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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북경일기(2)-집구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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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얻고 나서 한달쯤 지났을까. 연수기관에서 다양한 직업의 한국연수생들을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중 집세가 화제가 됐다. 상당수 연수생들이나 유학생들이 내가사는 왕징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글쎄 내가 내는 집세가 가장 비쌌다. 같은 크기의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내가 지불하는 가격보다 5백원 많게는 1천원까지 싼게 아닌가. 아뿔사…속았다 싶어 화가 치밀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일단 계약을 하고 나서 이를 파기하려면 내가 지불한 2개월치 야진(押金,보증금)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계약기간도 난 한국에서 처럼 1년으로 했는데 대부분 연수생들이 6개월단위였다. 6개월 후 집값이 내릴 경우에 대비해 집주인과 협상을 하려는 포석이었다.

가장 중요한 집값 흥정부터 실패작이었다. 시간이 없어 한국인 부동산업자를 너무 믿었던게 화근이었다. 하기사 부동산소개인입장에서 보면 집세가 비싸면 비쌀수록 자기에게 돌아오는 복비가 많으니(한달치를 그대로 집주인에게 받기 때문) 나를 위해 싸게 흥정해줄 리가 없지.한국인 이었기에 더욱 씁쓸한 기분을 털칠수 없었다. 그러나 후회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족들이 도착해 같이 생활하다 보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집사람은 먼저 안방에 화장대 하나 없다고 불평을 시작했다. 남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지만 여자들에겐 화장이 얼마나 중요한가. 또 화장실에 비누나 수건등을 넣을 수 있는 세면도구함도 없는게 아닌가. 초등학교 4년생인 큰녀석은 책상위에 책꽂이 하나 없다고 불평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나중에 이같은 문제점을 주인에게 얘기했지만 이미 계약이 끝난후라 반응은 신통지 않았다. 또 한가지, 한국생각만 하고 비디오플레이어를 요구했었는데 이것도 실수였다. 중국에는 이미 비디오보다는 DVD플레이어가 일반화 돼 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불법복제된 DVD 파는 노점상인이 엄청나다. 미국에서 막 개봉된 영화가 일주일만 되면 DVD로 복사돼 북경거리에서 팔릴정도다. 그제서야 계약전에 세세히 챙겨보고 많은 것을 주인에게 요구하라는 친구들의 말이 뇌리를 쳤다.

여기서 얻은 세가지 교훈…

첫째,중국에서 집을 얻을땐 가능한한 많은 품을 팔아라. 즉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고 집을 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좋은 집을 얻기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집세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한눈팔면 바가지요금이 기다리고 있다.

둘째, 계약은 반드시 6개월 단위로 하는게 좋다. 집세가 오를경우도 생각할 수 있으나 베이징의 경우 집을 현재 아파트 건설붐이라 물량이 부족해 집세가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지막으로 베이징아파트(특히 외국인에게 임대하는 아파트)는 대부분의 가구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겉만 둘어보고 계약을 하기 쉽상이다. 그러나 실제 생활을 하다보면 필요한게 없는 경우가 있으니 아주 세세하게 내부를 둘러보고 필요한 것은 주인에게 (가능한한 많이) 요구해야 한다. 일단 계약이 끝나고 돈을 지불하고 나면 주인은 규정을 내세운다. 규정에 따르면 계약이후에 모든 것은 세입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실제 생활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