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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와 DS2019, 고환율로 악명높은 미국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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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자 발급의 전제 조건인 DS-2019

이 글을 쓰는 시점은 2026년 3월말, 그러니까 미국은 봄방학이요, 한국에서는 한창 다양한 기관의 해외 연수 선발이 붐을 이룰 때다. 벌써 1년 전 연수 준비하면서 보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연수 합격의 기쁨을 맛본 분들, 그리고 차근차근 언론인 해외 연수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바치는 글이다. 주제는 미국 연수 준비자를 괴롭히는 3대 키워드 집중분석.

DS-2019 받기

미국 연수생들의 초반 준비를 교란시키는 문제의 서류 한장이다. DS란 Department of state 즉 국무부를 일컫는 준말이고 2019는 국무부 문서 일련 번호다. 여러분이 연수 기관에 초청장을 받고, 언론 재단의 시험에도 합격하면 해당 학교가 발급해주는 일종의 입학 허가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서류가 반드시 있어야 무시무시한 미국 비자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DS-2019 발급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조지아 대학교의 경우 DS-2019가 비교적 신속히 나오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 UNC는 처음 신청한 뒤 약 3개월이 걸려 발급됐다. 3월에 신청해 6월 직전 나왔으니, 7월말 8월초 출국을 노리던 연수생들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나올 건 나오게 되어 있으니. 차분히 기다리면 나온다. 대학의 입학 담당관과 긴밀히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발급을 독촉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이 서류는 연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보물 단지처럼 꼭 쥐고 있어야 하는, 여권과 동급의 최중요 소유물이다. 연수 기간 미국 밖으로 여행 가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때 연수 기관 대학교에서 DS-2019에 여행 허가 승인 서명을 받아야 다시 입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전면허와 은행 계좌 만들기 등에도 없어서는 안될 1급 문서다. 최근에는 미국 이민 단속국인 ICE가 불심 검문을 할 수 있는 세상이어서, 이 서류 복사본을 자동차에 넣어 놓고 다니는 게 불문율이기도 하다.

미국 J-1 비자 획득

2025년 미국 연수 준비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 미국 비자 받기에 대한 생생한 체험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의여파로 상당히 고생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지난해 6월 미국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SNS 검열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비자 신청 접수를 중단했었는데 연수 준비생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다행히 나의 경우 비자 접수 중단 직전에 비자 인터뷰 예약이 잡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작년의 경우 J-1 비자 인터뷰 탈락자가 꽤 나오기도 했다. 영어 면접 준비를 아예 소흘히 하면 큰코 다칠 수 있었다. 미국 비자 인터뷰의 본질은 ‘지원자가 미국에 눌러 살지 않고 한국에 돌아올 것입니다’를 확인하는 절차다. 따라서 국내에 확실한 직장이 있고, 재단의 재정적 지원이 탄탄한지를 주로 검증한다. 나같은 경우는 ‘이라크(적성국)에 다녀온 적이 있는가’란 꽤 날카로운 질문도 받은 적 있다. 미 대사관의 영사가 한국어로 내 이름을 검색해 kbs 뉴스 내용(축구대표팀 이라크 평가전)을 보고 물은 질문이다.

이슈가 됐던 SNS 검열은 당시까지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던 걸로 기억한다. 혹시나 해서 기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면접 전 탈퇴해 아예 없다고 주장했는데, 영사 차원의 질문은 없었다. DS-2019가 늦게 나와 비자 인터뷰 예약을 제때 잡지 못하면, 출국 시기 조절에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체적으로 미국 비자 발급이 엄격해졌다고는 하나, 오히려 틈새 시장이 커진 효과도 발견된다. 미국이 소말리아 등 이민 당국이 주시하는 몇몇 국가들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비자 발급 절차가 더 빨라졌다는 교민들의 분석도 있다. 연수생 가족이 미국에 좀 더 거주하기 위해 J-1 비자를 학생 비자(F-1)로 변경하는 절차도 크게 문제가 없는 걸로 파악된다.

1달러는 무려 1,500원

요즘 미국 연수 열기가 살짝 떨어졌다고 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가 문제의 고환율이다. 처음 연수를 준비할 때만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초반이었다. 그런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기준 환율은 1,506원. 약 80원 정도가 올랐는데, 미국 생활 기준 환율 10원은 10만원이라고 볼 수 있다. 한번 해외 송금할 때 1만 달러를 보낸다고 할 경우, 1년 전에는 1,430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지금은 1,500만원을 환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솔직히 타격이 있다. 처음에는 커피 한잔 덜 사먹지라는 생각으로 ‘1달러=1,000원’이란 생각으로 편하게 살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1,450원을 훌쩍 넘어 이란 전쟁으로 1,500원까지 솟구치자 이 생활을 1년 이상 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참고로 미국 연수생들의 평균 1개월 생활비는 얼마나 되는지 대략 소개한다. 노스 캐롤라이나 기준 방 3개짜리 타운홈(펜션같은 주택이 아파트처럼 좍 늘어서 있는 집들)의 월세가 2,000~2500달러다. 여기에 전기세와 수도세, 인터넷, 가스, 자동차 보험료 등 고정적 유틸리티 비용이 약 300~500달러가 소요된다. 즉 아무것도 먹지도 입지도 놀지도 않는다는 전제 하에 물경 3,000달러가 고정으로 나간다. 여기에 외식을 극도로 제한하고 삼시세끼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로 밥해먹는다고 했을 때 1,500달러 정도가 든다. 그러니까 대략 5,000달러 정도가 미국 동부 생활에 필요한 한달 생활비인데, 환율 1,500원에 대입해 계산해보시라. 나는 괴로워서 이걸 일부러 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