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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사는 재미 7-집과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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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집은 미국 생활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들입니다. 특히 자동차와 집은 한번 구입하고 나면 쉽게 바꾸거나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처음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집 문제부터 이야기 해볼까요? 서울에서 부산에 있는 집을 구한다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거주할 장소로는 아파트와 타운 하우스, 단독 주택이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것이 일방적으로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아파트의 경우 일단 값이 조금 쌉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가 있어서 고장이 나거나 특별히 보수가 필요할 경우 쉽게 해결이 됩니다. 공동 주택이니까 수영장이나 헬스클럽 등이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 놀이터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다른 미국 어린이들과 어울리기가 그만큼 쉽다는 얘기가 됩니다. 또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기가 아무래도 조금 편리합니다.



타운 하우스나 단독주택은 일단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미국 중산층의 생활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단 얘기지요. 자동차 거라지도 붙어있어서 장기 여행시 차량 보관이 용이합니다. 아파트의 장점이 단독주택의 단점이고, 단독주택의 장점이 아파트의 단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파트를 원하신다면 인터넷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rent.com 이나 rent.net에 들어가셔서 원하는 지역의 아파트를 찾으면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이곳에 나와 있는 가격 보다는 실제는 조금 비싸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항상 광고는 그런 것이니까요. 10개월 이상 장기 계약을 하면 통상 첫달은 무료로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기나 수도, 쓰레기 비용등이 아파트 월세에 포함돼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냉장고와 세탁기, 드라이어, 에어컨등의 설치 여부도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국 아파트는 통상 이런 것들이 다 설치돼 있지만 모든 아파트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도 설명 드린 적이 있지만 미국 아파트에는 조명이 없습니다. 조명 기구를 구입해야 합니다.



단독 주택이나 타운 하우스는 한국에서 미리 계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워낙 천차만별이고 가격도 흥정하기 나름입니다. 학군도 확인하기 힘들고, 집의 내부 상태도 알기 어렵습니다. 현지에 계신 분들게 부탁하더라도 안심이 되지 않습니다. 이경우는 미국에 도착하셔서 직접 둘러 보시고 계약할 것을 권합니다. 단독주택이 비쌀 것같지만 실제로는 아파트 보다 그리 많이 비싸지도 않습니다.



집이나 아파트를 찾을 때 위치 선정이 어렵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일단 한국인이 적고, 애들 학군이 좋은 곳을 많이 찾습니다만 가보시면 이런 것들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학군 따지지만 학군이 좋으면 한국처럼 집세가 비쌉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계속 살것도 아니라면 학군 좋은 것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인이 적은 곳도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국인이 아무리 많아도 LA같은 특별한 곳을 제외하고는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한국인이 있어야 한국 수퍼도 있고 여러모로 살기에 편합니다. 그리고 학군 좋은 곳에 한국인이 없기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미국 어느 지역이나 학군 좋은 곳에 한국인들이 모여있습니다.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나 학군 보다 이웃입니다. 정말로 좋은 이웃을 만나면 어디든지 살기 즐겁고, 이상한 이웃을 만나면 아무리 좋은 동네라도 살기가 불편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웃이 있는지 언뜻 보아서는 알 수 없으니 이것은 운에 맡겨야겠지요.



자동차 역시 천차 만별입니다. 미국에 가서 둘러보고 골라야지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한국에서 미리 어떤 차종의 차를 살 것인지 대략이라도 마음을 정하고 오셔야 합니다. 미국의 자동차는 한국에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에 그냥 둘러봐서는 단기간에는 도저히 마음을 정할 수 없습니다. 차량의 경우 미국 dealer의 횡포에 대해서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있어서 dealer들도 그렇게 무식하게 장사하지는 않습니다. 차종별 자동차 값은 kbb.com에 들어가시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딜러나 차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kbb.com의 가격을 중심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이곳을 통해 대충 마음을 정하시고 거래하시면 속지는 않을 겁니다.



Dealer를 통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직접 구입하면 $1,000 이상 이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중고차가 그렇듯이 자동차 상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속을 수 있다는 얘기지요. Dealer에게서 구입하시면 값은 비싸지만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자동차는 싼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연수자들은 기본적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게 됩니다. 한번에 수천 마일을 달리기도 하고 1년에 2-3만 마일은 너끈히 달립니다. 한번 고장나면 수리비가 장난이 아닙니다. 싸고 좋은 차를 구힐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만 아무튼 중고차는 가격 보다는 차의 성능입니다.



<미국 문화 기행 7> 의료 후진국 미국



미국에서 아프면 가장 곤란합니다. 미국이 선진국이니까 의료 시설이 아주 좋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의료 후진국입니다. 미국에서 병원을 갈 경우 어디를 다치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아무튼 외상이 있으면 확실하게 치료해 줍니다. 이경우는 한국 보다 훨씬 진료를 잘해줍니다.



그러나 질병의 경우는 얘기가 다릅니다. 밤에 애가 갑자기 열이 나서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열이 98도(화씨) 라고 했더니 100도가 넘으면 연락하랍니다. 잠시 뒤 100도가 넘었다고 전화하니까 응급실로 오라고 합니다. 병원에 가서 재보니 열이 99도 였습니다. 의사는 아이스크림 하나를 주고 그냥 가라고 합니다. (진료비는 $150입니다) 다른 질병도 마찬 가지입니다. 미국 의사들은 항생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도 거의 1950년대 약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연수 오신 의대 교수님 얘기입니다) 한국에서 이미 항생제에 중독된 우리 몸은 이런 약으로 쉽게 낫지도 않습니다. 의료비는 엄청나게 비쌉니다. 한번 병원에 가면 통상 $80이고, 입원하면 그때부터는 병원비가 만달러 단위로 계산해야 할 정도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약 분업 실시 당시 의사들의 파업으로 한동안 몸살을 앓았고, 해마다 오르는 의료보험료 때문에 기분이 나빴던 적도 많았지만, 아무튼 의료의 수준이나 질을 떠나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적어도 우리가 살기에는 미국 보다 훨씬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