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미국에서 자동차여행을 떠나면 아무리 짧아도 2박3일은 기본이고 길게는 한달씩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여행 개념 자체가 한국에서와는 비교가 안되지요.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할때 한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 ‘찍고 도는’ 걸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지요.
제가 아는 분 가운데 한분은 뉴욕에서 플로리다까지 무박 이틀로 찍고 돌아오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여기 오렌지카운티에서 샌프란시스코,시애틀을 거쳐 캐나다 밴쿠버,밴프까지 휘감고 돌아 7박8일만에 주파하시는 저력을 발휘하시기도 하더군요.
여행을 하는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인들은 유난히 ‘어디를 갔다왔다 & 증명사진 찍었다’에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시간이 없을때 얘기로 적어도 1년 연수를 온 입장에서는 이렇게 찍고 도는 여행은 안해도 될만큼의 여유는 있다고 봅니다.
특히 요세미티나 옐로스톤 같은 큰 국립공원들은 사전에 예약을 해서 캠핑그라운드를 이용하면 여행의 맛이 배가됩니다.
미국 국립공원들은 원체 기반시설이 잘 갖추져 있는데다 특히 캠핑그라운드는 취사시설부터 세탁시설,목욕시설까지 안 갖춰져 있는 게 없다시피 합니다. 어떤 곳은 스파와 수영장까지 있는 곳도 있습니다.
대신 값은 차 한대당 8-15달러 정도로 무지 쌉니다.
경쟁이 치열한만큼 미리 예약을 해서 자리를 잡는 게 관건이지 잡기만 하면 저렴하고도 편리하게 국립공원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 됩니다.
말로만 들었던 밤하늘의 은하수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게 미국 국립공원에서의 캠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예 캠핑가이드북을 하나 구입해서 수시로 뒤져보고 예약을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동차여행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먹는 문제입니다.
한국인들은 먹는 문제에서 유난히 말썽이 많은 민족인데 한국음식을 안먹으로 못견디는 특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대부분의 숙박시설들이 객실에서의 취사를 엄격히 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부스터 들고 다니면서 호텔방에서 밥하고 찌개 끓여 먹는 게 한국사람들입니다.
엘로스톤 국립공원에서도 한국사람 3가족이 같이 놀러와서 호텔방에서 김치찌개 해먹다가 공원 패트롤한테 걸려서 아주 개망신 하는 걸 봤습니다. 취사도구 일체를 압수당하고 다음날 방 빼라는 통보를 받았지요.
이같은 극성에 대해 나무랄 일만도 아닌 게 솔직이 미국에서 자동차여행하면서 먹는 문제 해결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국에서야 요즘은 음식점 가이드북이 많이 나와서 어디가면 어느 식당에 가서 뭘 먹으면 좋다더라가 확실하지만 미국에서는 해당이 안되는 얘깁니다.
그래서 만만한 게 맥도널드 같은 햄버거집이고 돈 좀 더 쓴다해도 시즐러 같은 체인점 찾아가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하루이틀도 아니고 14박15일씩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계속 패스트푸드로 삼시 세끼를 때운다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비용도 비용이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여행하면서 먹는 재미가 절반 이상인데 이렇게 되면 즐거운 여행길이 짜증스러운 노역길이 되기 십상이지요.
그래서 한국인이라면 쌀하고 라면하고 김치하고 가스부스터하고 냄비,숟가락 싣고 여행 떠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대신 호텔방에서 어렵게 밥 해먹느라 고생할 것이 아니라 소도시든 대도시든 국립공원이든 주립공원이든 도심내 소공원이든 어디에나 널려있는 피크닉 에어리어(PICNIC AREA)를 이용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피크닉 에어리어에는 대부분 수도시설이 갖추져 있고 화기를 엄금한다(NO FIRE)는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취사가 자유롭습니다.
국립공원내에서도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아예 밥을 해먹고 숙소에서는 잠만 자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참고로 연수 떠나올때 대부분 한국에서 미국 여행가이드 북을 한두권씩은 갖고 오셨겠지요.
그런데 이책 저책 직접 읽어보고 다녀보고 검증해본 결과 미주중앙일보사가 펴낸 ‘미국여행 가이드’가 제일 신뢰할 만 합니다.
직접 다녀온 사람들의 체험이 녹아있고 정보도 가장 업데이트 돼 있다고 할까요.특히 서부지역 정보가 정확해서 서부여행시에는 이 책을 구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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