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조지타운대학에서 연수중인 동아일보 이기홍입니다.
정말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이야기들이지만, 그래도 혹시 이쪽으로 연수오실 생각이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제 경험을 위주로 적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메일(sechepa@donga.com)로 연락주세요.
<< 짐 꾸리고, 부치고... >>
### 짐 부치기 ###
저는 짐을 부치는데 주로 우체국을 이용했습니다. 우체국은 부피가 아니라 무
게로 요금을 계산합니다.
그런데 박스 크기에 제한이 있습니다. 우체국에 가면 미국에 보낼 수 있는 최
대 크기의 종이 박스를 1개에 700원인가에 팔더군요. 라면 상자 보다 조금 더
큰 박스 한개에 옷을 가득 채워 보내면 3만원 가량 들었던 것으로 기억납니
다.
저는 박스 11개를 보냈는데, 보험료까지 합쳐서 40만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4인 가족이 입을 옷, 이불, 밑반찬, 고추장, 신발, 아이들 장난감, 심지어 축구
공과 킥보드까지 보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보낸 것 같습니다.우체국 짐에는
부피는 크지만 가벼운 짐, 예를 들어 이불과 가을 겨울 옷에다 라면과 김 등 포
장된 마른 음식 위주로 싸면 됩니다.
예를들어 이불과 옷은 TV홈쇼핑에서 선전하는 압축 백을 사서 압축시켜서 넣
었습니다. 부피가 작아지고, 무게는 상대적으로 덜 나가는 짐이니까요.
우체국에선 보통 선편으로 1-2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하지만 출국 3주 전에 부
는데 도착후 1주일 가량 지난뒤 집에 온전히 배달되더군요.
그리고 비행기 탈 때 1인당 짐 2개(1개당 30키로 정도가 제한)를 가져갈 수 있
습니다. 부부와 아이 2명의 4인 가족인 경우 30㎏ 짜리 가방 8개를 무료로 가져
갈 수 있는 겁니다. 엄청난 분량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8개 가방을 들고 간다
면 운반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저는 남대문 시장에서 한개에 1만5000원짜리 이민가방을 몇 개 사서 당장 도
착한뒤 입을 옷, 담요, 쌀, 반찬 등을 담고, 나머지는 조그만 트렁크에 넣었습니
다. 집에서 공항까지는 미니밴 택시를 불러서 탔습니다.
그런데 우체국에서 짐 부치는 것을 꼭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짐을 싸고 우
체국에 가져가서, 터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꽁꽁 붙여서 부치는 과정이 간단치
않더군요. 꼬박 하루 나절을 잡아먹더군요.
해운회사를 통해 짐을 보내면 직원이 와서 다 싸서 부쳐준다고 하더군요. 돈
이 좀 들어도 해운회사를 통해 가구까지 다 보내면 훨씬 편리하겠지요.
해운회사의 경우 운송비는 무게(Weight)가 아니라 부피(Volume)로 계산합니
다. 기본 단위는 큐빅으로 1큐빅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M입니다. 큐빅당 운송비는 회사에 따라 다른데 십몇만원대인걸로 기억합니
다. 가구 같은 것도 가져가면 200만원은 넘게 나온다고 하더군요.
### 무엇을 가져갈까? ###
해운회사를 이용한다면 웬만한 가구까지 가져가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해운
회사의 경우 짐 부치는데 드는 기본 경비가 60,70만원 들고 그후부터는 큐빅 개
수에 따라 요금이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만약 부치는 짐 분량이 적다면 기본경
비가 너무 아까운 거지요.
저같이 우체국을 이용한 경우 가구 같은 것은 가져갈 수 없습니다. 현지에 와
서 다 장만해야지요.
우체국을 이용할 경우 제가 생각하는 꼭 가져왔으면 하는 품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자사전, 컴퓨터(한글 기능 때문), 프린터, 여행안내책, 철따라 옷 한 두벌,
아이들 학용품 조금…
짐을 많이 갖고 가든 단촐하게 갖고 가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전제품- 워싱턴DC처럼 한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가시는 분은 전자밥솥
은 안 가져 가도 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도착해서 월마트에서 15 달러 인가
주고 전자밥솥을 샀는데,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전기냄비도 25달러 인가 주고 샀는데, 전자밥솥과 전기냄비를 집에서는 물론
여행갈때마다 모텔방에서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전압 안맞는 한국 전자밥솥
을 가져오면 집에서는 변압기에 꽂아 쓴다고해도 여행갈때마다 변압기를 들고
다니기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한국에서 가전제품을 가지고 온다면 변압기가 필요하지요. 미국은 110볼트
를 쓰는 지역이 많으니까요.
TV, 청소기는 미국에서 새걸 샀습니다. TV나 DVD플레이어는 한국보다 싼 편
인 것 같더군요.
*침대 매트리스와 소파는 올때 다 버리고 온데다, 남들이 쓰던 것은 아무래
도 기분이 그럴 것 같아서 새 것으로 샀습니다. 식탁은 중고도 100달러는 넘더
군요.
