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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생활 즐기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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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도시의 삶

미국에서 단기간동안 거주할 경우 대도시에 살 것인가, 아니면 조용한 소도시에서 살 것인가를 생각해보게된다.

대도시나 지방의 소도시는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미국의 조그만 소도시에 살게된 우리는 많은 점을 발견하고 느끼고 있다.

우리가족이 살고있는 Iowa주의 소도시 Ames는 인구 5만명도 되지않는 조그마한 교육도시이다. Iowa의 주도(州都)인 Des Moines에서 북쪽으로 30여마일 떨어진 이 곳은 모든 것이 Iowa 주립대학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남쪽에서 북쪽끝까지, 동쪽에서 서쪽끝까지 가는데 20분이면 족한 조그만 도시이지만 시민들이 살아가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 하드 웨어와 소프트 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Ames의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는 밤에 혼자 다녀도 전혀 걱정할 것이 없는 안전한 도시라는 점이다. 미국의 대도시처럼 해가 지면 혼자 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범죄문제가 심각한 경우와는 달리 이 곳은 치안에 관한한 거의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문제를 일으키는 인종으로 흔히 거론되는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흑인들도 상당히 세련된, 그리고 교육을 잘 받은 교양있는 이들이어서 곧잘 친구로 사귈만 하다.

간혹 이 곳 대학신문(Iowa State Daily)에 “Smith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체포됐다” “한 여대생이 남자 불량배들에게 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사건이 신문에 나올 정도이기 때문에 특히 외국인 가족들이 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또한 지난 4개월여동안 살면서 느낀 점중의 하나는 시민들이 일상생활이외에도 여가생활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부러움을 불러 일으킨다.

대학내에는 국제규격의 실내 수영장, 라켓볼 코트, 스팀룸, 농구장등이 갖춰져 있어 학생이 아니라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헬스클럽, 태권도장, 라켓볼 및 테니스 코트등도 별도로 있어서 많은 시민들이 일과후나 주말에 여가시간을 보내곤 한다. 대학에서는 또 골프장도 운영하고 있어 주말에 18홀을 돌 경우 2만 5천원정도면 즐길 수 있고 또 다른 개인골프장은 1년내내 운영하는 데 겨울에 날씨만 좋으면(춥고 눈오는 날이 많지만) 5달러만 내면 마음대로 칠 수 있다.

우리 가족의 경우 초등학교 1학년짜리 딸(영주)이 1주일에 2번 고등학교 수영장에서 운영하는 수영강습에 나갔는데 강습비는 한달에 20달러였다. 수영장 자유이용권도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이용하는 데 한 학기동안 학생은 31달러, 어른은 37달러로 거의 거저나 다름없을 정도였다.

이외에도 겨울에는 아이스 링크에서 스케이팅강좌가 있는 가하면 배드민턴 골프 농구 배구 체조까지 시간이 없어서 못할 정도로 많은 종목들을 배우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공연장 미술관도 있어서 외부의 오케스트라, 무용단, 밴드, 가수등이 수시로 공연을 하거나 전시회를 열어 시민들의 문화생활에 기여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우리 가족은 성탄음악회를 1인당 3달러씩 주고 즐겼고 집사람과 아이들은 보스턴 발레단소속의 무용수들이 공연한 호두까기 인형도 감상했다.

얼마전에는 유명여가수인 티나 터너가 다녀갔다는 데 아쉽게도 놓치고 말았다.

필자의 영어선생님도 퇴근후에는 첼로레슨을 받는다고 할 정도로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교육도시인데다가 외국인 유학생들도 상당수 있어 대학당국은 동반자들을 위한 영어교육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필자의 아내는 일주일에 5일, 하루에 3시간가량 영어회화와 문법수업을 한 학기동안 주립대학의 강사들로부터 들었는데 한 학기 수업료가 40달러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평소에는 시민들은 Iowa주의 주산물인 돼지 소를 키우거나 옥수수 콩을 재배하면서 주말이나 일과후에는 취미나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조화가 잘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대도시 중심으로만 이뤄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각 주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미국 시스템의 한 모습을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 미국의 조그만 도시 곳곳에는 이같은 시설과 프로그램들이 마련돼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은 보통 미국사람들, 나아가서는 미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드는 경쟁력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나름대로 분석도 해보게 된다.

이런 덕분에 우리 가족은 물가싸고 대도시 못지않게 많은 경험을 하게된 Ames와 같은 소도시에서 연수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훨씬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예비연수자들에게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