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생활의 디테일을 잘 채우려면 지역정보 활용이 필수다’라는 생각을 최근 하게 되었다. 연수 1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이런 연수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면 방학 기간을 이용한 서너 번의 굵직한 여행 계획을 잘 짜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겠지만, 그 사이 학기 중 주말이나 공휴일까지 낀 3,4일의 연휴를 잘 활용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가 지난 10개월 간 활용하면서 나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 지역행사 정보 팁을 여기에 소개할까 한다.
우선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어바웃닷컴(www.about.com)이라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 상단의 ‘Travel’란을 클릭한 뒤 해당 페이지의 ‘US Cities’란에서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를 선택하면 된다. 메일링리스트에 가입하면 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보내주니 굳이 사이트를 들락날락할 필요는 없다.
이 사이트의 장점은 본인이 선택한 도시의 각종 지역행사, 여가활용 및 여행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내준다는 점이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물론 우물 안 개구리 시야에 불과하겠지만) 지역행사 일정을 빠짐없이,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보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령 북버지니아에 사는 필자에게는 워싱턴 D.C., 북버지니아, 메릴랜드의 정보를 취합해서 보내주는데, ‘이번 주에 할 10가지 일들'(Top Things to Do this Weekend), ‘아이들과 함께 갈 좋은 장소 베스트 15′(15 Best Places to Go with Kids), ‘워싱턴 DC의 무료 여름 콘서트들'(Free Summer Concerts in Washington DC), ‘5월의 축제들과 특별 행사들'(May Festivals & Special Events) 같은 식의 주제가 담겨 있다.
물론 지역 행사가 많은 미국의 각 도시는 지역 도서관이나 레크레이션 센터에 비치한 팸플릿, 신문광고, 지역케이블TV 등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지역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또 카운티나 시청 홈페이지의 메일링리스트에 가입하면 내 지역행사 정보를 받아볼 수도 있어,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거주하는 곳과 가까운 곳의 행사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어바웃닷컴을 활용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은 1, 2시간 거리의 이웃 카운티나 도시의 행사 정보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주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진다는 점이다. 미국은 계절이나 시기별로 비슷한 성격의 행사가 많지만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행사들도 적지 않은데, 이처럼 시야를 넓히면 좀 더 다채로운 여가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또 펌킨 페스티벌이나 할로윈처럼 비슷한 성격의 행사더라도 지역별로 행사 규모와 품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가령 인근 카운티의 행사는 수 십 년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 최대의 랜드마크 행사인 반면, 우리 카운티는 시작한 지 고작 5, 6년밖에 안 되는 ‘신상’ 행사일 수도 있다. 둘 가운데 어느 쪽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할지는 자명하다. 이럴 때 각 행사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소개한 어바웃닷컴을 이용하면 대략 내가 선택한 행사의 클래스를 가늠할 수 있고, 꼭 봐야 하는 인근의 지역행사를 빠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사이트의 뉴스레터는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짜 정보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고 지역행사를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행사를 널리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의 상호 공유가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이트는 지역행사 외에도 여러 정보를 뉴스레터로 보내주기 때문에 다른 관심 분야도 잘 활용하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카운티 공원 당국(park authority)이 개설한 각종 강좌, 프로그램, 캠프 정보도 학기 중 ‘비여행 기간’의 연수 생활을 알차게 채우는데 도움이 된다. 지역마다 미술, 공예, 댄스, 체력 단련, 정원 가꾸기, 골프, 역사 탐방, 무도, 자연 체험, 과학, 공연예술, 구기 종목, 승마, 수영, 게임 등 다양한 가오자가 연령별로 개설돼 있어 자신의 수준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또 공원당국이 운영하는 레크레이션 센터, 수영장, 구기 경기장, 산책 코스, 낚시 및 보트장, 골프장, 피크닉 장소와 사적지에 대한 정보를 잘 활용하면 주말 나들이 장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필자의 경우 카운티 공원 당국 홈페이지에 별도로 회원 등록을 해뒀더니,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말 프로그램과 캠프, 그리고 각종 공원행사 정보가 담긴 이메일이 정기적으로 날아와 도움이 되었다. 물론 공원 당국이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소식지에 이미 1년치 행사계획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이런 책자를 이용해도 된다.
다른 도시를 여행 중일 때도 지역행사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도움이 되었다. 필자의 경우 여행 전 해당 지역 비지터센터(Visitor Center) 홈페이지에 미리 들어가 지역행사 정보를 찾아보고 여행 일정에 반영하곤 했다. 이 같은 지역행사 정보는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 관광지를 보고 난 뒤 남는 자투리 시간을 채우는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국립공원으로 여행을 떠날 때에도 미리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찾아보면, 내가 가는 날짜의 맞춤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특히 국립공원 안내문이나 뉴스레터는 대체로 공원 입구나 비지터 센터 안에 비치되어 있는데, 바쁜 여행 일정 중 일일이 영문으로 된 내용을 해석하느라 진땀을 빼는 것보다는 미리 집에서 프린트해 읽어두고 가면 여행 동선을 짜는데 도움이 되고 여행 중에도 여유를 찾을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이런 정보는 예습해가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워싱턴 D.C. 인근으로 연수 오는 분에게는 D.C.에서 열리는 각종 세미나와 학술 행사 정보를 제공하는 DC Linktank(http://dc.linktank.com) 사이트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날짜 별로 세미나 학술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고 주제별로도 분류가 되어 있다. 매달 무료로 볼 수 있는 정보의 개수가 제한되어 있으나, 유료로 회원 가입을 해도 본인이 원하는 만큼만 내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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