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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와 달라진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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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관리경제학(Managerial Economics)을 끝으로 2016년 가을 쿼터가 끝났다. UC샌디에이고
(UCSD)는 한국식 봄-가을 학기제와 달리 분기별 쿼터식 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10년이 훌쩍 넘은
시간에 다시 다니게 된 학교는 20대 시절과 달랐다.


눈에 띄는 점은 ‘아마존커넥티비티’였다. 수업 강의 교재는 대부분 아마존을 통해서 구입한다. 교수
들도 아마존을 통한 구입을 장려한다. 아마존을 통해 구입한 교과서는 학교 내에 위치한 아마존 매장
에서 수령한다. 아마존은 지난 11월 18일 UCSD에 2800 스퀘어피트 규모의 ‘Amazon@UCSanDiego’
를 오픈했다. 픽업센터(PICK UP CENTER)형태로 학생과 교수들은 이곳에서 아마존에서 주문한 교재
들을 찾아간다. 물건 배송완료 안내메일이 뜨면 학생들은 아마존 픽업센터에서 메일로 받은 코드를
스캔만하면 책 수령이 완료된다.


아마존은 학생들에게 신속배달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을 6개월간 무료로 제공한다. 아마존프라임
가입비는 50달러다. 아마존프라임은 밤 늦은 시간에 주문을 하면 다음날 아침에 수령이 가능한 신
속한 배달 시스템이다. 또한 드라마 음악 등 프리미엄 콘텐츠도 제공한다. 앞서 아마존은 올해 상반
기 대학 인근에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북스를 오픈했다.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 1호점에 이은
두번째 점포다.


수업방식은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눈에 띄었다. 원소스멀티유즈는 하나의 콘
텐츠를 영화게임 캐릭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하거나 TV PC 모바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통
시키는 전략이다.


이번 쿼터의 대표적인 원소스멀티유즈는 관리경제학 과목이다. 강의 서비스의 메인 유통채널은 물
론 교수 수업시간이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3명의 TA(조교)들이 각각 일주일에 한번씩 계량
적인 문제들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은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또
한 수학, 통계부터 시장 실패까지 경제학의 주요내용 동영상을 자막과 함께 온라인에서 제공한다.
수업시간에 놓친 부분이나 모자란 영어실력으로 이해가 안됐던 부분을 정리하는데 효과적인 툴(Tool)
이다.


수업내용도 1990년대와는 차이가 있었다. 태양광에너지 활성화에 따른 에너지 의사결정과 제약산업
의 최적자원배분, 우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등 최신 트렌드도 경제학적 의사결정 매커니즘 속으로
들어왔다.


차이나파워도 거셌다. 국제정책대학원의 경우만 해도 중국인 교수 숫자가 다섯손가락을 넘는다. 한
국인 교수가 한명도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중국 학생들도 넘쳐난다.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수
업시간에 조용히 메모만 하는 것과 달리 중국 학생들은 적극적이다. 대만문제를 놓고 교수와 설전을
벌였던 샤먼 출신 학생,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중국 여학생, 남중국해 이슈에 대해 중국측
논리를 설파했던 쓰촨 출신 학생 등 중국 학생들은 적극적이었다. 또한 중국 관련 싱크탱크는 다양한
중국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대학원 산하 ‘21세기 차이나센터’가 대표적인데 이 곳은 빌 클린턴 행정
부시절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역임한 수잔 셔크 교수가 이끈다.


또한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 브레인이라 불렸던 위커핑 베이징대 행정대학원장(전 공산
당 편역국 부국장) 등 중국 브레인들도 이곳에서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다. 한국과 관련된 싱크탱크
도 존재한다.


국제정책대학원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는 매년 6자 회담 당사자들이 참석하는 동아시아
아협력대화(NEACD)를 주최한다. 올해는 지난 6월 베이징에서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당사자들이 참
석한 반민반관(1.5트랙) 성격의 비공개 세미나가 열렸다. 올해 행사엔 한국측 6자 회담 차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IGCC 수장은
중국계 탕민청 교수로 그는 1989년 천안문 사태때 현장에서 취재기자로 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