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보기

시애틀에 사는 재미 1-연수지 선정 과정

by

미국 시애틀에 있는 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연수를 하고 있는 SBS 박수언입니다. 아직 연수기를 쓰기에는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연수기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 연수기를 띄웁니다. 부족한 부분은 계속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이메일(supark@sbs.co.kr)로 연락 주시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연수 허가서 받기>



많은 분들이 미국 대학에서 연수 허가를 받는 방법을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랬지요. 그래서 우선 연수 허가서 받는 방법을 먼저 소개하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연수를 하려면 일단 F비자나 J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F비자는 학생 비자입니다. 1주일에 20시간 이상을 수강 신청하는 사람에 대해 발급하는 비자입니다. 이 비자를 받으면 학생 신분이 되며, 일정 시간 이내에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자격도 받습니다. F비자를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유학을 가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정식으로 APPLY를 해서 ADMISSION받아야 합니다. 요즘은 미국 이민국의 감시가 심해져서 자주 결석을 하면 학교에서 이민국에 보고하도록 돼 있어서 결석이 잦으면 추방당할 수도 있습니다..



J비자는 문화교류 비자라고 부릅니다. 해당 국가에서 사회적으로 일정한 지위에 있거나,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사람들을 미국으로 초대해 미국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비자입니다. 미국 정부는 모든 비자 가운데 J비자가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J비자를 받고 입국한 사람 가운데 불법 체류하는 경우가 가장 적기 때문이죠. 그도 그럴 것이 해당 국가에서 사회적 지위나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이 굳이 미국에 불법 체류할 이유가 없겠지요. 이 때문에 J비자 신청시 미국 대사관에서는 인터뷰도 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J비자는 미국 대학에 있는 교수가 허락만 하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제가 있는 University of Washington에는 1,500명의 visiting scholar가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 초대했다가 테러범이라도 초대하는 경우 교수가 곤란한 일을 당하기 때문에 요즘은 다소 신중해 졌습니다. 아무튼 미국 대학에 아는 교수가 있다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가고 싶은 대학에 아는 교수가 없을 경우에는 직접 접촉을 시도하면 됩니다. 간단한 연구계획서와 이력서를 첨부해서 J비자를 받기 원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이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일단 연수하고 싶은 대학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관련 분야 교수를 찾아서 이메일 주소를 확인하면 되지요. 특히 홈페이지에서 RESEARCH나 OUTREACH를 찾아 들어가면 연구소가 나와 있습니다. 관심있는 연구소의 소장에게 편지를 보내면 더욱 편리합니다. 미국은 문화의 다양성과 학문의 실용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외국 저널리스트를 매우 좋아합니다. 가고 싶은 대학 10군데 정도를 뽑아서 동시에 이메일을 보내면 1-2군데에서 허가한다는 답장이 올 것입니다.



특히 재정적 지원은 필요가 없고 $5,000정도 donation을 하겠다고 하면 10군데중 4-5군데에서 허락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10,000정도 올리면 미국의 가장 좋은 대학도 쉽게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미국 대학들이 요즘 속된 말로 돈독이 올랐다고 해야겠지요. 이렇게 해서 J비자를 받으면 해당대학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모든 강좌를 무료로 청강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시도하시려면 10월말에는 시작해야 합니다. 미국 대학은 12월이 되면 사실상 겨울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업무가 중단됩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다음의 사이트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잘 정리돼 있습니다. http://obgy.chungbuk.ac.kr/abroad/ )



이것도 귀찮으시면 미국 대학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관련 코스를 만들어 놓고 돈을 받고 입학 허가서를 주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주리 대학이나 미시간 대학, 샌디에이고 대학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만 찾아보면 아주 많은 대학들이 이런 코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 등록 하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내면 1-2주 내에 연수 허가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연수지 정하기>



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미국 어느 곳이 연수지로 적합한지를 물어보면 예외없이 자신이 다녀온 곳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그것은 다른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은 웬만하면 살기에 불편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느 곳이 좋다고 일방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자기의 취미와 연수 목적에 가장 잘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예를 들어 해양 스포츠를 좋아 한다면 바닷가를 택해야 할 것이고, 겨울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남쪽은 피해야 겠지요. 낚시를 좋아한다면 강이 있어야 할 것이고, 여행을 좋아 한다면 관광지가 가까이에 많으면 좋겠지요. 외국 저명 인사들과 교류를 원한다면 워싱턴 DC나 뉴욕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 경제적 능력도 중요합니다. 서울에 사는 것과 지방 중소 도시에 사는 것이 집값이나 다른 물가에서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는지 잘 아시겠지만 미국도 지역에 따라 물가가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앞으로 연수지를 정하실 분들을 위해 제가 연수중인 시애틀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할까 합니다.



