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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에서 1) 저렴하게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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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bc 김은혜기자입니다.

저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테러 이후 언론의 변화와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경제의 실제와 전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 미 동부에서 취재를 하면서 제가 본,

출근하는 남성들의 양복은 남색 아니면 검정색이었습니다.

반면 남부에서는 밝은 색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구요.

그런데 이곳 서부 실리콘 밸리에서는 아예 양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굳이 형식을 따지자면 실용적으로, 청바지나 면바지에

받쳐 입는 콤비 스타일 정도라고 할까요.

남성들의 양복 스타일마저도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커다란 나라가 미국입니다.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선 이 동물을 개념화하지 못하는 것처럼 미국에 대한 섣부른 일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대의가 저를 망설이게 했지만 새로운 세계에 부딪쳐 밀려나오는 파고를 안으로 잦아들게 하지

못하고 결국 이 사이버 세계로 밀려내 보내게 됐습니다.

제 짧은 경험과 느낌이 다음 연수를 오시는 분들에게 보탬이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하마터면 미국에 예정대로 오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날짜가 9월 9일. 테러가 나기 꼭 이틀 전입니다. 방송기자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어서 저는 오자마자 텔레비전부터 먼저 샀습니다. garage sale 그리고 good will의 확보가 필수이긴 하지만 상황이 항상 가변적이어서 구색맞는 제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COSTCO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했구요. Fry’s 처럼 여러 종류의 제품으로 선택의 폭을 넒혀 주는 대형 가전제품 매장이 있긴 하지만 (일본 관광객들이 자신의 나라 제품마저도 일본에서보다 훨씬 싸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단체쇼핑을 하는 가전제품 전문 매장입니다.) 좀 더 낮은 가격에 priority를 두신다면 입맛 다시면서 사실 수 있는 곳이 COSTCO입니다.



( @ 정보와 노동력이 한달 생활비를 좌우합니다.

밥 벌어 먹기도 힘든데 밥 사먹을 때도 이곳 소비자들은 경쟁을

합니다. 가급적이면 품질좋고 싼 물건을 구입하고 싶은 당연한 이치

아래 지식과 노동력을 겸비하려고 애씁니다. 이곳에서는 정보가 지식입니다. 남들은 뻔히 $9을 내고 먹는 vegetarian을 위한 뷔페식당에서 $5에 당당히 똑같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local 신문에서 할인권을 잘라 왔거나 인터넷 web site에서 down road를 받았거나 집에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sale coupon을 오려 온 정성의 소유자, 그러나 물가가 미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악명 높은 Palo Alto에서 정보력과 민첩성으로 돈을 버는 알뜰 살림꾼들입니다. 신문은 local이든 national이든 최소한 하나씩은 구독하시기를 권합니다. 기사와 영어 연습도 되지만 무엇보다 거주지의 정보와 삶의 지혜(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모든 것)가 담겨 있으니까요. sale coupon은 거의 모든 집에 한달에 한번씩 들어가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그리고 노동력, 노동력은 발품입니다

같은 Vitamin C라도 제 집 주변 세 곳의 supermarket 즉, ‘longsdrugs’와 ‘ Walgreens’ 그리고 ‘SafeWay’의 가격이 다 제각각입니다. $4에서 $7까지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으니까 42%까지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드라이 크리닝 값도 coupon으로 단돈 1센트에 봉사해주는 곳이 있고 (물론 처음 한 두 번 뿐입니다.)

한 Suit에 $12.99 전액을 빠짐없이 긁어가는 곳까지 다양합니다.같은 제품과 서비스라면 그러나 가격이 달라도 품질에 큰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소비자에 대한 약속 때문입니다. 가격대의 차이는 이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나왔습니다.대형매장들, 중소 소매점들 그리고 세탁소에 이르기까지 업체들의 사활을 건 경쟁은 그러나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소비자에게는 희열입니다.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서 가격의 거품을 없애는 것이 이들의 지상목표이고 서비스는 수준급입니다. COSTCO는 일 년 안에 구입한 모든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원하면 두말없이 즉각 환불을 해 줍니다. 사실 미국의 유통업체들은 환불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모든 비용을 생산업체가 부담하기 때문입니다.어쨋든 이 차별화된 서비스는 COSTCO를 NasDaq에 상장하게 했습니다. 의류의 경우 큰 백화점에서 안 팔린 물건은 marshal이라는 매장에서 30% 이하의 가격으로 나오고 그 marshal에서도 안 팔리면 70% 이상의 가격할인을 거쳐 ross라는 매장에서 팔립니다.미국에서는 테러이후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이러저러 수사를 단 SALE이 잦아지고 있는데 혹 SALE이 아니었을 때 샀다가 며칠 뒤 그 물건이 할인되어 나온다고 해서 속앓이 하시지 말기 바랍니다.보통 SALE 2주일전에 산 물건이면 영수증을 보여줄 경우 세일가격으로 계산해서 차액을 품에 안겨주니까요. @ )



