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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사는 재미 5-정보의 보고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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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부러운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공 도서관입니다. 미국인의 80%가 공공 도서관에 등록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이용도가 높고, 이 때문에 도서이용 뿐만 아니라 community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온갖 community 행사와 각종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과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 테잎이 많아서 초기에 어린이들 영어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미국은 아직도 집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도서관에 오면 1시간 동안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공공 도서관이 있습니다. Kobetich 도서관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공 도서관은 평생을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다가 죽으면서 자신의 집과 전 재산을 도서관을 만드는데 써달라고 기증한 Kobetich씨를 기념하기 위해 그 사람의 집에 만든 것이랍니다. 참으로 부럽고 감동스런 얘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도서관에는 5천여권의 도서가 잘 정리돼 있고 각종 음악 CD, 영화 DVD, 비디오 등이 비치돼 있습니다. 이 도서관이 갖고 있는 비디오 가운데 한국 영화 ‘쉬리’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이용 빈도를 보니 그래도 꽤 인기 있는 품목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시애틀 지역에는 한국인들이 많아서인지 한국어 책도 꽤 있습니다. 대부분 80년대에 발행된 책들이지만 소설 ‘아리랑’도 있고, ‘토지’도 있습니다.



공공 도서관에서는 책을 많이 읽도록 하기위한 각종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과 노래공연, 연극, 비디오 상영등 다양한 행사가 무료로 열릴 뿐만 아니라 가끔 케이크 파티도 열립니다. 이 파티에는 여러가지 케이크와 음료수, 과자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반드시 책을 5권이상 빌린 사람만이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파티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책을 빌리고 파티에 참가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정부 예산이 아니라 모두 자원 봉사자들의 노력과 재원으로 이뤄진다니 더욱 놀랐습니다. 도서관 자원 봉사자들을 만나면 참으로 신기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책을 빌리면 꼭 “Thank you”라고 먼저 말합니다. 하루는 제가 “It is me, not you, who have to say thank you”라고 했더니 “책을 읽는 것은 바로 미국을 강하게 하는 것이고 미국이 강해지면 자기도 잘 살 수 있으니 고마울 수 밖에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미국이 강한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미국인들의 친절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지만 참으로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는 항상 이런 대화가 예외 없이 이뤄집니다. 승객 : Have a nice day, 기사 : you too, 승객 : Thank you, 기사 : you’re welcome. 참으로 단순하지만 얼마나 정겨운 모습입니까? 가끔 인상을 쓰고 버스를 타면 “Where is your smile today?”라고 합니다.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버스에는 승객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런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자위하지만 몹시 부러웠습니다. 엄마들이 3-4살 된 애들에게 I’m sorry, excuse me, please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는 애들에게 어떤 말을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됩니다.



<미국 문화 기행 5> 미국은 부인들의 천국?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하면 부인들이 가장 좋아합니다. 그 동안 무책임한 남편 때문에 힘들었는데 가족과 함께 비교적 한가롭고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된다는 기대 때문이지요. 그럼 정말 미국은 부인들의 천국일까요?



미국에 오면 부인들은 애들에 치여서 별로 자기 생활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계속 애들을 pick-up 해야 하고, 주변에 친한 친구들도 없는데다, 말도 통하지 않고, 음식을 준비하려고 해도 적당한 재료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ESL을 다녀보고 골프도 배워보고 하지만 역시 기대했던 것 만큼 만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가지 대안을 제시합니다. 미국 정부는 J비자 소지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이 부인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대학교 ISO에 가서 EAD form을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 form을 채우고, 간단한 편지와 사진, J1의 부인이라는 증명, 신청비 $120 등을 함께 우편으로 미국 노동부에 보내면 3달 정도 후에 취업 허가서가 날라옵니다. (물론 편지에는 다양한 경험을 위해 직업을 갖고 싶다는 내용이면 되고, 절대로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하면 안됩니다. 사진은 귀가 나오도록 45도 각도에서 찍어야 하는데 ISO에 물어 보면 적당한 사진관을 알려줍니다. 속는 셈치고 거기서 찍으시면 됩니다. $10 정도 할겁니다. 다른데 보다 $1 정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취업 허가를 받으면 즉시 SSN을 신청하고(원래 J2는 SSN을 받을 수 없지만 취업 허가서가 있으면 SSN을 받을 수 있습니다) 취업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직업을 가질 수 있지만 경험 부족과 언어능력 때문에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퍼의 cashier나 신문배달, 우편발송 등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정리를 하루에 두시간 하면 시간당 $9 정도 벌 수 있으니 한 달에 $3-400 정도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에서 일을 해보면 정말 미국 사회를 잘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강력히 추천합니다 (하지만 미국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신청 하셔야 합니다. 3-4달이 걸리기 때문에 늦게 신청하면 허가서가 나오자 마자 귀국해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