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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s’ Day(프레지턴츠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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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을 하다보면 별준비나 계획없이 휴일을 맞는 일이 많습니다. 남들이 쉬니까 그냥 따라서 쉬게 되는 건데요, 초반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그래도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또 왜 쉬는지 이해하기 위해 미국의 공휴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의 휴일
미국의 공휴일은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연방정부가 공식으로 지정해 모든 주가 함께 공휴일로 기념하는 날과 각주가 주의 연방가입 등을 기념해 독자적으로 정한 휴일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몇 개주가 함께 같은 날을 휴일로 지정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휴일이 한국과 가장 차이가 나는 점은 날짜가 정해진 휴일 뿐 아니라 ‘몇월 몇째주 무슨 요일’이런 식으로 해마다 날짜는 바뀌지만 요일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당수 휴일이 주말을 이어 쉴 수 있도록 월요일로 정해져 있어서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띕니다.

1월 3번째 월요일은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을 기념하는 Martin Lutter King’s Day, 2월의 3번째 월요일은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을 기념하는 Presidents’ Day,,5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우리나라 현충일에 해당하는 Memorial Day,9월의 첫 번째 월요일은 노동절인 Labor Day, 10월 2번째 월요일은 미대륙을 발견한 콜럼부스를 기념하는 Columbus Day입니다. 특히 특정인물의 탄생을 기념해 지정된 Martin Lutter King’s Day와 Presidents’ Day가 눈에 띕니다.

물론 New Year’s Day나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Independence Day,10월의 마지막날인 Halloween Day, Christmas, 11월 11일 재향군인의 날인 Veteran’s Day,11월 넷째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Thanksgiving Day는 두 말할 나위없는 미국의 대표적인 휴일입니다.

이밖에 공식 휴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관습적으로 지키는 기념일은 2월 14일 Valentine’s Day, 4월 1일 만우절 April Fools’s Day,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인 Mothers’ Day, 6월의 3번째 일요일인 Fathers’ Day 등이 있습니다

★Presidents’ Day
제가 아내와 함께 1주일에 2번씩 영어회화를 배우러 다니는 Mclean Bible church에서는 달마다 미국의 50개주를 하나씩 공부하고 토론하는 코너가 있는데, 지난달에는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사우스 다코다주(South Dakota)에 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우스 다코다주는 인구 80만명이 사는 작은 주로 동쪽은 미네소타와 아이오와 서쪽은 와이오밍과 몬태나 남쪽은 네브래스카 북쪽은 노스다코다 주와 접해있습니다. 19세기 초반 골드러시의 중심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광활한 초원을 바탕으로 목축업이 발달한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특히 저같은 외국인들에게는 미국 대통령들의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산이 있는 주라고 해야 그제서야 ‘아하’하고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곳일 겁니다.

러시모어산에 새겨진 4명의 미국 대통령은 보기에 왼쪽에서부터 초대대통령 조지워싱턴, 독립선언문을 만든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루스벨트,링컨입니다. 마침 프레지던츠 연휴가 끝난 직후라 이들 대통령과 프레지던츠 데이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공부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프레지던츠 데이가 지금의 2월 3째주 월요일로 정해지는 과정은 이랬다고 합니다.. 당초 프레지던츠 데이의 공식명칭은 (Washington’s birthday)였습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워싱턴의 탄생일인 2월 22일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1880년 처음 제정돼 1885년 연방공휴일로 선포됐다고 합니다. 연방공휴일은 아니었지만 조지 워싱턴과 함께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링컨 대통령의 생일인 2월 12일도 코네티컷과 일리노이,미주리주에서는 공휴일로 지정돼 있었습니다.

지금의 2월 셋째주 월요일이 프레지던츠 데이가 된 것은 1971년 닉슨 대통령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닉슨은 전현직 대통령을 위한 공휴일은 필요하고 국민들에게도 연휴의 즐거움을 주기위해 두 대통령의 생일과 상관없는 2월 셋째주 월요일을 새로운 대통령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중도하차한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이 건국의 아버지,노예해방 영웅의 탄생일 대신 연휴를 택한 것인데 결국 그 덕분에 조지 워싱턴의 생일인 2월 22일이나 링컨 대통령의 생일인 2월 12일은 현재의 프레지던츠 데이와 겹칠 확률이 ‘0’이 돼 버렸습니다.

토론과정에서 우리나라에도 역대 대통령을 기리거나 기념하는 날이 있냐는 질문을 누가 제게 했습니다. 순간 역대 대통령들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렇게 해서 떠오르는 날이라야 5.16이나 10.26,5.18,12.12같은 날들 뿐이었습니다. 아직 대통령제를 도입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역대 대통령을 기념하고 있지는 않지만 왕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 언어인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을 기념하는 한글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답을 한뒤 돌이켜보니 한글날도 미국의 프레지던츠 데이처럼 노태우 대통령이 1991년 공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해제된 뒤 우여곡절끝에 다시 국경일로 회복은 됐지만 여전히 ‘빨간날’인 공휴일에 끼지 못하는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BS 김우식 차장은 2010년 7월부터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학에서 연수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