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반도체 수출 구조 변화를 중심으로 동아일보 박희창 연수기관: 조지워싱턴대
관세 부과 1년, 한미 무역의 변곡점
2025년 4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편 관세가 발효됐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이날부터 일괄적으로 10%의 관세가 부과됐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 관세에 그치지 않았다. 최소 10%에서 최대 41%까지 적용되는 국가별 관세도 추가됐다. 미국 시장에 수출되는 한국산 제품에는 10%의 보편 관세에 국가별 관세 15%까지 더해져 총 25%의 관세가 매겨졌다.
미국 정부가 ‘관세’를 핵심 정책으로 삼으면서 80년간 이어져 온 자유무역 질서는 큰 변화를 맞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가별 관세율 발표 직후 “각국이 시장 효율성이 아닌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세계 시장을 나눠 가지려는 ‘각자도생’의 세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지난 80년 동안 우리는 국경이 없는 세계, 적어도 국경의 의미가 줄어드는 세계를 만들려 했는데 갑자기 국경이 다시 중요해졌다”며 “우방이든 그렇지 않든, 우리의 관계에는 더 이상 신뢰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관세율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각국 정부는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미국 정부와의 개별 협상에 나섰다. 한국 정부 역시 3개월여의 협상을 거쳐 2025년 7월 31일 관세율을 총 15%로 낮췄다. 자동차에 부과되는 품목별 관세도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대신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그 결과 2026년 4월 현재 미국 시장에 수출되는 한국산 제품에는 1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는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수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으로의 수출은 1228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8% 감소했다. 2024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이 10.4% 증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2017년부터 8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2월 미국 법원이 관세 부과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는데도 불구하고 관세를 중심으로 한 통상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는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들이 미국 워싱턴DC 정가 안팎에선 흘러나오고 있다.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관세가 한미 수출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난 1년 동안 이어진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자동차, 반도체 등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미국의 신(新)보호무역주의 시대에 새로운 한미 경제 협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늘 성립하진 않았던 ‘관세 철폐 → 수출 증가’
한미 양국은 2012년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해 무관세를 인정해왔다. 통상적으로 관세가 매겨지면 수입국의 최종 소비자 가격을 밀어 올려 수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출국의 수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대로 관세가 없어지면 수출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미 수출품이 반드시 이 같은 모습을 보여왔던 것은 아니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자동차는 한미 FTA에 따라 2016년부터 2.5%인 관세가 없어졌다. 그런데도 손수석의 연구(2018)에 따르면 관세 철폐로 인해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한미 FTA가 발효된 후 대미 무역수지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한 승용차는 적어도 2015년까지는 FTA로 인한 관세 철폐 효과를 전혀 받지 못한 비(非)수혜 품목이었다”며 “오히려 관세가 철폐된 2016년과 2017년에는 대미 자동차 수출이 각각 156억 달러와 147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관세가 당초 도입 취지대로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한국경제연구소(KEI)의 래미지(Ramage, 2026)는 2025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1년 전보다 11.5% 감소했지만 월별 수출 변동이 너무 커서 관세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관세가 무역적자 축소보다 세수 확보 수단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의 추산에 의하면 2026년 3월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서 거둔 관세 수입은 약 10억2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약 20배 급증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선행 연구들의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1년 동안 이어진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가 한국의 대미 수출품들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왔는지 분기별 데이터를 통해 살펴본다.
수출 1, 2위 자동차·반도체의 엇갈린 명암
2016년 관세 철폐 때와 달리 2025년부터 부과된 관세는 수출액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관세 부과의 영향이 가장 두드러진 한국의 대미 수출품은 자동차였다.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K-Stat)에 따르면 자동차는 관세 부과 직전인 2025년 1분기(1~3월) 77억7100만 달러가 수출되며 대미 수출품 중 1위(수출액 기준)였다. 하지만 1년 뒤인 2026년 1분기 자동차 수출액은 73억6000만 달러에 그치며 반도체(107억6800만 달러)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2024년 1분기부터 2025년 4분기(10~12월)까지 내내 수출액 1위를 지켰던 자동차가 반도체에 역전당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편 관세와 국가별 관세뿐만 아니라 특정 품목에 대해서도 각각 관세를 부과했다. 자동차는 품목별 관세 대상 품목으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에는 2025년 4월 3일부터 25%의 품목별 관세가 매겨졌다. 관세 부과 여파로 2025년 2분기(4~6월)에만 자동차 수출액은 21% 줄어들며 전년 동기 대비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후 자동차 수출액은 2026년 1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왔다. 2026년 4월에도 27억3700만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하면 5.3% 줄었다.
