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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교 잘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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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육시스템

미국 학교는 한국에서 온 학생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곳입니다. 한국에서는 각종 학교 시험에 시달리고 학원 다니느라 바쁘지만 미국에 오면 그런 구속과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각종 시험이 있습니다만 여기 아이들은 학교 시험에 목숨 거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학교 분위기가 공부에 찌들어 있지 않고 자유롭습니다. 이 때문에 영어가 부족해서 불편한 아이들도 몇 달만 생활해보면 미국에 남고 싶어 합니다.

물론 학년이 올라가면 나름대로 대학입학을 준비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고등학생과는 딴판입니다. 제가 아는 어느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2006년 초에 워싱턴대학으로부터 장학금과 함께 입학허가를 받았습니다. 그 학생의 집에는 컴퓨터용 책상은 있지만 학습용 책상은 없습니다. 평상시엔 침대에서 관심 있는 명작 소설 등을 읽고, 학교 공부가 어렵거나 꼭 필요할 때는 친구들을 불러다 토론학습을 합니다. 학원 같은 건 있지도 않고, 그런 데를 다닌다는 건 상상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골프치고, 영화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놉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고3과 비교하면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학생들이 주최하는 연주회나 연극 댄스 등의 발표회가 열립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런 활동에 참가하고 있는데, 발표회에 가보면 어린 학생들의 순수하고 재치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보기 좋더군요. 이들 학생들의 얼굴에서 입시에 찌든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발표회는 대부분 학교발전기기금 조성을 위해 입장료를 받지만 좌석은 학부모들로 가득 채워집니다.

이런 여러 모습들을 보면 미국의 교육시스템이 마냥 부럽게 느껴집니다. 물론 자율이 강조되다보니 미국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만 학교야 말로 전인교육의 현장이란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또 나름대로 실력 있는 학생들은 자기 학년보다 높은 학년에서 공부에 대한 갈증을 채울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생은 지역 대학에서 대학 커리큘럼을 이수하기도 합니다.

-입학은 언제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 새학기는 8월 말부터 시작됩니다. 보통 학기 시작 2주 전 쯤 해당지역 교육청에 가서 입학 신청을 하면 됩니다. 비자와 학적부 등의 기본 서류와 학생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담은 서류를 작성하면 됩니다. 처음 학교에 입학하면 아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아이가 내성적이라면 반편성하기 전에 한국 학생을 짝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학교측에서 배려해 줍니다. 요즘 미국 어느 학교에 가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학생들은 있습니다. 그래도 영어 빨리 배우게 하고 싶은 부모 욕심에 한국학생을 기피하기도 합니다만, 아이가 받을 스트레스도 생각해 줘야 합니다. 아이에게 한국학생을 짝으로 맺어줘 얼마간의 적응기간을 준 후 담임선생에게 짝을 미국학생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선생님에 따라서는 학생의 영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숙제나 시험 같은걸 면제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잠깐은 편하겠지만 이런 일이 지속되면 아이가 ‘나는 예외’란 생각을 갖게 되고, 학습 의욕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힘들어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하게 해야 합니다.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잘 보게되면 훨씬 큰 성취감을 느낄수 있습니다.

-튜터

미국의 학교 교육이 자유스럽고 헐렁하긴 하지만 주중에는 언제나 숙제가 있습니다. 교과 과정을 살펴보면 한국처럼 몰아치듯 시키는 공부는 아니지만 야금야금 필요한건 다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교 과정만 착실히 따라가면 배울 거 다 배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처음 학교에 입학하면 숙제를 돌봐 주는 게 큰 일 입니다. 영어 해석부터 숙제 풀이까지 하다보면 자정을 넘기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수학문제 같은 경우 쉬운 단어로 구성돼 있지만 키워드가 사전이나 인터넷을 뒤져도 무슨 뜻인지 몰라서 문제를 못 풀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들도 모릅니다. 이럴 땐 같은 반 학생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는 게 최고입니다. 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와 숙제를 도와줄 미국인 튜터를 둡니다. 저는 튜터를 생각하지 못하고 몇 달 동안 아이와 씨름하며 고생했습니다. 연수기간이 절반정도 지났을 때부터는 아이가 보다 체계적으로 영어를 배울수 있게 하기 위해 학원엘 보냈더니 재미있어하고 제 시간도 생기더군요.

