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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ral Body Counting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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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미국 오클라호마 Moore市 일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24명의 희생자, 37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13,000여 채의 집이 파손됐고 재산피해만 2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우연히 CNN을 지켜본 저는 크게 두 가지가 궁금했습니다.



Moore市 일대는 지난 1999년 시속 500km가 넘는 괴물같은 토네이도를 경험한 곳입니다. 허허벌판
으로 변해버린 피해지역의 사진을 보면 대부분 주택들이 나무로 지어져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주-최근 10년간 연 평균 3~4명이 토네이도로 목숨을 잃은 곳-의 아파트
나 타운하우스, 단독주택들도 목조 건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벽돌로 외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심하게 말하면 나무로 된 벽 위에 나무로 된 지붕을 얹은 구조로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파트
에 사는 연수생들은 서울보다 훨씬 심한 층간소음 문제로 심심치 않게 이웃들과 얼굴을 붉히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토네이도를 경험한 지역이라면 경제적 혹은
문화적 이유가 있더라도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두 번째는 현지 언론의 오보 소동입니다. 91명의 사망자 수가 하룻밤 새 24명으로 줄었습니다.
저 역시 밤늦게까지 구조작업을 중계하던 CNN을 보면서 시시각각으로 늘어나는 사망자 수에 깜짝
놀랐습니다. 자정 무렵 공식적으로 집계된 사망자 수만 51명에 이르고 “another 40 bodies to
be delivered”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에 앞서 무너진 학교 지하에서 초등학생 24명이 익사
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끔찍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자의 일감으로 이 정도면 자연
재해 기사에 그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들은 사망자 수를 집계하면서‘at least’
라는 표현을 썼으며  ‘local medical examiner’를 인용해 자신들의 집계에 공신력을 더했습니다.
그 무렵 뉴욕 타임스 홈페이지에도 희생자 수가 91명으로 올라 있었고 CNN은 자정을 넘기면서
“91 confirmed now”를 몇 번이고 반복해 강조했습니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이후 극도의 혼란상황을 감안하더라도 local medical examiner가 어떻게
이런 실수를 몇 시간에 걸쳐 할 수 있었을까요? 이들을 인용해 “51 bodies in POSSESSION”이라
고 보도한 언론들은 다음날 구조당국의 비협조로 희생자 수가 중복 집계됐다며 “Oh, we made a
mistake!”라고 말했습니다. “We just made an honest mistake.” 라는 것입니다.



최근 텍사스 비료 공장 폭발 등 미국 언론의 오보 소동은 국내에서도 자세히 다루었더군요. 현지
인들의 관심사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관계당국과 언론을 어떻게 믿느냐 입니다. 오클라호마에
토네이도가 지나간 이후 관련 특집물, 스포츠 중계 등을 할 때면 어김없이 적십자사 등에 기부를
바란다는 자막이 나옵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전화 한 통화에 10달러씩 기부할 수 있습니다. 많
은 돈이 모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희생자 수 하나 제대로 집계못하면서 어떻게
그 많은 돈을, 적재적소에 잘 쓸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한 네티즌이
이 상황을 비꼬아 올린 글을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I guess the Federal Body Counting Agency came in over the night and set
things straight in Moore Coun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