자동차에 부과되는 품목별 관세율은 2025년 11월 1일부터 15%로 낮아졌다. 그러나 수출액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026년 4월 한 달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년 전(35억96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3.9% 감소한 규모다.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이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관세 예외 품목인 반도체는 같은 기간 동안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5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로 9%의 증가율을 보였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3분기(7~9월)에 29.2%, 4분기에는 44.9%로 증가 폭이 커졌다. 2026년 1분기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3.7% 급증했다. 2026년 4월 한 달간 수출액도 44억2900만 달러로 2024년 4월(7억700만 달러) 수출액의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자동차와 반도체의 엇갈린 명암은 전체 대미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드러난다. 2025년 1분기 전체 대미 수출액의 25.7%를 차지했던 자동차는 2026년 1분기에는 그 비중이 17.9%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동안 반도체의 비중은 8.6%에서 26.2%로 3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반도체 착시 효과’로 전체 대미 수출액 자체가 해당 기간에 35.8%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물론 이 같은 분석에는 가격 변화를 통제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반도체가 자동차를 제치고 대미 수출액 1위 품목으로 올라선 데는 반도체 가격 상승 역시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액은 수출된 상품의 양과 가격을 곱해서 나온 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행 블로그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7% 늘었는데, 이는 거의 전적으로 ‘물량 증가’(17%)에서 비롯됐으며 가격 요인(0%)의 영향은 미미했다. 2025년 반도체 수출은 물량이 이끌었다는 뜻이다. 반도체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데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규 투자 증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된 DDR4 단종이 예정된 상황에서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선(先)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는 2025년 10월까지의 분석으로 2026년 1분기의 이례적 증가율을 이끈 것이 물량과 가격 중 어떤 것이었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반도체가 관세 부과를 피해감으로써 수출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방향성 자체는 분명해 보인다.
2024년 1분기부터 2026년 4월까지 대미 주요 수출품의 수출액 변화는 <표 1>과 같다. 전체 100개 품목 가운데 관세 부과 직전 1년 동안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상위 20개 품목들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정리했다. 품목 분류는 산업통상부와 한국무역협회가 1988년 제정해 사용하는 수출입 품목 분류 체계인 MTI 코드에 따랐다.

‘컴퓨터’의 약진과 ‘기타 기계’의 부진
관세 대상 품목과 예외 품목의 희비는 컴퓨터와 기타 기계류에서도 나타났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5년 1분기 대미 수출품 4위였던 컴퓨터는 2026년 1분기에는 자동차부품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2026년 1분기 컴퓨터 수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0%가 넘는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세 부과까지 피해 가면서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관세 예외 품목인 컴퓨터와 반도체를 합친 수출액은 2026년 1분기에만 148억8700만 달러로, 해당 분기 전체 수출액(411억3400만 달러)의 36.2%에 달한다. 관세가 부과되기 이전만 하더라도 이 두 품목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이었다. 관세 부과 이후 이들 품목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커진 것이다.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자동차부품은 컴퓨터와 달리 관세 부과 대상이었다. 자동차부품에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2026년 4월 현재 1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2025년 5월 3일부터 같은 해 10월 31일까지는 관세율이 25%였다. 자동차부품 대미 수출액은 2025년 3분기에 11.3% 줄어든 이후 3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2026년 4월 한 달간 수출액도 7억600만 달러로 전년 4월보다 8% 감소했다.

대미 수출품 10위였던 기타 기계류는 관세 부과로 인한 순위 하락 폭이 더 컸다. 2025년 1분기 기타 기계류는 4억3200만 달러가 수출되며 전체 대미 수출품 중 10위였다. 그러나 2026년 1분기에는 수출액이 2억5700만 달러로 1년 전의 60%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전체 대미 수출품 중 18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기타 기계류는 기초 산업기계, 산업기계, 정밀기계를 제외한 기계들로, 도로공사용 기계와 프레스, 코팅 머신, 케이블 제조기 등이 포함된다. 섬유 및 화학기계와 건설광산 기계 역시 2026년 1분기 수출액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1%, 7.3% 감소했다. 기계류에는 품목 관세 부과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1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자동차보다 먼저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받았던 철강 관련 제품에서도 수출 감소는 확인됐다. 특히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50%로 인상됐던 2025년 3분기에 철강관 및 철강선, 철강판의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6%, 36% 급감했다. 이에 따라 대미 수출품 순위에서도 4계단, 5계단씩 하락했다.
