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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 석사(MA), 과감히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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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Goldsmiths) 칼리지에서 2007/2008 Transnational Communications and Global Media를 전공하고 있는 서울신문 안동환 기자입니다.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석사 과정을 시작한 지 벌써 반 년이 넘었습니다. 영국 대학원은 1년 3학기제로 압축적인 학사 과정을 통해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요인으로 꼽힙니다. 1년 만에 석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코스는 상대적으로 2년제 미국 대학원 과정보다 빡빡한 편이지요. 저는 앞으로 연수기를 통해 ▲영국 대학원 제도와 대학원생활, ▲영어로 철학공부하기, 그리고 ▲유용한 런던 생활의Tip 등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영국 석사(MA), 과감히 도전해보자

영국 대학원 석사 과정은 일반적으로 수업석사(MA)와 연구석사(MPhil)로 나눠집니다. 수업석사는 명칭 그대로 정해진 수업과 세미나 과정을 이수하고 최종 심사에서 논문이 통과되면 석사 학위(Master Degree)를 수여받는 정규 과정입니다. 반면 연구석사는 한국 유학원에서는 2년 동안 연구 과정으로 석사 학위를 받는다고 설명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실제론 박사의 전 단계 혹은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입니다. 영국 대학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업 석사를 마치고 박사 코스에 들어가곤 하지만 자신의 국가에서 이미 석사 학위를 취득한 경우나 혹은 학부 과정에서 곧바로 박사 과정에 입학하는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학부나 석사 때 전공이 본인이 원하는 박사 전공 주제와 크게 다를 경우 석사 과정 이수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1년 해외연수가 일반적인 언론인의 경우 영국 대학원의 수업석사 과정이 적절한 선택일 것입니다.

수업 석사도 다시 이론(Theory) 과정과 실무(Practical) 과정으로 나뉘어집니다. 이론 과정은 문자 그대로 이론 수업입니다. 대부분 특정 주제에 관련된 철학 등 이론 수업과 이에 대한 에세이 제출로 성적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실무 과정의 경우 미디어 분야는 뉴스 제작, 다큐멘터리 제작 등 포트폴리오 제출로 평가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참고로 옥스퍼드에는 석사가 아닌 Diploma 과정(제가 알기론 9개월 과정으로 알고 있습니다)으로 로이터통신과 제휴한 언론인 실무 프로그램 과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규 학위 과정은 아니지만 탐사 보도 등 실무적인 취재 기법에 관심 있다면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런던대 등 일반 대학원의 미디어 실무 과정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론이나 실무 과정이나 모두 수업석사는 1년 3학기제입니다. 학기당 Core와 Optional course로 세 과목씩 수업과 세미나를 이수해야 하며 마지막 3학기에는 논문을 제출합니다. 보통 과목당 수업 1시간, 세미나 1시간 (물론 Film Study의 경우 보통 수업만 3~4시간 정도하죠.)으로 일주일에 3과목 총 6시간 정도를 이수해야 합니다. 1주일에 6시간 정도면 큰 부담이 아니겠다고 생각하신다면 현실과는 동 떨어진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수업과 세미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골드스미스의 경우 전공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Media Department의 이론 과정에서는 중간/기말시험이 없습니다. 다만 학기가 끝난 후 다음 학기초까지 5000자 분량의 에세이를 제출해야 합니다. 학기당 3과목을 이수하기 때문에 총 1만 5000자 분량의 에세이를 써내야 하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 지난 학기 한 에세이당 작성에 필요했던 Bibliography와 Reference가 거의 20개 안팎이었습니다. 즉, 20권의 책과 저널의 글(Article)들을 읽었다는 뜻이지요.

평소 학기 수업과 세미나에 참여하려면 읽게 되는 글(Article)이 과목당 최소 10개에서 최대 30~40개에 달합니다. 에세이 작성을 위해 따로 읽게 되는 글이 20개 정도라면 1과목당 최소 30~50권의 책이나 저널에 있는 글들을 읽고 소화해야 한다는 계산이 됩니다. 학기당 3 코스를 이수한다고 보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 파묻힌 채 살게 되는 이유가 나오지요. 각종 수업 과제물을 제외하고도 졸업 때까지 총 3만자 분량의 에세이와 1만 2000자 분량의 논문을 마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석사 과정에서 영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부분 차지합니다만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영어권 국가의 학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게 됩니다. 세미나 시간에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 있어도 능수능란하게 떠벌리는 영어권 학생들보다 에세이 점수는 낫다고들 하더군요. 영어 공부에 대한 내용은 이어지는 연수기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영국 대학원 석사를 준비하신다면 전 빨리 시작하라고 조언하겠습니다. 영국 대학원 입학은 IELTS나 토플(TOEFL) 둘 중 하나의 점수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미국 대학원의 경우 토플 뿐만 아니라 GRE 점수를 기본으로 요구합니다. 언론사 기자들의 노동 강도와 일상 생활에 비춰 보면 영어 시험 하나를 공부하는 것도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영국 대학원은 영어 점수 하나로도 지원이 가능하니까 그나마 부담이 덜어지는 편이죠. 게다가 영국 대학원에서는 직장 경력을 비중있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영어 점수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해당 전공과 관련된 직장 경력이 있다면 입학에 유리하다는 점이죠.

그러나 IELTS 점수가 낮다면 입학은 어렵다고 보셔야 합니다. 영국 대학원의 경우 보통 IELTS 밴드 스코어가 Overall(4과목) 7.0이거나 적어도 평균 7.0을 요구합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직장 경력이 대학원 입학에 도움이 된다는 건 IELTS 6.5 점수로도 상위권 대학원에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입니다. 즉 옥스퍼드, 런던정경대 (LSE), 런던대, 워릭 등 익히 알려진 학교들의 경우 기본으로 7.0 (토플은 잘 모르겠습니다) 을 요구하지만 혹 내 IELTS 점수가 6.5라도 너무 비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입학 신청서를 제출하고도 남은 시간동안 영어 점수를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으며 언론인 경력이 해당 분야의 석사 과정과 연계된다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IELTS 등 영어 점수를 빨리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학원 입학 지원서도 늦어도 해당 입학년도의 2~3월까지는 제출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대학원이 9월 개강 직전까지 지원을 받는다고 합니다만 대개 좋은 학교들은 지원 순서대로 우수한 학생들에게 먼저 입학 자격을 부여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만큼 빨리 지원할수록 입학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