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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대학 선택하기 TIP (North Caro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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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가 결정되면 제일 고민이 되는 것이 연수대학과 프로그램이다. 물론 그 전에 연수를 지원하기 위해 대학을 이미 결정해 놓기도 하지만 뭐 대학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선배 연수생들은 자녀들이 미국에 잘 적응 할 수 있는 곳을 고른 뒤 그 지역의 대학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과 아이들 둘 다 미국에서 많은 것을 얻어간다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각 연수대학마다 장점이 있겠지만 현재 연수를 받고 있는 듀크대학교의 Media Fellow Program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해외연수를 갈 경우 본인이 공부하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을 맟춤형으로 설계해 놓은 대학은 거의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통 특정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입학을 쉽게 받아주는 곳이면 더욱 좋고) 나머지 시간은 본인이 관심있는 과목을 찾아서 대학에서 청강하는 것이 현실이다.

저널리즘 스쿨로 유명한 이 곳 노스캐롤라이나 UNC 대학의 경우(학비 무료) Visiting Scholar를 대상으로 금요일마다 1시간 반 정도 세미나를 열고 있고, 듀크대학교의 또 다른 연수 프로그램인 Pass program(학비 6천 달러)은 한 달에 한 번정도 세미나를 한다고 한다. 만약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본인이 과목을 선택하고 담당 교수에게 메일로 허락을 구하면 된다. 사실 경험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현지 대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는 것은 정말 도전적이고 힘든 일이다. (언어의 장벽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음가짐도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내가 공부하고 있는 듀크대학교 Sanford school of public policy의 ‘Media Fellow Program’ 은 앞서 언급한 연수 프로그램과는 운영자체가 조금 다르다. 물론 학비는 만 달러이지만 (대부분의 재단에서 만 달러까지는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학기에 한 달 스케쥴을 짜서 공부를 함께 한다.

이번 학기에는 나를 포함해 모두 8명이 참여하였다. South Africa에서 2명, Germany에서 2명, France에서 1명 America에서 2명 등이다. France에서 온 기자는 국제부의 아프리카 담당 책임자이고 South Africa에서 온 女기자는 요하네스버그 eTV의 News Editor이다. 미국의 공영라디오인 NPR의 Ombudsman을 담당했거나 이 지역 Local 라디오방송인 WUNC에서 정치관련 리포터로 일하는 언론인도 참여하였다.

듀크대 언론관련 교수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토론도 하며, 각각의 Media Fellow로부터 그 나라 언론 상황과 관심이 있는 분야를 들을 뒤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지난번에는 前 LosAngeles Times CEO인 Dick Scholsberg로 신문산업에 대한 강의를 들었고, Washington Post에서 탐사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Sarah Cohen으로부터 워싱턴 포스트지의 탐사보도에 대한 구체적인 취재기법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4주간의 프로그램에는 Washington trip과 다른 지역의 세미나 참여도 포함돼 있다 (아쉽게도 경비는 별도다). 한 달동안의 스케쥴이어서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본인의 경우 그래도 4주간 듀크대학교를 매일 다니며 저널리즘 공부도 하고 영어도 익히는 좋은 기회였었던 같다.

이 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학기초부터 한 과목을 청강하고 있다. News as Moral Battleground 이다. 기자의 윤리에 대한 Case Study 과목인데 물론 이 과목은 프로그램 담당자와 상의 끝에 교수를 소개해줌으로써 청강 과목을 쉽게 정할 수 있었다. 영어의 한계 때문에 수업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학생들의 수업참여 열의였다. 듀크대 학생들이라 그런지 질문과 토론으로 이어지는 활발한 수업이었는데, 언젠가 TV에서 본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의 ‘정의’ 라는 수업과 비슷했다. 한국의 대학생들과 비교하면 정말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같은 토론 수업이 가능한 것은 독서의 힘이라는데.. 종강 전에는 중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청강을 해볼 계획이다.

일전에 회사 후배가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공부하고 싶어서 미국 대학의 관련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Visiting Scholar를 문의했는데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고 문의가 왔다. 교수 개인이나 학과 차원에서 Visiting Scholar를 받는 것은 어쩌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 Director인 Laurie Bley에게 물어보니 듀크대 Nicholas school of the Environment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청강을 받을 수 있도록 교수에게 소개해주겠다고 한다.

한 달간 짜여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청강도 1-2과목 듣는다면 아주 바쁘고 보람있는 연수생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연수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여행을 다니는 것이 더 보람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주관적 판단이고 관점의 차이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미국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연수생들이 스스로 찾아서 공부를 하는 것 보다는 이미 짜여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조금 더 쉬운 것 같다. 내년 봄 학기에는 세계 각국의 어떤 언론인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