다만 2026년 1분기 들어 철강판 수출액 자체는 2025년 1분기 수준을 회복했고, 철강관 및 철강선도 전 분기보다 수출액이 늘었다.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대미 철강 제품 수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가 크게 늘어나며 철강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산 철강이 관세와 안보 이슈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철강 수요와 공급이 크게 어긋났고, 이로 인해 관세 부담을 상쇄할 만큼 커진 수요가 수출 증가를 불러일으키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본고의 분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관세 부과와 수출 변화가 맞물려서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이 사실이 두 변수 사이의 인과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래미지(2026)의 지적대로 한국의 대미 수출은 월별 변동 폭이 커서 관세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게다가 환율 변동이나 개별 품목의 수요 증감 등 관세 이외의 요인들은 통제되지 않았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의 경우에는 관세 적용 대상 품목에서 제외됐을 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라는 별도의 수요 충격이 존재했던 만큼 관세 예외의 기여도를 분리하기 어렵다. 다른 국가의 대미 반도체 수출 추이 등 비교 대상 없이는 이 같은 인과적 해석에 한계가 따른다. 또 전체 100개 수출 품목 가운데 수출액 상위 20개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관세로 인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컸던 품목 위주로 표본이 구성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 중요해진 한미 이익 정렬(整列)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과 대상 품목과 예외 품목의 수출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는 방향성 자체는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이는 관세 부과 이후 1년 사이에 한미 무역 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함께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는 게 필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앞으로 한미 경제 협력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앤서니 김 헤리티지 재단 연구위원은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와 한국의 이익을 어떻게 일치시킬지(align) 고민해야 한다”며 “미국이 원하는 전함을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진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 역시 협력 가능한 분야로 꼽았다.
대미 투자 펀드 이외에 미국 정부가 또 다른 사항을 한국 정부에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공사를 지낸 헨리 해거드 시콩크 컨설팅업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내용 이외에도 추가로 무언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 정부는 관세율을 낮춰주는 대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바 있다. 그는 “FTA가 체결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왜 한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 국민에게 이재명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라며 “그 답은 한국 정부가 동맹을 어떻게 프레이밍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단기적 이익 정렬(整列)과 별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통상 정책들이 미국에 지나치게 쏠려 있진 않은지 짚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유럽을 많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對)유럽연합 연간 수출액은 2025년 701억3200만 달러로 미국 수출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동맹국도 예외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구조 재편에 나선 만큼 한국 정부 역시 수출 지역 다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한편 관세를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11월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패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이 줄어들 정도로 대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화이트 포퓰리즘(white populism)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포퓰리즘이 계속되는 경우 미국 우선주의를 상징하는 정책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관세 정책이 달라지긴 쉽지 않다.
물론 미국 내 물가 상황에 따라 관세 정책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앤서니 김 연구위원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에 따라 관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관세로 수입품의 가격이 뛰며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관세 정책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CNN이 2026년 5월에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관세로 벌어들이고 있는 수입은 2026년 4월 한 달 동안 201억99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생각하면 관세 수입을 쉽게 포기하긴 어려운 만큼 물가가 오르더라도 관세 정책 기조를 바꾸기보단 품목별, 국가별 예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장기적으로 한미 경제 협력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투명성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싱크 탱크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한국과의 동맹을 변수가 많은 어려운 동맹으로 생각하고 많이 신뢰하진 않는 것 같다”며 “관세에서도 더 좋은 조건을 받아내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2025년 한미 정상이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에 합의했지만 100년이 지나도 도입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익명을 요구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관세에 대해 책임을 갖고 명확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미국 정부 관료 중에 누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주요 의사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인사들에 의해서만 이뤄지면서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관세 부과 1년의 경험은 한미 양국 모두에게 ‘신뢰’를 되돌아보게 만들었음을 보여준다. 관세 부과 대상과 예외 품목의 수출 실적이 엇갈리며 양국의 무역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 정부로서는 이 같은 새로운 조건 위에서 협력의 틀을 재설계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권영순·노선화. “반도체 수출, 한 발짝 더 들여다보기.” 한국은행 블로그. 2025년 12월 5일. https://www.bok.or.kr/portal/bbs/B0000347/view.do?nttId=10094959&menuNo=201106
- 손수석. “미국 Trump 행정부 통상정책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경제연구』 36, no. 4 (2018): 143–167
- 한용희·성인제·정선우. 2026. “[철강 산업보고서] 관세 50%도 못 막는 AI 수요: 대미 철강 수출 재점화.” 그로쓰리서치. 2026.6.1.
- CNN. “Trump Is Losing His Grip on His Most Important Demographic.” CNN Politics, May 18, 2026.
-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Presidential 2025 Tariff Actions: Timeline and Status. CRS 보고서 R48549. Washington, D.C.: Library of Congress, 2025.
- Hufbauer, Gary Clyde, and Ye Zhang. “Trump’s Tariff Revenue Tracker: How Much Is the U.S. Collecting and Which Imports Are Most Affected?”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2025. Accessed April 2026. https://www.piie.com/research/piie-charts/2025/trumps-tariff-revenue-tracker-how-much-us-collecting-which-imports-are
- Ramage, Tom. 2026. “What Happened to U.S.-Korea Trade One Year After Tariffs.” 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 April 16, 2026. https://keia.org/the-peninsula/what-happened-to-u-s-korea-trade-one-year-after-tariffs
- Stiglitz, Joseph. Interview by Amy Goodman. Democracy Now!, April 10, 2025. https://www.democracynow.org/2025/4/10/tariffs_trade_war_china_markets
- The Wall Street Journal Editorial Board. “Trump’s New Protectionist Age.” The Wall Street Journal, April 3, 2025. https://www.wsj.com/opinion/donald-trump-liberation-day-tariffs-protectionism