* 옷-미국은 세일이 많고 할인점, outlet이 많습니다. 기본으로 철따라 한 두
벌 가져오고, 필요하면 여기서 사입는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옷값이 한국보다 비싸지는 않다고 봅니다. 백화점에서 워낙 세일을 많이 자
주 하거든요. 특히 가죽 옷은 한국보다 훨씬 싸다고들 하더군요. 어른 옷은 철
따라 한두벌, 아이들 옷은 몇벌씩 가져왔는데, 여기서도 쇼핑하다 보면 세일 제
품을 한두개씩 계속 사게 되더군요.
신발도 많이 가져왔는데, 여기서 보니 나이키 같은 유명 상품 신발들이 세일
만 잘 이용하면 굉장히 싸더군요. 1년치 옷이나 신발을 다 챙겨 올 필요는 없
을 것 같습니다
*음식-워싱턴 인근의 경우 초대형 한국 음식 슈퍼가 여러 개 있습니다. 한국
의 그랜드마트, E마트 식품매장 못지 않아요. 공산품 가격도 월마트하고 경쟁
해도 될만큼 저렴한 상품이 많더군요. 고추장 된장 김치 오뎅 번데기통조림 등
등 한국에서 살 수 있는 식품은 거의 다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한국에서 만든
것인 만큼 한국보다는 값이 비쌉니다.
예를들어 신라면 한봉지에 76센트 정도합니다. 하지만 한국과 아주 큰 차이
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처음 도착해 먹을 며칠 분의 음식만 준비해와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고추장 된장 등은 집에서 담근게 있으면 잘 포장해 갖고 오는 것도 괜찮
을 것 같습니다. 김 같은 것은 무게가 많이 안 나가니까 우체국을 통해 많이 부
쳐 놓으면 두고두고 잘 먹을 수 있겠지요.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념품-선물용으로 탈 바가지 인형, 부채, 컵 받침대 같
은걸 많이 가져오는게 좋습니다. 저는 남대문시장 기념품 가게에서 하나에
5000원 가량에 여러개를 사왔는데, 요긴하게 썼습니다.
*안경은 한국에서 여분을 준비해 오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돗수가 없는 선글
라스의 경우에는 여기 Outlet이나 상설할인매장에서 이른바 ‘명품’(유명브랜드
제품) 제품을 굉장히 싸게 팔더군요. 조그만 하자가 있는 제품들이라고 하는
데 글쎄 그냥 봐선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학용품은 조금 준비해 오는게 좋겠지요. 아이들 생일날이면 다들 같
은 반 친구들에게 아주 작은 선물을 돌리더군요. 저는 한국에서 가져온 지우개
나 연필을 돌리니까 되더군요.
*식기류-수저,젓가락 같은 것은 여기도 팔지만 크게 부피가 안 나가니 가져오
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접시, 냄비, 후라이팬, 유리잔세트 같은 것은 미국 가격
이 경쟁력이 있다고 하더군요.
*감기약, 해열제, 소화제, 위장약, 대일밴드, 소독약같은 기본적인 약들은 챙
겨 왔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한국 슈퍼에 한국인 약사 약국이 있어서 안 가져와
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팩소주 한박스를 우체국에서 짐 부칠때 함께 부쳤습니다. 여기서 한국 분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죠.
*기타 = 8월말에 대대적인 세일을 하더군요. ‘back to the school` 세일인데
거의 모든 백화점, 모든 종류의 상점들, 자동차판매상들이 세일을 하는 것 같아
요. 8월중순쯤 와서 이 세일을 이용해 가구나 가전제품을 구입해도 될 것 같습
니다.
<짐 보관>
저는 미국에 안 가져가는 짐들은 버리거나 모두 이삿짐 보관업체에 맡겼습니
다. 인터넷에서 여러 업체 명단을 뽑아서 전화해서 가격을 비교해 본 뒤 골랐습니다.
짐 분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4인 가족인 저의 집의 경우 큰 트럭 한대 분량을
맡겼는데, 직원들이 와서 짐을 다 싸서 가져가주고 나중에 다시 가져와 풀어주
는 조건으로 이사비용을 포함해 1년 보관에 200만원이 조금 안 든 것 같습니
다. 콘테이너 보다는 공기가 통하는 창고에 보관하는 업체를 고르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의료보험>
굳이 여기서 제가 설명안해도 연수자로 확정이 되면 AIG등 보험회사에서 전화
가 쇄도할 겁니다. 제가 먼저 요구하지 않아도 에어전트들이 경쟁적으로 할인
율을 제시하더군요. 그중에 하나를 골라 가입하면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는 보험을 안 들면 현지에 도착했을때 대학에
서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그런데 조지타운대학의 경우 등록 책
임자는 보험 가입 증명서를 보자고 하지도 않더군요. 제가 규정상 보여줘야 하
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까, 신뢰하니까(즉 가입했을 것이라고 믿으니까) 괜찮
다고 하더군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