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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예산 세우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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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습니다. 한국에서 천원짜리 한 장에 불과한 ‘1달러’가 얼마나 소중한 지, 서울에서 하루저녁 술값도 안되는 ‘100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모릅니다. 또 막상 미국에서 살아보니 물가도 생각보다 비싸고, 여기저기 돈 들어갈 곳도 많이 생깁니다.

식료품만 보더라도 ‘고기’와 ‘맥주’만 한국보다 싸다고 할까요? 나머지는 대부분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 경우 과일과 싱싱한 야채를 많이 사먹는 편인데, 처음 이곳에서 장을 보면서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외식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햄버거와 피자 말고는 어느 식당을 가든, 한국보다 비싸면 비싸지 결코 싸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성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돈 문제’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선배 연수생들이 써놓은 글들을 봐도 다른 정보들은 많습니다만, 생활비(돈) 문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언급을 해주신 분들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제 경우에도 연수를 다녀온 주변 선배들로부터 돈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조언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냥 자신들이 알아서 하라는 뜻이겠죠. 그래서인지 초기 준비 과정과 정착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바람에, 속으로 많이 끙끙거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 경우 서울 아파트를 세놓지 않고 오는 바람에 좀 더 빠듯했다고 할까요!

앞으로 미국으로 연수를 오실 분들이 미리 예산을 짜고, 준비를 하셔서 돈 문제 때문에 고민하시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글을 올립니다.(**비단 미국 뿐 아니라,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미국에 와서 주변의 다른 언론사 연수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속내를 모두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만, 회사마다 사정이 다른 것 같습니다. 다시말해 연수 기간동안 지급되는 각 언론재단의 지원비 외에, 각 언론사에서 연수생들에게 지급하는 월급의 수준이 언론사마다 현격하게 다르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자기가 속한 언론사가 연수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월급을 지급하는 지도 미리 살펴서 꼼꼼하게 예산을 세워야합니다.

또 언론재단에서 지급하는 지원비는 매달 생활비 2천7백불과 연수생 1인 왕복항공료에 한한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자비부담입니다. (**물론 재단에서 학비도 지원해줍니다만, 학비는 생활비가
아니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우선 연수 준비과정과 정착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중요한 것만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무빙 및 자동차
: 한국에서 미리 해당지역 선임 연수생들로부터 살림살이와 자동차를 무빙받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 가격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보통은 살림살이와 자동차를 한꺼번에 받게되는데 살림살이는 5백달러에서 1천달러 수준이고, 자동차는 연식과 종류에 따라 적게는 3-4천불에서 많게는 1만달러가 훨씬 넘을 수도 있습니다.

연수생들에 따라서는 미리 무빙을 받지 않거나(못하고), 미국에 와서 살림살이와 자동차를 구입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경우는 비용이 더 들어갈 뿐아니라 구입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2. 이사 비용
: 위에서 살림살이 무빙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습니다만, 미국 현지에서 받은 살림살이를 자신이 살아야할 아파트까지 옮기는 이사비용도 준비해야 합니다. 집과 함께 살림살이를 받는 경우라면 이사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않다면 살림살이를 현지 이삿짐 업체를 통해 옮겨야합니다. 이사비용은 지역마다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만, 제가 연수온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의 경우 4-5백불 정도 들어갑니다.(**한국에서 집을 세놓는 경우, 이때도 이사비용과 함께 이삿짐 보관료 등을 계산하셔야 합니다.)

3. 왕복 항공료
: 연수생들 가운데 미국 왕복 항공권을 가족 1인당 150만원 정도에 싸게 구입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1인당 평균 2-3백만원 이상은 잡아놓으셔야 합니다. 항공권 가격이 쌀수록 중간 경유지가 늘어납니다. 그만큼 힘든 비행이 된다는 말입니다. 재단에서는 연수생 1명에 대해서만 항공료를 지원해 줍니다.

4. 가족 해외보험
: 한 사람당 평균 60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4인 가족이면 곱하기 4입니다.

5. 미국 자동차보험
: 미국에 도착해 자동차면허증을 따기 전에 곧바로 자동차 보험부터 가입해야 합니다. 보통 면허증이 없는 상태에서 값비싼 보험에 한 달 정도 가입한 뒤, 면허증을 따고 다시 싼 보험사로 갈아타는 방법을 이용합니다. 비용은 1천달러 안팎을 잡으시면 됩니다.

6. 각종 디파짓
: 미국에서 처음에 전기와 인터넷,휴대전화 등을 개통할 때마다 이른바 보증금 형태로 일정액을 디파짓해야 합니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에도 디피짓을 요구하는 곳이 있습니다. 디파짓 비용은 보통 전기와 인터넷은 각각 1백달러 정도, 휴대전화는 4백달럽니다.

7. 환송모임 비용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국에서 연수떠나기 전에 이런저런 환송모임을 갖게됩니다. 환송모임이라는게 자신의 의지에 따라 많이 할 수도 있고 적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친한 지인들과 술자리는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이 역시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회사만 하더라도 부서-동기-친한 선후배 등 최소 3-4개 이상 술자리를 갖게되고, 여기에 사회친구나 선후배 모임을 잡아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개 환송모임이라는게, 떠나는 사람이 자기를 위해 모임에 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대개 1차나 2차 가운데 한번을 계산하는게 예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의 범주와 출국하기 전에 챙겨야할 사람들을 꼽아보면, 대략 계산이 나오실 겁니다.이 돈 아까우면 아예 환송모임을 안하고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글쎄… 제가 아는 선배 한 분은 후배들과 한번도 술자리를 안하고 연수 가셨다가 지금도 씹히고 있는 분이 있답니다.^^

위에서 연수 준비과정과 초기 정착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대략 알아봤습니다. 다음으로는 미국에서 살면서 들어가는 주요 비용입니다.

