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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철저히! 목표는 단순 명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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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워싱턴대학(UW)의 SMA (School of Marine Affairs)에서 연수하고 있는 부산일보 류순식 기자(ssryu@busanilbo.com, ssryu@u.washington.ed u) 입니다

연수기를 쓰는 이 시점이 지난해 LG 상남언론재단의 해외 연수자로 선정돼 미국행을 위한 여러 가지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이었던 같습니다. 지나간 기억들을 더듬어보니 “그땐 그랬지…”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준비상황 등을 적어놓았던 메모 공책을 뒤적이다 보니 어느덧 그런 시간들도 아련한 추억으로 여겨집니다.

1년이란 결코 짧은 시간도, 긴 시간도 아닌 참 애매한 시간이자 야속한 시간 인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자신만의 시간이 아닌 아내(또는 남편)와 아이와의 공유시간을 포함할 땐, 또는 “잘 몰라서….” “뭔가 서툴러서….” 어쩔 수 없이 미국 생활의 적응 과정에서 허비해야하는 시간 등을 감안할 땐 1년이라는 실질적인 시간은 훨씬 단축됩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 ‘준비는 철저히! 목표는 단순 명료하게!’입니다.

물론 힘드시겠죠?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며칠 전까지 회사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런저런 준비를 철저히 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왕 떠나시기로 되어있다면 비행기를 타기 전에 연수자 본인과 가족 모두 준비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세요.
일단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보자고 생각하시면 금방 후회하십니다.

그렇다면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요?
지난 연수자들의 연수기도 많고, 워낙 정보가 주위에 많다보니 미국에 대해 새삼 궁금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막상 미국행을 준비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또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최근 제가 아는 분이 시애틀로 연수를 온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를 물어 왔는데 1년 전에 제가 가졌던 고민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연수자로 선정된 후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단계인 연수지 결정 과정은 사실상 많은 방법이 제시돼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의 연수자들이 했던 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연수자로 선정되면 이제 미국 들어가기 전까지 어떻게 준비 할까 입니다.
시간을 거꾸로 계산해가면…. 미국에 들어가는 시점은 자신의 대학 또는 아이의 개학 시기가 우선이겠죠? 회사 사정도 있겠지만….

제가 있는 시애틀의 워싱턴대학 (UW) 의 경우 지난해(2006년) 개학일은 9월27일이었고 올해 (2007년)는 9월26일 입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벨뷰 (Bellevue-시애틀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의 초등학교 개학일은 지난해 9월5일이었습니다.

올해도 9월 초순입니다. 중,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워싱턴 주의 다른 지역도 비슷합니다. 집구하기, 살림살이 장만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늦어도 8월 초 또는 중순에는 들어가야겠죠.

입국하는 날짜가 정해지면 거꾸로 국내에 남은 기간 동안 각종 필요한 상황을 준비하면 되겠죠?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연수자 본인이나 아내, 아이 다같이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당연히 어학 공부입니다.

연수자는 연수신청을 위해 영어 공부를 많이 하셨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실전용(?)이 아 닐 수 있고 아니면 조금 부족할 수도 있을 겁니다.
현실적으로 스트레스 많이 받고 바쁜 회사 업무 속에서 시간을 내 영어 공부 충분히 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또 “영어는 영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해야 한다”라는 막연한 기대와 환상을 가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적어도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영어공부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처럼 (사실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한국에서 최대한 영어공부를 많이 해가야 체면이 덜 깎입니다.
시행착오도 줄어듭니다. 미국에서 미국 문화를 느끼고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로부터 더 자유스러워져야합니다.

아내도 “남편과 애 돌보면서 시간나면 뭐라도 배워야지” 하는 안이한(?) 생각만하면 미국 생활이 즐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미국에서 알게 된 어떤 여자 분은 “따분하다” 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영어가 좀 되면 혼자서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아이도 미국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한국에서 대접(?) 받아가면서 최대한 영어 공부를 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적응 잘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른들에 비해서 그렇고 아이가 또 겪어야하는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 점에서 연수자는 연수자로 선정된 시점부터 이미 가족에 대한 배려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둘째, 미국서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가지고 가야합니다.

연수자는 이미 연수계획서에서 자신이 연수지에서 할 일을 정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 가지 전 국내서 최대한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같은 말이지만 아내도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동반자로서 support 만 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취미면 취미… 한두 가지 명확히 정하는 게 좋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없습니다. 미국 생활하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1년이 그렇게 갈 수 있습니다.
평소에 바빠 못했던 것을 미리 정해 미국에서 어느 정도 정착되자마자 바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미국인들의 레슨이라는 것은 주로 재미와 흥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한국처럼 ‘단기 속성 완성’ 또는 ‘테크닉’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마십시오.
느긋한 심정으로 재미를 느껴가면서 한다고 생각하세요.

다른 예로, 골프를 연수자 본인이든 누구든 미국 와서 배워서 즐기시려면 한국서 미리 기초 정도는 하고 오십시오.
워싱턴지역의 경우 일대일 레슨은 30분에 30불정도, 그룹레슨은 일주일에 2번 정도합니다. 한국처럼 한 달 레슨 끊어놓으면 언제든지 레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못 됩니다.
골프를 하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골프는 한두 달 동안 거의 매일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실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럴 시간이 없으시겠지만 한국서 좀 더 하시고 미국서 여유를 가지세요.
또 건강은 체크해 보시고 필요하다면 처방약(감기 몸살 약 포함)도 가지고 오세요. 저도 저와 아내, 아이의 감기 몸살 처방약을 한 달 분 정도는 가지고 왔습니다.

미국 병원비가 비싼 것은 아시죠? 단적인 예로 감기로 병원 한번 가면 100불입니다. 특히 치과 진료는 해외교환교수보험이라는 여행자보험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