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에서 맨해튼으로 진입하는 길, 링컨 터널을 통과하는 시간은 고작 3~5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E-ZPass가 없는 운전자가 이 짧은 입성의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통행료는 무려 37달러에 달합니다.
뉴욕시가 대중교통 재원 확보와 극심한 교통 정체 해소를 명분으로 운전자에게 강력한 비용 부담을 지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도입된 혼잡통행료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주요 터널과 교량 통행료가 인상되었고, 최근에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무료 노상 주차 축소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연수기는 향후 뉴욕 연수를 고민하거나, 연수 중 차량을 이용한 뉴욕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의 교통 비용 절감을 위한 팁을 드리기 위해 정해봤는데,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고비용을 피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널‧교량별로 제각각인 통행료 체계
맨해튼으로 진입하는 주요 터널과 교량은 관리 기관에 따라 요금 체계와 부과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 무료 구간: 퀸즈보로브리지, 윌리엄스버그브리지, 맨해튼브리지, 브루클린 브리지
- 맨해튼 진입 시에만 부과(편도): 링컨 터널, 홀랜드 터널, 조지 워싱턴 브리지
- 양방향 부과: 퀸즈-미드타운 터널, 휴 L. 캐리 터널
이같은 차이는 시설별 관리 기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무료 다리들은 뉴욕시 교통국에서 관리합니다. MTA(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가 관리하는 시설들은 양방향 요금 부과, 뉴욕-뉴저지 항만청(Port Authority of New York and New Jersey)이 관장하는 다리와 교량은 맨해튼 방향만 편도 부과입니다.
MTA는 올해 통행료를 7.5% 인상했으며, 항만청 또한 인플레이션 조정분에 더해 매년 추가 인상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E-ZPass 미소지 차량은 인상 폭이 훨씬 큽니다.
아래에 주요 교량 및 터널 통행료를 정리해봤습니다. 참고로 링컨·홀랜드 터널과 조지 워싱턴 브리지는 오프 피크 시간대에 $2 할인이 적용되지만, MTA 관리 터널들은 24시간 동일 요금이 부과됩니다.

무료 다리의 함정, 혼잡통행료
뉴저지에서 진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료 다리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보이지만, 2025년 1월부터 시행된 혼잡통행료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무료 다리로 들어왔더라도 목적지에 따라 예기치 못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브루클린, 맨해튼, 윌리엄스버그 브리지는 통행료 자체는 무료입니다. 하지만 이 다리들은 모두 맨해튼 60번가 이남으로 연결됩니다. 즉 다리를 건너 맨해튼에 진입하는 순간 $9 통행료가 자동 부과됩니다. 퀸즈보로 브리지의 경우 다리 끝에서 남북 방향 중 어느 곳으로 핸들을 돌리는지에 따라 통행료 $0가 유지되느냐 $9가 부과되는냐가 결정됩니다.
바로 뉴욕시가 교통 체증 완화와 환경 개선을 위해 도입한 혼잡통행료(NYC Congestion Relief Zone Toll) 때문입니다. 맨해튼 60번가 이남 지역에 진입하는 차량(노선버스, 스쿨버스, 쓰레기 수거 등 공공업무 차량, 외교관 차량 등 면제)에 통행료를 부과합니다.
요금은 피크 시간 E-ZPass 소지 승용차 기준 $9입니다. E-ZPass가 없다면 $13.50으로 훨씬 비싸집니다. 야간에는 75% 할인된 요금이 적용됩니다. 하루 중 몇 번을 들어오고 나가도 최초 진입 시 한 번만 결제됩니다. 60번가 이남에서 출발해서 60번가 이남에서만 돌아다녔다면 부과되지 않지만, 60번가를 잠시 벗어나서 다시 60번가 이남으로 돌아왔다면 혼잡통행료를 내야 합니다.
다만 피크 시간 유료 터널들을 이용했다면 혼잡통행료가 $3 할인 됩니다. 반면 조지워싱턴 브리지를 이용해 60번가 이하로 진입했다면 할인은 없습니다.

