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보기

콜럼비아 3樂 – 3 happy things living in Columbia

by

콜럼비아 3樂 – 3 happy things living in Columbia

김민형 서울경제신문 차장

언론인에게 1년 간의 해외연수는 선진국의 미디어생태계를 직접 접하면서 국내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개인 연구를 통해 이론적 목마름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기회다. 해외연수 본연의 목적과 더불어 매일매일 비워내며 소비하기만 했던 자기 스스로를 채우고, 바쁜 생활 속에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었던 가족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여름 미국 미주리주 콜럼비아에는 언론인이 6명 가량 온다고 한다. LG상남언론재단에서도 2명의 언론인이 온다. 미주리대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언론인이 가장 많이 오는 해라고 한다. 미국 현지에서의 연구와 더불어 10여년의 ‘언론인 생활’ 동안 목말랐던 ‘자기채움’의 기회도 십분 활용하길 바란다. 이번 연수기는 콜럼비아에서 기자가 8개월여 지내며 느꼈던 3樂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운동하라

미국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콜럼비아 역시 운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은정말 운동을 사랑한다.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스포츠를 즐긴다. 스포츠인프라가 인구 10만명 규모의 도시에 비해 넘쳐나도록 풍부하다.

우선 미주리대학으로 연수를 오는 학생들은 미주리대 안에 위치한 MizzouRec을 한 달에 40~50불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국제규격을 갖춘 수영장, 농구장, 복싱연습장, 스쿼시, 무술, 헬스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1대1 PT는 물론 요가, 에어로빅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미주리대학 관계자들이 “미국 대학 내에 갖춰진 스포츠시설 가운데 최상급”이라고 자랑할 정도다. 실제 체육관 안에는 Mizzou REC이 수상한 각종 상들이 벽면에 가득 걸려있다.

ARC라는 종합 체육시설도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종합체육시설이다. 어린이를 위한 유수풀과 슬라이드 등을 갖춘 수영장과 10개 가량의 골대를 보유한 농구장, 헬스운동기구, 탁구장 등이 갖춰져 있다. 스피닝, 에어로빅, 수중 에어로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1인은 한 달에 20불 남짓, 5인 가족은 50불 정도다. 기자의 경우 가족이 총 5명이라 한 달에 50불 가량을 내고 가족 5명이 무제한으로 이용했다.

이외에도 Planet Fitness, Wilson’s Fitness, Anytime Fitness 등 다양한 사설 피트니스클럽도 있다. 헬스기구와 요가 등을 비롯해 실내축구장, 농구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설 클럽인만큼 안마의자, 스파 등 고급설비가 있고 개인운동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다.

아이들을 위한 스포츠프로그램도 한국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종목은 축구다. Sporting Columbia, Synergy Sports 등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연령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Sporting Columbia는 모든 활동이 자원봉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일주일에 1~2회 아이가 속해있는 팀의 부모가 코치로 참여하는 훈련을 하고, 매주 토요일에 1회 정식 시합을 COSMO PARK에서 한다. 봄과 가을 2개 시즌을 운영하며 한 시즌당 5~6회의 시합을 한다. 가격은 연령대별로 조금 다르지만 봄과 가을 시즌을 모두 등록하면 200불 가량이다. 1인당 공 1개와 유니폼이 지급된다. Synergy Sports는 전문코치가 운영하는 축구클럽으로 실내연습장도 있고 체계적인 훈련도 진행된다. 가격은 Sporting Columbia에 비해 1.5배~2배 가량이다.

농구프로그램도 있다. CYBA라는 곳에서 12월부터 시작해 매주 1회 훈련과 시합을 진행한다. 대략 10주 정도 진행되며 150~200달러 수준이다. 야구는 Diamond council 등에서 운영하며 4월~6월 3달 동안 진행된다. 4월은 훈련을 중심으로 하고 5월부터 매주 2경기씩 총 12게임을 소화하며 가격은 150달러 정도다. 다만 야구에 필요한 장비는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 이외에도 MizzouRec, ARC 등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수영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골프장도 풍족하다. 콜럼비아시는 L.A Nickell과 Lake of woods 골프장 2곳을 운영한다. 1년 동안 주중과 주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870불 가량이다. 870불만 내면 골프장 2곳을 1년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성인 2명이 등록할 경우에는 1,500불 가량으로 할인도 된다. 다만 카트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골프백을 싣고 본인이 직접 끄는 Pull Cart를 이용하면 된다. 한국 같은 전동카트를 타려면 18홀 라운딩에 14달러를 내야 한다. 카트무제한 이용까지 포함된 연회원권은 1,600불 가량이다. 사설 퍼블릭골프장도 Eagle Knoll, Hail Ridge, Railwood 등 차로 10분~30분 거리에 꽤 많다. 또한 미주리대학이 운영하는 Algustin 골프코스도 있다. 비용은 시즌별로 꽤 차이가 난다. 통상 그린피+전동카트가 30~50불 정도다.

