비교적 관리가 잘 되는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신청할 때 3가지 중점 활동 중 한가지를 선택하여 신청 가능한데, 여자친구들을 위한 만들기, 댄스 포함 클라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운동 및 놀이 위주입니다. 유투브에서 CAA Camp로 아이들의 활동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교회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캠프를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대학생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돌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활동을 아이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함께하기 때문에 낯설고 소극적인 아이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근처의 다른 캠프보다 비용도 250달러 정도로 조금 더 비싸고, UGA 근처에 살면서 아이들을 라이드하는 것이 너무 큰 일이라, 추천하기는 어려우나 내용은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사설업체에서는 다양한 여름 캠프가 있습니다. 태권도, 카라데 등 사설 체육관, 미술학원, Athens 시내의 영어학원 등에서도 여름 방학에 일주일 단위로 진행되는 캠프들이 있고, 일주일 단위로 같은 내용이 반복됩니다. 사설업체에서 하는 캠프의 경우 대략 비용이 CAA Camp 정도(250달러 내외)로 카운티, 공원, YMCA 등에서 하는 캠프에 비하여 조금 더 비쌉니다.

결론적으로 아이들의 7주간의 여름 캠프는 아이들의 영어 울렁증 극복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학교에서는 대부분 시간에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에만 주변 친구들과 말하거나 교류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영어가 서툰 학생의 경우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반면 여름 캠프의 경우 하루종일 함께 놀고 활동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옆에 있는 친구와 금세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여름 방학 동안 여행을 다녀와서 시간이 남는다면 미리 신청해서 여름 캠프에 참여해보는 것도 알찬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