이 정책은 시행 전후 계속 찬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 반대론자입니다. 혼잡통행료 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뉴욕시 비즈니스와 관광 산업에 타격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또 뉴저지 등에서 맨해튼으로 출퇴근하는 노동자에게 ‘징벌적 세금’을 사실상 부과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뉴저지 주정부의 소송 등 거센 반발에 부딪혔으나, 올해 3월 초 연방법원이 소송을 기각하면서 법적 정당성이 공고해진 상태입니다.
우버 탑승 시 이중 혼잡통행료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비용 부담은 계속됩니다. 우버, 리프트 및 일반 택시 이용객의 요금에도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승용차처럼 하루 한 번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고 우버를 이용할 때마다 통행료가 요금에 붙습니다. 우버와 리프트는 운행당 $1.50, 택시는 $0.75의 혼잡통행료가 결제금액에 추가됩니다.
이와 별도로 뉴욕시는 2019년부터 맨해튼 96번가 이남 지역을 대상으로 ‘NYS Congestion Surcharge’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우버나 리프트는 운행당 $2.75, 택시는 $2.50입니다.
대부분의 관광지가 60번가 이남에 밀집해 있어, 우버를 탈 때마다 회당 총 $4.25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맨해튼에서 출발해 브루클린으로 넘어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유료 터널·교량 통행료는 우버 등 요금에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주차비 절약의 핵심, ASP 적극 활용
통행료를 피할 수 없다면 주차비에서 조금이라도 아껴야 합니다. 최소 월 500~600달러에 달하는 월 주차를 신청하거나 저렴한 업무용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뉴욕시의 ASP(Alternate Side Parking, 교차 주차 허용) 정책을 적극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뉴욕은 경찰의 주차 단속이 매우 엄격하므로 규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ASP는 도로 청소를 위해 특정 요일과 시간에 도로 한쪽의 주차를 금지하는 제도입니다. 구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월~목’이나 ‘화~금’ 같은 식으로 짝을 지어 오전 중 1시간 30분가량(예: 09:30~11:00 또는 11:30~13:00) 주차를 금지하는 표지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는 해당 시간대만 피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월~목 09:30~11:00’ 제한 구역에 목요일 오전 11시 5분에 주차를 마쳤다면, 다음 주 월요일 오전 9시 30분 단속 시작 전까지는 별도의 비용 없이 합법적인 주차가 가능합니다.
비록 주요 관광지나 호텔 밀집 지역에는 ASP 구역이 드물지만, 호텔에서 도보로 10~20분 정도 떨어진 인근 주택가로 조금만 이동하면 이러한 구역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이 포함된 여행 일정이라면 이런 주택가에 주차해 숙박 기간의 주차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속 시간대에도 차량을 빼지 않고 운전석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찰은 차량에 탑승자가 있는 경우 티켓을 발부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또 날씨나 기념일에 따른 변수도 확인해야 합니다. 폭설 등의 기상 악화나 특정 공휴일에는 ASP 정책이 일시적으로 중단됩니다. ‘NYC311’ 앱을 설치해 주차 단속 상태가 ‘Suspended’로 표시된 날은 ASP 구역이라도 단속 걱정 없이 차를 세워둘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요일과 주요 공휴일에는 길거리의 유료 미터기 요금이 면제됩니다. 다만 요일과 상관없이 일주일 내내 주차가 금지되는 ‘No Standing Anytime’ 구역은 일요일에도 엄격히 단속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미터기 요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반드시 주변 표지판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맘다니 뉴욕시장이 노상 주차의 과감한 축소와 유료화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와 술렁이고 있습니다.
맘다니 시장은 뉴욕의 한정된 도로 자원이 개인 차량 주차를 위해 무료로 제공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현재 무료인 수백만 개의 노상 주차 공간을 대폭 줄여 그 자리에 자전거 도로와 전용 버스 차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또 남겨진 주차 공간은 ‘동적 가격제(Dynamic Pricing)’를 도입해 차량 진입을 억제하고 세수를 확보해 대중교통 현대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