-학원

얼마전 뉴스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학생들이 본국에서의 과도한 학습 스트레스에 못 견뎌 미국으로 유학을 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이 아이들이 미국에서도 학원에 다닌다는 겁니다. 일종의 학원 금단현상 때문일까요. 워싱턴주에도 한국인이 많이 사는 곳에는 꼭 보습 학원이 있습니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지요. 저도 한국에서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친 적이 없어 영어 체계를 잡아주기 위해 연수 7개월째부터 학원엘 보냈습니다. 이 학원의 주요 고객은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학생들입니다. 주로 수학과 영어의 심화학습을 돕습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학원 이란 걸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실에는 한국아이들 네 명이 있는데, 문제 빨리 풀기 시합을 하면 TOP4는 한국아이들이라고 합니다. 한국인 부모들의 교육열은 미국에서도 여전합니다.

-학군 고르기

미국에 1년 정도 생활하는 연수생들에게 학군이 큰 의미를 갖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학군을 따지는 다른 부모들을 보면 내가 너무 무책임한 부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군요. 좋은 학군 고르는 사이트(http://www.greatschools.net) 를 소개합니다. 여기에는 가고자하는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의 시험성적이 나와 있고 다른 학교와 학생들의 학업 성과를 비교하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그 학교의 경제상태와 학생들의 인종비율도 나와 있습니다. 이를 보면 그 학교 근처 주민들의 인종 비율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 ESL에 대하여

영어를 못하는 외국학생이 ESL 수업을 듣는 것은 법으로 규정된 의무 사항입니다. 하지만 ESL을 통해서 아이의 영어 실력이 크게 향상 되리라고 기대 할 만한 것은 못됩니다. 학교나 선생에 따라 가르치는 수준이 틀리겠지만, 저희 아이의 경우 너무 쉬운 내용으로 시간 때우기를 해 아이가 ESL 수업이 별 도움이 안된다며 싫어 하더군요. ESL 교사가 없는 학교는 다른 학교 교사가 출강 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엔 학생이 다른 학교로 ESL 수업을 받으러 가야 합니다. 그러면 왔다 갔다 하는 시간까지 낭비하게 돼 수업은 수업대로 못 듣고 피곤해집니다. 이 때문에 한국 학부모들 중에는 선생에게 부탁해서 ESL을 빼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학교측에서야 문제가 생기면 학부모에게 책임을 질거냐고 하지만 문제가 생길일은 없습니다. ESL 수업의 효과가 없으면 과감하게 빼 버리는 방법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준비물

△큰 가방-지역별로 학교별로 교육 시스템이 차이가 있지만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대학생 원서 같이 아주 두꺼운 책을 교과서로 쓰고 있어 큰 가방이 필요했습니다.
△악기와 연주회 때 입을 힌색 블라우스,검정 바지(치마)-학교에서 학생마다 한가지 씩 악기를 가르치고, 1년에 두 번 정도의 연주회를 열더군요. 매일 악기를 들고 등교해야 하는 만큼 아무래도 작은 악기가 좋을 겁니다. 참고로 제 아이는 피아노와 플릇을 배웠는데, 미국에 올 때는 플릇을 가져왔습니다.
△슬리핑백-6학년 정도 되면 학교에서 캠핑을 떠납니다. 이때 슬리핑백이 꼭 필요합니다. 가족들끼리 여행 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짐이 많으면 현지에서 사도 20달러가 채 안됩니다.
△어린이용 선글라스-미국 햇살은 한국보다 눈 부십니다. 안경을 끼는 아이라면 시력에 맞춰서 예쁜 선글라스 하나 맞춰 오시면 여행다닐때 좋을 것 같습니다.
△체육시간에 입기 편한 옷-한주에 2~3회 체육을 합니다. 여자 아이들은 체육시간에 평상복을 입고 운동 합니다. 체육이 있는 날 입기 편한 옷을 준비하세요.
△자녀 예방접종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