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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work of Little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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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가 모인 스포츠 이벤트를 대상으로 한 보스턴 마라톤 폭발 테러 이후 현지의 미국인들은 다시
9.11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아무런 징후도 없었을 뿐더러 다중을 겨냥한 무차별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받는 충격은 매우 컸습니다. 서방세계 역시 다시금 테러에 대한 공포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폭발 테러가 현지에서 낳은 논쟁거리들도 많습니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다수의 매체들은 소수 이민자, 이슬람 극단주의자 등의 문제들과 함께 privacy 침해 논란을 주요 이슈로 다루고 있습니다.



– 국가의 안보를 위해 사생활의 침해를 어디까지 참아내야 하는가.



널리 알려진 대로 보스턴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Lord and Taylor 백화점의 외부 CCTV에서 용의자들의 신원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았습니다. Ring of Steel로 유명한 런던이나 시카고와 달리 보스턴은 사법 당국에 의해 운영되는 CCTV가 60대 안팎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사업상의 이유 등으로 개인적으로 설치된 것들입니다. 공영 라디오 npr은 이를 network of little brothers로 표현했습니다.



In a way, private, distributed surveillance cameras create a kind of network of little brothers instead
of a Big Brother. – Boston Search Shines Spotlight On Surveillance Cameras (4월 23일)



테러를 예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을 제외한다면 정부에 의한 불필요한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사법당국의 수사 개시 및 용의자 검거, 영장 발부 등에 사설 CCTV의 증거자료들은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의 저서 The New Digital Age와 관련, pbs에 출연해 주체는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도 기술의 발달로 이같은 테러의 징후들을 사전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릭 회장은 인터넷 상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테러 행위를 모의하거나 심지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하면서 privacy 문제에 관한 진행자의 질문에는 “I’m not as worried about the mature Western countries, which have a history of privacy legislation.”이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에릭 회장도 그렇지 못한 나라, 즉 privacy나 인권에 관한 역사가 없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걱정을 했습니다. 길지 않은 미국의 역사에서 대중들은 언제나 국가에 의한 완벽한 안전보다는 privacy나 자유를 선호했다는 점에서 에릭 회장의 자신감이 일견 타당해 보였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더 많은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최근 미국의 언론들은 보스턴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이들이 체첸 출신이며 이슬람 교도이긴 하지만 배후에 국제 테러단체가 개입돼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내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9.11 이후 미 의회는 사법 당국에 영장 없이도 테러 용의자들의 전화기록을 수집하거나 심지어 추방까지 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얼마만큼의 전면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이들 형제들 같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제게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CIA 출신의 對테러전문가 Philip Mudd는 TIME 최신호에서 “미국 내 모든 자생적 급진주의자들을 조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The Founding Fathers were radical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전과 자유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미국 내부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