집은 미국에 있는 동창생을 통해 알아봐달라고 부탁해서 studio를 샀습니다. 집값이 지난 몇 년동안 오를때는 두 자리수씩 뛰었다는데 제가 도착한 이후부터 경제난 여파로 점점 내리고 있습니다.그래도 한자리수에 불과하지만요.저의 집은 스튜디오인데도 한 달에 $1690입니다.현재의 추세라면 내년에 오실 분들은 저보다 한달 평균 $200-300 정도는 싸게 구입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에 온지 이틀째, 차도 못 사고 끼니 때울 거리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전화와 텔레비전부터 들여놓고 흐뭇해했던 이 철없던 방송기자는 그러나 텔레비전을 처음 틀어본 순간 어제까지 멀쩡하던 World Trade Center 자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예의 울리는 전화벨 소리. “김은혜씨, 지금 당장 뉴욕으로 가서 취재를 해주어야 할 것 같은데…..”

비행기는 모두 운항이 금지됐고 육로로는 일주일 이상 걸리게 될

뉴욕행의 지시는 몇 주일 뒤 워싱턴행으로 바뀌어 내려졌고 저는

사흘 안에 워싱턴으로 오라는 통보를 받자마자 비행기표를 샀습니다. 그때의 요금이 자그마치 $1300입니다 .



(@ 예약과 고지는 필수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는 승객들에게 얼마를 주고 탔냐고 물어보면

모두 가격이 제각각입니다. 적어도 3주일 전에 예약을 하시면 제

가격의 3분의 1 이하 값으로 비행기표를 사실 수 있습니다.(www.priceline.com에서는 원하는 가격을 써 내면 15분안에 입찰이 성사됐는지 알려줍니다.시간의 여유가 있고 기다릴 인내가 있다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비행기표나 호텔 예약을 하실 수 있지만 일단 계약이 되면 일정의 변경이나 취소가 불가능합니다.) 항공사들은 저처럼 급하게 며칠 앞두고 예약을 하는 승객은 취소를 할 가능성이 낮다는 통계아래 비싼 값을 물립니다. 그러나 충분히 여유를 두는 예약자들은 대개 여행을 떠나는 가족단위의 손님일 경우가 많아서 여러 변수들을 감안해 저렴한 가격으로 위험을 분산시키게 되지요. 살아 돌아올지, 또 돌아온다 해도 언제 올지 장담할 수 없어 rent비는 받을 수 있을까 불안해하는 아파트 매니저에게 저는 check을 미리 써주면서 나름대로 정리는 하고 가는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신이 패착이었습니다.



예정에 없는 장기간의 외출을 하게 된다면 집 관리자 혹은 관할 우체국에 반드시 notice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한 달 만에 돌아와보니 우편함에 단 하나의 우편물도 없어서 한번 놀라고, 우체국들이 서로 밀어내기를 해서 동네 우체국도 아닌, 차로 한참을 가야 하는 palo alto시 중앙우체국에까지 가서 밀린 우편물들을 찾아와야 한다는 번거로움에 또 한 번 놀라실지 모릅니다. 우편함이 가득 차면 우체국에서는 거주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배달물을 모두 회수해갑니다. 제 아파트 매니저는 멀리 출장간다고만 했지 우편물을 대신 맡아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휴대폰과 유선전화, cable 텔레비전 요금…. 모두 정확한 날짜에 bill이 날라옵니다. 물론 연체가 될 경우, 작정하고 연체료를 심하게 물리지는 않지만 몇 번 반복되면 신용에 금이 가서 미국에 다시 가실 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고지서를 제 때에 못 낼 가능성이 있다면 이것도 역시 미리 고지를 하고 현금결제나 시간을 미루는 방안을

회사와 같이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휴대폰에

관한 한, 출혈은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저의 plan 즉 무료서비스에는 loaming 서비스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막대한 loam비용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휴대폰과 유선전화에서 plan 즉 무료서비스를 선택하실 때에는 자신의 계획과 life cycle에 따라 면밀하게 검토를 하시기 바랍니다. loaming 서비스를 포함시킬 것인지 아니면 밤에 하는 통화를 무료로 할 것인지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