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아메리칸 대학에서 연수중인 연합뉴스 최재석입니다. 사는 곳은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입니다. 지금쯤 많은 동료기자들이 내년 연수를 준비하거나 올 여름 연수를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여러 언론 단체와 재단의 해외연수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통해 작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연수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며 저의 경험은 DC 지역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이 지역을 연수지로 고려하고 있는 분께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지난 5월7일자 워싱턴 포스트 일요판 OUTLOOK면에 워싱턴 지역을 소개하는 몇 가지 통계치가 실렸다.(여기서 워싱턴 지역이란 DC를 둘러싸고 있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주의 일부 카운티를 합친 개념으로 신문에서는 GREATER WASHINGTON이라는 표현을 썼다) 첫째, U.S. rank in science and engineering workforce에서 워싱턴 지역이 324,530명으로 1위에 올랐다. 둘째, U.S. rank in advanced degrees의 상위 5개 jurisdictions 가운데 4개가 워싱턴 지역에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1위:Montgomery County-메릴랜드, 2위:Howard County-메릴랜드, 4위:Fairfax County-버지니아, 5위:District of Columbia). NIH(미 국립보건원) 같은 연방정부 기관들이 이 지역에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통계치가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지난 1년간 살면서도 이 지역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꼈다. 내가 사는 몽고메리 카운티를 예를 들어도 곳곳에서 새 집을 짓고 있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고 한국에서나 다른 미국 지역에서 이 곳으로 이사한 한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나 뉴저지 쪽에서 워싱턴 지역으로 교민들이 많이 이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래서인지 이 지역으로 연수 오는 기자들도 늘고 있다. 현재 예닐곱 명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현재 워싱턴 인근에 교민과 일시 체류자를 합쳐 한국인이 15만 명 혹은 30만 명 정도가 될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
날씨는 한국의 4계절이 다 있어 지낼 만 하다. 매년 다르지만 내가 경험한 1년을 기준으로 보면 겨울에는 발목이 푹 잠길 정도로 눈이 내려 학교가 휴교한 적도 몇 차례 있었고 여름에는 강렬한 햇볕에 얼굴이 쉽게 그을린다. 물론 벚꽃이 만발하고 녹음이 무성한 봄과 하늘이 푸르고 낙엽이 뒹구는 시원한 가을도 있다.
이렇게 좋은 환경인 만큼 물가는 비싸다. 물가를 쉽게 가늠할 수 있는 집값을 보면 2베드 아파트 1천500-2천 달러, 3베드 타운하우스는 2천-2천500 달러, 3베드 싱글하우스는 2천500달러가 넘는다. 이 것도 동네에 따라 그리고 집주인이 누군가에 따라 편차가 크다. 집값 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생활비가 많이 든다. 왜 미국에는 쇼핑할 곳이 그렇게도 많은 지 계속 놀라고 있다. 이방인의 눈에 모든 것이 새롭게 보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자녀 영어 개인교사에다 철철이 가족여행이라도 다니려면 재단에서 받는 돈과 월급, 그리고 가욋돈이 꽤나 필요하다. 3년 전에 워싱턴 DC에서 연수했던 동료 기자의 말이 생각난다.
“필요한 것은 영어가 아니라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