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떤 순서로 절차를 밟을 것인가’가 의외로 중요합니다. UCSD 인터내셔널센터가 발행한 안내책자의 첫 번째 항목을 보면 ‘first things first’라고 해서 처음에 해야 할 몇 가지 항목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할 것이냐 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순서로 해도 좋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안내에는 「A, B, C, D, E」를 우선 하라고 밖에 쓰여 있지 않습니다만, A를 하기 위해서는 B의 서류가 필요하고, B의 서류를 입수하기 위해서는 C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순서를 파악해 두지 않으면 같은 관청에 몇 번이나 헛걸음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래에 ‘궁극적인 first thing first’를 게재하니 참고하십시오. 번호순으로 수속을 하면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와 6은 바뀌어도 큰 상관없습니다)
1) 주소를 정한다
주소가 결정돼 있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작업은 몇 가지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주소지 미정’이라면 좀처럼 작업도 진행되지 않습니다. 우선 아파트를 일찌감치 확보할 것을 권장합니다. 그런데 아파트 계약을 할 경우에는 아파트에 따라서 여러 가지 요구되는 것이 있습니다. 나중에 자세하게 말하지만, 미국에서는 ‘History’가 신용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따라서 히스토리가 없는 우리들은 그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각종 ‘신용’을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것은 deposit(착수금. 집세 1/2개월 분 또는 1개월 분. 퇴거시 반환해준다고 하지만 꼬치꼬치 따져 반환해주지 않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재정증명서(은행 잔고가 기재되어 있는 것) 또는 수입증명서, 은행구좌의 개설 (이것을 요구 받았을 경우에는 아래의 4를 먼저 시행할 것. 구좌 개설 시 전화번호가 요구되지 않는다면 2, 3은 건너 뛰고 4를 먼저 할 수도 있음) 등 입니다. 이 중 무엇이 요구될 지는 아파트에 따라서 각기 다릅니다. 본 계약은 현지에서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가계약을 fax와 전화로 한국에서 끝냈다면 전화나 은행구좌 개설 같은 것이 당일처리가 가능하므로 매우 편합니다. 한편 어떤 곳에 살아야 할지는 상당히 어려운 테마이고 제각각 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합니다. 다만 UCSD주변이면 어디든 비슷비슷하겠지요. 지하철 생활이 아니기 때문에 몇 호선 근처라든가 역까지의 거리 같은 것도 상관 없습니다.
<배꼽박스> 목적지를 찾는다
미국의 주소는 ‘거리명+숫자’입니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목적지를 찾는데도 상당한 고생이 뒤따르지만 어느 곳이건 잘 살펴보면 교차로에는 교차하는 거리 이름을 나타내는 표지가 세워져 있습니다. 또 곳에 따라서는 거리이름 아래에 ‘→8000’이라는 숫자들이 표시돼 있습니다. 이는 화살표 방향을 향해서 해당 교차로로부터 주소 8000번대가 시작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반대쪽은 7000번대라는 의미. 또한 거리 양쪽이 아래 한자리의 홀수·짝수로 나누어져 있으므로 목적지 앞에서 어느 쪽인지 판단이 서면 한 쪽에만 집중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간판이 작거나 해서 몰 안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모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소셜시큐리티넘버(SSN)를 딴다
‘주민등록번호’에 해당됩니다. 급히 서두를 것은 아닙니다만 운전면허 따는 데 꼭 필요합니다.
La Jolla에서 비교적 가까운 오피스는 Pacific Beach의 오피스(909 Grand Ave 12476-H)입니다.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받기 까지는 2~3주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수속하고 며칠 후 전화를 하면 번호만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카드가 필요하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얇은 종이에 불과함). 중요한 것은 번호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망설이지 말고 번호를 물어 봅시다. 번호를 묻기 위해서는 본인 확인을 위해서 신청서에 기재한 개인정보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는데, 어머니의 결혼 전의 성(maiden name)을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머니의 성을 답하기는 어른이 되고 나서 처음입니다.
또한 이 곳에서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사람(예; 필자의 아내: J2비자)에게는 SSN을 발행해 주지 않습니다. 운전면허시험에 SSN이 요구되지만 SSN을 못 따도 괜찮습니다. SS오피스에서 ‘SSN을 발급해주지 않는다’는 증명서를 발급해주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DMV(다음에 설명합니다)에 가지고 가면 됩니다. 그래서 요즘 새로 온 분들은 아예 SS 오피스에 가서 “자동차 면허만 따면 됩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발급불가 증명서를 바로 내줍니다. (SSN의 각 로컬 오피스 문의 전화 1-800-772-1213)
3) 시내전화를 설치한다
전화는 (1)시내전화(local)와 (2)장거리전화(long-distance)의 두종류가 있습니다 (장거리와 국제는 다릅니다). 시내전화란 지역번호 (858대부분과 619의 일부) 범위내의 전화, long-distance telephone에는 그 외의 전화가 해당됩니다. 한국처럼 국내·국제의 구분이 아닙니다.
우선 시내전화인데,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Pacific Bell에 가입합니다. 전화로 신청하는데 한국어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일본어 service center의 전화번호는 ‘1-800-300-6657’입니다. (단 평일만 한국어 서비스가 됩니다) 요금은 우선 플랫 레이트(정액· 마음껏 사용)와 메저드레이트(시간에 따른 요금부과)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PC를 연결할 분은 플랫 레이트쪽이 훨씬 유리합니다. 월 $20이하입니다. 다음으로 저소득자용 universal lifeline Flat Rate라는 유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만, 필자가 오퍼레이터에게 물었더니 ‘기준은 $18,000이하로, 한국에서의 수입도 포함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국에서의 수입’이라는 설명을 들은 사람도 있다니까 신청해 보세요. 메저드레이트는 매달 $6.00의 기본요금+통화시간분의 요금입니다. 통화요금은 한국과 비교해도 이쪽이 쌉니다.
또한 통상의 기능 이외에 발신자번호표시, 통화중 대기 등의 기능이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를 팩키지로 해서 비교적 싼 값에 받을 수도 있습니다.
Pacific Bell에 가입할 때에 저는 본인확인의 필요가 있다고 하여 먼 곳까지 출두 요청을 받았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Governer Drive의 Mall(나중에 설명)에 있는 Postal Annex에 가서 전화 신규가입이라고 말하자, 그 곳 사람이 fax 한 장을 보내 주어, 그것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그냥 된 사람도 있다니 미국도 골 때리는 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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