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큐즈 리포트 – 2> 집 구할 때 생각해야 할 것.
연수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어디에 집을 구할지 결정할 수 있겠다.
1. 대학 수업에 충실하겠다 – 기숙사 혹은 학교근처
2. 영어를 열심히 배우겠다 – 기숙사에서 먼 곳, 한국인이 없는 곳
3. 안락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겠다 – 호수가, 고급 주택가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도 집을 구하려면 몇 달 전부터 부동산에 얘기해서, 집이 나올 때마다 가 보고 꼼꼼히 체크를 해도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전혀 가 본 적이 없는 곳에서의 집 구하기란 순전히 운에 맡겨야 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아파트 구하기는 지역 선정만 하고 나면 큰 문제가 없다. 집 내부의 부실은 세를 주기 전에 다 고쳐 놓고, 지저분한 곳은 페인트를 깨끗이 칠해 놓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막상 들어가보니 내부가 엉망인 일은 거의 없다.
가는 지역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주거지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입수한다. 도와 줄 사람이 전혀 없다면, 그 지역 상세 지도를 놓고 연구를 해야 한다. 주로 많이 따지는 것이 학군, 주변시설 등이다. Yahoo에 들어가 driving direction을 체크하면 얻고자 하는 집에서 가고자 하는 곳까지의 거리, 걸리는 시간도 알 수 있다.
시라큐즈대학에는 South Campus에 기혼자용 기숙사가 있다. 1 bedroom (unfurnished)이 월 $630 (전기세 포함), 2 bedroom(unfurnished) 은 $720 이다. 가구가 있는 집 (여기서 가구란 더블 베드 1, 싱글 베드 2, 책상 2, 식탁 정도의 필수적인 것)을 원할 경우는 월 $30을 추가하면 된다. 미국의 부엌에는 냉장고와 오븐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고 방마다 북박이식 옷장이 있다.
이외에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off-campus에서 살기를 원할 경우에 필요한 주변 주택정보를 얻을 수 있다. off-campus의 집값은 기숙사보다 대체적으로 싼 편이다. 대학의 모든 시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만큼 기숙사의 집값은 바깥과 비교하면 좀더 비싸다. 대학 기숙사는 더운 여름, 추운 겨울, 시원하고, 따뜻한 도서실을 5분내에 찾을 수 있고, 학교내의 모든 스포츠 시설(수영장, 스케이트장)을 가족 전체가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강의실까지 가는 셔틀 버스가 아침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다니는 관계로 전혀 주차 걱정도 없다. 또한 주말에는 교내 강당에서 하는 영화들을 1인당 $3달러에 즐길 수도 있다.( 물론 이미 개봉되었던 영화이고, 화면 상태가 극장에 비한다면 훨씬 떨어지지만).
그러나 단점도 있다. 기혼자 기숙사에는 대개가 1년에서 길게는 3, 4년을 머물게 되는 외국인들이 주로 사는 관계로 그 지역의 초등학교에는 ELS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 숫자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특별히 많다. 이는 처음 미국을 가서 영어가 서툰 아이들에게 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1년 동안에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자 한다면 그다지 좋은 환경이 아닐 수도 있다. 시라큐즈대학의 한국인수도 만만찮은 관계로 기숙사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한국에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기숙사 놀이터에 나가면 한국아이들이 어울려 놀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각 지역의 초등학교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 www.syracuse.com에 들어가 Special report의 Education을 보면 이곳 시라큐즈 지역의 초등학교별 예산, 교사 1인 당 학생수, 뉴욕주가 실시한 수학, 과학, 영어 시험 결과, ELS 수업을 받는 학생수가 나와 있다. Syracuse대학 기숙사에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H. W. Smith Elementary School의 경우 4학년 영어, 수학점수의 기준 (standard) 통과 비율은 각각 55%, 65%이다.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에 있는 Matt Road Elementary School은 그 비율이 각각 92%, 96%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한다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주택가 근처에 집을 구하는 것이 좋다.
내가 살고 있는 리버풀은 시라큐즈의 주변도시로, 대학까지는 약 20분 걸린다. 집에서 5분 거리에 Onandaga lake라는 큰 호수를 끼고 공원이 있고, 마을 도서관이 바로 근처에 있으며, 각종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YMCA가 또 3분 거리이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주택지역으로 조용하고, 안전하며, 흑인이 거의 없는 곳이다. 아이를 키우기에는 대도시보다는 이런 소도시가 훨씬 권할 만하다. 생활비가 적게 드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친절하고 여유가 있다.
추운 지역에 사는 경우에는 아파트 월세에 난방비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겨울에 난방비만 $150-200 나온다. 이웃 지역보다 조금 싸다고 얻었다가 난방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결코 싼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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