2. 콜럼비아의 보석 ‘MKT Trail’

MKT란 ‘미주리-캔자스-텍사스’를 잇는 철도를 말한다. 과거 미국 중부지역의 물류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철로다. 하지만 현재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철로를 뜯어내 산책로로 만들었다. 또 MKT 주변에 여러 공원들을 조성해 트레일을 걸으면서 공원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미세먼지 한 톨 없는 콜럼비아의 산책로를 걷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혼자 걷는다면 사색을, 부부가 함께 걷는다면 오랜만의 대화를, 가족과 함께 걷는다면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사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새소리 바람소리를 즐길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걸어보길 추천한다.

MKT와 각종 공원 외에도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락브릿지 트레일, 북쪽으로 올라가면 피나클유스파크가 있다. 특히 차로 20분 거리의 로체포트는 미주리강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석양이 질 때 찾는다면 감성에 빠져들 수 있다. 로체포트는 와이너리와 고급식당이 유명한 곳이어서 그야말로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3. 바비큐를 즐기자

콜럼비아 집들은 대부분 뒷마당을 갖추고 있다. 뒷마당을 잘 활용하면 미국 생활의 또 다른 행복이 찾아온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만드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의 고기를 사서 뒷마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고기를 굽고, 마시멜로우를 함께 구워먹으며 하늘의 별을 보며 도란도란 얘기했던 추억은 평생 잊을 수 없다. 그야말로 뒷마당이 캠핑장인 셈이다. 필자는 월마트에서 세일하던 미니수영장도 하나 사서 뒷마당에 놓았다. 바비큐를 굽고 아이들은 풀장에서 놀면 캠핑이 따로 없고 워터파크가 따로 없다.

다만 바비큐는 생각보다 숙련이 필요하다. 불 피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숯불로 구울 수 있는 그릴이 집에 있어야 한다. 없다면 월마트에서 40불 가량에 가장 저렴한 그릴을 사도 된다. 숯은 큰 박스로 파는데 15불 가량이다. 가급적 Lighter라고 하는 기름을 함께 사고, 불쏘시게 역할을 하는 Tumbleweeds도 함께 구매하길 추천한다.

불 피우는 과정은 이렇다. 우선 Tumbleweeds를 그릴 바닥에 골고루 뿌려 놓는다. 집 주변에 널려있는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그 위에 격자모양으로 놓는다. 그 위에 숯을 가지런히 깔아 놓은 후 Lighter 기름을 골고루 뿌려둔다. 중요한 점은 여기서 15분 가량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급한 마음에 바로 불을 붙이면 숯에 기름이 스며들지 않아 불이 붙지 않는다. 필자는 이 노하우를 몰라 불 피우는 데만 1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15분을 기다린 후에는 불을 붙이고 약 10분 가량을 기다린다. 그러면 기름은 모두 날라가고 숯에 불이 붙기 시작한다. 일회용 그릴이나 재활용 가능한 불판을 구입해 숯 위에 깔고 본격적으로 고기와 햄 야채 등을 구우면 된다. 고기는 가급적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추 밑간을 한 후 굽기를 추천한다. 소고기는 생각보다 숯불향이 잘 입혀지지 않고 금방 익어 질겨질 수 있다.

콜럼비아는 주변 한국인이나 미국인들과 교류할 때 주로 집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다. 한국처럼 격식을 차려 음식을 차리려면 너무 힘이 든다. 손님을 초대할 때 뒷마당에서 고기를 굽는다면 분위기는 물론 음식 차리기도 훨씬 간편하다. 다만 바비큐를 할 때는 다소 많은 양의 고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바비큐 냄새를 맡고 달려오는 옆집, 뒷집, 앞집의 아이들을 섭섭하게 하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