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으로 떠난다고 할 때 많이 사람들이 “영어는 이제 확실히 늘겠네…”였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인 목표중의 하나가 또 영어였습니다. “영어의 바다에 푹 빠져볼까?”하는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영어를 배우고 써먹기에 미국만큼 좋은 데가 어디 있을까요?
한국인을 만나서 이야기하지 않는 한 무조건 영어를 써야하니까 영어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넘어 더 욕심을 부린다면 사정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많은 한국 사람들은 미국에 있으면서도 영어를 써먹을 수 있는 기회를 잘 만들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와서 조금 생활해보면 아시겠지만 영어를 안 써도 대부분 생활이 되며, 인터넷으로, 또는 주변 한국 사람에게 적당히 물어서, 또는 몰라서 적당히 손해보고 넘어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면 1년이 아니라 몇 년을 미국에서 살아도 영어가 별로 안 늘 수 있습니다.
영어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미국에 살아도 미국을 잘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미리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많이 하고 미국에서 자신감을 갖고 심화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미국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현실을 한번 볼까요?
우선 제가 사는 벨뷰를 예로 들어보면, 영어를 배운다고 생각하면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공공 도서관에서 하는 ESL Class 또는 Talk time, Hopelink에서 하는 역시 ESL Class ,Talk time, 또는 커뮤니티 칼리지나 워싱턴대학에서 하는 English language Program 등이 있습니다.
앞의 두 곳은 무료이고 뒤의 두 곳은 유료입니다.
무료 2군데를 한번 가볼까요.
방에 10여명이 있습니다. 인원은 시애틀 주변에서도 조금 차이가 납니다. 대부분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인과 러시아인(통칭) 등이 주를 이룹니다.특정 주제 또는 이야기 거리에 대해서 한사람씩 또는 수강생들끼리 이야기해라고 합니다.
대부분 앞으로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 사람들과 연령대가 조금 있는 분들이 수강생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이 좋은 프로그램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미국인과 실제 대화하는 기회를 갖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뒤의 유료 2군데를 가볼까요?
커뮤니티 칼리지와 워싱턴 대학의 영어 집중 과정은 Quarter(주 5일,10주 코스)당 수강료가 2천불이 넘습니다.커뮤니티 칼리지의 단과형식은 Quarter(주 1회, 또는 2회)당 한 class에 300~600불 정도합니다.
효과는 어떨까요?
대부분 수료자들의 반응은 “그저 그렇다“ 또는 “별로다” 였습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몇 개월 공부해도 영어가 금방 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도 강사의 설명을 듣다보면 말을 하는 기회가 많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주변에서 영어로 많은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과 부딪히는 기회를 많이 가져라 충고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How is it going? 등 몇 마디 주고받으면 할 말이 없습니다. 일상적인 만남 속에서는 긴 문장을 구사할 기회가 잘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영어는 또 영어만의 문제가 아닌 대화를 끄집어내고 대화를 이어가는 요령이 있어야 합니다.(물론 한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어떻게 하면 말을 좀 더 많이 하고 긴 문장을 구사해볼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선택한 방법은(사실은 누구나 말하지만….) Input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과 Output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Input을 위해서는 TV 라디오 등을 주의 깊게 듣기(때론 closed caption 이용하기), 스크립트(Script) 있는 오디오 또는 비디오 듣고 따라 하기, 아이 책읽기 숙제할 때 같이 읽고 외우기 등 입니다.
Output을 위해서는 미국인 친구 만들기와 학과에 한 두 과목은 적극적으로 꼭 참여하기입니다. 친구를 사귀기 힘들다면 개인 tutor 라도 구하는 게 좋습니다.
수업은 보통 토론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말하고 듣기 연습에 좋은 기회입니다. 특히 교수보다 학생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는 더 듣기 까다로 울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하려면 대단한 노력과 에너지가 소요되고 또 피곤합니다.
영어의 본고장인 미국이라도 단기간에 영어를 배우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