이곳에 사는 한 교민에게 왜 이곳에 정착했는지를 물어 보았습니다.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한국에서 가깝기 때문에..” 이 한마디 대답에 교민 여러분들의 조국에 대한 짙은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애틀은 미국 본토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도시입니다. 시애틀에서 같은 미국 땅인 플로리다까지 비행기로 7시간인데 비해 시애틀에서 한국까지 9시간 20분이 걸리니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 통계를 보면 LA와 뉴욕,샌프란시스코,워싱턴DC,시카고에 이어 시애틀이 미국에서 6번째로 한국인이 많이 산다고 합니다. 각종 한국 물건이나 음식은 물론이고 24시간 한국어 라디오 방송도 합니다. 한달에 $30만 내면 한국 TV를 위성으로 24시간 볼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 많다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한국인이 많다고 해도 전체 인구의 1%도 안됩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이 없으면 굉장히 외롭습니다.



시애틀은 아무리 작은 미국지도에도 나오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저는 시애틀이 큰 도시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시애틀의 인구는 55만명에 불과합니다. 다운타운은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자그마합니다. 이런 시애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Boeing사나 Microsoft사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가 이곳에 있고, 어쩌면 이들보다 더 유명한 Starbucks 커피가 이곳에서 시작됐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워싱턴 주의 애칭은 ever green state입니다. 그만큼 나무가 많다는 뜻이겠지요.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죽죽 뻗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온 천지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나 미국의 다른 서부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워싱턴주는 income tax가 없습니다. 나무를 잘라 팔아도 주 정부의 재정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시애틀은 미국의 대도시 가운데 범죄가 가장 적은 도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쩌다 살인 사건이라도 발생하면 방송들은 즉각 Breaking News를 할 정도입니다. 치안 예산이 적은 많큼 보건 복지 제도가 아주 잘 돼있습니다. 여행객이라도 보건소에 가면 기본적인 치과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외국인이 출산을 할 경우에도 무료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워싱턴 주에는 산이 많습니다. 4,000미터가 넘은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산들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런 산들을 거미줄처럼 연결한 지구를 몇 바퀴나 돌 수 있을 만한 다양한 하이킹 코스들이 이곳의 자랑입니다. 골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곳은 별천지입니다. 울창한 숲과 잔잔한 호수, 1년 내내 눈 덮인 산과 바다가 한꺼번에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골프장이 수두룩합니다. 낚시 또한 유명합니다. 연어에서 철갑상어 낚시에 이르기 까지 온갖 가지 민물-바다 낚시를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습니다. 태평양과 접한 바닷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해안을 빰치게 아릅답습니다.



미국 문화를 즐기기도 쉽습니다. 매리너스,수퍼소닉스,씨호크스 등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3대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농구,미식축구 홈구장이 있습니다. 각종 공연과 행사도 매우 다양합니다.



기온도 온화합니다. 여름철 가장 더운 날의 낮 기온이 28도 (이 때문에 시애틀에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겨울철 가장 추운 날의 아침 기온이 영상 5도 정도입니다. 그러나 시애틀의 겨울 날씨는 좋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11월부터 4월까지는 계속 비가 내립니다. 그렇지만 시애틀에는 우산을 파는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Seattlite (시애틀에 사는 사람을 이렇게 부릅니다)들은 비를 맞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만큼 비가 적게 내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맞아도 옷이 젖지 않을 만큼의 가랑비가 부슬부슬 끝없이 내립니다.



