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지하철 요금, 형편없는 대중교통 덕분에 차가 없이는 한발짝도 움직이기 어려운 미국에서 운전면허는 통행 허가증이나 다름없습니다. 한국운전면허를 바로 현지 면허증으로 바꿔주는 주가 있다고 들었지만 버지니아주는 한국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아 시험을 치르고 면허를 따야합니다.(버지니아주는 다른 주에 비해 자동차 관련 규정이 엄격한데 9.11 당시 테러범이 위조된 버지니아주 면허증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버지니아주도 곧 한국운전명허증을 인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운전면허시험이 아무리 간단하다고 한들, 교재가 영어고 시험도 영어로 치러야하는 만큼 암암리 작용하는 심적 부담 때문에 국제운전면허증으로 버티는 경우들을 봤습니다. 그러나 달랑 국제운전면허증만 가지고 다니거나,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을 함께 가지도 다니더라도 위반 사항으로 경찰의 단속에 걸리면 무면허로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 불상사를 겪게 됩니다.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3가지,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 그리고 한국 운전면허증을 동시에 함께 가지고 다니든지 아니면 현지 면허를 따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 그리고 한국 운전면허증 3개를 함께 가지고 다니려면 굉장히 번거롭고 불편한데다 여권을 분실이라도 하는 날이면 수습하기 대단히 힘든 낭패를 보게 되기 때문에 여권 등 중요 서류는 안전한 곳에 모셔 놓고 면허증 하나만 달랑 들고 다니는 게 간편하고 안전합니다. 또 본인 사진이 들어있는 면허증은 신분증으로도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단히 유용합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신분증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에 신분증으로서의 운전면허증은 큰 짐을 덜어줍니다. 이 때문에 가장 먼저 해야할 일 중에 하나가 면허증 취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면허 취득의 첫 단계는 시험 신청입니다. DMV(Department of Mortor Vehicles) 홈페이지에 가서 인터넷으로 신청하거나 직접 찾아가는 방법이 있는데 직접 가는 것이 좋습니다. DMV는 우리나라 면허시험장과 같은 곳으로 자동차 면허시험과 면허증 발급, 차량 등록 등의 업무를 취급하기 때문에 정착 초기 대 여섯번은 가야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 이상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는 날은 평일 아침이 가장 좋은데 DMV가 9시에 문을 여니 8시 반 정도까지 가서 기다리다가 신청하는 것이 시간 낭십를 하지 않을 수 있어 좋습니다. 9시 넘어가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1,2시간은 예사로 기다려야 합니다. 갈 때 여권은 물론이고 본인이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다는 거주증명 서류를 빠뜨리면 안됩니다. 거주증명서류로는 은행에서 우편으로 보내온 본인 이름의 Bank Statement나 전기 혹은 수도세, 아니면 인터넷 요금 납부 관련 Bill 등이면 됩니다. DS-2019도 가져 가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초기 어느 곳에 어느 서류가 필요할지 몰라서 서류 가방 하나에 거의 모든 서류를 넣어서 들고 다녔습니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국 운전면허증을 반드시 가지고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가면 필기시험 당일에 실기시험까지 볼 수 있고 시험 전 과정을 하루에 끝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필기시험 본 후에 짧으면 1,2주에서 한 두 달 사이에 다시 실기시험 날짜를 잡아주기 때문에 반드시 한국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가야 합니다.
시험 날짜가 잡히면 다름으로 교재 공부입니다. 먼저 교재는 패어팩스나 옥튼, 챈틸리 등에 있는 공공도서관이나 DMV에 가면 무료로 비치해 놨기 때문에 언제든 가져갈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 세 시간 정도 공부하면 된다고 하지만 100% 합격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훑어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꼼꼼하게 정독할 것을 권합니다. 필기 시험은 컴퓨터로 보며(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수험자가 영어를 잘 하는 동료를 데리고 가 모국어로 읽어주게 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두 파트로 나눠지는 데 처음 10문제는 신호에 관한 문제로 어렵지 않지만 한 문제라도 틀리면 바로 탈락이기 때문에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실수로라도 하나 틀리면 시험 날짜 다시 잡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25문제 정도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두 세 문제 까다롭고 나머지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실기시험인데 도로 테스트는 한국에서처럼 면허시험장 차로 치르는 게 아니고 본인 등록차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이 때 시험관 2명이 차 상태를 굉장히 꼼꼼하게 체크하는 데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탈락입니다. 이것을
1)driver window
2)windshield
3)rear view mirrors
4)turn signals F/B
5)Brake lights
6)Tires
7)Foot brake
8)Horn
9)Emergency/parking brake
10)Arm signals
11)Windshield wipers
12)Defroster
13)Emergency flasher
14)Headlights
15)Passenger door
16)Glove box
17)Seat belts
저 같은 경우는 밴을 가지고 갔는데 뒤 브레이크등 중 위쪽에 있는 third brake light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주변 카센터로 가서 급히 고쳐서 다시 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실기 시험 주의 사항>으로는 1)물론 속도를 절대 넘으면 안되고 2)차로 변경시 반드시 고개 내밀 것, 3) Stop 후에는 3초 후 출발하고 4)우회전할 때 빨간불에서 가지 말 것(이것은 우리나라와 다른 부분이라 틀리기 쉬운 부분입니다.) 3)우회전할 때 stop 한 뒤 crosswalk 없더라도 살피고 간다. 위반시 1점 감점 4)후진시 상체를 돌려 뒤를 보면서 한다(확실하게 후방을 보는 모션을 취하는 것이 중요) 등등입니다. 또 한 가지 실기시험의 가장 큰 변수 중에 하나가 감독관인데 깐깐하고 비우호적인 감독관을 만나면 떨어질 확률이 높고 그렇지 않으면 조금 점수 깎여도 붙여준다는 것입니다. 또 감독관이 스패니쉬나 인도 등에서 와 발음이 엉망인 경우에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떨어지는 억세게 운 나쁜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팔자소관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면허시험 신청시 SSN(Social Security Number)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SSN없어도 시험이 가능했습니다. 또 한가지 팁은 본인 키과 몸무게를 피트와 파운드로 미리 환산해서 알고 있으면 서류작성에서 번거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도로테스트까지 다 합격하고 나면 임시 운전허가증을 발급해주고 일주일 정도 안에 운전면허증이 우편으로 날아옵니다. 운전면허증을 받아들면 그 때부터 새로운 안도감과 자신감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