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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다 가세요 ‘Rest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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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수 생활의 중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 운전입니다. 출국 전부터 자동차 구입하느라 골치 아프고,
미국에 입국해서는 면허 취득에 차량 등록, 보험 가입 등 자동차와 관련해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하지만 이런 초기 정착 과정이 끝나고 나면 결국 가장 많은 시간 씨름해야 할 부분이 운전입니다. 특히 서부의
사막지대처럼 광활하고 인적이 드문 곳을 자동차로 여행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쏟아
지는 졸음을 참지 못해 갓길에 차를 대고 잠깐의 쪽잠이라도 자려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서는 안전이 더욱 중요하죠. 가능하면 하루 5시간 이상 운전하지 않고 숙소에는
가급적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지만 길을 잘못 들거나 예기치 못한 도로 공사, 차량 이상 등 부득
이한 경우를 만나면 언제든 도로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Rest Area에서 휴식과 식사
문제를 해결해 보세요.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다양한 먹거리와 주유소, 오락시설까지 갖춘 휴게소는 미국에 거의 없습니다. 유료
고속도로에 있는 휴게소가 그나마 이와 비슷합니다. 인터스테이트(Interstate) 등 공공에서 관리하는 대부분의
무료 도로에서는 영리 휴게소를 운영할 수 없습니다. 도로변 마을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한 법적 조치랍니다.
그래서 도로변에 설치된 FOOD, GAS, LODGING 등의 안내간판을 보고 EXIT를 통해 인근 마을로 빠져나가야 주유소
와 식당, 호텔 등을 겨우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대부분의 프리웨이에는 Rest Area가 있습니다. 국내 휴게소처럼
도로변에 바로 붙어 있어 번거롭게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필요가 없고, 주차장과 화장실, 자판기 등도 설치
돼 있습니다. 편의시설이 다양하진 않지만 경치가 좋은 곳에 위치한데다 피크닉 테이블도 있어 짧은 시간 쉬어
가기에 적당합니다.     



저는 여러 가족이 함께 자동차 여행을 다닐 때 도중에 만나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고 식사도 함께 하는 장소로
주로 활용했습니다. 캠핑 여행이라면 피크닉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호사도 누릴 수 있고, 운전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라면 국물로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피크닉 장소에 있는 지붕 덮인 쉘터(shelter)의 기둥이나 화
장실 세면대 옆에는 대부분 콘센트가 설치돼 있어 굳이 불을 피우지 않더라도 커피포트 등을 가져가면 물을 끊
여 간편식이 가능합니다. 쉬어가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큰 위험 부담 없이 낮잠을 자거나
산책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야간에는 범죄 취약 지역으로 꼽힙니다. 주(州)에 따라 보안 카메라를 설
치해 치안을 강화하거나 아예 일부 rest area를 없애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비상 상황에서
는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낫겠죠.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리며 공포를 느껴본 운전자라면 rest area의 불빛이
주는 안도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야간에는 차 문을 잘 걸어 잠그고 쉬어야 합니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선배들은 대체 미국 땅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여행했을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여행에 나서기 편해진 만큼 위험도 커졌는데요, 특히 장거리 여행에 나설 경우 졸음운전이나 악천후는
피해야 할 복병입니다. Rest Area는 이런 비상 상황에 의지할 수 있는 유용한 시설입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
행길,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Rest Area의 잘 가꾸어진 피크닉 테이블에서 컵라면이라도 한 사발 들고 가시죠.
김치 한 젓가락 걸치면 더욱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