그렇지만 시애틀의 겨울은 다른 지역처럼 모든 활동이 정지되는 시기가 아닙니다. 겨울 스포츠의 백미인 스키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유타주, 콜로라도주와 함께 워싱턴주는 미국에서 가장 겨울 스포츠가 발달한 곳입니다. 시애틀에는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록키 산맥을 따라 늘어선 산들에는 눈이 많이 내립니다. 레이니어산의 파라다이스 지역은 세계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온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을 정도입니다. 시애틀에서 1-2시간 거리에 미국에서 가장 좋은 스키장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4시간 거리에 있는 세계 3대 스키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캐나다의 휘슬러를 비롯한 캐나다 스키장 까지 포함한다면 선택의 폭은 훨씬 넓어집니다. 한 사람 당 $399이면 추수감사절부터 3월말까지 무제한으로 스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스키장은 한국과 비교할 때 숙련자 코스가 훨씬 다양합니다. 초보자 코스도 한국 보다는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키장은 텅텅 비어서 1분만 기다리면 리프트를 탈수 있습니다. 천연의 눈이어서 굉장히 부드럽고 넘어져도 전혀 다칠 염려가 없습니다.



시애틀에는 여행할 곳도 많습니다. 워싱턴 주에 있는 레이니어 산이나 캐스케이드 산맥, 올림피아 반도, 세인트 헬렌산은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경치가 좋고, 동쪽으로는 사막지역인 스포캔과 옐로스톤 국립공원, 남쪽으로는 오레곤과 캘리포니아, 북쪽으로는 밴프와 재스퍼 캘거리로 이어지는 캐나디안 록키산맥이 자동차 여행 거리내에 있습니다. 알래스카는 배로 1주일이면 왕복 여행이 가능합니다. 미국 최대의 사과 생산지와 포도주 생산지도 이곳에 있고, 네델란드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튤립꽃 생산단지도 이곳에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를 비롯해 미국의 10대 부자 가운데 3명이 이곳에 살고 있고, USA TODAY가 해마다 선정하는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10대 도시에서 시애틀이 한번도 빠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 문화 기행 1> 미국 경찰서 풍경



한국에서는 경찰기자 생활을 하면서 경찰서를 제집처럼 드나든 적이 있습니다만 죄를 짓고 경찰서에 가 본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경찰서를 가게 됐습니다. 요즘 미국 경제가 좋지 않아서 지방자치단체들은 ticket을 많이 발부해 재정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함정 단속을 할 수 있게 법으로 허용이 돼있습니다. 숨어서 과속 단속을 하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심지어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경찰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달립니다. 경찰차가 싸이렌을 울리면 모든 차들은 길옆에 무조건 서야 합니다. 정차하지 않았다고 티켓을 끊습니다. 그리고는 언제 바빴냐는 듯이 유유히 다른 곳으로 사라집니다. 저도 골목길에서 과속으로 ticket을 받았습니다(당시 속도는 겨우 시속 38마일 이었습니다) 미국에서 경찰에게 걸리면 싸워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티켓을 받고 기분좋게 인사나 하고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억울하면 재판을 걸면 됩니다.



저도 너무 억울해서 티켓 뒤에 쓰인 대로 한번 법적 대응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미국 경찰서는 법원과 붙어 있습니다. 티켓을 받으면 벌금을 내거나 이의가 있으면 법원에 이의 신청을 하면 됩니다. 이의 신청을 하면 약 1-2달 이내에 재판 기일이 지정됩니다. 판사가 나오고 검사도 나옵니다. 통상 티켓을 발부한 경찰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경찰은 대부분 출석을 하지 않고 서면으로 위반 사실에 대한 증명을 제출합니다. 판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억울하다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는 벌금을 줄여 줍니다. 적어도 보험회사에 통보 하지는 말도록 판결하기도 합니다. 영어는 못해도 됩니다. 통역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냥 대충 영어로 해도 됩니다. 판사는 하도 많이 이런 재판을 해봐서 인지 듣지도 않고 기록만 보고도 대충 상황을 파악합니다. 어영부영 영어로 지껄이면 빙그레 웃기만 합니다. 저는 벌금을 내지 않는 대신 traffic school에 하루 다니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school zone이나 under construction zone에서 위반을 하면 벌금도 두배이고 재판을 걸어도 선처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