1. 집세 + 유틸러티 비용
: 집세의 경우 지역마다 다릅니다만, 상식적으로 시골로 갈수록 싸고 대도시로 갈수록 비쌉니다. 뉴욕,LA,워싱턴 같은 유명한 대도시는 방 2개,욕실 2개인 아파트가 최소한 1600불에서 2천4,5백불까지 나갑니다. (**더 비싼 곳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아이들 학군도 고려해야할 것이고, 깨끗하고 시설좋은 아파트라면, 최소 한달에 1천8백불에서 2천불이상씩은 줘야한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중소 도시로 갈수록 집세가 쌉니다. 제가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지역의 경우 한달 아파트 렌트비가 보통 7,8백불에서 1천1-2백불 사이인 것 같습니다. 더 작은 도시의 경우 6백불 정도면 된다고 들었습니다.

‘유틸러티 비용’이란, 매달 내야하는 전기세와 수도세,인터넷.케이블, 휴대전화 비용 등을 통칭해서 부르는데, 매달 2-3백불은 잡아야 합니다.
 
보통 언론재단에서 나오는 한달 지원금이 2700불인 점을 감안하면, 대도시로 갈 경우 집세와 유틸러티 비용을 내고 나면 한달 지원금이 거의 다 들어간다고 보면됩니다. 이 때문에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지와 관련해 재정적 부분을 잘 고려해봐야 합니다.
 
2. 가족여행 비용
: 미국으로 오는 상당수 연수생들이 여행기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미국의 이곳저곳을 여행합니다. 선배 연수생들이 써놓은 연수기를 보더라도 여행에 대한 소중한 추억의 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행 비용에 대해 언급하신 분들은 거의 못봤습니다.

미국에서 여행이라고 하면, 보통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다니는 여행을 말합니다. 짧게는 집 주변에서 멀지않는 곳으로 1박2일 내지, 2박3일 정도의 단기 여행이 있고, 4-5일 정도의 중기(?)여행, 1주일이상 장기여행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제 경우 지난 8월에 12박 13일동안 미국과 캐나다 동부지역을 자동차로 가족과 함께 여행했습니다. 여행하면서 깨달은 건데, 미국에서 여행은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숙소만 하더라도,아내와 아이에게 미안하지않을 정도의, 다시말해 어느정도 수준이 되는 숙소를 골라야한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경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요인입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면서 남들 가는 유명한 여행지 한 번 가봐야겠다고 한다면, 일주일 여행에 평균 2천불 정도는 잡아야한다고 생각됩니다. 선배 연수생들 말을 들어보면, 1년동안 있으면서 보통 일주일 이상 장거리 여행을 3-4차례 이상씩은 했다고들 합니다.

자동차를 이용하지않고 비행기 타고 여행을 가시는 분들도 있는데, 당연히 경비는 훨씬 올라가게 됩니다. 여기에 주말이나 연휴를 이용한 가족들과의 중단기 여행의 경우도 최소 몇백불에서 1천불 가까이 잡아야합니다.

“미국에 가면 어디어디를 가봐야겠다”하고 계획을 세우신 분들이라면 대략 1년 여행 경비가 어느 정도일지 계산이 나오지 않습니까?

3. 골프 비용
: 한국에서부터 골프를 아예 안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상당수 미국 연수생들은 연수기간동안 골프를 치게 됩니다. 제가 있는 채플힐 지역 골프장 요금의 경우 평균 30불에서 7-80불 사이입니다. 대도시로 가면 골프장 요금 역시 몇십불씩은 더 비쌉니다. 이 정도면, 자신의 경우 어느 지역으로 가면 골프 비용이 대략 어느 정도 나오겠다는 계산이 나오실 겁니다.

지금까지 연수 준비과정과 초기 정착과정, 미국에서 살면서 들어가는 주요 비용에 대해 글을 올려봤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연수 준비과정에서, 혹은 미국에서 살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하게 돈들어갈 곳이 솔솔치 않게 나옵니다. 출국 물품준비, 아이들 교육비, 각종 쇼핑 등등..

또 저도 아직은 모릅니다만, 귀국하면서 한국에 미리 짐을 부칠때도 상당한 액수의 비용이 든다고 들었습니다.

여기에 환율도 큰 변숩니다.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폭등하면서 해외에 있던 연수생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는 말을 들어본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렇다고 가족들과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을 것이고, 많이들 힘들었을 겁니다.

예산 문제의 경우,
1)은행 주택대출 등이 있는지 여부,
2)서울 집을 세놓고 나오는지 여부(1년 세놓는 거라, 애매한 경우가 많으실 겁니다),
3)서울에서 타던 자동차를 팔고 나오는지 여부,
4)기존 저축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
5)연수기간 회사가 지급하는 월급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
에 따라 개인적으로 형편이 다를 것입니다.

연수생들이 막연하게 출국할 때에 닥쳐서 돈 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미리 예산을 꼼꼼하게 짜고 준비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 올렸습니다. 앞으로 연수를 떠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